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그럼에도, 병수볼이 존경스러운 이유

그림이랑 가독성을 위해서는 링크를 타고 들어가주세요!(제발 들어가주세요...조회수 좀 올리고 싶습니다...)

제가 최대한 알고 있는 만큼, 생각하는 만큼 써보았습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3278009&memberNo=6525744

[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잘하면서도 화끈한 축구´. 모든 축구팀들이 바라는 모습이다. ...


그럼에도, 병수볼이 존경스러운 이유 

 

'잘하면서도 화끈한 축구'. 모든 축구팀들이 바라는 모습이다. 성적이 좋을수록 경기결과에 대한 보장이 되어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고, 박진감이 넘칠수록 경기내용에 대한 보장이 되어 마찬가지로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선수나 감독을 영입하는 것도 결국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면서도, 화끈한 공격으로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일이다.
 물론, 말은 쉽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무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경우 성적을 위주로 한 수비 위주의 축구를 구사하다가 팬들의 질타에 시달린 바 있다. 이임생 현 수원삼성 감독은 라인을 많이 끌어올린, 일명 '노백(시국이 시국인지라 일제풍의 언어를 순화했다.)'축구를 구사하려다가 성적이 곤두박질 친 바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공격은 승리를 주지만, 수비는 우승을 준다'는 말이 있다. 흐름에 민감한 스포츠인 축구의 특성상, 수비를 강화하면서 때에 따라 템포를 늦춰야 성적이 올라간다.
 K리그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K리그1의 경우, 최상위의 두세 팀을 제외하면, 팀 간 선수들의 수준차가 미미하다. 그만큼 전술과 동기부여의 중요성이 크다는 뜻이다. 또한 강등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마냥 공격축구를 하면서 내용으로 결과를 덮기가 힘들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팬들과 언론이 내용보다는 결과에 치중하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환경은 팀들에게 성적에 대한 큰 부담을 지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그 어렵다는 '잘하면서 화끈한 축구'를 꿋꿋하게 보여주려는, 그리고 점점 보여주고 있는 감독이 눈에 띈다. 바로 '병수볼'의 주인공, 김병수 강원FC감독이다. 포항을 상대로 5대4 대역전승을 거두며 두각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연승을 거듭하다 전북과 3대3 무승부를 거두기도 했다. 지금은 4위에 위치해 이대로라면 수원이 FA컵 우승에 실패할 시, AFC챔피언스리그 진출도 가능하다. 대단한 모습이다. 그러나, 시류에 편승해서 김병수 감독의 축구가 완벽하다고, 고급스럽다고 칭찬하고싶진 않다. 그의 축구도 결국 사람의 축구고 당연히 한계와 단점이 존재한다. 다만, '병수볼'이 얼마나 담대한 도전인지, 그리고 재미있고 잘하는 축구를 위해 필요한 팀들의 자세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수적 우위. 그 기본적인 공식

 김병수 감독의 전술은 너무나 간단하다. 바로 '수적 우위'다. 김병수 감독과 그의 제자들은 경기장의 모든 공간에서 '수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플레이한다. 이 역시 말은 쉽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수비에서의 수적 우위야 세트피스 공격 후 역습전환상황 한두번을 제외하면 이뤄낼 수 있다. 하지만 공격에서의 수적우위를 만들어내기는 어렵다. 세계 축구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지 않은 이상 수비적인 측면에서 백쓰리나 백포를 가동하고 중원에는 최소 한명을 수미형 미드필더로 배치한다. 사이드백과 수비에 가담하는 미드필더를 고려한다면, 수적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상대진영 깊숙한 곳으로 5명 이상을 배치해야 한다. '병수볼'은 이 어려운 과제를 이뤄내는 것을 토대로 공격을 전개해 나간다.
 공격 시 수적 우위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움직임을 통해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는 것이다. 강원FC가 원투패스라고 불리는 2대1패스를 굉장히 많이 시도하고, 조재완을 필두로 한 드리블돌파가 잦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특히 측면에서의 원투패스는 상대의 뒷공간을 열 뿐더러, 주변 동료의 간단한 움직임을 통해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강원이 수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이를 통해 크로스와 짧은 패스라는 두 가지 옵션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드리블 돌파 역시 상대방 진영에 균영을 내서 수비라인 사이에 공간을 내어 수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중원지역에서는 한국영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며 점유율을 올린다. 강원FC가 빌드업에 강하다는 것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회색 그림 속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


 둘째는 단순하게 공간에 선수들을 많이 배치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공격 시에 저비용 고효율 축구를 선호한다. 압박이 잦아지고 11명 전체가 조직적으로 움직여 역습을 체계화시킨 현대축구에서 공격에 선수들을 필요 이상으로 투자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도전이다. 그러나 김병수 감독은 다르다. 물론, 김병수 감독의 선발라인업을 보면 백포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둔 모습을 보인다. 평범한 라인업이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포메이션이 크게 변화한다. 사이드백으로 출전하는 신광훈이 지속적으로 오버래핑하면서 사이드백을 포함한 네 명의 수비진을 '사이드백을 포함한 세명의 수비진'으로 바꿔놓는다. 신광훈은 일반적인 윙백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 그는 측면이 아닌 중앙으로 진출하면서 중원싸움을 풀어간다. 이에 따라 경기 시작때는 중앙수비수였던 선수가 사이드백으로 변하면서 측면 진출에 적극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강원의 수비변화


 

병수볼이 가진 치명적인 한계

 이렇게 보면 누구나 이 축구에 대해서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럼 수비는 어떻게 해?" 맞는 말이다. 단순히 선수들을 상대 진영에 더 넣는 것 뿐 아니라, 경기 중 잦은 포메이션 변화 역시 많은 실점을 야기한다. 강원은 현재까지 24경기 34실점으로 K리그1에서 네번째로 많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조차도 국가대표 출신 한국영이 보여주는 미친듯한 활동량 덕분에 나온 기록이다. 한국영과 같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경기중에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적어도 강원이 영입 가능한 선수들 중에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즉, 한국영이 경기를 뛰지 못하는 순간 강원FC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원이 보여주는 빌드업 역시 위험부담을 크게 안고 있다. 강원은 후방부터 위험하면서도 도전적인 패스를 굉장히 많이 시도한다. 이러한 패스들은 역습을 위해 몸을 웅크린 상대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강원의 실점패턴을 살펴보면 태반이 빌드업 도중 볼 탈취로 인한 실점이다. 최근 강원의 경기력이 올라올수록 상대방이 강한 전방압박을 가져가서 강원을 누르는 경우가 많은데, 울산과 서울, 그리고 전북이 강원의 빌드업을 역이용해 득점기회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경기 전술 그 자체보다도 김병수 감독이 고심하는 가장 큰 한계는 '창의성의 규범화'다. 말 그대로, 창의적으로 플레이하라는 것이 선수들에게 규범이 되어 오히려 선수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정해진 플레이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병수 감독의 전술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다보니 유연한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감독의 지시만 따르게 되니 변칙적인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라는 주문 때문에 너무 무모한 패스를 해버려 역습을 허용하거나, 상대 공격진영에 위치해 있으나 수적 우위를 찾지 못하겠어서 그 상황에서 과감한 돌파를 포기한다거나 하는 경우를 예시로 들 수 있다.
 결국, 김병수 감독의 축구가 신격화되는 것은 오히려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김병수 감독의 축구가 독특할지언정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2018 시즌의 김종부감독은 김병수감독보다도 월등히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위로 AFC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으니, 언론의 관심이 그에게 닿지 못했을 뿐이지 결과 자체는 더 좋았다. 하지만 지금 김종부의 경남은 강등권 싸움을 힘겹게 이어나가고 있다. 즉, '병수볼'을 볼 때 단순히 "저런 감독이 많아져야 해!" "수적 우위를 통한 빌드업이 무조건 옳아!"와 같은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병수볼'이 존경스러운 이유

 이러한 큰 한계점을 가진 '병수볼'이지만 그럼에도 김병수 감독의 축구를 지지하고, 존경하는 이유는 '성적과 재미를 모두 잡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여 두 가지를 동시에 잡으려는 노력이 보이기 때문이다. 프리시즌 강원FC는 북한의 4.25축구단에 0대2로 완패한 바 있다. 당시 나는 강원FC가 강등 1순위라고 확신했다. 후방에서 의미없는 패스만 반복하다가 무모한 패스 몇번으로 바로 역습기회를 내줬다. 차라리 전방으로 길게 붙여서 빌비야나 제리치, 정조국을 이용하는 게 나을 듯 싶었다. 하지만 병수볼을 위한 김병수 감독의 프로젝트는 그것이 시작일 뿐이었다. 안될 것 같아보이면 곧잘 포기하고 쉬워보이는 길을 선택하는 여느 감독과는 달랐다. 그는 그가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했고, 그만큼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어려운 축구를 낳기 위한 진통을 견뎠던 것이다.
 병수볼이 언제나 옳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독특한 것은 확실하다. 분명 K리그에 맞는 정답 중 하나를 강구해낸 것은 확실해보인다. K리그는 팬이 적다. 아무리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성적이 곤두박질치면 줄곧 팬의 발길이 끊기고, 성적을 위해 수비 위주의 느린 템포 축구를 가져가면 이 역시 팬들의 원성을 산다. 감독들의 머리가 아프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머리가 아프게 고민해서 성공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그냥 묵묵히 수비 위주의 축구를 하다보면 그때서야 언론의 카메라가 비춰지기 시작한다. 그 이후 팬들이 많아지면, 그 팬들을 위해 공격 일변도로 축구를 해보고, 당연하게도 한 시즌을 못버티고 성적이 다시 곤두박질 치는 것이다. 그게 K리그가 보여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에 탈출구를 뚫어준 병수볼은 분명 존경할 만 하다.

 그렇다면 한국축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도전을 장려한다고 도전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K리그에서 공격 위주의 축구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선수들이 공격을 못해서가 아니다. 선수들이 유소년시절부터 압박과 투지를 지속적으로 배우면서 상대방을 막는 능력을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다. 수비능력과 압박능력 만큼은 K리그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 변방리그를 능가한다.
 중요한 것은 감독의 철학과 그 철학을 뒷받침해줄 지원이다. 이 역시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한국 내 감독들은 철학이 변하기 쉽다. 초보 감독들의 경우 성장 과정에서 항상 강등권이나 중하위권 팀을 맡아서 잔류를 위해 감독생활을 하기 마련이다. K리그는 팀간 선수격차가 적고 선수영입이 어려우며 선수의 중국 및 일본 이동이 언제 일어날 지 모른다. 결국 단 몇패만으로 시즌 결과가 갈리기 쉬워 감독들이 빠르게 조바심을 내게 된다. 철학이 확고하더라도 그 철학을 입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팀이 감독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팀에게 확실히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소방수로서의 업적보다 오롯이 자신의 팀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더 살펴줘야 한다. 김병수와는 다른 또 다른 김병수가 나타나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감독과 팀의 신뢰다.

 

혹독한 비판 부탁 드립니다ㅠ

그리고 홍보...는 맞지만 글 내용을 같이 올리면 칼럼 란에 넣어도 된다고 해서 넣었습니다

댓글 9

은빛비행선 2019.08.07. 20:21

링크 타고 읽었습니당. 김병수 감독이 작년 말부터 각종 인터뷰에서 흘렸던 전술철학에 대한 말을 되게 충실히 팔로잉하고 쓴 티가 확 나는 좋은 글이었음

댓글
깐풍기 2019.08.08. 14:31
 아시아챔프케리그
좋은데요? 아 저도 링크타고 읽었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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