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축구저널 그날]10.24 '울산' 김병지가 포항에게 골을 넣은 날

'축구저널 그날'입니다

오늘이 그 전설적인 날이더라구요

히히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6623852&memberNo=6525744

[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누군가 "K리그에서 관중이 가장 많은 더비가 무엇이냐"고 묻는...


 

 

 누군가 "K리그에서 관중이 가장 많은 더비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 답은 단연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가 될 것이다. 하지만, "K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달라질 수도 있다. 포항과 울산의 '동해안더비' 역시 슈퍼매치에 뒤지지 않을만큼 풍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축구저널 그날'에서는 동해안 더비의 역사 속 가장 뜨거웠던 경기 중 하나를 조명하려 한다. 오늘 조명할 경기는 바로, 강산이 바뀌어도 두번은 바뀌었을 21년 전, 그러니까 1998년, 그 때의 10월 24일에 펼쳐진 경기다. 즉, 1998년 K-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포항과 울산의 경기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은 울산의 레전드이자 포항의 레전드, 그리고 대한민국의 레전드 '김병지'다.

그때, 지금과는 좀 많이 달랐던, 그때
 '그 날'을 설명하기 전에, '그 년(年)'부터 설명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1998년의 K리그는 지금의 K리그와는 약간 달랐다. 당시의 스폰서는 KEB하나은행이 아니고 현대였다. 명칭같은 경우, 'K-리그'가 정식 명칭이었다. 또한 당시에는 플레이오프 제도가 존재했다. 이쯤되면 '약간' 다른 건 아닌 것 같다. 아니, 이 세 가지 말고도 다른 점들이 더 있었으니, '많이' 달랐다고 해야 할 듯 싶다. 그렇다. 1998시즌의 K-리그가 지금의 K리그와 다른 점은 위 세 가지를 제외하고도 생각보다 많다. 다만, 이번시간에는 다른 점을 세 가지 정도만 더 꼽아보도록 하겠다.
 우선 첫번째 다른 점은, 당시에는 프로축구팀이 대한민국에 단 10팀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2부리그라는 것도 없었다. 지금 대한민국에 프로축구팀이 22팀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 적은 숫자다. 당시 K리그에는 수원 삼성,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전남 드래곤즈, 부산 대우 로얄즈, 전북 다이노스, 부천 SK, 안양 LG 치타스, 대전 시티즌, 천안 일화 천마가 있었다.(위 팀들의 순서는 성적 순이다.) 추억의 이름들도 있는가 하면, 지금 K리그에는 없는 이름을 가진 팀들도 몇 있다. 어쨌든, 당시의 K리그는 10팀이 '오순도순' 모여 리그를 진행했다고 한다.
 두번째 다른 점은, 1998시즌 정규리그는 프랑스 월드컵이 끝난 이후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7월 18일에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늦게 끝난 것도 아니다. 당시 정규리그에서는 각 팀 당 18경기만을 치뤘다. 물론, 포스트시즌이 존재했으나,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더라도 전체 시즌이 10월 31일에 끝났다. 3월달에 시작해서 12월달까지 하는 지금의 K리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만, 프랑스 월드컵 전에 K-리그 팀들이 경기를 아예 안한 것은 또 아니다. 당시 K리그는 정규리그 대신, 컵 대회 두 개를 진행했다. 아디다스 코리아컵과, 필립 모리스 코리아컵이 그것이다. 이 대회들은 여느 컵대회와는 조금 달랐다. 아디다스 코리아컵은 10팀을 A조와 B조로 나눠 각 조에서 리그전을 진행한 후 준결승과 결승을 진행했다. 필립 모리스컵은 10개 팀이 풀 리그 방식으로 우승을 다퉜다. 아디다스 코리아컵은 울산이, 필립 모리스 코리아컵은 부산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 당시 K리그의 정규리그는 단 4개월만에 끝이 났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점은, 1998년 K리그엔 '무승부가 없었다'는 것이다. 1998년, K리그는 인기상승을 위해 굉장히 신선한(?) 점수집계 방식을 도입했다. 승리는 3점, 연장 승리는 2점, 승부차기 승리는 1점의 승점을 주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말도 안되는 방식이지만, 당시엔 이런 규칙이 존재했다. 여담이지만, 당시 천안 일화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는 승부차기 끝에 5대5까지 갔지만, 조명탑이 없는 관계로 제비뽑기로 승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그 결과는 천안의 승리였다. 그만큼 그때의 K-리그는 지금과는 참 달랐다.


1998년, K리그의 전성기
 당시와 지금의 차이점을 설명하다보면, 약간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라떼는 말이야'라고 하는 어르신 분들이 생각난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당시의 제도 말고, 선수들을 이야기한다면, 이질감은 싹 가시리라 확신한다. 지금 TV나 뉴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당시엔 그라운드를 누볐기 때문이다. 당시의 K리거들은 실력으로, 그리고 또 외모로도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는 K리그의 역대급 흥행. 당시 K리그는 평균 관중 11780명을 달성했다. 생각보다 적어서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K리그 경기장들이 전남과 포항의 경기장을 빼면 모두 종합경기장이었다는 점과, 당시 경기장들의 좌석 수는 많아야 3만명이었고, 대부분의 경기장의 좌석 수는 2만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당시의 인프라에서 평균관중 11780명은 엄청난 수치였다.
 그리고, 그러한 흥행 가운데에는 'K리그 트로이카'라 불리는 이들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동국(당시 포항), 안정환(당시 부산), 그리고 고종수(당시 수원). 그들은 한국 축구를 선도할 신세대라 불리며 K리그에 기분좋은 파장을 일으켰다. 'K리그 트로이카'는 출중한 외모와 실력을 앞세워 수많은 팬들을 거느렸다. 물론, 1998년에는 이들 말고도 김병지와 유상철, 이임생, 박성배, 노상래 등 걸출한 스타 선수들이 즐비했다. 특히, 당시 유상철은 득점왕을 수상하면서 울산의 정규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 때 K-리그를 이끌었던 주인공들은 지금은 감독으로, 해설위원으로, 또는 아직까지 선수로 K리그를 빛내주고 있다.
 그렇게, 1998년의 K-리그는 K-리그 특유의 감성으로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200만 관중 돌파도 이때 처음 이루어졌다. 또한 사상 처음으로 단일 라운드에서 10만명의 관중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그때만큼의 전성기가 왔다고 이야기하는 K리그 팬들은 지금도 찾을 수 없을만큼, 1998년의 K-리그는 센세이셔널 그 자체였다. 물론, 당시에도 K리그가 '국대를 위한 K리그'였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1998년의 포스트시즌
 이제야 '1998년'이 아닌 '그 날'에 집중할 수 있을 듯 하다. 아니, 그 전에 1998시즌의 '포스트시즌'을 잠시만 기억해보도록 하자. 1998시즌의 포스트시즌 참가팀은 총 네 팀이었다. 정규리그 4위 전남 드래곤즈, 3위 포항 스틸러스, 2위 울산 현대, 1위 수원 삼성이 그 주인공들이다.
 1998년의 포스트시즌은 4위 전남과 3위 포항의 '제철가더비' 준플레이오프로 막을 올렸다. 10월 13일, 포항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전남을 포항 스틸야드로 불러들였다. 결과는 0대0.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러시안 룰렛 끝에 포항이 5대3으로 승리했다. 그렇게, 플레이오프 진출팀은 포항이 되었다.
그리고 4일 뒤인 10월 17일, 포항은 플레이오프에서 '동해안 더비' 라이벌, 울산 현대를 만난다. 1차전은 포항 스틸야드에서 진행되었다. 결과는 3대2 포항 승리. 그야말로 '포항 극장'이었다. 후반 44분까지만 해도 1대1로 흘러가던 경기였으나, 후반 막판에 세 골이 터진 것이다. 후반 44분, 포항의 최문식이 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4분 후 울산의 김종건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포항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포항은 그대로 식어버릴 용광로가 아니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포항의 백승철이 결승골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1차전은 포항이 가져가게 되었다. 울산 고재욱 감독의 뾰로통한 표정이 압권이었다. "그러나, 포항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는 일은 없었다. 준플레이오프와 1차전에서 너무 많은 힘을 쏟아낸 포항은 이어지는 2차전에서 거짓말같은 극장패를 당했다." 그 2차전의 이야기가 바로 오늘의 주제다.
 그리고 대망의 챔피언 결정전, 울산은 정규리그 우승팀 수원을 만난다. 수원은 1차전(울산 홈)에서 신홍기의 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가져갔고, 2차전(수원 홈)에서 0대0으로 비기며 우승을 확정짓는다.


1998년 10월 24일
 이 날이 기념비적인 날이라 불리는 이유는 울산의 역전 드라마가 너무나 말도 안되었기 때문이다. 골키퍼가 경기 막판에 상대 진영까지 올라와서 골을 넣고, 그 골이 플레이오프 전체를 결정짓는 골이 될 확률은 거의 벼락에 맞을 확률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 날에는 그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바로, 울산의 골키퍼 김병지가 골을 넣은 것이다.
 플레이오프 2차전, 보라색의 홈 유니폼을 입은 울산은 울산 공설운동장에서 흰색 유니폼의 포항을 상대했다. 울산은 홈 이점을 살려 경기를 지배했다. 그 결과, 후반 26분에 울산 유상철이 얻은 프리킥을 김현석이 차넣으면서 챔피언 결정전 진출의 불씨를 당겼다. 하지만 후반 40분, 포항 박태하의 동점골로 승기는 다시 포항에 넘어가는 듯 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후반이 끝나갈 무렵, 울산은 마지막 세트피스 기회를 얻었다. 모든 선수들이 포항 진영에 모였다. 그 사이에는 울산의 골키퍼 김병지도 있었다. 김병지는 상대 진영으로 뛰어가며 감독에게 "나가도 되냐"물었고, 당시 고재욱 감독은 마지막 순간이었기에 허락했다고 한다. 결국 김병지는 김현석의 프리킥을 헤더로 연결했고, 그 공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렇게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당시에는 원정 다득점 제도가 없어서 합계스코어가 같으면 승부차기를 진행했다. 김병지는 여기에서도 빛났다. '적토마', '고든요' 고정운은 포항의 첫 키커로 나섰지만, 김병지의 선방에 막혀 실축했다. 두번째 키커는 1차전 결승골의 주인공 백승철. 하지만 김병지 앞에서 너무 생각이 많았던 것이었을까. 백승철이 찬 공은 골대 왼쪽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그리고 울산의 네번째 키커 장형석이 골을 성공시키면서 1998년의 플레이오프는 끝이 났다. 그렇게 포항은 승부차기에서 1대4로 패했다. 다시 말해서, 울산은 승부차기에서 포항을 4대1로 꺾으며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고재욱 감독은 승부차기 내내 경기장을 쳐다보지 못하며 기도를 드렸고, 승리가 확정된 후에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포효했다. 그야말로 극장승부였다.

  이 날로서 동해안 더비는 더욱 치열해졌고, 운명의 장난인지 15년 후 12월 1일에는 사실상 결승과 같은 최종전에서 1위 울산과 2위 포항이 만난다. 그리고 그때는 포항이 울산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 또한 이 날의 주인공 김병지는 그렇게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골키퍼로 손꼽히게 되었다. 그리고 3년 뒤, 2001년에 김병지는 국내선수 최고 이적료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포항으로 이적한다. 이 역시 김병지가 넣은 골만큼 거짓말같은 상황이었다. 이후 울산은 포항에게 오랫동안 승리하지 못하며 '김병지 저주'에 걸리기도 했다. 그렇게 동해안 더비는 김병지 한 명을 통해서 수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댓글 7

갓천갓프시 2019.10.24. 14:45
 배슬기짜지면닉변
저경기 보신거면 아저씨 나이가 대체....
댓글
안녕고래 2019.10.24. 14:54
 배슬기짜지면닉변
... 저랑 나이 비슷하시네..
댓글
punk73 2019.10.26. 16:49
이거 중계로보고 쌍욕 나왔음
댓글
punk73 2019.10.26. 16:49
그런데 김병지가 우리팀으로 오더라
댓글
메테오라 2019.10.30. 08:59
진짜 쌍욕 나왓는데 그 김병지가 포항으로?? 했을땐 띠용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정보/기사 2025 FA예정 명단 18 김태환악개 5169 31
츄르토토 국내축구갤러리 츄르토토 규칙 + 국축갤 토사장 명단 42 Lumine 5166 27
정보/기사 2024 시즌 K리그1-K리그2 유니폼 통합정보 10 뚜따전 6539 11
자유 2024년 국내 축구 일정(K리그1~K4리그) 11 미늘요리 14974 36
에펨/로스터 국내축구갤러리 FOOTBALL MANAGER 로스터 공지 (7월 7일 베타업데이트) 120 권창훈 27496 57
가이드북 K리그1 가이드북 링크 모음집 13 천사시체 16636 39
자유 ❗이것만 있으면 당신도 프로 플스인! 개축갤 뉴비들을 위한 필독서 모음❗ 31 뚜따전 41868 45
자유 국내축구갤러리 2024 가이드 7 권창훈 30244 27
인기 창원 시의원 "경남FC를 창원으로 가져와 기초자치단체 최초 3개 스포츠구단 보유 도시 만들어보는건 어떤가" 22 창원축구센터 388 24
인기 아이유 팬덤 “상암벌 잔디관리 부족, 공단 감사하라” 요청에 감사청구 3 롤페스 161 15
인기 이러다 ACL 홈 경기 못 한다…K리그 클럽 라이선스에 ‘잔디’ 항목 추가하자 [긴급진단=K리그 잔디가 아프다…이렇게 해봅시다②] 1 히든풋 62 11
자유
기본
지예은 26 0
자유
기본
임윤아 41 0
자유
기본
김병지의꽁지머리 36 2
자유
이미지
Sso! 44 1
자유
기본
투페이스 70 7
자유
기본
지수연 29 1
자유
기본
부산빠순구 50 1
자유
기본
아네트 87 6
자유
기본
등킨도나쓰 120 10
자유
기본
samchon85 56 6
자유
기본
HDC로얄즈 78 6
자유
기본
함께뛰는서울 55 0
자유
기본
부산빠순구 102 4
자유
기본
천사시체 62 3
자유
기본
김병지의꽁지머리 75 4
자유
기본
보리스 29 1
자유
기본
지수연 106 4
자유
기본
슈화 21 0
자유
이미지
Sso! 76 4
자유
기본
지수연 12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