칼럼/프리뷰/리뷰 [GOODBYE from Incheon] 1. '갈색탄환' 김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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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3 김용환 (金容奐 / Kim Yonghwan)

1993년 5월 25일

178cm / 68kg

송정서초 - 풍생중 - 대건고 - 숭실대

우측 풀백, 우측 윙백, 우측 윙어, 좌측 풀백, 좌측 윙백, 좌측 윙어

U20 8경기, U23 5경기

 

인천대건고 축구부는 2009년에 창단된 후발주자에 가까운 팀이었다. 1기 멤버 중 문상윤이 성공을 거두기는 했으나 다른 선수들은 그에 미치지 못했고, 따라서 대건고의 성적도 처음부터 지금처럼 좋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문상윤 다음으로 대건고에서 주목받던 인재가 바로 진성욱인데, 진성욱은 대건고 최초로 프로에 직행하는 선수가 되기도 했다. 이 때 진성욱에 가려지기는 했으나 역시 대건고의 주축이었던 동년배 자원이 바로 김용환이었고, 대학 진학 이후 우수한 풀백 유망주로 평가받아 브라질 대표팀과의 훈련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인천 입단 이전까지의 김용환은 분명 엄청난 기대주였다.

 

2014 시즌을 앞두고 인천은 숭실대에서 2학년까지를 마친 김용환을 프로로 콜업했다. 당시 이태희도 인천으로 직행하는 등 인천 유스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던 시기라서 팬들 사이에서의 기대치는 상당했다. 특히나 김용환은 진성욱도 가지 못한 청소년 대표팀에서 (당시 기준) 주전급 선수로 뛰고 있었으니 더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프로에서 김용환의 적응은 생각보다 길어졌다. 2014 시즌 후반기로 넘어가면서 차츰 출전 시간을 늘리기는 했지만 좌풀백 박태민 - 우풀백 용현진의 주전 구도를 뚫지는 못했고, 경인더비에서의 치욕적인 5 : 1 패배의 원흉으로 꼽히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후반기에 기회를 받은 것도 용현진이 미드필더 땜빵을 뛰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는 차원 + 경험치를 먹여주는 차원 정도였다. 이 때부터 김용환은 타고난 스피드와 오버래핑 능력에 비해 아쉬운 수비력을 지적받았고, 경험이 필요하다는 평을 받았다.

 

2015 시즌은 김용환에게 큰 기회가 될 전망이었다. 용재현으로 개명한 용현진이 부상을 당하고, 수많은 선수들이 팀을 나가면서 주전 풀백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새로 트레이드로 들어온 권완규는 금방 인천 수비진의 중요한 일원이 되었고, 김용환은 청대 차출로 초반부 기회를 잃은데다가 부상까지 겹쳐 전력외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었다. U23 쿼터도 당시 인천은 92년생 선수가 워낙 많았기에 굳이 김용환을 쓰면서 충족시킬 필요가 없었고, 시즌 중반에 잠시 윙으로 뛰기는 했으나 최종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청대에서도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부상이 반복되면서 발목을 잡아 팬들도 기대를 차츰 접어갔다.

 

2016 시즌이 사실상 김용환에게는 마지막 기회였다. U23 쿼터의 수혜를 받는 마지막 해였고, 인천은 진성욱 외에 확고한 23세 이하 선수가 아직 없어서 누군가는 실험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김용환은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기회를 받았지만 권완규와 박대한에 비해 참잠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R리그 멤버로 전락했다. 그러나 박대한, 권완규가 모두 이 시즌에 부상을 겪었고, 김대경이 부상을 당해 대체자로 실험했던 이중권은 말 그대로 호러쇼를 펼치면서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다시 기회를 받은 김용환은 정말 사력을 다해서 뛰었다. 위기 의식을 느끼기라도 했는지 이전의 김용환과는 정말 다른 차원의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또 그렇게 몇 경기 연속으로 풀타임을 뛰어도 폼이 저하되지 않는 기적까지 보여주었다. 스피드와 지구력에 더해 넓은 활동 반경, 오버래핑, 승부욕이 합쳐지면서 측면의 주요 자원이 되었고, 이 시기에는 수비력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기미가 나타났다. 이기형 대행 체제에서는 공격적인 강점을 살려 아예 윙어로 배치되었는데, 의외로 뛰어난 오프 더 볼을 바탕으로 인천 공격진을 이끌었다. 윙어로 나온 경기는 몇 안 됐지만 3골을 기록했고, 그 중 한 골은 마지막 수원 FC를 상대로 터뜨린 결승골이었다. 이 골은 인천의 잔류 확정을 의미하는 득점이었고, 2016 시즌의 드라마를 완성하는 득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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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의 인천 커리어 최고의 순간, 수원 FC에게 뽑아낸 결승 골

 

2017 시즌에는 2016 시즌의 맹활약이 있었으니 더욱 큰 기대를 받게 되었지만, 아쉬운 판단력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경기력은 다소 저하되었다. 그래도 김용환의 풀백으로의 경기력은 이전보다 원숙해지기는 했다. 같은 라인에 서는 윙어들이 다른 풀백과 설 때보다 김용환과 설 때 좋은 실적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김용환이 적절한 보조를 해주었기 때문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김용환의 유무에 따른 승률도 차이가 있을 정도로 2016년보다 주목도는 떨어졌으나 여전히 인천에게는 중요한 선수였다. 다만 전 해에 비해 보여주던 투지가 약해지고, 수비적 불안감도 다시 대두된 것이 문제였다.

 

2018 시즌에는 결국 그간 우려해왔던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2년 전의 김용환과는 정반대로 투지가 상실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고, 멘탈이 잘 관리가 되지를 않았다. 좋은 하드웨어에도 불구하고 판단력이 따라주지를 않고 주발인 오른발이 아닌 왼발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서 공격력도 더욱 반감되었다. 거기에 뒷공간을 내주는 문제는 점점 심해져서 센터백들에게 과부하가 따르는 원흉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결국 안데르센 감독에게는 사실상 눈 밖에 난 선수로 분류가 되었고, 잠깐 기회를 받다가 강원전 7 : 0 참사에서 끔찍한 호러쇼를 펼친 대가로 완전히 기회를 잃었다. 비슷하게 부진을 지적받은 최종환이 교체 멤버로라도 살아남았지만 김용환은 최종환만큼의 리더십도, 확실한 무기(최종환의 킥)도 없었기에 선택지에서 벗어났으며, 김진야와 김동민이 주전으로 뛰는 걸 지켜보아야만 했다.

 

인천에서 보낸 5시즌 간 김용환의 장단점은 명확하게 갈렸다. 빠른 스피드, 미친 체력, 상당한 활동량, (한때나마 보여준) 투지, 준수한 오프 더 볼,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 멀티 포지션 능력은 김용환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장점들이다. 그러나 낮은 판단력, 점점 약해지는 투지, 부족한 집중력, 참담한 1:1 수비 능력, 투박함, 빠른 발과 별개로 내주는 뒷공간은 김용환이 지적을 받는 부분이었다. 어떻게 보면 김용환은 인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점차 고착화되어갔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였을 수도 있다. 이미 2016년에 김용환은 진성욱처럼 언젠가 떠날 생각이 있다는 루머를 보면서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잘해서가 아니라 못해서 팀에서도 전력 외로 취급받는 때의 이적이 될 줄은 몰랐다. 김용환의 프로 경력이 꽤 길기는 하지만, 아직은 젊은 축에 속하는 나이이다. 아직 군대를 가지도 않은 시기인 만큼 기회는 남아있고, 한 단계만 넘어서면 높은 클래스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그게 잘 안 돼서 문제지만... 사실 포항으로 가는 건 예상 외의 일이었다. 가도 성남을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풍생중을 다닌 인연과 성남의 부족한 풀백 자원 상황 때문이었다. 포항 이적이 좋은 선택인지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만, 포항도 우측에 확실한 풀백이 없고 좌측의 강상우가 만일 상주에 합격하면 좌측도 급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기회가 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번 이적을 계기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를, 그래서 인천 팬들이 믿고 쓰는 인천산이라면서 자랑스럽게 부를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댓글 4

뚜르르르뚜뚜 2019.01.03. 09:23
개인적으론 수비보단 윙이 나을꺼라고 생각함 대건고 유스출신으로 고생했고 이적료도 하창래 채프먼꺼 라고 생각해도
3.5억이면 당장 큰 돈이라 괜찮음 잘갔고 가서도 인천이랑 할 때 빼고 잘했으면 좋겠음
댓글
바트슈투버 작성자 2019.01.03. 09:25
 뚜르르르뚜뚜
판단력이 구려서 윙 제대로 뛰려면 크로스 연습 많이 해야 할 듯... 윙에서 경쟁력이 더 있다는 점은 동감하는데 포항이 윙어는 충분해서 거기서 기회를 받기 어려울 것 같고
댓글
10130113 2019.01.03. 09:23
프로데뷔 5년차인데 이제 농익은 플레이좀 보여주길..
댓글
오카이코코 2019.01.05. 03:51
스피드와 활동량을 이용해서 미리 잘라먹는 수비가 가장 큰 장점인데 특성상 판단력이 조금이라도 흐려지면 바로 뒷공간 텅텅이라는 점이.. 어느경기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부상 복귀후에 자기 폼이 예전 만큼 안 올라온걸 생각 못하고 공 앞에서 커트하려고 나갔다가 바로 내줬던게 있지.. 수비도 공격도 스피드를 이용하는 스타일이라서 폼이 자기 생각만큼 안 올라오면 실수 연발에 멘탈까지 같이 무너지는 모습이 같이 보임.. 스스로도 자기가 이렇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안 따라주니 답답하겠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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