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경험담] K리그 구단들의 무능한 마케팅
- Na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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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원 FC
강원 FC의 마케팅은 제가 예전부터 축구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지적해온 내용입니다. 전 20년 넘게 강릉에서 살고 있는 강릉 토박이입니다. 제일고와 중앙고의 '농상전'이 오래전부터 열려온 축구의 도시지요.
하지만 저는 강원FC 창단 이후 6년이 넘도록 강원 FC가 홍보활동하는 걸 거의 본 적 없습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강원 FC가 창단이 됐는데 고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강원 FC 선수들을 학교나 길거리에서 본 적이 1번도 없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자동차로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기껏해야 현수막으로 경기 일정을 알려주는 게 마케팅의 전부였지요.
승격하던 2016 시즌에는 마케팅 활동을 그나마 열심히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였죠. 그걸 창단 직후부터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외에도 광역연고구단이다보니 거의 매년마다 홈구장이 바뀌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얘기할수록 복잡하고 머리 아프니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2) FC서울
그리고 전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FC서울이 홍보 활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상암월드컵경기장과 인접한 신촌 인근 대학교들(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에서는 FC서울의 마케팅 활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홍익대 근처나 합정 인근도 그렇구요.
제가 신촌 인근에서 3년째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서울 선수들이나 스탭들이 간단한 사인회나 프리허그 행사를 여는 것조차 못봤습니다. GS 편의점에 부착된 포스터, 버스나 지하철에서 어쩌다 가끔보이는 광고판/광고영상을 제외하면 홍보활동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얼마전에 꽁병지 TV가 이화여대를 방문했던데 그걸 보고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우리 학교도 찾아와주지'가 아니라 'FC 서울은 왜 저런 걸 시도조차 안 할까'였습니다.
프로스포츠의 타겟 소비자층 중 하나인 20대 대학생들, 자신들의 홈구장에서 가장 가까운 마포구조차 공략을 못하는데 어떻게 구단에 관중이 많을 수가 있을까요. 서울이 천만 연고지를 두고도 평균 관중 수가 2만 명 미만인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FOS 같은 유소년 마케팅이나 SNS 홍보활동도 좋지만, 다른 방법도 좀 고려했으면 좋겠네요.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합치면 약 3~4만 명이 되는데 이 중의 1%만 제대로 공략해도 300~400명의 관중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합정/홍대/신촌/이대에서 FC서울의 마케팅 활동이 끼치는 파급력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습니다. 가장 웃긴 건 이런 FC서울이 K리그에서 마케팅을 제일 잘하는 구단들 중 하나라는 것이죠.
(3) 서울 이랜드
이건 제가 잠실에 갈 때마다 든 생각입니다. 저는 학교 친구가 잠실에 살고 있어서 가끔 잠실에 놀러갑니다. 근 2년 동안 6~7번은 갔던 것 같네요. 그런데 전 잠실에 갈 때마다 잠실이 서울 이랜드의 연고지가 맞는지 의문이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강원FC랑 FC서울은 현수막이나 포스터라도 걸지만 서울 이랜드는 그런 것조차도 없더군요. 잠실의 유동인구는 많지만 그 중 대부분은 서울 이랜드의 존재조차도 모르고 있을 겁니다. 잠실에 사는 제 친구조차도 잘 모르고 있구요. 잠실에서 서울 이랜드의 존재감은 경기장 인근을 제외하면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