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울산 현대-대구FC] 불운했던 두 팀, 찝찝한 무승부를 거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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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 K리그 25라운드 울산 현대 대 대구 FC의 경기에서 두 팀은 승부를 내지 못하고 1:1로 승점 1점씩을 챙겨가며 아쉬운 결과를 내고 말았다. 대구는 PK 두 개를 연달아 실축하며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쳤고, 울산은 우승 경쟁을 위해 갈 길이 바쁜 상황에서 아쉬운 승점과 함께 울산 김도훈 감독의 격렬한 항의로 인한 징계를 피해 갈 수 없을 듯하다.

 

 

대구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울산의 기술자들



 

울산 풀백 히트맵.jpg

[1] 울산 풀백들의 히트맵. 이명재와 김태환이 매우 높은 위치까지 전진했음을 알 수 있다. (bepro11.com 참조)

 

 

 

백쓰리를 사용하는 대구를 상대로 울산은 4-2-3-1 전형으로 출전하였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김보경을 필두로 울산은 간결하게 짧은 패스 게임으로 점유율을 확보하며 대구를 공격했다. 특히, 양 풀백으로 출전한 김태환과 이명재를 매우 높은 위치까지 전진시켜, 수비 시에 중앙에 밀집한 대구 수비진을 양 측면으로부터 공략하려고 하였다. 대구의 역습을 저지하기 위해 낮은 위치에 박용우와 신진호를 두며 밸런스를 유지시켰고 (신진호는 박용우보다는 높은 위치에서 필요에 따라서 공격에도 가담하였다), 김보경이 좌우로 움직이며 수적 싸움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하였다. 공중볼 싸움에 강점이 있는 주민규를 선발 중앙 공격수로 출전시키고 측면 수적 싸움을 활용해 크로스로 대구를 공격하겠다는 심산인 듯하였다.

 

 

 

왼.gif

 

 

[2] 울산의 왼쪽 공격 작업. 공간 패스를 받은 7번 김인성이 지원하러 올라온 10번 신진호에게 패스한다. 김인성이 수비를 달고 움직이며 만들어낸 공간을 이명재가 침투하여 패스를 받아 크로스 한다. (JTBC3FOX SPORTS 경기 장면)

 

 

이를 이루기 위해, 김도훈 감독은 대구의 오른쪽 (울산의 왼쪽) 측면을 지속적으로 공략하도록 하였다. 왼쪽 공격수로 출전한 김인성을 향해 공간 패스를 투입한 후, 김보경이 주로 다가가 공을 받아주고, (간헐적으로 신진호도 전진해서 지원함) 둘로 인해 생긴 공간을 이명재가 침투하여 크로스를 만들어 내는 패턴이었다. 이는 매우 성공적으로 작용하였고, 대구 수비진은 지속적으로 마크맨 선정에 혼란이 생기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가 보여주듯, 이 날 이명재는 최다 크로스인 11개를 만들어 내었고, 이명재-신진호 사이에서 31회 패스가 이루어지며 최다 패스 조합으로 대구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하였다. 몇 차례 좋은 장면들이 나왔지만, 울산의 공격진은 조현우의 선방과 부족한 세밀함으로 인해 많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진 못하였다.

 

 

 

오른쪽.JPG

[3] 울산의 오른쪽 공격 작업. 김태환이 볼을 받고 김보경이 오른쪽 측면으로 움직인다. 이때 이동경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두 선수가 스위치 한다.

 

 

 

울산이 주로 왼쪽을 활용하였지만, 오른쪽 공간을 아예 사용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왼쪽으로 대구 수비가 쏠리면 오른쪽으로 길게 전환 패스를 보내고 김태환이 전진해서 공간을 활용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왼쪽 공격과 오른쪽 공격은 형태적인 차이가 있었다. 왼쪽 공격 상황에서 김인성을 주로 이용한 공격을 했던 것과는 달리, 오른쪽 공격 시에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김보경이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해서 공격하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이동경이 중앙으로 이동하여 스위칭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보경이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며 만들어준 공간으로 이동경이 달려들어가며 슈팅과 패스를 하였다. 이러한 김도훈 감독의 선택은 직선적인 공격에 강점이 있는 김인성에게 공간 패스를 줌으로써 그의 장점을 살리고, 오른쪽 측면에서는 기술이 좋은 이동경과 김보경이 자리를 바꿔가며 대구 수비진에게 혼란을 주려고 한 듯하였다. 하지만 왼쪽 측면과는 달리, 오른쪽에서는 공간을 매우 공격적으로 활용하지는 않으며, 확실한 상황이 아니면 무리하게 크로스를 올리지 않고 다시 패스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갔다. 또한, 김도훈 감독은 대구의 공격이 실패로 끝나면, 간결한 패스들로 정비되지 않은 대구의 빈 공간을 향해 빠른 역습을 할 것을 지시했다. 본디 빠른 전환에 강점이 있는 울산은 대구의 정비되지 않은 수비진을 유린하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대구의 에드가 효과

 

 

대구는 이 날 공격진에서 핵심 역할을 하던 타깃맨 에드가 실바가 복귀하였다. 울산의 강력한 전진 압박에 맞서, 탈압박을 해낼 수 있는 미드필더가 몇 없는 대구는 롱 킥이 필연적인데, 에드가의 존재는 이전 경기들에서 대구 선수들이 목적 없이 찼던 롱 킥의 목적이 될 수 있었다. 실제로 에드가는 이 날 8개의 공중볼 경합에서 5개를 승리하며 대구가 공격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 상주전에서 대구의 공격진이 단 하나도 따내지 못한 공중볼 경합과는 괄목할 만한 차이였다. 이러한 경합 중 하나에서 에드가는 울산의 수비진을 홀로 이겨내며 골까지 만들어내는 장면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에드가의 존재는 롱패스를 자주 시도하는 정태욱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효과를 낳았다. 목표로 할 수 있는 타깃이 생기자 정태욱은 좀 더 편안하게 롱패스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고, 간헐적으로 상대 수비진이 예상하지 못할 방향으로 측면 전환 롱패스를 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이는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던 대구에게 자주 나타났던 모습인데,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계속 보일 수 있다면, 이는 공간을 넓게 사용하는 대구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히세에.gif

[4] 대구의 공격 작업. 7번 히우두가 9번 에드가에게 공을 투입하는 순간, 11번 세징야가 빈 공간을 향해 달려 들어간다. 공격이 완벽히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전 경기들에서 나오지 않았던 모습. (JTBC3FOX SPORTS 경기 장면)

 



에드가는 득점뿐만 아니라 대구 공격진의 공격 작업을 매끄럽게 만들어주었다. 박기동과 세징야가 중앙 공격수로 출전했던 때와는 다르게, 에드가의 존재는 대구가 효율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는 기점 역할을 하였다. 그는 원톱에서의 포스트 플레이를 통해 수비진을 끌고 다니며 플레이메이킹에 강점이 있는 세징야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며 공격 부담을 덜어주었다. 또한, 세징야 뿐만 아니라 주로 측면에 머무르며 공격하는 히우두를 활용했을 때 생기는 중앙 공간 활용 부재를 해결하는 효과도 낳았다. 실제로 이 날, 히우두와 세징야는 에드가를 기점으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간을 타고 들어가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히우두 활용법에 골머리를 앓던 안드레 감독에게는 이러한 모습은 긍정적인 신호였다. 그가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의 세리머니는 대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다.

 

 

 

총 평

 

 

울산이 매우 좋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결정력의 부재로 승리하지 못한 것은 울산 팬들에게는 매우 아쉬울 것이다. 또한, 갈 길이 바쁜 울산에게 김도훈 감독의 징계는 크게 다가올 것 같다. 특히, 당장 다음 라운드에 펼쳐질 전북 원정에서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대구는 페널티킥을 두 개나 놓치며, 이겨야 했던 경기를 놓쳤다. 두 팀 팬들 모두에게 찝찝한 경기가 된 듯하다.

 

 

MVP: 김보경

그는 경기 내내 양질의 패스를 뿌려 대며 대구를 위협했다. 공격 진영에서의 28개의 패스 (20개 성공)가 그의 공헌도를 말해준다. 필요에 따라서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는 이제는 그가 없는 울산은 상상하기 힘들다. 울산 프런트의 강한 완전 영입 의지가 있기를 바란다.



블로그 주소

blog.naver.com/wordmmm1234

 

댓글 5

프로낚시 2019.08.13. 22:07
블로그 들어가보니까 여친...? 비추드립니다
댓글
Wenger 작성자 2019.08.13. 22:32
 프로낚시
앗...하하...
댓글
Wenger 작성자 2019.08.14. 16:15
 아방뜨
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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