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축알못 주의] 하나원큐 K리그1 27R 강원 대 대구 전 강원시점 리뷰 혹은 비난

간만에 강원 선수들이랑 김병수 감독을 대놓고 깔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경기력으론 아챔은 커녕 상스도 장담 못합니다.

8월 말부터 경기력이 훅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던 저의 판단이 맞아 들어가네요.

부상자들이 돌아온 대구는 이제 전반기의 모습을 되찾았네요. 

이 기세면 대구는 3위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자 그럼 이제 맘껏 신나게 까보겠습니다.

 

1. 파격적인 라인업으로 파격적으로 얻어맞은 강원

범재는 천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던가요.

김병수 감독은 우리들이 이해하지 못할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무려 노센터백 라인업. 선발, 교체명단 통틀어 센터백이 한명도 없는 엄청난 라인업을 구성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식견이 짧아 이런 라인업을 구축한 경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김병수 감독님은 자신의 천재성을 여실히 증명하며 고결한 뜻으로 새로운 위업을 달성하셨습니다. 오오!!

 

사악한 대구는 김병수 감독님의 고결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삿된 무기를 통해 강원을 난도질 해버립니다.

대구의 신민들의 눈을 멀게하였던 "최소한의 터치로 상대의 숨통을 일격에 끊어버리는 카운터 어택"이라는 무기로 간악하게도 병수볼의 약점을 공격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에드가라는 광오한 존재가 최전방에서 오범석, 윤석영을 반쯤 기절시켰고, 김대원과 세징야라는 교활한 자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강원의 뒷공간을 맘대로 뛰어다니며 강원의 골대로 공을 차 넣어 전반 30분 만에 3골을 득점해버립니다.

이러한 대구의 흉악함을 보다 못한 김용우 주심은 스스로 눈을 멀게하여 대구에게 레드카드를 선사해버립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심의 잘못된 판단은 싸움의 양상을 전체적으로 루즈하게 하여 보는 자의 탄식을 자아내게만 했습니다.

그리고 대구가 10명이 되어서야 김병수 감독과 강원은 자신의 고결한 병수볼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옥의 수문장을 뚫지 못하여 번번히 무위로 돌아가고 맙니다.

결국 한번의 미스를 틈타 골대와 2:1패스를 주고 받으며 한골을 만회하는데 성공합니다.

불쌍하고 갸륵한 강원 선수들은 지옥의 수문장과 수비병들에게 기가 죽어 슛을 하지 못하는 병신으로 전락해 버리고, 이를 지켜보던 강원의 팬들마저 이들을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게 됩니다.

결국 저처럼 멍청하고 삿된 마음을 가진 자들은 이해하지 못할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던 김병수 감독은 뻔한 패배를 당해버렸습니다.

 

2. 조지훈을 쓸거면 발렌티노스를 쓰자.

조지훈이 선발로 나오는 것을 보고 저는 기대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무참히 깠던 조지훈이 뭔가 달라졌구나! 김병수 감독이 뭔가 가능성을 봤구나!

하지만 조지훈은 (허)(아)로서 45분동안 활약하고 하프타임에 교체되어 나가버리고 맙니다.

(아니 사실 뭘 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김지현이 들어왔구요. 이현식과 박창준이 들어왔습니다. 마찬가지로 강지훈이 나갔구요.

이들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벌써 몇번이나 같은 방식의 교체전술을 가져갔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안정적으로 해오던 대로 하는 것이 옳은 판단입니다.

하지만 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상대는 한명이 적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언가 다른 방식을 시도할 필요는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거 하라고 감독 자리에 앉혀 놓은 거니까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오범석과 윤석영은 안좋았습니다. 

에드가라는 최전방 스트라이커에게 고전했습니다. 이 둘은 에드가에게 끊임없이 반칙을 하며 견제했습니다.

제 팀이 아니라고 가정해서 보면 오범석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김동진에게 퇴장을 주었던 그 주심이 같은 기준으로 판단했다면 말이죠.

어쩌면 에드가라는 피지컬 괴물을 상대하기에는 발렌티노스라는 피지컬이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발렌티노스가 갖고 있는 단점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발렌티노스가 갖는 장점이 있죠.

김오규마저 없는 우리의 수비진에서 그나마 탄탄하게 중심을 잡아 줄수 있는 건 발렌티노스가 유일하다고 봅니다.

오늘 에드가에게 종잇장처럼 나약했던 오밤과 윤석영을 보면서 그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습니다.

발렌이 전진성이 강하고 발이 느려 뒷공간이 털린다고 하지만 그건 뒷공간을 포기한 전술, 병수볼 탓입니다.

발렌이 없어도 뒷공간 털리는건 마찬가지였다는 소리죠. 오늘도 어김 없었구요.

 

김병수 감독은 조지훈에게 무슨 역할을 기대했던 걸까요.

설마 한국영이나 예전 오밤이 했던 패스 줄기의 시발점 역할을 기대했던 걸까요.

대전 코레일 압박에도 정신 못차렸던 그 조지훈이요?

조지훈 선수를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그냥 조지훈 선수가 K리그1에서 활약할 실력이 없을 뿐입니다. 

리그2나 내셔널리그로 가시는게 본인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던 그런 김병수 감독의 결정을 실패로 돌아갔고, 조지훈은 45분만에 나오고 맙니다.

조지훈을 쓸 의외성을 갖고 있다면 발렌을 쓸 의외성 정도는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쑤시개로 국밥을 먹을 시도를 할 수 있다면 티스푼 정도는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요.

 

3. 병수볼이 망한게 아니라 병수볼이어서 망했다.

오늘 경기는 9R 춘천에서 쳐발렸을 때처럼 단단히 준비한 대구에게 그냥 맥없이 당한 경기였습니다.

오늘 강원은 병수볼이 구현이 안되어서, 평소처럼 공격력이 폭발하지가 않아서 진 것이 아닙니다.

병수볼을 시도했기 때문에 대구에게 진 것입니다.

경기 전 프리뷰 기사나 경기 도중 해설위원이 입이 닳도록 이야기 한 것을 모두 아실 겁니다.

"색깔이 명확하고 다른 두 팀이 만난다."

저는 강원을 거미에, 대구를 말벌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강원은 상대 주위에 차분하고 끊임없이, 그리고 치밀하게 거미줄을 쳐 상대방이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해버린다면

대구는 강력한 한방의 독침으로 상대방을 공격하여 치명상을 입힙니다.

대구의 잘 벼린 칼은 강원의 그물을 단칼에 찢어버리며 강원의 그물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립니다.

다시한번 말이지만 강원의 그물은 대구의 칼에 이가 하나 빠지고 나서야 효과를 보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물로 감싸고 마무리가 되지 못했으니 그물은 그냥 편히 주무시라는 이불밖에 되지 못했습니다.

 

4. 자신감? 자만심?

강원 경기가 있을 때마다 언급되어 포항 팬들의 심기를 거슬리는 송암대첩은 강원 선수들에게나 강원 팬들에게나 자신감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우린 언제든지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팀이다. 우린 추가시간 4분만에 3골을 넣었던 경험이 있는 팀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 줄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게 합니다.

하지만 자신감도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입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볼때 조재완 선수는 개인상 수상 이후 무언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좋게 말하면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에 생긴 것이고, 냉정하게 말해서 개인 플레이를 자주 펼쳐 템포를 깎아 먹습니다.

안그래도 병수볼의 특성상 템포 깎아먹는 플레이가 왕왕 나오는데 조재완 선수가 거기에 기름을 붓습니다.

공을 받은 후 몰고 들어가는 플레이는 날카롭기만 하다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몇주 전부터 이 플레이의 위력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오늘의 득점도 조재완 선수의 슈팅이 시발점이니 팀에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부터 조재완 선수가 막히는 모습이 많아지고 스스로 온더볼을 길게 갖고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직 20대 중반이고 김병수 감독이 아끼는 선수이니 자신감에 충만한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바뀌는 것은 스스로 경계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병수볼의 거품이 가라앉다

제가 몇주전 리뷰를 통해 "8월말부터 경기력이 하향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던 것이 실현 될까봐 겁이 납니다.

지금 이팀은 무너지면 반등할 건덕지가 보이지 않거든요.

대구는 초반에 아챔과 병행을 하며 무너졌던 경기력과 부상여파를 중반기에 잘 추스르며 다시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강원은 현재 상황이 베스트컨디션입니다. 앞으로 상황을 반등시킬 만한 히든카드가 없는 상황입니다.

갑자기 서명원이 미쳐서 날뛰거나 이광연이 빛광연으로 업그레이드 되지 않는 이상 강원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강원은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롯데타워 만큼이나 치솟았던 병수볼의 거품이 가라앉아 좀 더 냉정한 시선으로 강원을 보고 평가할 수 있게 된 지금이 강원의 경기력 유지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 아닐까 합니다.

앞에서 신나게 까놓고 이제와 이런말을 하는 것도 우습지만 김병수 감독을 더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다만 전에 했던 말을 다시 한번 반복하겠습니다.

전술은 작전판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구현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축구가 그라운드에서 펼쳐지길 바랬다던 벵거감독님도 수 많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펩 과르디올라가 김병수 감독보다 공격전술을 몰라서 센터백을 두명 세운게 아닙니다.

최용수 감독이 김병수 감독보다 전술적 창의성이 떨어져서 수비위주의 전술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자신의 축구가 소중하듯이 저희도 저희의 축구가 소중합니다.

저희의 축구도 조금은 신경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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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있는 데는 차분한 분위기라 못적었지만 시발 욕 한바가지 쓰고 싶었다.

이제 시발 경기력 X망테크 타는 거 같은데

댓글 9

belong 2019.08.24. 23:03
폭발력은 검증했고 이젠 지속력을 검증할 차례구만
댓글
와룡이나르샤 작성자 2019.08.24. 23:07
 belong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을 한줄로 정리해 버렸구만...
댓글
halamerengues 2019.08.24. 23:04
나는 근데 경기력은 또 어느순간 올라올거라고 봄ㅋㅋㅋ 선수들 폼이 떨어져서 팀 경기력이 떨어진거라, 다시 올라오면 또 올라오긴할듯. 근데 그거 기다리다가 하스갈 수도 있는게 문제지 ㅋㅋㅋ 개인적으론 팀의 경기력을 시즌내내 일정수준 유지하면서 스쿼드 운영폭을 넓게 가져가는 게 감독의 운영능력이라 보는데, 김병수는 아직 초짜티가 나는 거지뭐ㅎㅎ ㅠㅠ
댓글
와룡이나르샤 작성자 2019.08.24. 23:09
 halamerengues
확실히.. 프로팀을 맡아본 경험이 많이 없으니까...
아니 그럼 박효진이라도 뭔가 해줘야 하는거 아니냐..
댓글
임멍청 2019.08.24. 23:11
이쑤시개로 국밥을 먹을 시도를 할 수 있다면 티스푼 정도는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와룡이나르샤 작성자 2019.08.25. 16:58
 임멍청
조지훈을 쓸 배짱이면 있으면 발렌이나 이호인은 충분히 쓸수 있...
댓글
goodplum 2019.08.26. 08:15
 와룡이나르샤
그렇긴 한데 서명원은 절대적으로 기량이 안 됨 조지훈이 여전히 수비 상황에서는 암것도 못하는 병신이지만 공은 그래도 좀 돌리던데 그래서 하위권 팀하고 할 때 다시 등장하는 일이 있을지는 몰라도 서명원은 끝났음.
서명원과 비교를 하자면 서명원이란 선수는 애초에 피지컬능력과 자신감으로 볼을 끌다가 뽀록을 바라보는 스타일이라 안 그래도 폼이나 자신감이 떨어지고 영리하지 못한 마당에 극단적으로 빠르게 잡아가고자 하는 병수볼의 템포 자체를 못 따라감.
반면 빌비야는 내가 생각할 때 개인의 공격적 템포 자체는 지금 팀 내에서 가장 빠름. 그래서 이번 대구전에서도 만약 출전해서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을 수 있었다면 가장 쉽게 슈팅을 했을 것. 왜 그렇게 삔또가 상해서 관광객 놀음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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