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GOODBYE from Incheon] 3. '슈퍼 임팩트' 이효균

* 이적하는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쓰지는 않을 생각이고, 인천에 웬만큼 오래 몸을 담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쓰려고 합니다.

 

[GOODBYE from Incheon] 1. '갈색탄환' 김용환 : https://www.flayus.com/football_k/34652883
[GOODBYE from Incheon] 2. '재간둥이' 윤상호 : https://www.flayus.com/football_k/34658615

 

28이효균.jpg

 

No. 28 이효균 (李孝均 / Lee Hyokyun)

1988년 3월 12일

185cm / 80kg

당감초 - 덕천중 - 개성고 - 동아대

스트라이커

 

'슈퍼 임팩트.' 인천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이효균의 별명이다. 이효균의 축구 인생은 파란만장했고, 우여곡절도 많았고, 한편으로는 드라마같았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무명 선수가 프로로 올라서고, 부상으로 고생하다가 멋지게 귀환하고, 방출의 위기에서 살아남아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2012년부터 인천과 동행했던 이효균의 인천에서의 시간도 종지부를 찍었다. 이효균은 분명 인천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이효균을 싫어하는 인천 팬도 거의 없었다. 이런 이효균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은 '애증'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이효균은 희비가 자주 교차했던 선수였다.

 

2012 시즌은 이효균의 인천에서의 첫 시즌이었다. 2011년 경남에 번외지명으로 입단한 이효균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13경기 3골의 호성적을 거두며 프로에 발을 들였고, 이런 그를 허정무 감독이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인천에 설기현, 윤준하, 진성욱이 있었지만 공격수 뎁스가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었고, 이를 메우기 위해 선택된 자원이 이효균이었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이효균은 한 경기만을 치른 채 큰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했다. 아직 보여준 게 적었던 당시의 이효균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던 상황이었다.

 

2013 시즌에 이효균은 방출되지 않고 다시 인천과 함께 하게 되었다. 새로 영입된 디오고와 전 해부터 함께 한 설기현의 존재로 인해 이효균의 출전 시간은 제한적이었지만, 그 시간동안 이효균은 충분히 자신을 드러냈다. 전북을 상대로 교체 투입되어 멀티골을 기록한 경기는 그에게 '슈퍼 임팩트'라는 별명을 붙여주었고, 이효균은 리그 내에서 매력적인 조커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주전 공격수 디오고가 슈팅을 아끼는 편이고, 설기현은 노쇠화가 시작되고 있었던 만큼 이들과는 다른 스타일을 지닌 이효균은 충분히 인천에서 가치가 있었고, 좋은 인상을 남겼다.

 

2014 시즌을 거치면서 이효균은 슬슬 '애증'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선수가 되었다. 신입 니콜리치의 부진, 설기현의 부상 + 부진 + 노쇠화 콜라보로 인해서 이효균의 출전 시간은 늘었지만, 주전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개막전 득점은 좋았으나 그 이후로 피지컬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개인 능력도 아쉬운 이효균의 부진은 이어졌고, 팀은 유례없는 빈공에 시달렸다. 여름 휴식기에 진성욱의 포텐이 폭발한 이후로는 전반전에 상대 체력을 빼놓는 용도로 전락했고, 간신히 쌓은 팀 내 입지도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5 시즌에 케빈이 영입되면서 공격진은 든든해졌고, 이로 인해 이효균은 안양으로 임대되었다. 그러나 설기현의 통수와 진성욱의 부상 및 부진으로 인해 인천은 케빈의 백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케빈도 초반에는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여름에 인천은 이효균을 다시 불러들여 공격진 뎁스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복귀한 이효균은 부산을 상대로 멋진 플레이를 펼치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보여주었다. 이 경기에서 이효균은 공격 포인트도 쌓았고, 좋은 움직임도 보여주었다. 이후 계속 체력 안배 및 경기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효균은 지속적으로 기회를 받았으며, 마침내 FA컵 결승에서 교체투입된 이효균은 FC 서울을 상대로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인천이 결국 오래 버티지 못하고 실점하면서 팀은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효균은 어쩌면 인천의 첫 우승을 장식한 주인공으로 기록될 수도 있었다. 이 활약 덕분에 이효균은 다시 팬들의 신뢰를 얻었고, 믿을만한 후보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2016 시즌에도 이효균은 인천에 남았지만, 케빈의 폼이 절정에 이르면서 이효균의 출전 기회는 줄어들었다. 부진에 시달리던 당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효균을 기용하기도 했고, 나름 팀의 플레이는 케빈의 머리만을 노리는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본인은 확실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그리고 광주와의 경기에서 박동진에게 심리적으로 말리는 바람에 팔꿈치로 박동진을 가격해 퇴장을 당하면서 완전히 계획에서 제외되었다. 후반기에 부천으로 임대가서도 확실한 주전으로 뛰지는 않았지만, FA컵에서 전북을 침몰시키는 득점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슈퍼 임팩트는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당초 시즌 종료 후 방출이 유력했지만, 의외로 인천이 이효균과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인천에서 보내는 시간은 더 늘어났다.

 

2017 시즌을 앞두고 프리시즌에 부리람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으면서 잠시 우승컵을 들어보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시즌 시작 후에는 여전히 고난이 따랐다. 달리의 심각한 부진으로 기회가 왔지만, 본인도 부진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전남을 상대로 간신히 득점은 성공했지만 경기력은 상당히 별로였고 결국 인천은 김대중을 공격수로 쓰는 상황까지 갔다. 후반기에 엔조가 영입되면서 이효균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고, 이번에야말로 이효균이 인천을 떠날 시기라고 생각되었으나 부상 등 다양한 사정이 겹치면서 결국 잔류하게 되었다.

 

2018 시즌에는 한동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었고, 돌아온 후에도 R리그를 전전했다. R리그에서의 활약은 좋았지만, 1군에는 무고사가 있었기에 경쟁에서는 완전히 밀려있었다. 한 경기 출전을 했을 때도 심각한 부진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고, 결국 시즌 종료 후 재계약 불가 통보가 내려지면서 인천과 함께 했던 긴 세월도 끝나게 되었다.

 

이효균은 피지컬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퍼스트 터치가 부족하고, 위치 선정에 기복이 심한데다가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도 없는 등 공격수로 아쉬움이 굉장히 큰 자원이었다. 그러나 이효균의 슈팅 임팩트 하나는 정말 확실했고, 스타 기질이 있었으며 가끔씩은 기본기가 나쁘지 않아보이는 플레이도 보였다. 결국 이효균의 발목을 잡은 제일 큰 문제는 이효균이 심리를 평온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점이었다. 신인급인 박동진에게 말려 퇴장을 당했듯이 이효균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이 종종 있었고, 제 기량을 완전히 펼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도 스스로 위기를 타개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등 의지는 있었지만 더 이상은 프로에서 버티기 힘든 상황까지 도달했다. 그래도 그간 보여준 모습을 볼 때, 내셔널리그에서는 확실히 좋은 공격수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루머대로 경주 한수원에 가게 된다면 선수 생활의 말년을 화려하게 장식하기를 응원한다. 파란만장했던 선수 커리어의 끝은 편안하게 마무리하기를...

댓글 1

10130113 2019.01.11. 12:31
욕을 하고 보내기에는 우리에게 너무 많은 추억을 선사해준 선수다. 
멋진글을 써줘서 고맙다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POTM [POTM] 추꾸-K리그2나잇 K리그2 이달의 선수상 - 8월 후보 2 뚜따전 93 5
정보/기사 2025 FA예정 명단 18 김태환악개 5438 31
츄르토토 국내축구갤러리 츄르토토 규칙 + 국축갤 토사장 명단 42 Lumine 5366 27
정보/기사 2024 시즌 K리그1-K리그2 유니폼 통합정보 10 뚜따전 6745 11
자유 2024년 국내 축구 일정(K리그1~K4리그) 11 미늘요리 15457 36
에펨/로스터 국내축구갤러리 FOOTBALL MANAGER 로스터 공지 (7월 7일 베타업데이트) 120 권창훈 27731 57
가이드북 K리그1 가이드북 링크 모음집 13 천사시체 16854 39
자유 ❗이것만 있으면 당신도 프로 플스인! 개축갤 뉴비들을 위한 필독서 모음❗ 31 뚜따전 42054 45
자유 국내축구갤러리 2024 가이드 7 권창훈 30449 27
인기 실시간 윤도영 원더골.gif 3 SH 75 4
인기 김판곤이 협회 향해서 한 소리도 왜 홍명보 선임 필요성 제대로 설명 안했냐, 왜 위원장한테 더 큰 권한 안줬느냐지 1 배진솔 69 4
인기 거 판곤킴 개 쌉소리 ㅈㄴ 한거 같은데 KingofFormicidae 19 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럭키금성황소 177 13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감자감자감자 183 11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기성용 221 6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태하박국가정원 201 9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태하박국가정원 337 29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고랭지동태 385 41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123 17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럭키금성황소 179 2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양조위 407 3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XAVI 770 52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고독한아길이 398 20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Jarrett 289 8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럭키금성황소 141 17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고독한아길이 167 9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아냥kb 331 16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경남뼈주먹 255 18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고독한아길이 350 1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Jarrett 328 24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고독한아길이 149 9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Nariel 40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