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수원 v 제주 잡다한 후기
- 구자룡의패스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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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반전엔 수비면에선 기대 이하였지만, 의외로 공격 전개에서는 꽤 괜찮았음. 이임생 체제 하에서 가장 원활한 공격작업을 보여줬다고 봄. 볼 잡고나서 선수들이 어디에 줘야할지 몰라 보인다고 비난받던 경기들과는 차원이 달랐음.
후반엔 좌우전환도 원활했고, 좁혀 들어가고나선 짧게 풀어나가는게 이게 내가알던 수원이 맞나 싶더라. 세부전술이 없다는 비판을 들어오던 울 팀을 생각하면 오늘 경기는 합격을 넘어 장학금까지 주고 싶은 심정임
첫번째 실점은 침투하던 선수를 아무도 막지 않았던게 원인. 우리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지만, 그동안 실전에선 별로 안써본탓에 미스가 나왔다고 생각함. 2번째 실점도 같은 문제니까 생략. 그래도 옵사 트랩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임은 분명하니, 털리더라도 적극적으로 도전했으면 좋겠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백4 전환 후 한석희 투입은 수원의 미래가 100% 어둡지 않다는걸 보여주는것 같았음. 팀에 크랙이라 할 드리블러가 한의권 외에는 전무한 상황에서 한석희가 등장해 2골을 만든 장면들은 앞으로 수원의 플레이 옵션이 한층 다양해질거라는 기대를 갖게 만듬. 특히 석희 1번째 득점은 온전히 개인기량으로 만들었는데, 그동안 측면에서 풀어나오지 못해 묻지마 크로스나 뒷키타카에 의존하던 모습을 보여줬던 수원에겐 단비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현규는 이제 교체자원 급은 되지 않을까 생각됨. 내년에 정식 프로데뷔를 하게 되는데, 일찌감치 1군 경험을 쌓아 적응을 시켜놓은건 이임생의 업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원래 현규 재능 알아본게 임생이라매. 세오의 김건희 사용과는 대비되는 시즌이 아니었나 싶다
박상혁은 분명 마른 체형에 땅꼬마였을텐데, 갑자기 비시즌 아자르 급으로 거대해져서 등장했더라. 감독의 피지컬 요구에 따른 변화인것 같은데, 본인의 장점을 잃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괜히 키우다가 스피드 떨어진 선수가 많거든. 슈팅은 대포알 같더라. 보고 놀랐음. 원래대로라면 진작에 데뷔했어야하나, 부상으로 인해 재활 후 이제야 프로에 발을 내딛네. 잘되었으면 좋겠다
고승범은 윙백에 모자라 이젠 아예 풀백까지 내려가네. 확실히 본인에겐 맞지 않는 자리였으나, 그래도 그럭저럭 잘 매워줬다고 봄.
염기훈의 존재는 여전했음. 이하생략
근데 그 헤딩은 좀 넣어주지 그랬나
백3의 팀이던 수원이고, 인터뷰에서 백3로 전방압박을 강조하던 이임생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백4 전환 후 수비ㆍ공격 모두 크게 개선된 건 아이러니하네.
후반에는 종성이가 내려와서 변형 백3를 만들기도 하고, 막판엔 염기훈을 톱으로 올려서 442 두줄수비를 구축하더라. 제주 정도면 충분히 뚫을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후반을 무실점으로 마친걸 보면 확실히 수비만큼은 임생이 재능이 있어보임.
한석희의 첫번째 골에 대해 개인기량에 의존했으므로 감독의 실력이 아니라고 평가한걸 봤는데, 감독이 아무리 좋은 전술을 짜와도 선수가 실행할 능력이 없으면 끝임. 선수가 드리블을 잘하면 그 플레이를 살릴 수 있도록 다른 선수들이 어그로를 끌던가 하는 전술을 짜는것도 결국 감독이고. 항상 모든 플레이를 패스에 의존할 순 없잖어. 가끔은 드리블도 치고 그래야지
헨리가 느린 발임을 지적해 임생프레싱에 어울리지 않음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클롭의 게겐프레싱이 절정에 달할 때 돌문의 센터백엔 수보티치와 훔멜스가 있었다는걸 생각해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정 느리면 양쪽에서 자룡이랑 명석이가 뼈 빠지게 뛰어야지 뭐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