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아시안컵] 대한민국 1 : 0 필리핀 / 아쉬웠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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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필리핀을 1:0으로 꺾으며 승점 3점을 챙겼습니다. 사실 결과 면에서는 굳이 다득점을 하지 못했더라도 승리한 것에 만족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추가 득점에 대한 아쉬움보다, 선제 득점이 너무 늦게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어쨌든 최소한 한 골이라도 득점해야 승점 3점을 획득할 수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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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수비 중심적인 경기 운영을 가져갈 거라는 건 누구나 예상했을 겁니다. 위와 같은 양상도 충분히 예상 범위 내였죠.

필리핀의 수비 대형을 보면, 상당히 많은 인원이 수비에 가담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앙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이는 흔한 방식이죠. 축구 경기장 자체가 아무리 많은 인원을 동원해도 모든 공간을 틀어막기에는 너무 넓거든요. 가장 중요한 중앙을 우선시하여 수비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공세를 가져가는 팀들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보통 풀백, 심하게는 센터백까지 공격에 가담하여 선택지를 늘려줍니다. 특히 측면을 내준 만큼

필연적으로 위와 같이 풀백이 침투할 수 있는 광활한 공간이 생겨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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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간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에 비해 오늘 경기에서 이런 공간을 의도적으로 만들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충분히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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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풀백 김진수가 중앙으로 언더래핑을 들어가는 장면입니다. 이재성이 측면으로 빠져있으니 중앙에서의 패스 선택지를 늘려주는 좋은 움직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측면의 이재성이 별다른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은 게 상당히 아쉬운 상황입니다. 만약 전방의 빈 공간으로 움직였다면 중앙에서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를 기대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필리핀의 우측 풀백이 이재성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우측 센터백이 김진수를 마크해야 합니다. 이 경우 황의조는 센터백과 일대일 구도를 가질 수 있으므로 오히려 중앙에서 황의조까지 한 번에 넣어주는 패스 또한 해볼 만한 상황이 됩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한 명의 필리핀 수비수만 마킹을 놓쳐도 해당 선수는 완전히 프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죠.

 

4.png

 

위 장면이 이러한 국면으로 진행되었다면 훨씬 좋은 전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앙을 틀어막고 있는 세 명의 필리핀 미드필더는 자신들의 등 뒤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에 충분히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죠. 이때 대한민국의 중앙 미드필더는 공을 전개하는데 효과적인 선택지를 여럿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측면에서는 최대한 적극적으로 뒷공간을 공략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가져가야 하며, 플레이메이커는 이를 수시로 체크해 활용하려고 노력해야겠죠. 또 윙포워드와 풀백, 또는 침투하는 중앙 미드필더가 서로의 공간을 분배하여 이를 마크하는 상대 수비수가 최대한 횡으로 벌어지도록 해야겠죠. 위 사진처럼 상대 수비수들을 횡으로 벌려놓게 되면 텐백의 수비력은 상당히 떨어지고 드리블러나 뛰어난 플레이메이커가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됩니다.

물론 무게 중심이 더 앞으로 가는,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움직임과 전술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아시안컵 무대에서 필리핀을 상대로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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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장면입니다.

사실 후반에 측면에서 꽤 깊게 공을 투입해놓고도 다시 백패스로 돌아나오는 걸 보고 아쉬워한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저런 자세로 공을 받으면, 뛰어난 테크니션이 아닌 이상 전진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물며 리드하고 있는 후반, 풀백이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는 건 어리석죠.

현실적으로 풀백이 깊게 침투해 공격적인 크로스나 컷백 패스를 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면, 풀백 앞 공간을 향한 패스가 투입돼서 풀백이 정면을 바라본 자세로 패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6.jpg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좋은 선택으로 효과적인 공격을 이루어냅니다. 특히 이용이 중앙의 이청용에게 공을 내주고,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건 아주 좋은 플레이죠. 이청용은 황희찬이라는 더욱 좋은 선택지를 발견하여 결국 득점을 만들어냈지만, 그냥 이용 앞으로 길게 넣어줬어도 상당히 좋은 장면이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아시안컵을 포함한 아시아 무대에서, 객관적 전력이 명백히 열세이고 매우 수비적으로 나올 게 예상되는 팀들을 상대로는 이런 패턴 플레이를 충분히 준비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텐백이라는 게 측면에서의 구조적 불안함을 극복하기 어려운 전술이라 계속 매크로처럼 돌려서 써도 계속 막기 어렵거든요. 90분 동안 계속 측면으로 벌려주고 공간 만들어주면서, 틈틈이 2대1 패스 이후 컷백 패스를 노리면 텐백 진형이 지금보다 훨씬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진짜 매크로처럼 후벼도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물론 그만큼 턴오버가 발생할 테니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벤투의 몫... ㅋㅋㅋ

 

7.gif

 

황인범이 투입된 이후, 중앙 지역에서의 도전적인 패스로 더 많은 찬스가 만들어진 건 사실입니다. 인범이가 확실히 패스 길을 잘 봐요. 다만 황인범은 훌륭한 찬스메이커였지 좋은 플레이메이커는 못 되었거든요. 우리가 필리핀보다 더 좋은 선수들을 가지고 있으니 더 많은 찬스를 만들었고 결국 승리했지만, 게임 자체를 쉽게 풀어나가는 운영은 부족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중요한 대회의 첫 경기고, 대게 폼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는 상대적 강팀이 더 불리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게 벤투의 몸 사리기였다면 인정! 그렇다면 앞으로 다른 약팀들을 상대로는 보다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블로그에 올렸던 거라 존댓말 ㅎ

댓글 5

Domitoy 작성자 2019.01.08. 02:15
 아방뜨
올려두댐~ 내가 올리는거면 어떻게 올리는지모름ㅋㅋ
댓글
양돌 2019.01.08. 05:26
공격찬스 만들어낸거 보면 그렇게 욕먹을정도로 못한거같진 않음. 마무리때 세밀함이나 손발이 안맞는게 아쉬웠음. 크로스만 봐도 예전 대표팀이랑 엄청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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