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상주 상무-대구 FC] 상주의 원 포인트 전술, 또 한 번 대구를 괴롭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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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성을 이겨내려는 안드레 감독의 노력"
 


2019년 9월 1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8라운드 상주 상무와 대구 FC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두 팀은 계속해서 이어 나가게 되었다. 전역자들의 마지막 홈경기였기 때문에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 시기인 병장들의 동기부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오히려 마지막 불꽃을 보여주며 대구를 괴롭혔다.

 

 

 

지난 대결과 같은 전술이었던 상주, 하지만 클래스는 더 높았다

 

 

(제 지난 22라운드 상주전 칼럼을 읽어 보시면 이해하시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이 날 경기에서 상주 김태완 감독이 보여주었던 전술은 큰 틀에서는 지난 7월 21일에 열렸던 22라운드에 열렸던 맞대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지난 경기에서 왼쪽 윙백으로 출전했던 김경준 대신 부상에서 김민우가 복귀하였고, 송시우 대신 심동운이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는 것 정도가 눈에 띄는 변화였다. 기본적으로 상주는 수비 시에는 5-3-2의 형태를 유지하였고, 공격 시에는 양 윙백을 높게 전진시키고, 김경재를 필요에 따라 전진하여 미드필더의 역할과 후퇴를 시키며 수비를 하는 포어 리베로의 역할을 맡겼다.

 

상주 외노ㅉㄱ.JPG

[1] 상주의 공격 상황. 윤빛가람과 박용지 그리고 김민우가 있는 왼쪽으로 공격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구의 수비진이 잘 수비를 하고 있는 상황.

 

상주는 지난 경기와 비슷하게, 공격 시에는 주로 왼쪽 (대구의 오른쪽)으로 공을 보내 김민우, 윤빛가람, 그리고 심동운과 박용지를 번갈아 투입하며 공격을 시작했다. 왼쪽을 책임지는 김민우가 복귀하자, 상주의 왼쪽이 공수 양면에서 한층 더 활발한 모습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수비력보단 공격력이 더 좋은 김경중이 선발 출전했을 때와는 달리, 김민우의 왼쪽 라인은 수비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대구가 최근 경기들에서 대세가 라인을 통해 왼쪽 측면을 공략하다가 오른쪽의 빈 공간을 정승원의 전진을 통해 활용하는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이에 맞서 양쪽으로 길게 늘어뜨린 상주의 백5의 형태와 그중 왼쪽 윙백인 활동량이 좋은 김민우가 활발하게 정승원을 수비해내자, 대구의 공격은 답답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지난 맞대결에서 대구의 엉망이었던 수비 조직력과는 다르게,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박병현과 정승원, 그리고 뒤를 받치고 있는 정태욱이 좀처럼 쉽게 상주의 왼쪽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상주의 지속적인 공격에 황순민이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자 대구 안드레 감독은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황순민을 수비력에 좀 더 강점이 있는 왼쪽 중앙 미드필더 김선민과 자리를 바꾸어 대비를 하도록 했다. 결국 왼쪽에서의 공격이 지난 경기처럼 쉽게 풀리지만은 않자, 상주 김태완 감독은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한 이태희를 지난 경기보다 조금 더 높은 위치로 전진시켜 필요에 따라 측면 전환 패스를 받도록 했다.

 

 

 

상주 역습.gif

[2] 상주의 수비가 성공하는 장면. 대구의 뒷 공간을 향해 달리는 박용지까지 좋은 패스가 연결된다. 결국 역습을 통해 득점하는 상주.
 

또한 상주의 김태완 감독은 공격진이 대구 수비진에게 공을 뺏기면, 대구가 빠르게 역습을 이어 나가지 못하도록 사방에서 전방 압박을 할 것을 지시했다. 전역하는 선수들이 많은 상주의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었던 것과는 달리, 그들은 매우 성실하고 빠른 전방 압박을 수행하며 대구의 역습을 적절하게 방해하였다. 압박을 해서 패스를 끊어내면 상주의 공격진은 대구의 뒷 공간을 노리도록 하였다. 결국, 상주의 이러한 노력에 역습의 템포가 느려진 대구는 지공 상황을 이어 나갈 수밖에 없었고, 이마저도 전진 패스를 성공시키지 못하자 상주의 조직적인 압박에 볼을 탈취 당하고 역습으로 실점까지 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간결한 터치로 인한 역습이 힘들어진 대구는 역습을 에드가를 향한 롱볼을 통해 진행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상주는 공중볼 수비에 장점이 있는 중앙 수비수 마상훈이 주로 에드가와 공중볼 경합을 하며 대구의 역습을 대비하도록 하였다. 상주는 전반 내내 대구를 강력하게 압박하는데 성공했고, 별다른 위협을 당하지 않고 수월하게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다이렉트 공격, 안드레 감독의 승부수

 

 

후반이 시작하자, 안드레 감독은 왼쪽 윙백 김선민을 빼고 히우두를 투입하는 수를 두었다. 이에 황순민을 왼쪽 윙백으로 옮기고, 김대원이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매우 공격적인 변화였다. 히우두와 세징야를 통해 가능한 한 파울을 얻어내고, 가능한 한 골대 쪽으로 롱 볼을 투입하여 공중볼 싸움에서 승부를 보려는 심산이었다.

 

 

상주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수비수 백동규를 투입하며 대구의 공격에 대비를 했고, 공격적으로 전진한 대구의 뒷 공간을 요리하기 위해 류승우를 투입하였다. 이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안드레 감독은 수비수 김우석까지 공격수 오후성으로 교체하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다만 이러한 교체 카드들 중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햄스트링 부상을 달고 뛰던 정승원이 경기 초반의 충격과 김민우를 상대한 탓에 경기 막판 체력 고갈로 제대로 뛰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음에도, 한 장 남은 교체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고 결국 경기 종료까지 카드를 두 장만 사용하며 풀타임을 소화하도록 한 점이었다. 아무리 A매치 휴식기가 있고 백업 장성원의 폼이 좋지는 못하지만, 시즌 내내 부상 악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대구 입장에서 이러한 선택은 선수 관리에 있어 매우 우려되는 결정이었다.

 

 

PK.gif
[3] 대구가 PK를 얻어내는 장면. 개인적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나, 대구는 이러한 공중볼 경합을 통해 득점을 해낼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한다.
 

 

 

후반 동안 대구는 굉장히 단순한 패턴으로 황순민과 정승원이 크로스를 투입하며 상주를 괴롭혔다. 아쉬운 찬스를 놓치긴 했지만, 교체 투입한 히우두는 중앙과 측면을 활발하게 오고 가며 체력이 떨어진 대구 공격진에게 활력을 불어넣으며 공격을 전개하였다. 상대의 골문 근처로 볼을 투입하는 공중볼을 이용한 공격이 원래는 단순하고 확률이 낮은 공격이라고 볼 수 있지만, 빌드업을 통한 공격이 확률의 더 낮은 상황에서 공중볼이 강한 선수들이 있는 대구를 생각하면 꽤나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대구는 실제로 후반 동안 얻어내었던 8개의 파울 중에 거의 대부분을 위치에 상관없이 골대 가까이 투입하며 공중볼 싸움에서 승부를 보았다. 결국 이러한 공중볼 경합에서 대구는 노력의 결실을 페널티킥을 얻어내 득점하며 얻어내었다.

 

 

 

정리하며

 

 

비슷한 전술 컨셉을 들고 나왔던 두 팀의 맞대결이 매우 흥미로웠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팀을 상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대구로써 이 경기가 앞으로의 힌트는 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대구는 지난 상주와의 맞대결에서 별 다른 발악을 해보지도 못하고 패배했던 경험을 조금이라도 씻어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상주는 전역자들의 마지막 홈 경기에서 근 2년간 응원해주었던 팬들 앞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멋지게 예비군마크를 달게 되었다.

 

더 많은 분석은 아래 블로그를 방문해주세요!

 

 

 

 

댓글 2

Wenger 작성자 2019.09.02. 16:26
 아방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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