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경남과 울산의 극장 승부 속 키워드, 측면과 용병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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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기다리던 K리그가 돌아왔다. 추석 연휴에...


최대한 많이 봐보고 글을 써봤습니다.

개축이랑 조축이 이렇게 그리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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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기다리던 K리그가 돌아왔다. 추석 연휴에 열리는 K리그1 29라운드, 그 첫 경기는 9월 14일 오후 5시에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 울산의 맞대결이었다. 결과는 3 대 3. 추석에 열린 경기답게 정말 풍성한 골들이 터졌다. 경남, 울산, 경남, 울산, 울산, 경남 순으로 골이 터졌고, 경기막판에는 VAR도 있었다. 그야말로 추석 특선영화보다 스릴 있는 '극장 승부'가 펼쳐졌다. 한가위를 밝혀준 경남과 울산의 진검승부, 그 속으로 다시한번 들어가보자.

경남과 울산에게 측면이란
 순위표로 경남과 울산을 평가한다면, 두 팀은 너무나 멀다. 경남은 강등권 바로 위 10위에 위치해 있고, 울산은 선두권인 2위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두 팀의 경기 스타일만큼은 큰 공통점이 있다. 두 팀 모두 공격 시 측면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즉, 경남은 잔류를 위해, 울산은 우승을 위해 뛰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유사하다는 것이다.
 경남의 경우, 중앙-측면-중앙의 순서로 공격을 전개한다. 중앙엔 제리치라는 수준급 공격수를 배치하고, 중원의 쿠니모토에게 공을 배급받은 측면의 이광진, 오스만 등이 중앙으로 공을 배급해주는 방식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것이다. 울산은 선수자원이 좀 더 풍부하기 때문에, 공격의 순서가 경남처럼 정형화되어있지는 않다. 울산의 경우 측면부터 공간을 창출해내는 패스플레이로 상대의 측면을 공략한다. 이동경, 김보경 등 중앙에서 뛸 수 있는 자원과 김인성, 황일수, 김태환 등 전형적인 측면자원이 모두 측면플레이에 가담하면서 측면공간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공격방식은 상대 수비간격을 벌리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울산은 측면의 공략에서 멈추지 않고, 중앙으로 돌파해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해낸다.
 이번 경기 역시 양 팀의 측면대결이 경기의 핵심이었다. 총 6골 중 3골이 측면에서의 크로스를 통해 골이 터졌다. 또한 나머지 3골 중 1골은 측면에서 얻어낸 PK에서 나온 골이었다. 남은 두 골의 경우, 과정은 중앙을 거쳤으나, 중앙에서 측면으로 나가다가 슛을 때려 나온 골이었다.


측면공격, 그리고 백쓰리와 압박의 대결
 위에 설명한 것처럼 두 팀은 측면을 주 공격루트로 사용한다. 하지만 항상 공격에만, 그리고 측면플레이에'만' 집착하는 건 아니다. 공격도 결국 수비에 성공해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격전술과는 다르게 두 팀의 수비전술은 차이가 있다.
 경남의 경우 효율적인 공수를 위해 중앙수비에 세 명을 배치한다. 중앙수비 두 명을 사용한다면(백4) 수비 간 간격이 너무 넓어지고, 전방에 너무 많은 선수들을 비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그래서 단순한 공격루트를 가장 충실히 구현해줄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측면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중앙수비에 집중하는 것이다. 울산은 상대의 전진을 방해하고자 강한 압박을 사용한다. 이러한 베이스 위에서 측면 공격을 통해 상대를 공략한다. 일명 '육상부'라고 불리는 울산의 공격자원의 장점을 십분 이용한 것이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지난 라운드에서 경남은 강원에게 0대2로 패했고, 울산은 인천에게 3대3으로 비겼기에, 양 팀의 수비력 싸움도 주목할 만 했다. 다시 말해, 두 팀의 경기는 측면공격으로 진행되었지만, 그 속엔 수비전술이 녹아들어있었다.

경기 베스트 일레븐 (이명재와 정동호의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두 팀의 경기를 정리하자면, '단순했던 경남과 어설펐던 울산'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웃은 건 경남이었다. 경남은 경기 초반, 울산의 헐거웠던 압박을 벗겨내고 골을 만들었다. 중원의 쿠니모토가 정확한 롱패스로 이광진에게 공을 연결했고, 이를 이광진이 크로스를 올려 제리치가 골을 만들어냈다. 중앙(쿠니모토)-측면(이광진)-중앙(제리치) 루트가 제대로 구현된 것이다. 울산은 불안한 수비력을 다시 노출했다. 하지만 이내 울산도 웃었다. 경남은 울산의 측면공략을 예측하고, 측면보다는 중앙에 선수들을 결집시켜 상대에게 과정은 내줘도 결과는 내주지 않겠다는 전술을 펼쳤다. 그러다보니 수비가 너무 중앙으로 몰렸고, 이근호의 감각적인 패스를 주니오가 받아 경남의 중앙수비 바로 옆에서 골을 만들어냈다. 
 이와 비슷한 패턴이 전반에 한번 더 나왔다. 골을 넣은 울산은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경남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경남의 윙백 오스만이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이광진에게 롱패스를 건냈고, 이광진은 바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는 제리치 머리를 스치며 뒤의 룩에게 연결되었고, 룩은 이를 오스만에게 다시 내줬다. 오스만은 통렬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이 역시 중앙(오스만)-측면(이광진)-중앙(제리치, 룩, 오스만) 루트가 구현된 골이었다. 물론, 이내 나온 울산의 골 역시 주니오의 동점골과 비슷했다. 이동경이 중앙에서 측면 쪽으로 뛰면서 이근호를 사용해 2대1 패스를 한 후 중앙수비 옆에서 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경남은 백쓰리를 통한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가져갔고, 울산은 강한 전방압박을 통해 상대의 전진을 저지했다. 기동력이 부족했던 경남은 전반동안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울산 역시 소유보다는 압박에 집중하면서 전반동안 결정적 찬스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후반에는 울산도 경남도 측면을 이용해 골을 만들어냈다. 이명재의 크로스를 받은 주니오가 3대2를 만드는 골을 만들어냈다. 이명재의 명품크로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울산은 전반전의 강한 전방압박으로 소진한 체력을 커버하기 위해 수비적인 전술을 가져가면서 중원 및 전방에서의 압박강도를 줄이고, 수비라인을 내렸다. 경남을 이를 잘 이용했다. 교체투입된 특급조커 배기종이 반대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받으러 측면에서 전방으로 쇄도해들어가던 이광진이 페널티킥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제리치가 PK득점을 성공하게 되면서 3대3을 만들게 된다. 지난 라운드 인천과 3대3으로 비긴 울산의 나약한 모습이 또 나타난 순간이었다. 이 직후 나온 울산은 코너킥에서 김인성이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되었다.


엎치락뒤치락 승부, 결국엔 용병술이었다
 이렇게 두 팀은 도망가면 따라가는 모양새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를 만들어냈다. 경남의 단순하지만 안정적이고 확실한 전술, 울산의 풍부하고 다양한 자원을 활용한 전술이 만나 팽팽한 승부를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단순하게 양 팀의 전술싸움으로만 정리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후반 막판 양팀의 용병술도 볼만했기 때문이다.
 경남은 후반 29분 경 중앙수비수 배승진을 빼고 윙 자원인 배기종을 투입했다. 백포로 수비를 전환하고, 공격에 더 많은 선수들을 투입한 것이다. 배기종의 경우 빠르고 정확한 공격수로 제리치의 포스트플레이를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선수라는 김종부감독의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경남의 예측은 적중했다. 제리치 뒤로 빠지는 배기종의 크로스를 쇄도하면서 받으려는 이광진이 김보경에게 걸려 넘어진 것이다. 여기에 김보경이 이동경을 대신해 교체투입된 선수라는 걸 생각했을 때, 이는 경남 용병술의 완벽한 승리라고도 볼 수 있었다. 또한 경남이 이러한 기회창출을 해낸 것은 후반 33분, 울산이 이근호를 빼고 주민규를 투입하면서 공격 '기동성'을 약화시킨 것도 한 몫을 했다. 만약 울산이 이근호를 이용해 상대 수비의 간격을 벌리는 플레이를 더 가져갔다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교체였다. 특히 상대가 포백으로 전환하면서 수비 간격이 넓어질 여지가 생겼는데도 이러한 교체를 단행한 것은 더욱 아쉽다. 분명 주민규가 후반 추가시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맞지만, 이러한 플레이도 결국 동점골을 허용했기에 나왔기 때문이다.

경남의 교체 후 전술(이명재와 정동호의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김종부 감독의 교체는 도박이었고, 실패할 뻔 했다. 백포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수비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특히 제리치의 동점골 이후 울산의 매서운 공격에서 강민수가 오프사이드 트랩에서 빠르게 빠져나왔다면 어찌될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종부 감독은 도박에 성공했고, 선두권에게서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2대3으로 지나 3대4로 지나 똑같다는 계산에서 나온 판단이 제대로 들어맞은 것이다.

 

경기 결과 : 3대3 (경남 : 제리치 2골, 오스만 - 울산 : 주니오 2골, 이동경)
내맘대로 MOM : 제리치(완벽한 포스트 플레이, 멀티골)


  추석 연휴 벌어진 울산과 경남의 K리그1 29라운드 경기. 많은 사람들은 울산의 손쉬운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3대3. 울산은 지난 인천 원정에서 극장골을 허용하며 3대3으로 비긴 이후 또 똑같은 과정, 똑같은 점수로 승점 2점을 까먹어버렸다. 결국 선두 전북과의 승점차는 3점으로 벌어졌다. 이제 눈여겨 볼 것은, 울산이 전북을 따라잡을 지 하는 선두경쟁이다. 잔류경쟁중인 세 팀(경남, 제주, 인천) 중 두 팀에게 두 경기 6실점을 한 울산이 어떻게 수비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여부도 분명 주목해볼 만 하다. 물론, 경남의 끝나지 않은 잔류경쟁도 지켜볼 만 하다. 과연 경남의 제리치 매직은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댓글 8

아방뜨 2019.09.15. 13:22
언제나 좋은 전술적 분석 감사합니다! 요것도 펨미 ㄱ?
댓글
킹종부 2019.09.15. 13:36
확실히 전반 울산이 3톱으로 경남 수비를 적극적으로 흔들 때랑 후반 체력적인 문제인지 다소 굳어진 몸놀림이 나올 때 차이가 컸음

다만 주니오 컨디션이 극상은 아니었던지라 경남이 무승부를 건딤
댓글
룸동아웃 2019.09.15. 13:46
주니오 김인성이 하나만 더 넣었어도...
댓글
푸른별이되리라 2019.09.15. 19:13
울산이 선두 경쟁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MacGyver 2019.09.15. 23:46
갠적으론 이광진 mvp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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