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움짤有] 기록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주체는 바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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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8월 3일 팀이 1-0으로 끌려가던 후반 31분, 경남 박광일은 후방에서 기가 막힌 패스를 전방에 있던 김승준에게 찔러넣어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기록했다. 해당 도움 기록은 다음과 같이 기록되었다. (표 두번째 줄)
박광일은 자기측 진영에서 크로스를 올려 김승준에게 연결한 것으로 나온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럼 해당 영상을 한번 보자.
분명 박광일은 센터라인을 넘어서 김승준에게 크로스를 올린 것이 보일 것이다. 연맹은 과거 KBS에게 자신들의 기록 방침을 설명할 때 현장기록관 외에도 비디오를 통해 다시 돌려보면서 기록을 정정한다고 했는데, 과연 제대로 작동하는 것일까?
사례2)
26라운드에서 역습으로 멋진 골을 넣은 선수들이 있었다.
먼저, 성남 문상윤의 득점 장면을 보자.
김현성이 등지고 딱딱을 시전한 뒤 들어오는 문상윤에게 패스를 주었고, 문상윤은 총 여섯번의 터치를 끝으로 슈팅으로 마무리, 이 경기 결승골을 넣는다. 공식 기록은 문상윤의 득점만을 인정하고, 김현성의 도움은 기록하지 않았다.
여기도 위와 마찬가지로 아크서클 안에서 차지도 않았는데 아크서클 안이라고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선에 맞물렸으니 안쪽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고, 그 정도는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 다른 역습골인 상주 박용지의 득점 장면을 보자.
짤에서는 잘렸지만 상주 윤빛가람의 패스를 이어받은 박용지는 역시 문상윤과 마찬가지로 총 여섯번의 터치 끝에 포항 수비 '두명을 제치고' 득점을 기록했다. 성남 문상윤과 마찬가지로 이 경기 결승골이었는데, 도움을 인정받지 못한 성남 김현성과 달리 상주 윤빛가람은 도움을 인정 받았다.
여기서는 위보다 더 심한 위치 오류가 있다고 본다. 박용지가 슈팅을 때린 곳은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인데 GAL이라고 적어놨다. (에휴)
같은 터치 횟수를 기록하고 상대편 수비를 제끼지도 않은 문상윤의 득점에는 도움이 기록되지 않고, 수비를 두명이나 제낀 박용지의 득점에는 도움이 기록되었다. 오늘 이런 글을 쓰게 한 동기가 되는 글을 쓴 모 갤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었다.
사례1의 문제는 몇년전부터 과거 기록을 정리하면서 영상을 돌려볼 때 종종 발견하는 문제였고,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문제기도 하다. 위에서는 도움 위치가 문제였지만, 아래와 같이 득점 위치가 틀린 경우도 있었다.
(추억의 우상일)
세번째 득점 장면으로 기록지에는 'PAR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전북 이승현이 슈팅한 지점은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도 아니고 바깥쪽, 그리고 오른쪽보다는 정면에 가까운 위치다.
위 정보를 고쳤는지 안 고쳤는지 지금은 모르겠다. 아마 고치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사례2와 같은 경우는 이 글의 제목을 선정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기도 하다. 같은 터치 횟수, 그리고 도움으로 인정 받기 더 어려운 플레이를 한 쪽은 도움으로 인정받고, 그렇지 않은 쪽은 도움으로 인정이 되었다. 현장에서 개별 경기기록관이 자신의 주관에 따라 그렇게 기록한다고 쳐도, 마지막으로 이를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연맹에서는 비디오머그 같은 매라운드 골모음 영상 올리는 곳에 가서 15분짜리 영상만 봐도 고칠 수 있는 기록들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사례들이 쌓인다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만드는 "도움왕 타이틀", "X0-X0 클럽"과 같은 것들이 진정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기록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다.
돈 받고 이정도밖에 못합니까?
기자들보다 낫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