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데이터 주의] 늦은 만큼 기나긴 대구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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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udozing.blogspot.com/2019/10/fc.html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상대전적 3전 3무. 2017시즌, 2018시즌 상대전적 전승이라는 기...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상대전적 3전 3무. 2017시즌, 2018시즌 상대전적 전승이라는 기록이 머릿속에서 희미해질 만큼, 이제는 껄끄러운 상대가 되어버린 대구FC가 파이널 라운드 첫 상대였다. 심지어, DGB대구은행파크 원정이다.
  파이널A(구 상위 스플릿) 데뷔전 VS 리그 우승 도전이라는 관전 포인트도 있었던 경기였다. 대구는 K리그2(당시 K리그 챌린지)에서 승격, K리그1(당시 K리그 클래식)으로 돌아온 2017시즌부터 지금까지 파이널 라운드에서 패가 없었다. 과연 파이널 라운드 무패행진이 파이널A에서도 이어질지 기대하는 팬들도 많았다.
  울산은 김도훈 감독 부임 이후, 파이널 라운드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17시즌 1승 4패, 2018시즌 2승 1무 2패로 뒷심이 약한 면모를 보여왔다. 전북과 역대급 우승 경쟁이라는 평이 많은 이번 시즌에도, 일단 정규리그를 1위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2위 전북과의 승점차는 겨우 1점. 파이널 라운드에 약한 울산으로서는 반드시 지난 시즌과 다른 뒷심을 보여줘야 했다. 그리고 그 첫 단추가 바로 34라운드 대구 원정 경기였다.

 


 


  3-4-1-2 포메이션로 나선 대구에 맞서 울산은 오랜만에 4-1-4-1 포메이션을 선발로 내놓았다. 리그 중반기 이후부터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던 강민수가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주니오, 김인성, 이동경, 이명재, 김태환 등 가장 공격적인 선발 조합을 꾸린 모습이었다. 첫 경기에서 어떻게든 승리하겠다는 김도훈 감독의 다짐이 엿보이는 선발 라인업이었다.
  최정예 대 최정예, 기용할 수 있는 한 최선의 전력으로 맞붙은 두 팀은 전반전 초반부터 확실한 팀 컬러를 보여주었다. 대구는 본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축구를 했다. 수비시에는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며 울산의 전진을 막아섰고, 공격시에는 세징야, 김대원부터 빠르게 전진하며 역습을 노렸다. 전반전 초반 대구의 세 차례 공격 기회가 그 진면목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울산의 골문 근처에서 대구는 망설임이 없었다. 최전방의 에드가가 공을 받아서 돌려주면 세징야와 김대원이 빠른 템포의 슛을 시도하는 패턴 플레이를 시도했다. 울산의 수비에 굴절되며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매우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초반 대구의 공세에 당황한 것처럼 보였던 울산은 이내 제 플레이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대구의 역습을 침착하게 막아내고, 울산도 빠른 템포의 역습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주니오가 얻어낸 PK였다.

 



  조현우의 선방에 막혀 결국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이 파울의 실책은 정태욱에게 심리적인 불안감을 안겼다. 전반 20분, 믹스의 근성이 만들어낸 선제골에 주니오의 기록되지 못할 도움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PK 이후, 대구는 울산의 역습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는지 수비 방식을 바꾸었다. 수비 진형을 어느정도 뒤로 물리면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었다. 최전방의 김대원-세징야-에드가 또한 섣부르게 압박을 시도하기 보다 중원 지역까지 물러나며 울산의 전진을 막았다.
  대구가 내려서자, 울산은 후방 빌드업을 통해 이를 공략해나갔다. 특히 왼쪽의 불투이스와 이명재를 통한 빌드업을 자주 활용했는데, 이는 대구의 최전방 수비의 불균형을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였다. 빠르고 역동적인 김대원이 지키고 있는 오른쪽 측면보다는, 상대적으로 기동력이 떨어지는 에드가의 왼쪽 측면을 이용하려 했던 것이다.

 


  '측면의 에드가'라는 약점을 노린 빌드업 작업은 울산의 선제골 장면에도 드러났다. 이명재와 박용우가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주고 받는 동안 이 둘을 견제해야 하는 에드가는 압박할 상대를 쉽사리 선택할 수 없었다. 결국 에드가가 이명재에게 간 패스를 쫓아 자리를 이탈하는 순간, 리턴을 받은 박용우에게 전진 패스를 할 공간이 생겼고, 이 패스가 결국 선제골의 시작점이 되었다.

 


  실점 이후 대구는 다시 한번 수비 방식을 바꾸었다. 팀 전체의 위치를 끌어올리며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후방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던 울산에게는 위협적인 수비 방식이었다.

 


  울산은 여유롭게 공을 전진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처리가 급해지자 미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대구의 공세가 이어졌다. 울산은 남은 20여분의 시간 동안 두세 번의 공격 찬스 밖에 잡을 수 없었고, 대구는 계속해서 울산의 골문을 노렸다. 울산 입장에서는 김승규와 불투이스-강민수의 컨디션이 좋았던 게 다행일 정도였다. 세 선수는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수차례 호수비를 보여주었다.

  후반전 들어 울산은 이동경을 빼고 황일수를 투입했다. 올시즌 거의 매 경기 마다 등장한 교체 패턴이다. U22룰로 출전한 선수는 후반전 황일수와 교체 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 교체 패턴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다. 아직 어린 이동경의 능력을 과신하는 것이 아니다. U22룰로 출전하는 이동경과 황일수의 플레이 스타일이 너무나도 다르고, 이 변화가 팀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후반전에 투입되는 황일수는 왼쪽 윙어 자리에 서게 된다. 이에 따라 울산 2선의 선수 구성은 김인성-믹스-김보경-이동경에서 황일수-믹스-김보경-김인성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 조합의 변화로 팀의 경기 운영이 전혀 달라지게 된다.
  전반전의 2선을 먼저 살펴보자. 믹스, 김보경, 이동경은 중앙 지향적인 선수이다. 공을 잘 다루고, 패스를 하는 유형으로 빌드업의 한 축을 담당한다. 울산은 이 선수들의 움직임과 패스워크를 통해 내려선 상대들을 공략하곤 한다. 빌드업 요원이 세명이나 전방에 존재하니, 3선의 박용우는 조금 더 후방에 머무르며 역습에 대비할 수 있고, 때때로 상대의 밀집 수비에 막혀 백 패스되는 공을 받아주는 역할만 수행하면 된다.
  이제 후반전의 2선을 보자. 이동경이 나가고 황일수가 들어왔다. 중앙 지향적인 이동경에 비해 황일수는 측면 지향적이다. 공간을 향해 침투하거나, 공을 쳐놓고 달리는 플레이를 선호하고, 그런 장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윙어 자원이다. 다시 말하자면, 빌드업에 참여하는 선수라기보다는 빌드업의 최종단계에 더 어울리는 선수라는 이야기다. 이제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선수는 믹스와 김보경 밖에 남지 않았다. 전반전의 2선과 비슷한 정도로 중원을 활용하려면 박용우가 역습 대비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전진하거나, 최전방의 주니오가 활동범위를 넓혀서 패스 플레이에 가담해줘야 한다. 하지만 후반전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주니오의 활동범위는 그리 넓지 않고, 박용우가 매번 올라오기에는 대구의 역습이 부담스럽다. 결국 울산의 중원은 전반보다 얇아지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중원에서의 공 소유가 힘드니 후반전 울산의 공격은 측면에 치우치게 되고, 자연스레 역습 일변도의 플레이가 된다.


  후반 초반 울산은 얇아진 중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후방 빌드업을 시도했다. 센터백을 넓게 벌리고, 최후방에서부터 차근차근 공을 전진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온 딱 한 번의 실수로 세징야에게 동점골을 내주게 되었다.
  주니오가 중원에서의 빌드업을 도와주러 내려오다 공의 낙하지점을 놓쳤고, 박병현이 끊어낸 공을 류재문이 받아 세징야에게 연결했다. 빌드업을 위해 벌어졌던 센터백은 세징야에게 문을 열어준 꼴이 되었고, 세징야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후 후반전은 역습과 역습이 이어지는 경기 내용이 되었다. 울산은 역습으로 밖에 경기를 풀어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고, 대구는 역습에 익숙한 팀 답게 매 역습마다 슛으로 마무리 지으며 경기를 이어나갔다. 양 팀의 경기 기록을 참고하면, 대구가 18개의 슛 중 7개의 유효슛을, 울산은 6개의 슛 중 4개의 유효슛을 기록했다. 대구가 울산의 3배나 되는 슛을 시도했다는 것인데, 백쓰리를 사용하는 대구를 상대로 측면 공격 밖에 시도하지 못하는 울산이 얼마나 고전했는지 알 수 있다.

  다행히 울산에는 적은 기회에도 득점을 결정지을 수 있는, 퀄리티 있는 선수들이 많다.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주민규 또한 그 선수들 중 하나였다. 주민규는 교체 투입 후 첫 볼터치를 골로 연결시켰다. (후반 35분)
  주민규의 득점 또한 역습을 통한 결과물이었다. 울산은 대구의 프리킥을 방어해낸 직후, 빠른 템포로 역습을 시도했다. 대구는 세트피스를 위해 대부분의 선수가 울산 진영으로 넘어가 있던 상태였고, 울산은 그 틈을 노렸다. 빠르고 정확한 패스 전개 덕분에 울산은 대구의 백쓰리가 채 정비되기 전에 골을 결정지을 수 있었다.

 


  후반 35분에 터진 결승골 이후로 다른 득점은 기록되지 않았고, 경기는 울산의 승리 그대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짚고 넘어갈 만한 울산의 전술적 선택이 하나 더 있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39분, 믹스를 빼고 박주호를 투입했다. 추가 시간까지 생각하더라도 경기 종료 10분을 채 안남긴 시점에 투입된 박주호는, 2선과 3선을 오가며 플레이하던 믹스와 달리 3선에 머물렀다.
  이 선택은 상당히 유효했다. 과정이 어땠든 리드를 되찾아왔고, 어차피 중원에서의 플레이는 어려워졌으니 패스 플레이를 위한 빌드업 요원을 셋이나 보유하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측면의 빠른 윙어들에게 공을 전달할 역습의 기점 역할은 김보경과 박용우에게 맡기고, 박주호는 대구의 역습을 막는 것에 집중했다.
  어떤 스포츠든,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나 팀이 위기를 맞았을 때, 팀의 에이스에게 의존해 게임을 반전시키려는 플레이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런 양상은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김도훈 감독은 그 점을 역이용해, 박주호를 투입, 세징야에게 맨마킹을 붙였다.

 


  박주호는 주어진 역할을 100% 수행해냈다. 마지막 장면에서 경고를 한 장 받긴 했지만, 남은 10여 분 내내 세징야를 괴롭히며 대구의 흐름을 끊고, 기어코 세징야에게도 옐로 카드를 안겼다. 그 덕분에 울산은 후반 막판의 위기를 잘 넘겨 귀중한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

  파이널 라운드, 그 중 파이널A는 한 시즌 동안 좋은 경기와 결과를 만들어낸 상위 6팀이 격돌하는 리그다. 리그 1위 팀도 압도적인 경기를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대구와의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는 상당히 팽팽하고, 힘든 경기였지만, 울산은 무사히 승점 3점을 얻어내며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첫 단추를 잘 꿴 격이다.
  그럼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전북과의 승점차는 여전하다. 한 경기라도 미끄러지면 한 시즌 농사를 그르치게 된다. 울산의 파이널 라운드 선전과 리그 우승을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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