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구자룡의 팬으로서 쓰는 그동안의 구자룡과, 재계약 불발에 대한 생각

내 닉에서부터 드러나지만, 난 꽤 오랫동안 자룡이를 좋아했다. 작년에 조곽구이장 소리 들으며 교체자원으로 밀려났을때 누구보다 많이 아쉬워했고, 저번 동계훈련 때 임생이 자룡이 안좋게 평가하는거 보고 이제 보내줘야 하나 많이 고민도 했다. 그 전이지만 중동 6억 이적썰 나왔을때도 많이 착잡했고

자룡이는 전형적인 파이터형 선수야. 끈질기게 달라붙고, 태클로 상대 저지하는 클래식한 센터백이라고 다들 알잖아. 그 평가가 딱 맞음.

18시즌에 종성이가 센터백을 봤는데, 3백에서 자룡이가 미드필더인 종성이한테도 밀린 이유는 빌드업이 너무 안된다는 것 때문에.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고사하고, 애가 발밑이 너무 안좋아서 키퍼한테 백패스 하는것도 실수하고 그랬어. 그런걸로 자신감이 하락했는지 원래 잘하던 질척거리는 수비도 많이 떨어지더라고. 패스 미스 자주하고 수비 능력도 의문점이었던 종성이를 세오가 쓸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작년까지만 해도 자룡인 거의 나락까지 떨어짐

올 시즌에는 전술 변화의 탓인지, 패스도 예전보다 자주 하고 상대 진영까지 넘어가서 공격가담도 하더라. 많이 어설프긴 했는데 예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 저게 어디냐 하면서 그래도 많이 뿌듯했음. 그래도 내가 응원하는 선수인데, 단점도 많이 줄어들고 수비도 예전에 한창 잘하던 그 모습이 나오니까 너무 좋은거야.

그동안 집에 유니폼이 없었는데 내년에 염기훈을 거르고 첫 유니폼으로 자룡이 마킹하려고 했어. 그정도로 믿고 많이 좋아했던 선수니까.

임생이 백4를 쓰려다가 어쩔 수 없이 세오식 백3로 회귀한건 다들 알거야. 급하게 흉내만 낸거라 공격 세부전술은 전무하고, 수비도 좀 어설프긴 했는데 어쨌든 임시방편으로는 괜찮은 성과였다고 봐

인터뷰에서 상황에 따라 백4와 백3를 혼용한다고는 했는데, 누가봐도 메인은 백4야. 센터백 중 한자리는 헨리가 차지할텐데, 여기서 문제인게 헨리랑 자룡이랑 스타일이 유사해. 둘다 공격적인 수비를 좋아하고, 빌드업에선 물음표가 남는.

442가 되었던, 433이 되었던, 안토니스를 공격적으로 쓰는것으로 보아 후방은 빌드업보단 수비에 집중하는 미드필더가 남게 되겠지? 최성근이 주전일텐데 예상했듯이 최성근도 따지자면 빌드업이 약점임. 

결국 센터백 한자리는 적어도 발밑이 약점이 되는 선수가 들어가선 안돼. 조성진이나 민상기는 적어도 빌드업에 관해선 평타는 치지. 양상민도 여전히 패스만큼은 수준급이고. 여기서부터 자룡인 주전경쟁에서 불리해져

자룡이를 쓰려면 앞으로도 백3를 유지해야 돼. 근데 이렇게 가다가는 세오식 운영에서 못벗어나잖아. 전방압박을 하겠다는 감독이 백3를 들고 나온다는건, 첼시처럼 애들이 어려서 활동량으로 커버하지 않는 이상 솔직히 힘들어

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지금의 신체능력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모르겠어. 빌드업만 약점인게 아니라, 위치선정도 솔직히 의문점이고. 결국 백4를 쓰는 이상, 주전경쟁에서 자룡인 밀려난다는건데 이런 자원에 선수 요구대로 4억 이상을 주는건 누가봐도 아니야.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수영입을 센터백에만 4명을 했어. 헨리랑 이풍연, 이용혁 그리고 고딩인 신평고 이강희. 4명다 피지컬에서 자룡이보다 우위인데 이풍연이랑 이강희는 빌드업까지 좋다는 평가를 받아. 

신인과 외국인 영입 작업은 시즌 중반부터 시작한다는걸 생각하면, 자룡이에 대한 팀의 고민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을거라고 봐. 결국 동일 포지션에 4명을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지.

타팀이지만 프런트에 지인이 있는데, 어느 팀이던 절대 대충 일하지 않고 루머대로 수원은 선수보는 눈 하나는 좋다더라. 습관처럼 유스에서 올리지 않고, 정말 의도를 가지고 제대로 조사한만큼 다들 좋은 선수일거라 생각해.

자룡이 보내는건 누구보다 아쉬워. 수원에서 처음으로 좋아했던 선수고 끝까지 팀에 남아서 곽희주처럼 될 것 같았어. 이건 프런트에서도 똑같이 생각했을거야. 우리가 맨날 개런트 개런트 거려도 걔네들이 능력이 없어서 그러는게 아닌건 내가 아니까.

대책없는 재계약 불발과 이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다만 많이 아쉽고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