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1무 1패 A매치 2연전,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국대 칼럼을 써봤습니다.

사실 이 글은 좀 의견이 많이 갈릴 것 같아 조마조마 하지만

그래도 제 생각은 제대로 말해야할 것 같아서

이 글을 써봤습니다!

[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A매치 2연전이 끝났다. 레바논과 브라질을 상대한 축구 대표팀은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6914058&memberNo=6525744

 

 

 

 

A매치 2연전이 끝났다. 레바논과 브라질을 상대한 축구 대표팀은 1무 1패를 기록하고 귀국했다. 결과는 아쉽다.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레바논에게 승리하길 원했고, 브라질에게 선전하길 바랬다. 그러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레바논에게 득점 없이 0대0으로 비겼고, 브라질에게는 0대3으로 패했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한 레파토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감독 경질 여론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A매치 2연전에서의 졸전으로 인해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신뢰를 꽤나 많이 잃었다. 특히, 황인범의 무리한 기용, 느린 후방 빌드업이 신뢰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시간에는, 레바논전과 브라질전에서 볼 수 있었던 벤투 감독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특징,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특징을 살펴보고, 벤투 감독에 대한 나의 소신을 밝혀보려 한다.
 
 

 #. 후방 빌드업이 우리에게 맞지 않다? 
 
우선, 첫 번째로, 벤투 감독의 ‘후방 빌드업’에 관한 이야기다.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을 자신이 가진 전술의 가장 기본적인 재료로 사용한다. 즉, 벤투 감독에게 후방 빌드업은 ‘없어서는 안되는’ 가장 기본적인 전술이다. 우리 한국인이 음식을 만들 때, 마늘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후방 빌드업’은 과연 무엇일까. 후방 빌드업이란 ‘후방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행위’를 말한다. , 3선 내지는 최후방에서 공을 소유하면서 전방으로 공을 더욱 안정적이고도 안전하게 가져다주는 것이 바로 후방 빌드업이다. 여기서 핵심은 ‘후방’보다도 ‘안정적이고도 안전하게’다. 후방에서부터 상대의 압박에 균열을 내 상대 진영에 공간을 창출해내고, 그 공간에 위치하는 선수에게 공을 연결해줘야 비로소 후방 빌드업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축구팬들이 이러한 후방 빌드업을 비판하고 나섰다. 굳이 후방에서의 빌드업을 통해 공격을 전개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들이 줄을 잇는다.
 
물론, ‘굳이’ 후방에서 빌드업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후방 빌드업을 할 필요가 없으려면, 전방에서의 공 소유 능력이 월등히 높아야 한다. 축구는 결국 공을 가지고 있어야 공격을 하고, 또 골을 넣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후방에서 공을 잡아서 전방에게 더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연결하여 2선과 최전방 선수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후방 빌드업의 목적이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2선과 최전방의 선수들은 후방에서의 체계적인 공격전개 없이도 전방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공급받을 수 있는가? 후방 빌드업 없이도 전방에서 공을 안전하게 소유하는 선수들은 세계적으로도 얼마 되지 않는다.
 
현대 축구는 ‘압박’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공간 또는 선수에 대한 압박을 통해 상대의 전술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현대축구의 주된 흐름이다. 또, 압박을 뚫지 못하고 공을 탈취당하는 순간 바로 역공을 하도록 설계하는 것 역시 현대축구의 흐름이다. 그렇다면, 후방에서의 공 소유로 상대 수비의 압박을 슬기롭게 빠져나가는 한편, 전방에서도 상대의 압박에 공을 탈취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후방 빌드업은 현대 축구에 있어 필연적인 전술이다.
 
 
#. 빌드업의 속도
 
그런데, 여기에 다시 한번 비판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빠른 전환’에 대한 이야기다. 후방 빌드업은 좋지만, 후방 빌드업을 하면서도 빠르게 전진하길 바라는 팬들이 많다.
 
물론, 벤투호의 후방 빌드업 및 공격전환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후방 빌드업은 속도가 아니라 정확도가 더욱 중요하다. 속도를 높이는 것만큼 더 중요한 건 바로 ‘정확도 유지’다. 정확도를 유지해야만 후방 빌드업을 통해 상대 공격기회를 무마시킬 수 있다.
 
우리가 벤투 감독에게 바라는 것은 ‘월드컵 진출’이기도 하지만, ‘비벼볼 수 있는 팀한테 이기는 경기력’이기도 하다. 우리가 ‘비벼볼 수 있는’, 우리보다 한 수 위지만 결과를 알 수 없는 상대에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공을 더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공 소유를 늘려 상대의 공격기회를 빼앗고, 우리의 공격기회를 늘려야 상대와 우리의 수준차이를 만회할 수 있다. 공격기회 안에서의 플레이는 그 다음 문제다.
 
공을 가진 채로 무조건 빠르게 올라가는 것은, 상대에게 공격기회를 더 많이 주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므로, 후방 빌드업을 통해 후방에서도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 약팀에게 유연해지라고너희들이 할 말은 아니죠.
 
그러나 벤투 감독에 대한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에는 약팀을 상대할 때 왜 굳이 어렵게 후방 빌드업으로 상대하냐는 지적이다. 물론, 이 지적은 지금까지의 지적들 중에서 가장 타당하다. 나도 부분적으로 찬성한다. 약팀을 상대할 때, 짧은 패스를 통한 후방 빌드업이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은 크지 않다. 오히려 약팀을 대할 때는, ‘가둬놓고 패는’ 전술에 ‘싸움닭’ 미드필더 한 명으로 역습을 차단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 점에서는 벤투 감독의 선택이 아쉬웠다.
 
그러나 이러한 불만에 대해 의문을 하나 제기하고 싶다. 특히, ‘신태용 감독 이후 새로운 감독 부임을 외치던’, 그리고 ‘이제 와서 벤투의 고집에 심통이 난’ 축구팬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다 예상하던 것 아니었나요?”
 
신임 감독을 선임하자고 할 때, 분명히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고집이 센’, 그래서 축구협회와는 타협하지 않는 감독을 원했다. 히딩크 감독처럼 ‘인맥’에 의지하지 않는 유럽 경력이 있는 명장을 데려오자고 했다. 그래서 김판곤 위원장은 자신의 전술에 대해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굳건한 철학이 있었고, 그것을 유럽무대에서 보여줬다.
 
그리고 벤투 감독 선임 당시, 수많은 축구팬들은 확실한 철학을 가진 유럽 감독이 왔다면서 환호했다. 그리고 코스타리카전이 끝나자마자 벤투 감독에게 의구심을 품던 팬들도 벤투 감독을 지지했다. 그렇다면, 지금도 인내하고 기다려줘야 맞다. 적어도 FIFA랭킹 91위 레바논을 상대할 때도 공 소유에 중점을 둔 후방 빌드업 전술을 사용하는 감독 정도는 되어야축구팬들이 말해왔던 인맥축구에 꾀이지 않을 것 아닌가.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입 싹 씻고 “알고보니 졸장이었네”라는 비아냥만 반복하는 것인가. 이럴 것이었으면, 애초에 우리보다 약한 아시아 팀들은 확실히 때려잡을 줄 아는 국내감독에게 지역예선을 맡기자고 했어야 한다. 물론, 그랬다면야 한 번만 비겨도, K리거 15명만 뽑아도, ‘유럽파 홀대하고 인맥축구해대는 전술없는 적폐감독’으로 찍혔겠지만.
 
약팀을 상대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 과거에는 아시아 대부분의 팀들이 정신적으로, 그리고 기술적으로 약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각 국 리그가 성장하고, 어느 정도 체계적인 축구 시스템이 아시아 전역에 자리 잡았다. ‘평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 압박에 중점을 둔 전술이 떠오름에 따라 ‘버티기’가 용이해졌다. 마치 대한민국이 독일을 잡은 것 같이, 레바논도 한국의 공격에 무조건 뚫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즉, 우리가 어떤 형태의 공격을 했어도 레바논 홈에서 레바논을 뚫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닭 잡는데 소 잡는 칼 쓴 것'을 가지고 '닭 잡는 칼 썼으면 무조건 닭 잡았을 것이다'라고 해서는 안된다.
 
 

#. 황인범선수의 문제인가, 감독의 문제인가
 
지금까지는 벤투 감독에 대해 옹호할 부분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부터는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하려 한다. 사실이번 2연전에서 벤투 감독만큼 비판을 받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황인범이다. 황인범은 레바논전에서 아쉬운 패스들과 부족한 피지컬을 보여주면서 많은 축구팬들을 실망시켰다. 팬 뿐만 아니라 축구 전문가들도 황인범의 아쉬운 모습에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과연 황인범은 무엇이 문제인걸까. 혹자는 MLS에 가서 축구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고, 혹자는 그냥 축구 실력이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황인범의 진짜 문제는 ‘위치’다. 벤투 감독의 황인범 기용이 잘못되었다는 뜻이다.

레바논전 베스트 11

황인범은 대표팀에서 수미형 미드필더 내지는 중앙 미드필더 위치에서 뛰는 선수다. 레바논전에서도 정우영 옆에서 플레이했다. 중앙 미드필더 역할에 가까웠지만, 공격가담보다는 수비가담 및 공수 균형 유지에 힘썼다. 그런데, 황인범의 특기는 과감한 패스와 순간적인 움직임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슈팅이다. 이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같이 공격적인 역할에 어울리는 능력이다. 그래서 소속팀인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도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고 있지만, 굉장히 많은 공격가담을 해내고 있다. 분명한 건, 황인범은 수비적인 역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방에서 수비라인을 지키면서도 공을 뿌려주려면, 과감한 패스보다는 안정적인 패스, 순간적인 움직임보다는 자리를 선점하고 버티는 능력, 예측 불가능한 슈팅보다는 탄탄한 피지컬이 필요하다. 황인범이 자신의 성향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현재 대표팀에서의 포지션을 유지한다면, 후방에서의 치명적인 패스미스가 나올 확률이 크고, 피지컬의 문제 때문에 상대 공격을 막기 힘들다.
 
그렇다면, '지금으로서' 황인범을 제대로 기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황인범의 위치를 좀 더 올리는 것이다. 혹은, 위치는 유지하더라도, 공격적인 역할을 더 많이 부여해줘야 한다. 다만, 그렇게 된다면 황인범은 아주 거센 주전경쟁을 펼칠 공산이 크다. 이재성, 남태희, 권창훈, 이강인 등 수많은 경쟁자들이 2선 자원으로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인범은 전방에서 공을 끌기보다 전환시키면서 상대의 압박을 벗어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고, 순간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플레이를 보이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분명 경쟁가치가 있어 보인다. 그렇기에, 이 부분은 벤투 감독의 선택이 아쉬운 게 사실이다.

다만, 황인범의 슈팅미스 문제는 벤투 감독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레바논전 황인범의 슈팅들이 부정확했던 것은 감독 역량의 문제라기보다 레바논 잔디와 본인이 느끼는 부담감 때문이다. 이는 황인범 개인이 이겨내야할 문제다.
 


#. 브라질전, 손흥민의 위치가 아쉽다

브라질전에서 대한민국은 4-4-2 플랫 형태의 전술을 사용하면서 상대를 공략하려 했다. 이는 전임 감독인 신태용 감독이 즐겨쓰던 포메이션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 포메이션을 통해 콜롬비아와 독일을 잡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브라질전 역시 4-4-2 플랫 포메이션의 덕을 봤다. 대한민국은 공간을 내주지 않고도, 공격 시에 조직적으로 빌드업 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주세종과 정우영을 중심으로 한 빌드업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번 브라질전에서의 4-4-2에는 신태용 감독 시절의 4-4-2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다. 바로 손흥민의 위치다. 신태용 감독의 4-4-2에서는 손흥민이 투톱의 위치에 섰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왼쪽 측면에 기용했다.

브라질전 베스트11

 

4-4-2 플랫 전술의 핵심은 공격이 아니라 수비다. 이 전술에서는 수비 시에 미드필더 네 명이 함께 움직이면서 상대를 압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네 명은 공격 이후 수비 전환이 빨라야 하고, 체력적 부담도 크다. 또, 투톱은 전방에서 상대를 압박하되, 공격 시 팀 공격의 주축이 되어야 한다. 또, 특히 측면 미드필더의 경우, 자신의 지역을 막으면서도 역습 상황에서 많이 움지여줘야 하기에, 체력적 부담이 정통적인 윙어나 윙포워드보다도 크다.
 
그렇기에 손흥민이 왼쪽 측면으로 기용된 것은 아쉽다. 오히려 그 자리에 권창훈을 배치하고, 손흥민을 이재성 자리에 놓고, 이재성을 황희찬 자리에 위치시켰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빠르지는 않지만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을 탈취하는 데 엄청난 재능이 있는 이재성을 측면에 배치하고, 전방에서의 과감한 돌파와 위력적인 슈팅 능력을 가진 손흥민을 전방에 배치했으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을지 모른다.
 

 
#. 주세종의 활약에 대한 냉정한 평가 

마지막으로, 한 선수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바로 주세종에 대한 이야기다. 주세종은 브라질전에서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대지를 가르는 패스, 능숙한 압박을 통해 브라질을 공략했다. 팬들은 황인범 말고 주세종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자고 댓글창에 반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주세종은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쳤다. 경기를 보면서 몸값이 올라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산 무궁화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으면서 팀을 이끈 것이 결국 득이 되어 돌아왔다. K리그 팬으로서도, K리그에서의 모습을 브라질에게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내심 기뻤다.

아산 무궁화 엠블럼

이러한 주세종의 활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가능성과 냉정함이다.

우선, 주세종은 아산 무궁화, 그러니까 K리그2라는 무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완전히 체화시켰다. 2016년까지 주세종은 FC서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 모두를 소화한 바 있다. 다만,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서면 약간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오히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주세종 특유의 거친 몸싸움과 왕성한 활동량 때문이었다. 그런데 의경 신분으로 아산 무궁화에 입단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롤을 연습하면서 그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결국, 주세종의 활약은 K리그2의 아산 무궁화에서 시작했다. 그렇다면, MLS의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는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 수 없을까? 아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황인범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더이상은 보지말자'라며 황인범을 조롱하는 행태는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현재를 비판할 수 있지만, 미래까지 저주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러나 냉정함 역시 잃지 말아야 한다. 브라질은 강한 전방압박 대신 지역방어를 통해 대한민국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는 주세종에게 더 많은 공간, 더 적은 압박이라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즉, 주세종의 활약 한번을 가지고, 주세종에게 모든 것을 맡겨도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위험하다. 만약 상대의 전방 프레싱이 거셌다면, 주세종은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어했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주세종의 활약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이유는, 몇 달 후 팬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주세종이라고 해서 매 경기 잘할 수는 없다. 특히 상대가 대한민국의 3선을 집중 공략한다면 아쉬운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때가 되면, 수많은 팬들이 주세종을 콕 집어 ‘거품’이니, ‘뽀록’이니 '국내파'니 하면서 비난할 게 뻔하다. 그 때는 또 정우영을 찾을 것이고, 그 다음 정우영이 못하면 백승호를 찾을 것이고, 백승호가 못하면 또 다른 ‘해외파 미드필더’를 찾을 게 뻔하다.


맺으며...

감독 경질 여론이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다당연히 못하면 경질하는 게 맞다그러나적어도 뭘 못하는지는 알아야 한다이제껏 우리는 단순히 결과가 아쉬워서’ 감독을 경질시켰다레바논에게 져서 조광래 감독을 경질시켜고알제리에게 져서 홍명보 감독을 경질시켰다카타르에게 져서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시켰고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해 신태용 감독을 경질시켰다.
 
만약조광래의 만화축구그리고 해외파 우대에 국내파 차별 정책에도 한국이 레바논을 상대로 어떻게든 이겼다면조광래 감독이 경질되었을까만약홍명보 감독이 K리거들은 쓰지 않고 유럽에서 벤치워머가 된 선수들만 쓰고도운 좋게 알제리가 아니라 온두라스나 에콰도르가 같은 조에 걸리고운 좋게 이겼다면홍명보 감독이 경질되었을까만약 슈틸리케 감독이 매번 같은 명단에슈퍼리그와 J리그 선수들만 우선기용하고또 공을 돌리는데 올라가질 못하는 축구를 하고도 손흥민이 다치지 않아서 카타르를 잡았다면슈틸리케 감독은 경질되었을까?
 
아니다분명 경질되지 않았을 것이다사실레바논전 황의조의 슈팅이 골대 안쪽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경기내용은 동일했다면모두가 벤투 감독을 지지했을 것이다결국결과지상주의다그러나 결과지상주의로는 결코 성장할 수 없다벤투 감독은 지금 대한민국에게 약팀을 만나든 강팀을 만나든 뚫을 수 있는 빌드업 전술을 체화시키고 있다대한민국 축구에게 하나의 컨셉을 입혀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컨셉은 나아가 K리그와 유스 선수들에게도 전파될 것이다. 결국, 결과만큼 중요한 건 과정이다. 조금만 더, 참아보자.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또한, 축구선수들은 항상 변화한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미래까지 팬들이 결정지어버리는 행태는 그만두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벤투 감독에게도, 주세종 선수와 황인범 선수에게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댓글 4

shunske,boucha 2019.11.21. 01:13
황인범이 소속팀에서 공격가담도 하지만 기본적으론 후방에서 밸런스를 잡고 축구를 하는 모습들이 많았음 지금은 중립적인 스타일로 바뀌면서 남태희자리에 뛴다고 과연 그런플레이가 나올지는 반신반의함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19.11.21. 11:10
 shunske,boucha
의견 감사합니다! 전 사실 레바논 전 전반에 황인번이 돌아들어가면서 패스받아 슈팅한 장면이 벤투 감독이 가장 원하는 공격모델이라고 봤습니다. 그렇기 황인범 선수가 좀 더 많이 공격가담을 하는 게 황인범 선수에게도, 벤투 감독에게도 득이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남태희 선수가 공을 가지고 끄는 성향이 약간 있는데, 황인범 선수가 올라가서 공을 전환시키는 것은 어떨지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오탈자 고친 글은 링크에 들어가면 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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