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전문 축구인? 전부 축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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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고등학교 추계연맹전에서 승부조작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소식이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 경주 화랑대기 대회를 출전하고, 대교 눈높이 축구대회를 출전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이에 대해 굉장히 많은 반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이러한 사태가 결코 '일부의 만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공론화되고, 더 많은 이들이 사명감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여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격렬한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추계연맹전에서 승부조작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소식이다. 프로도 아니고, 학생들이 배움을 터득해야하는 고등학교에서 그러한 일이 벌어졌다. 물론, 프로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 거기에 전 고등학교 축구연맹 회장 정종선은 10억을 횡령한 것도 모자라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혐의까지 있다. 물론, 모든 고등학교 축구부가 저런 모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학원 축구계에서 일어나는 승부조작과 학부모 상대 갑질 문제는 하루이틀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린 여기에 충분히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사태의 원인은 결국 전문 축구인 양성에만 집중한 한국축구 전체에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벌 하나로는 안된다.
 물론, 그렇다고 절대로 승부조작을 한 고등학교 감독들 및 코치들과 정종선을 결코 감싸는 게 아니다. 그들은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 아니, 법이 아니더라도 축구팬들에 의해서, 아니, 온 국민에 의해서 저주받고 다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도록 꼬리표를 만들어놔야한다. 한국축구계의 방관이 이들의 형량에 어떠한 영향도 주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그걸로 끝나서도 안된다. 벌은 사회정의를 실현하며 경각심을 주는 것이지, 벌 자체만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부더라도, 축구계가 가지고 있는 그 썩어빠진 생각 자체부터 싹 다 뒤집어 엎어야 한다. 지금까지 축구인들이 가졌던 생각들을 살펴보고, 어쩌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확실히 분석해야한다.


고인물 되어가는 한국축구
 우리나라 축구팬들 중 대다수는 항상 제 2의 손흥민, 제 2의 박지성만을 원한다. 공부는 아무리 못해도 좋으니, 축구만 잘하는 엘리트 축구인을 원하는 것이다. 그래놓고 나서는 그 엘리트 축구인이 되지 못한 선수들은 곧바로 잊어버린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프로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아니, 프로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K리그1 선수들조차도 태반이 한국축구팬들 머릿 속에 들어간 적이 없다. 들어가더라도 욕받이로 들어갔을 것이다.
 당연히, 한국축구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조차 모른다. 그러면서 그들이 잘하는 것은 보고싶어한다. 그러니, 너무나 당연히 유소년 축구가 폭력과 비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유스팀을 좋아하는 프로축구 팬들이 많아 프로팀 산하 유스팀은 폭력을 향한 감시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학원축구는 아니다. 이 곳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점점 고이기 시작한다. 학생들이 축구를 그만두면 미래가 무너지니까, 학부모들이 감독의 갑질을 다 견뎌야 하는 풍토가 고여버린다. 감독들이 전지훈련 가서 학부모보고 빨래하고 음식차리라고 하는 행위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철밥통 감독들도 문제다. 출신 고교나 연줄을 이용해서 감독으로 앉히는 경우가 발생해도 아무도 모르니 안심한다. 그러니 있던 감독들만 주구장창 돌려쓴다. 새 얼굴? 비선출 축구감독이 없는데 새얼굴이 있을리가 없다. 이러다보니 당연히 친한 감독들끼리 모의를 하고 경기조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축구팬들의 일차원적 생각과 정종선 및 승부조작범들의 행위가 동일하다고 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후자의 사람들이 훨씬 더 크게 잘못했다. 치안이 좋지 못한 국가라고 해서 살인범이 미화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이 사태의 피해자분들과 한국축구에게 미안해해야 하는 점은 동일하다. 적어도 제 2의 손흥민을 원한다면, 그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빠따쳐라", "저새끼 뽑지마라", "K리그 수준 떨어져서 안본다", "유럽이나 보내라"하는 말들은 하면 안됐다. 그런 말들 때문에 학원축구가, 어쩌면 더 많은 유소년 축구가 고이고 발전이 없는 것이다.


협회와 연맹은 '축구인'부터 다시 정의해라
 그런데 한국축구팬들의 이러한 말과 생각이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축구팬들이 선천적으로 약한 걸까? 그럴 리가 없다. 그 원인은 축구인에 대한 정의가 잘못되었다는 데 있다. 보통 우리는 축구인을 '축구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반대항전은 축구계가 아닌가? 조기축구는 축구계가 아닌가? 축구계가 맞다. 심지어 유치원 때 공 차던 것들도 축구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축구기사를 읽는 것도 마찬가지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축구계'를 항상 프로 내지 세미프로에 국한시킨다. '고등학교 축구계' 역시 프로에 갈 목적이 있는 선수들만을 가리킨다. 그러니, 팬들이 '우리와는 다른 전문적인 직업인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당연히 자영업자가 중소기업 대리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대충 "요즘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들어가려고를 안하니 문제다"라는 말을 해도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막 말해도 큰 죄책감도 안드는 것이다.
 하지만, 축구인을 축구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모든 사람들로 정의하고, 그 정의에 부합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편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고등학교 반대항 축구까지 대한민국 축구계 안에 정식으로 포함시킬 수 있도록 더 조직적인 체계를 만든다면, 과연 고등학교 축구 승부조작에 대해 쉽게 잊고, 그냥 욕만 하고 넘어갈 수 있을까? 축구인이 된 학생들은 축구인으로서 고등학교 학원축구 승부조작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거기에 대해 더 감정이입할 수 있고, 확실한 처벌을 하도록 하려는 공감대가 생길 것이다. 또 그걸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 마련도 강구할 것이다. 감독의 갑질 문제와 철밥통 감독의 문제도 동일하다. 대한민국 어딘가 한 고등학교에서 체육선생님조차 대충 공만 내어주고 시작하는 반 대항 축구리그의 선수와 대한민국 K15리그 디비전 선수가 축구를 대하는 태도가 같을까?

 협회나 연맹은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이젠 일부 조기축구회까지 포함시켜 8부리그를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축구를 하는 모두가 대한민국 축구계 안에, K리그 안에 포함된 선수가 되도록 해야한다. 이뿐만 아니라, 지도자 자격증과 같은 프로축구계 입문을 위한 장벽도 낮추기 시작해야 한다. 결국 아마추어와 프로의 벽이 사라져야 한다. 아마추어도 자신을 프로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음지에 숨어있는 범죄가 양지로 나와 타죽는다.
 프로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감독과 선수들이 함께 프로정신을 알게 된다면 이런 사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한 명의 손흥민 이 더 생겨나는 게 아니라, 열 명의 고통받던 축구부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고통을 받지 않는 것이다. 전문 축구인이 아닌, 전부 축구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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