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인천이 만드는 기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듯이

인천 대 상주전 리뷰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감동적인 경기였습니다!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6936879&memberNo=6525744

[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그야말로 기적같은 승리였다. 감독의 용병술은 너무나 절묘했다....

 

 

그야말로 기적같은 승리였다. 감독의 용병술은 너무나 절묘했다. 교체투입된 세 명 중 두 명이 골을 터뜨렸다. 골을 넣은 두 명 역시 그들의 축구인생에서 너무나 절묘한 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단 한 골만을 기록한 선수가 선제골을 뽑아냈고, 이번 시즌 K리그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선수는 추가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팬들은 90분 내내 빗속에서 우렁찬 함성을 질러댔고, 선수들은 90분 내내 투지를 보여줬다. 비내리는 초겨울이었지만, 인천축구전용경기장만큼은 그 어디보다도 뜨거웠다.

K리그1 37라운드에서 상주 상무를 홈으로 불러들인 인천은 우중혈투 끝에 2대0으로 승리하면서 기적같은 홈 두번째 승리를 따냈다. 이번 승리는 유상철 감독의 인천 부임 이후 홈 첫 승이기도 하다. 인천의 선수들, 그리고 팬들이 한 마음이 되어 아픈 유상철 감독을 위해 정말 멋진 선물을 한 셈이다.

이번 시간에는 인천과 상주의 맞대결을 분석해보면서 인천이 얼마나 멋진 경기를 펼쳤는지, 모두에게 알리려 한다. 유상철 감독과 인천이 만들어나가는 기적을, 모두에게 알리려 한다.



#. 선발라인업

인천의 선발라인업은 예상했던 대로 4-2-3-1 형태였다. 골키퍼 장갑은 이태희가 꼈고, 플랫4는 곽해성, 부노자, 이재성, 정동윤으로 구성되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김도혁과 마하지가 섰고,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지언학이 기용되었다. 양쪽 윙은 명준재와 김호남이 맡았고, 최전방에는 무고사가 섰다.

 

인천의 선발라인업 속 키플레이어는 바로 지언학이었다. 인천은 '무고사팀'이라고 불릴 만큼 무고사에게 공격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었다. 이는 무고사의 공격이 막히는 순간 인천의 공격이 막힌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언학이 키플레이어인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지언학은 빠르고도 높이가 있는 선수다. 그렇기에, 무고사가 막힐 때, 지언학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공격옵션으로 만들어 인천의 공격을 풀어줄 필요가 있었다.

상주 상무의 경우, 3-2-4-1의 선발라인업을 내세웠다. 3-2-4-1 포메이션이라는 특이한 형태의 전술은 경기 내에서 굉장히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상주 상무 축구의 기본 토대가 된다.

 

상주 상무의 전술에 대한 이야기는 후에 하기로 하고, 상주 상무의 라인업 속 선수들을 살펴보자. 상주 상무의 선발라인업을 훑어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주전 선수들의 선발출전이었다. 황병근, 배재우, 진성욱, 고태원 등 상주 상무에 입대한 후에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선수들이 대거 선발출장했다. 이는 상주상무는 승점 52점으로 이미 7위를 확정지었기에, 김태완 감독이 동기부여가 더 큰 비주전 선수들에게 기회를 나눠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경기 전 - 30초 간의 박수

 

K리그1 37라운드에서는 모든 팀의 스태프들과 감독, 팬들이 경기 전에 유상철 감독을 위해 30초간 박수를 치는 시간을 가졌다. 인천축구전용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 역시 경기 전 30초간 박수를 치며 유상철 감독의 쾌유를 기원했다. 유상철 감독은 이에 인사로 화답했다. 그 어느 곳보다도 아름다웠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었다. 유상철 감독은 30초간의 박수와 함께, 팬들의 응원과 함께 보란듯이 활기찬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 혼자 싸우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를 위해 싸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 전반전 - 헛심공방

전반전은 두 팀 간의 탐색전이었다. 45분동안 두 팀의 헛심공방이 이어졌다. 인천은 수비형 미드필더 마하지를 필두로 공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오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인천의 점유율 축구는 상주 상무의 공격기회를 빼앗아갔다. 그러나 인천의 점유율 축구가 인천의 공격을 더 영양가있게 만들지는 못했다. 분명 소유는 많이 했지만, 전방으로 공을 안전하게 넘겨주지 못했다. 상주 상무 선수들의 강한 압박 때문에 중원을 거쳐가는 플레이가 통하질 않았다. 그래서 결국 인천의 후방 자원들은 전방으로 공을 길게 찔러주는 길을 택한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무고사와 지언학이 함께 전방으로 올라가 공을 받으려 고군분투했지만, 상대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상주상무는 인천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인천이 후방 빌드업할 수 있는 공간을 원천 봉쇄한다. 전방에서는 진성욱과 류승우의 압박이 있었고, 중원에서는 이찬동을 필두로 한 중원자원들의 거친 태클이 있었다. 후방에서는 안세희, 고태원, 김진혁의 수비가 돋보였다.

상주상무의 전반전 전술은 김진혁의 위치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김진혁은 플랫3 전술에서 왼쪽 중앙수비를 맡았다. 그러나 김태완 감독은 김진혁의 공격적인 재능을 활용하려 했고, 단지 최후방에서 수비만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김진혁은 전반전 내내 이찬동이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면서 공격에 가담했다. 이뿐만 아니라, 김진혁은 다른 중앙수비수들보다 위쪽에서 수비를 하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상주는 지언학과 김호남의 전진을 저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상주의 변칙적 플랫3는 인천을 괴롭히기 충분했다.

 

결국 두 팀의 전반전은 득점 없이 0대0으로 마무리되었다. 물론 번뜩이는 장면도 몇 번 나왔지만, 대부분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 후반전 - 유비인지 제갈량인지 헷갈리네

후반전은 45분짜리 드라마였다. 후반 초반에는 상주가 흐름을 잡았고, 인천은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된 모습을 보였다. 매번 인천은 전반에 잘하는 듯 싶다가,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실점했는데, 그 레파토리가 반복되는 듯 했다. 그러나 제갈량...아니 유비 유상철 감독의 용병술은 상주의 흐름을 인천의 흐름으로 바꿔놨다.

유상철 감독은 후반 21분, 김호남을 빼고 문창진을 넣으면서 변화를 가져간다. 지언학을 윙으로 기용하고, 문창진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것이다. 문창진은 지언학이나 김호남보다 수비가담 측면에서는 분명 아쉽다. 그러나 유상철 감독은 문창진만의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센스'를 믿었다. 이에 유 감독은 김호남을 교체아웃시키고, 문창진을 중앙에 배치하며, 지언학은 측면으로 기용하는 수를 두었다.

유상철 감독의 용병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천은 문창진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고, 지언학은 윙으로 기용하다보니, 중원에서의 압박 정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유 감독은 후반 28분, 후방 빌드업에 능한 마하지를 제외하고,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장윤호를 기용하면서 중원 장악력을 키웠다. 최소한의 밸런스는 유지하되,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려는 의도가 돋보이는 교체였다.

이러한 교체는 결국 골로 이어졌다. 후반 30분, 부노자가 상주의 공을 뺏어 명준재에게 연결했고, 명준재가 이를 다시 후방의 김도혁에게 돌렸다. 김도혁은 그대로 전방의 문창진에게 스루패스를 찔렀고, 문창진은 공을 몰고 들어가다가 좌측의 무고사에게 패스를 줬다. 무고사는 공을 소유하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문창진에게 공을 다시 돌렸고, 문창진은 자신의 주특기인 왼발슛으로 상주의 골망을 갈랐다. 유상철 감독의 인천 부임 후 홈 첫 승이 보이기 시작했다.

노란색 : 패스 / 빨간색 : 공 없을 때 움직임 / 검은색 : 슛

 

문창진의 골은 단지 문창진만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우선, 강한 경합을 통해 공을 탈취한 부노자에 대한 칭찬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문창진과 함께 전방으로 달린 무고사와 명준재 역시 칭찬해야 한다. 특히, 명준재는 문창진의 골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명준재는 문창진보다 먼저 전방으로 쇄도하면서 김진혁이 문창진을 마크하지 못하고 자신을 따라오도록 유인했다. 그 결과, 무고사의 패스를 맏은 문창진이 노마크 상태로 슈팅을 때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인천은 승기를 잡고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인천은 골을 넣은 직후인 후반 31분, 명준재를 빼고 케힌데를 투입하면서 4-4-2 포메이션을 형성했다. 그리고, 케힌데의 투입은 신의 한수가 된다. 케힌데는 후반 43분, 곽해성의 패스를 받아 환상적인 골을 만들어낸다.

 

사실, 케힌데의 골은 '쿨타임이 찬' 골이었다. 케힌데는 이제껏 등진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슈팅하는 데 있어 좋은 재능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케힌데는 곽해성의 롱패스를 가슴으로 받아 등진상태에서 순간적으로 돌아서면서 슈팅을 했다. 그리고 그 슈팅은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인천에 온 이후 처음으로 넣은 골이었다. 그 어떤 K리그 데뷔골보다 강렬하고 떠 우여곡절 많았던 K리그 데뷔골이었다.

또, 이 골은 문창진의 인터셉트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문창진이 이찬동의 패스를 끊고 김도혁에게 연결했고, 이를 김도혁이 곽해성에게 연결하면서, 상주 상무의 수비진은 균열이 생겼다. 이 덕에 케힌데가 좀 더 용이하게 몸싸움을 할 수 있었다.

결국 그렇게 인천은 상주를 2대0으로 격파하면서 10위를 수성했다. 또, 제주가 수원에 2대4로 패하면서 자동강등은 면하게 되었다.



#. 유상철의 교체 VS 모라이스의 교체

인천과 상주의 37라운드 맞대결에서 가장 눈여겨볼만 한 것은 바로 '용병술'이다. 유상철 감독의 용병술은 상주로 넘어가려하던 경기의 흐름을 다시 인천 쪽으로 가져오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해냈다.

그런데, 37라운드에서 보여준 유상철 감독의 용병술과 모라이스 감독의 용병술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점들이 많다. 그렇기에, 두 감독의 용병술을 비교해보면서 유상철 감독의 용병술이 칭찬받을만한 점을 설명하고자 한다.

두 감독은 모두 키가 큰 선수를 전방에 두기 위해 교체를 한 것, 수비 가담보다는 돌파를 더욱 중요시 해서 교체를 한 것에서 교체의 결이 같았다. 모라이스 감독은 이승기를 빼고 고무열을 투입했으며, 정혁을 빼고 이비니를 투입했다. 유상철 감독은 김호남을 빼고 문창진을 투입했으며, 명준재를 빼고 케힌데를 투입했다.

그러나 두 감독의 달랐던 점은 바로 '투입된 선수가 익숙해하는 역할과, 투입된 선수에게 부여한 역할이 서로 같았는지'의 여부다. 모라이스 감독의 경우, 본래 윙으로 뛰는 이비니를 최전방에 기용하려고 했다. 반면, 유상철 감독은 타겟맨 역할에 최적화된 케힌데를 타겟맨으로 기용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고무열로 하여금 돌파를 지시했는데, 고무열은 돌파보다는 연계, 그리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결정에 더 익숙한 선수였다. 반면, 유상철 감독은 문창진에게 수비가담보다는 공격적으로 날카롭고 과감한 모습을 지시했는데, 이는 문창진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한 결과였다.

모라이스 감독의 결정이 아쉬웠던 것은, 모라이스 감독의 능력이 뒤떨어져서 그랬다기보다는, 강한 부담과 시간적 압박이 강해서 그랬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에, 유상철 감독의 용병술은 너무나 뛰어났다고 볼 수 있다. 유상철 감독 역시 강등권 싸움이라는 강한 부담과, 경기 시간이 30분도 남지 않았다는 시간적 압박을 받았다. 이러한 장애물을 뛰어넘고 용병술을 성공시킨 유상철 감독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문선민과 아길라르가 나간 2019시즌, 인천에게 1부리그 생존은 정말 어려운 과제인 듯 했다. 그러나 인천은 유상철 감독과 함께 거짓말처럼 새로운 기적을 써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상주전에서는 유상철 감독 부임 이후 홈 첫 승까지 달성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1부리그 생존을 위한 사투는 항상 어려워졌지만, 인천은 항상 생존해왔다. 그게 바로 인천의 기적이다. 그리고, 인천의 기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인천의 기적은 유상철이 이끌고, 유상철의 기적은 인천 뿐 아니라 모든 축구팬들이 이끌 것이다. 인천이 만드는 기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듯이, 유상철의 기적도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댓글 8

Soreg 2019.11.25. 01:06
상주는 7위 확정
댓글
Soreg 2019.11.25. 01:11
 Soreg
중간에 기도혁 -> 김도혁

글 잘 보고 갑니다
명준재 움직임까지는 못 봤는데 (사실 골 놓친것만 기억나서..) 저런 장면이 있었군여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19.11.25. 01:28
 Soreg
여기서는 수정이 안돼서, 다른 오탈자들이나 비문들 수정한 건 링크를 타고 들어가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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