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한선교, 무지였나 무례였나, 둘 다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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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 칼럼] 한선교, 무지였나 무례였나, 둘 다였나

[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시 병)이 연맹의 갑질의혹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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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템포 늦은 한 의원 관련 칼럼이네요...하지만 그만큼 생각도 많이 해봤습니다!

격렬한 피드백, 비판 부탁드립니다!!!!!!!!!!!!

 [센터서클 | 서건 대표]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시 병)이 연맹의 갑질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은 전번 유벤투스전에서 연맹이 주최사인 ‘더 페스타’를 향해 불공정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K리그 팬으로서, 아니 한국축구를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몰라서 한 주장이라면 무책임한 행위다. 알고도 한 주장이라면 악의적인 K리그 죽이기다. 물론, 둘 다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만약 한 의원이 연맹과 ‘더 페스타’의 이해관계를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논쟁이라는 것이다.
 
한선교의 주장
 한선교 의원은 크게 네 가지 근거로 연맹의 '갑질'을 주장했다. 첫째로는, 상업적 권리의 귀속을 근거로 들었다. 둘째로는, A보드 사용권을 근거로 들었다. 셋째로는, 중계방송사 결정권을 근거로 들었다. 넷째로는, 경기 취소시 수익의 행방을 근거로 들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우선, K리그와 관련한 상업적 수익은 연맹에게 귀속되도록 한 것이 갑질이란다. 그리고 A보드이 대한 사용권을 더페스타에게 완전히 주지 않은 게 갑질이란다. 또 중계 방송사 결정권을 연맹이 가져간 게 갑질이란다. 마지막으로, 경기가 취소될 때 수익을 연맹이 가져가는 게 갑질이란다.
 네 가지의 의혹제기를 볼 때, 한 의원의 입장은 하나의 큰 전제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K리그 올스타팀은 ‘초청팀’이고, 더 페스타는 ‘주최사’라는 것이다. 이 말이 얼마나 연맹과 한국축구에 대한 무시인지 알아보자.
 
계약을 보기 전에 상황을 보자.
 사실, 계약만 본다면 그럴싸한 주장이다. ‘초청팀’, ‘주최사’라는 워딩을 그 자체로 받아들인다면 그럴싸하다. 하지만, 그 전체적인 맥락, 상황을 본다면, 전혀 그럴싸하지 않다. K리그 올스타팀이 ‘초청팀’으로 치부된 것부터가 더 페스타의 갑질이다. 유벤투스를 치켜세워주고자 K리그를 ‘들러리’로 취급한 것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해당 이벤트 경기는 한국에서 열림에도 불구하고, K리그가 주인공이 아니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해당 경기는 ‘유벤투스 방한경기’였을 뿐이다. 거기에 실질적으로도 호날두가 주인공으로 대접받았지, K리그가 주인공으로 대접받은 건 아니었다. 즉, 유벤투스와의 경기가 열린다면, K리그는 경기 내에서의 지위 상으로 ‘경기의 성립’자체만으로 경기 주최사와 유벤투스에 대해 명목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들러리’의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벤투스가 7월 27일에 친선경기를 제안했을 때, 연맹은 이를 거부했다. 유벤투스가 다시 나서 7월 26일에 경기를 하자고 하며 자신들의 일정을 바꾼 이후에야 연맹은 제의에 응했다. 그만큼 이 경기의 성립 자체만으로 연맹은 들러리 취급을 인정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방어를 위해 계약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팬들에게 호날두를 보여주는 것보다 K리그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한다. 다시 말해서, K리그와 유벤투스 간의 경기는 굳이 있을 필요가 없는 경기였다. 한국축구에게는 호날두 한명(이든 메시든 간에)보다 K리그가 몇 억배는 더 중요하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맹은 경기를 거부했다. 거기에 대고 불필요한 이벤트성 경기를 하자고 계속해서 조른 건 유벤투스였고, 이 경기를 주최할 수 있다며 나선 건 ‘더 페스타’였다. 즉, 유벤투스와 ‘더 페스타’는 이익을 위해 연맹을 설득해야하는 상황이었고, 연맹은 K리그를 위해 최대한 방어선을 구축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정리하자면, 연맹으로서는 유벤투스와의 경기가 체결되는 것 자체만으로 이기든 지든 ‘을’의 입장이 되는 것이었다. 또한 연맹의 책무 역시 호날두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K리그를 더 잘 진행시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더 자세하게 한 의원을 반박해보자.
 
첫번째 근거에 대한 반박
 해당경기는 ‘K리그 올스타전’은 아니지만, 이 경기를 뛴 선수들의 절반은 K리거였다. K리거들은 용역마냥 ‘경기를 뛰어주는’ 존재가 아니다. 유벤투스를 상대한 게 ‘K리그 올스타팀’ 이기 때문에 K리그와 관련한 상업적 수익은 K리그를 총괄하는 연맹의 몫이여야 한다. 또 K리그는 명목상으로는 초청받았지만, 실질적으로는 더 페스타 입장에서 유일한 고객이었기에 단순히 ‘초청’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냥 유벤투스 체면을 위해서 K리그를 '초청팀'이라고 격하시킨 것이다.
 더 페스타 본인들이 유벤투스는 치켜세우고 K리그는 ‘초청’이라며 들러리로 만들어놓고, 왜 갑질논란이 이는 것인가.
 
두 번째 근거에 대한 반박
 한 의원이 든 두 번째 근거는 웃음이 나올 수준이다. 그는 A보드 사용권을 ‘더 페스타’에 완전히 주지 못했다고 언급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자. 과연 어느 누구가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나 물어오는 5인 기업에게 A보드에 대한 권리를 다 넘겨줄까?
 더 페스타의 무능보다도 중요한 것은, 연맹을 들러리로 만들어 놔놓고 이득은 다 챙기겠다는 더 페스타의 ‘심보’다. K리그의 일정을 파괴한 대가로서 더 페스타가 A보드 사용권에 대해 연맹과 경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게 갑질이라고 느껴졌다면, 또는 갑질이었다면 주최를 안했으면 된다. 더 페스타는 이런 사용권을 두고 경쟁을 하더라도 이득이 될 것을 예상하고 계약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결국 사용권은 더 페스타가 가져갔다.
 
세 번째 근거에 대한 반박
 중계권 문제도 동일하다. 연맹이 경기를 수락한 이유는 K리그를 알리기 위해서다. 그래서 초청팀 신분으로 경기에 들어가는 걸 허용한 것이다. 그런데, 더 페스타 마음대로 중계권을 지상파나 종편 이외의 채널에 줘버린다면, 이게 오히려 더 큰 갑질이다.
    
네 번째 근거에 대한 반박
 스포티비 뉴스의 구절을 인용하겠다. ‘유벤투스의 변심 또는 유벤투스에 책임이 있는 사유로 인한 경기 취소는 더페스타의 책임으로 간주해 위약금을 연맹에 지급하도록 했다. 반면 연맹에 책임이 있는 사유로 인한 경기 취소의 경우에는 연맹의 위약금 조항은 없다. 연맹은 취소된 시점까지 더페스타로부터 받은 초청비를 반환하기만 하면 된다.’ 언뜻 보면 불평등 조항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아니다. 이게 평등조약이 되려면, ‘연맹의 책임으로 경기가 취소된다면, 더페스타의 책임으로 간주해 위약금을 유벤투스에 지불한다’는 조항이 있으면 된다. 즉, 유벤투스의 책임으로 경기가 취소되어 더 페스타가 지불하는 위약금은 더 페스타에서 나온다. 그럼 연맹 책임으로 취소된 경기의 위약금도 더 페스타에서 낼 일이지, 연맹이 낼 게 아니다. 왜 유벤투스가 잘못하면 더 페스타가 돈을 내고, 연맹이 잘못하면 연맹이 돈을 내라는 것인가. 이런 한 의원의 사고방식이 오히려 갑질이다. 결국, 이는 오히려 더 페스타가 연맹의 입장은 대변하지 않고 유벤투스의 입장은 대변해주는 연맹에 대한 불평등한 조약이다.
 또한 유벤투스가 경기를 취소할 확률이 높을까, 연맹이 경기를 취소할 확률이 높을까? 또한 유벤투스가 경기를 취소한다면 받는 비난이 더 클까, 연맹이 경기를 취소한다면 받는 비난이 더 클까? 연맹은 경기를 취소하는 순간, 대한민국 모든 축구팬들의 조롱거리와 욕받이가 된다. 연맹은 경기를 취소할 이유가 없지만, 유벤투스는 취소할 일이 많다는 것을 미리 알아둬야한다.
 
 한선교 의원은 스포츠기관단체인이었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모습은 스포츠를 전혀 모르는 모습이다. 연맹이 어떤 상황에서 올스타전을 수락했는지 조금만 생각해보고, 계약내용을 찬찬히 뜯어보시기 바란다. 잘못한 건 경기를 마음대로 취소시킨 유벤투스와 경기진행에 차질을 빚은 더 페스타지, 연맹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