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K리거 황선홍에 대한 축구계의 잘못된 평가.TXT
- Na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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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은 현역시절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공격수였지만 국대에서의 혹사와 부상 탓에 K리그에서는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습니다
위 자료에 나온 것처럼, 황선홍이 K리그에서 기록한 스탯은 54경기 28골 14도움입니다. 대단한 기록임에는 분명하지만 명성에 비해 출전 경기 수와 득점 수가 다소 부족한 편이지요. 리그컵과 FA컵 등 여러 컵대회들을 포함하더라도 통산 출전 수는 최소 75~최대 78경기에 불과하며 득점도 34골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황선홍은 2013년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K리그 30주년 레전드에 당당히 선정되었습니다. 김도훈, 라데, 샤샤 같은 쟁쟁한 공격수들도 많은데 황선홍이 대체 어떻게 30주년 레전드를 받게된 것일까요. 그가 우승 트로피를 단기간에 많이 들어올렸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단기임팩트가 역사상 유일무이할 정도로 어마어마했기 때문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둘 다 아닙니다. 황선홍은 K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1번도 없습니다. 황선홍은 리그컵(1993)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1996/97, 1997/98), 한국 슈퍼컵(2000)에서 4번 우승을 거뒀고, 이 4개 대회에서 1골도 득점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1993 리그컵은 고작 1경기만 뛰고 우승한 것이라서 기여도가 매우 낮은 편이지요. 황선홍이 최전방 공격수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저조한 기록입니다. 당시 K리그가 국가대표 양성소로 하대 받았던 사실과, 황선홍의 혹사와 부상을 감안하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황선홍이 K리그에서 받은 개인수상 이력은 1995 시즌에 K리그에서 8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1995 K리그 베스트일레븐을 1번 차지한 것이 유일합니다. 다른 시즌에는 1번도 리그 베스트일레븐을 차지하지 못했으며 득점왕과 도움왕도 당연히 수상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2013년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레전드 선정에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습니다. 당시 30주년 레전드는 팬(30%), 기자(30%), 축구인(40%)들의 투표로 선정되었는데 황선홍은 전체의 29.1%의 투표를 받으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황선홍이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이었고, 한국 국가대표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축구팬들의 무분별한 비난과 지도자들의 혹사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비극도 겪었지요 하지만 그걸 감안 하더라도, 리그 베스트일레븐을 1번 밖에 수상하지 못했고 득점왕이나 도움왕도 달성하지 못한 공격수를 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 중 1명으로 뽑는 것은 매우 지나친 처사였습니다. K리그 레전드는 국가대표가 아닌 K리그 활약상을 기준으로만 선정되어야(컵대회는 당연히 제외) 온당하니까요.
이미 한번 내려진 결정을 물릴 수는 없지만 아직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김도훈이나 샤샤를 선정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