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GOODBYE from Incheon] 2. '재간둥이' 윤상호

* 이적하는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쓰지는 않을 생각이고, 인천에 웬만큼 오래 몸을 담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쓰려고 합니다.

 

[GOODBYE from Incheon] 1. '갈색탄환' 김용환 : https://www.flayus.com/football_k/34652883
 

14윤상호.jpg

 

No. 14 윤상호 (尹相皓 / Yoon Sangho)

1992년 6월 4일

178cm / 70kg

낙동초 - 금오중 - 안동고 - 호남대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좌측 윙어

 

지금은 아니지만 K리그는 한동안 드래프트를 통해서 신인 선수를 선발했다.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된 선수들은 대개 대학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낸 선수들이었고, 그만큼 높은 기대를 받아왔다. 인천도 안재준, 유병수, 남준재라는 거물들을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하여 쏠쏠하게 써먹은 전적이 있다. 이러한 인천이 마지막으로 드래프트에서 1순위에서 지명한 선수가 바로 윤상호다. (2015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 지명을 하지 않았으며, 윤주열을 3순위에서 지명)

 

2014 시즌은 윤상호의 첫 프로 시즌이었지만, 인천의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과감하게 신인을 기용하기는 힘들었다. 인천의 중원은 구본상과 이석현, 이보, 문상윤 등 쟁쟁한 자원들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은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해 급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기회를 잡기 위해 후반기에는 광주로 임대를 떠났으며, 광주에서 준주전급으로 기회를 받으며 승격에 공헌했다.

 

2015 시즌을 앞두고 인천은 수많은 선수들을 떠나보냈다. 중원 역시도 상기한 네 선수가 모두 떠나는 등 격변을 맞았고, 임대에서 돌아온 윤상호에게 충분히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인천에는 여전히 김도혁이 남아있었고 여기에 이기형 코치를 따라서 인천에 합류한 김원식과 김동석이 중용받으면서 윤상호는 여전히 잊혀진 이름으로 남겨져야 했다. 거기에 시즌이 지나면서 조수철이 주전급으로 올라오는 등 중원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러던 와중 포항을 상대로 윙으로 투입되어 깜짝 선발 출전을 기록했고, 이 경기에서 윤상호는 김동석에게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를 계기로 측면과 중원을 모두 커버하는 우수한 백업 요원으로 차츰 활용되었고,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활약의 정점은 FA컵 4강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린 것으로, 현재까지도 윤상호의 인천에서의 활약상 중 최고로 꼽는다. 당시 윤상호는 특유의 발재간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선수였다.

 

2016 시즌에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했으나, 정작 출전 시간이 길어지면서 윤상호는 오히려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경기의 분위기를 관망하는 모습이 나타났고, 이로 인해 너무 소극적인 플레이와 백패스를 남발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인천은 김태수의 노쇠화로 인한 체력적 한계, 김동석의 부진 및 부상 등이 겹쳐서 박세직과 윤상호를 계속 기용했고, '어차피 선발은 윤상호'의 줄임말인 '어선윤'이라는 굴욕적인 별명까지 생겼다. 그래도 그 나름대로는 노력을 거듭했고, 시즌 말미에 들어서는 많아진 활동량과 여전히 우수한 발재간, 괜찮은 방향 전환 패스를 살려 잔류에 공헌하기도 했다.

 

2017 시즌에는 저주의 번호 14번에서 탈피했지만 신인 이정빈, 여전한 기둥 김도혁에 신입 한석종, 채프만까지 가세하여 중원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그러나 이정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중원 상황이 유동적으로 변하면서 차츰 로테이션으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박스 투 박스 스타일로의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경기장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종종 보여주었다. 그러나 출전 시간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구축하기에는 힘들었고, 그저 '재능은 있다'는 수준의 평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소극적인 모습이 많이 사라진 점은 다행으로 여겨진다.

 

2018 시즌을 앞두고 고슬기와 아길라르가 영입되면서 윤상호의 시즌이 험난할 것으로 보였고, 이 예측은 현실이 되었다. 이기형이 아길라르를 배제하던 시점에서 선발로 나오기는 했지만 팀 전체가 막장인 상황에서 본인도 부진했고 패스의 질도 다소 아쉬웠다. 감독이 교체된 이후로는 상황이 더 악화되었는데, 안데르센은 윤상호를 벤치에도 넣지 않았고 완전히 계획에서 배제했다. 고슬기, 한석종, 아길라르, 이정빈, 심지어는 김동석과 이우혁보다도 후순위가 된 윤상호의 인천에서의 시간은 사실상 끝이 났고, 이적만이 유일한 답이 되었다.

 

윤상호는 의외로 인천에서 긴 시간을 보낸 선수를 꼽으라고 할 때 무조건 언급이 되는 선수이다. 그만큼 인천에서 보이지 않는 활약도 많았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남기지도 못했던 선수이다. 발재간, 볼 키핑 및 운반 능력, 늘어난 활동량, 패스를 통한 방향 전환 능력은 괜찮은 평을 받았으나, 경기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 수비 가담과 별개로 부족한 태클 능력, 소극적인 백패스 남발, 결정적으로 본인만의 스타일 부재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윤상호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면 더 많은 출전 시간이 필요했고, 그런 점에서 서울 이랜드로의 이적은 윤상호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윤상호가 그간 보여준 재능은 2부에서는 확실히 먹힐 정도였다. 당장 2015년에 별 활약을 하지 못한 김재웅이 수원 FC 이적 이후 굉장히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 점만 봐도 윤상호는 2부에서 성공할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남은 축구 인생에서 재능을 만개하기를 응원한다.

댓글 4

달리 2019.01.03. 12:54
진짜 윤상호는 이랜드에서 성공했으면 좋겠음
댓글
오카이코코 2019.01.05. 03:58
이랜드 가면 잘할거 같음. 윤상호는 한석종하고 비슷한 점이 무조건 선발로 나와야 된다는 거임. 교체로 나오면 템포 못 따라감. 근데 문제는 윤상호를 선발로 넣기에는 멘탈도 쉽게 나가고, 체력에 엄청난 장점이 있지도 않고, 안정감을 갖추면 안정감만 있는 선수가 되고, 공격적으로 할 땐 안정감이 너무 떨어짐- 기복이 심함. 그러니 감독이 믿고 선발에 넣기도 애매하고 여러모고 '재능'만 있는 애매한 선수. 이랜드가면 여러면에서 해결이 될거라고 보임. 일단 리그 차이가 있고 팀 차이가 있으니까. 30살에서 '재능'은 있는 선수라는 평 듣기 싫으면 게임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좀더 익히는게 좋아보임. - 그거는 출전시간에 비례하는 면이 있으니까 이랜드가서 많이 뛸 수 있으면 많이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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