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상의 권위는 공정성, 역사 그리고 효과에서만 비롯된다.
- 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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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주는 주체의 권위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고개 한번쯤 끄덕일만한 공정성.
오래된 전통과 빛나는 역대 수상자들의 역사.
그리고 수상 이후 수상자에 대해 바뀌는 대중들의 인식과 수상자의 시장가치 상승효과.
그게 상의 권위를 만드는거다.
그리고 또 다른 요소가 있다면, 바로 돈이겠지.
엄청난 상금.
그런데 물론 다른 분야의 상들을 살펴보면 돈이란 것은 상에 권위를 부여하는 필수요소는 아닐게다.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프랑스 콩쿠르상의 경우 만원 남짓의 상금을 수여하니 말이다.
그러니 상금이란 것은 일종의 보완재일테지.
그런데 연맹은 개리그 연말시상식의 권위를 높인다는 이유로 상의 권위를 또다시 무너트렸다.
이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상 아니던가?
외국인과 한국인이 후보에 오르면 한국인에게 수상의 우선권이 주어지거나...
개리그 시상식임에도 기자들의 투표에서 국가대표팀 내 성적이 우선시되거나... 네임벨류가 우선시되거나...
사실 그런 의미에서 권위가 없었던 상 아닌가?
다 좋다.
시즌 중 벌금을 때려맞은 선수나 감독을 수상후보에서 제외하는 것.
페어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주최측의 권위를 높여 그들이 수여하는 상의 권위를 덩달아 높인다는 속셈이겠지.
그런데 과연 그렇게 만들어진 수상자에게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차라리, 수상후보가 적힌 투표용지에 시즌 중 기록과 함께 벌금기록이나 징계 기록도 함께 표기하는 방법은 어땠을까?
그랬다면 기표자 각각이 그에 대해 판단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게 차라리 더 공정하지 않았을까?
나는 연맹의 판단이 솔직히 이해가 안간다.
연맹은 허들을 높여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이전에 자신들의 행동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상의 권위를 위해 자신들이 지금까지 했었던 게 뭐가 있는지.
계속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정방식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뭐를 했는지.
대중들에게 상의 존재를 인식시키기 위해 뭐를 했는지.
빛나는 역대 수상자들의 '기록'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 잘난 상금, 높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