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대구 FC-강원 FC] 3슈팅 3골, 대구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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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태식이 돌아왔구나!"

 

2019년 8월 24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7라운드 경기에서 대구가 강원을 3-1으로 잡으며 천적(최근 6경기 5승 1무) 임을 증명해냈다. 최근 좋은 폼을 보인 ‘병수볼’의 강원이었지만, 빠른 역습의 대구 앞에서 무너지며 승점 3점을 헌납, 4위를 대구에게 뺏기고 말았다. 이 칼럼에서는 대구의 최근 2연승의 원동력은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해보려고 한다. 김동진의 퇴장 (전반 42분) 이후로 대구는 수비에만 전념해야 했기 때문에 전반에서 보여주었던 모습만을 중점으로 분석하려 한다.

 

 

대구 수비진의 안정화

 

 

당장 몇 라운드 전만 해도 대구는 시즌 초와는 다른 불안한 수비로 승점을 따내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동진과 김선민의 전역 복귀 이후로 눈에 띄게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며 대구가 2연승을 할 수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에는 3가지 정도의 요인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바로 정태욱의 스위퍼 기용, 김선민의 수비 커버, 그리고 오른쪽 측면 수비의 안정화다.



정태욱.gif

 

[1] 강원의 공격 장면. 대구의 수비간격이 벌어지자 4번 정태욱이 빠르게 뛰어나오며 수비라인을 끌어올린다. 그 결과로 정조국은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는 되는 상황. 전 경기들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

 

첫 번째는 정태욱의 스위퍼 기용이다. 이때까지 대구에서 정태욱은 강력한 맨마킹 능력을 바탕으로 주로 오른쪽 스토퍼로 기용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는 강력한 공중볼 경합 능력을 백분 발휘하여 상대를 압살하며, 대구 수비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홍정운의 부상 뒤에 마땅한 스위퍼 자원을 찾지 못해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해보던 안드레 감독에게 정태욱의 스위퍼로서의 가능성이 눈에 들어온 듯하다. 안드레 감독은 정태욱을 지난 26라운드 경남전부터 스위퍼로 기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때만 해도, 필자는 활동 반경이 넓지 않은 제리치를 대인마크하기 위해 고안해낸 묘수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경남전에서 정태욱은 경남의 크로스가 올라오면 위치와 상관없이 제리치에게 달려들어 공중볼 경합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경기 내내 제리치를 상대한 대부분의 공중볼 경합을 따내며, 득점 행진을 이어 나가던 그를 무득점으로 꽁꽁 묶는데 성공했다. 제리치를 잘 막아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제리치는 앞서 언급했듯 강원의 정조국과는 다르게 활동 반경이 넓은 공격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의 움직임에 지속적으로 끌려나가 공간을 내줄 위험이 있는 정태욱을 강원전에서도 스위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는 그러한 의구심을 깨뜨리고 자신이 가진 더 많은 능력을 보여주었다. 

 

정태욱2.gif

[2] 대구의 전방 압박이 성공하는 장면. 라인을 끌어올린 대구의 수비라인 중 4번 정태욱이 상대의 패스미스를 끊어낸다. 곧바로 9번 에드가에게 전진패스를 투입하며 대구의 골을 만들어낸다.

 

이 날 정태욱은 많지 않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강원전에서 수비 리딩을 김우석과 어느 정도 분담하며 라인 컨트롤을 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가 수비진이 불안했던 경기에서는 컴팩트함을 추구하는 대구의 수비에 걸맞지 않게 수비 리딩의 부재로 대구의 공격과 수비라인 사이의 간격이 자주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강원전에서 정태욱은 대구의 수비라인이 강원의 공격진의 움직임에 현혹당하지 않도록 라인을 침착하게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고, 심지어는 대구가 간헐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하면 순간적으로 오프사이드 라인을 중앙선까지 끌어올리며 대구의 컴팩트함을 유지시켰다. 이러한 시도는 대구의 전방 압박을 성공시켰고, 그는 대구의 첫 골의 기점이 되는 전방 패스까지 투입하였다.

 

 

김선민1.JPG

[3] 강원의 오른쪽 공격 상황. 강원의 패스에 왼쪽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3번 김우석이 끌려나간다.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빠르게 들어오는 김선민.

 

 

김선민1.gif

[4] 공간을 커버하던 김선민에게 공이 이어지고, 그는 좋은 전진패스를 세징야에게 넣어준다. 이 역습은 골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김선민의 수비 커버다. 대구는 츠바사의 부상 이탈 이후 여러 가지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실험해보았지만, 계속해서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아산 무궁화에서 전역 복귀한 김선민이 합류하자, 그의 수비적인 커버 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두 경기에서 양쪽으로 폭넓게 활동량을 가져가며 수비 시에는 주로 패스 길을 막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강원전에서는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강원이 대구의 오른쪽을 공격할 때는 중앙을 커버하고, 강원의 공격이 대구의 왼쪽에서 이루어질 때는 수비라인까지 내려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며, 흐트러진 대구의 수비를 봉합하는 데 공을 들였다. 물론 이전의 대구의 미드필더에서 수비 커버를 하는 자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희훈과 박한빈도 수비 커버의 역할은 어느 정도 수행했다), 그는 공간을 넓게 사용하는 대구의 윙백들에게 좌우로 넓게 벌려주는 측면 전환 패스를 할 수 있는 능력까지 있다는 것이 그를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주로 왼쪽에서 머무르면서 공격을 전개하다가 공격이 막히면, 전환 패스를 받기 위해 전진한 오른쪽 윙백 정승원을 향해 긴 패스를 투입하며 대구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었다. 이러한 그의 다재다능함은 대구의 미드필더 진의 퀄리티를 올려주었고, 강원전에서 김선민은 대구의 3골 중 2골 모두에 기점이 되는 좋은 전진 패스를 투입하며, 대구의 승리에 엄청난 기여를 하였다.

 

오1.JPG

[5] 강원의 왼쪽 공격 상황. 황순민과 김선민이 대구의 오른쪽 수비를 지원하고 있다. 정승원과 박병현이 모두 맨마킹을 하고 있고, 정태욱이 그 뒤를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대구 오른쪽 수비의 안정화이다. 전 칼럼들에서 분석했듯, 대구를 상대하는 팀들은 모두 왼쪽을 공격의 기점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몇 경기들에서 김준엽이 부상이었을 때는, 장성원이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되었는데, 최근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던 그였기에 상대의 공략에 대구는 지속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상주전과 울산전 칼럼 참조).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주로 중앙 미드필더 혹은 오른쪽 공격수로 기용되던 정승원이 오른쪽 윙백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오른쪽 중앙 수비수 박병현이 좋은 폼으로 돌아오자 대구의 오른쪽 수비는 괄목할 만하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로 공격수로 분류되는 정승원이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하자, 수비력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 정승원은 대구의 원래 윙백들보다도 오히려 더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그러한 의구심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수비 시에도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수비하였고, 심지어 공격수 출신의 그의 공격 본능은 대구의 양 측면 활용에 더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또한, 박병현이 투지 넘치는 강력한 대인마크 능력을 다시금 보여주며, 정태욱이 스위퍼로 이동했을 때의 맨마킹 부재를 완벽하게 메꾸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황순민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오른쪽 측면 수비를 도와주고 간헐적으로 김선민까지 오른쪽 수비에 합류하자, 6월의 선수로 지정된 조재완을 비롯한 강원의 공격진은 답답한 왼쪽 공격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정리하며

 

전문 센터백 자원인 김오규와 발렌티노스가 부재했던 강원은 많은 공간을 내주며 대구의 빠른 역습에 무너지고 말았다. 또한, 이번 시즌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던 강원의 병수볼을 대구의 안정된 수비진이 꽁꽁 틀어막으며, 퇴장의 악재 속에서도 승리를 지켜냈다. 다시금 상승하기 시작한 대구가 계속 이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



더 많은 분석글들은 아래 블로그를 방문해주세요!

http://blog.naver.com/wordmmm1234

댓글 11

Wenger 작성자 2019.08.26. 22:52
 강한남자
이중간첩...
댓글
Wenger 작성자 2019.08.26. 23:02
 강한남자
부족하지만 감사드립니다!
댓글
강한남자 2019.08.26. 23:03
 Wenger
사진에 선수 이름 쓰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댓글
Wenger 작성자 2019.08.27. 00:32
 강한남자
엇 알아봐주시다니 ㅠ 감사드립니다~~~~!!!
댓글
Wenger 작성자 2019.08.26. 23:05
 릴두개구쟁이참새
감사합니다~!
댓글
Wenger 작성자 2019.08.27. 00:08
 아방뜨
펨고 미
댓글
안흔한머구아재 2019.08.27. 22:52
잘봤습니다. 확실히 김우석-정태욱-박병현이 최상의 조합이라는 점과 정승원의 윙백 변신이 괜찮다고 봤는데 비슷한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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