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2020년의 시작, 김학범호의 도전

새해 첫 글입니다!

격렬한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올림픽 대표팀 화이팅!

[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2020년 새해가 밝았다. 201X년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194562&memberNo=6525744

 

 

2020년 새해가 밝았다. 201X년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10년간 한국축구에 있어왔던 숱한 시련들, 그리고 달성했던 적지 않은 성과들을 기억해보면, 참 다사다난했던 10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 삿포로 참사와 레바논 참사, 런던 올림픽 동메달, 성남과 울산,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남과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 10년간 리그를 여섯 번 제패한 전북의 아성,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 등 정말 많은 일들이 10년 동안 일어났다.

 

벌써 10년 전이다.

 

이젠 또 다른 10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10년 중 맨 첫 번째 해인 2020년은 한국 축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해다. 올 해의 한국축구는 작년의 상승세를 이어나가야 할 임무를 가지고 있다.
 
우선, 2019시즌 평균관중 8000명을 돌파한 K리그에게 2020시즌은 작년의 관중증가가 결코 한 시즌에 그치는, 이른바 ‘일회성으로 끝나는 현상’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하는 시즌이다. 또한 2020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에게는 확대된 클럽 월드컵 출전권이 부여되기 때문에 K리그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A대표팀에게 2020년은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끝나고 최종예선이 시작되는 해다.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1986-2020)이라는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는 올 해 A대표팀의 활약이 정말 중요하다. 현재 A대표팀은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에서 선두 투르크메니스탄(3승 2패)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태로 2위(2승 2무)에 올라 있다. 조 1위가 되어 안정적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경기들에서의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U23대표팀이 도전하는 도쿄 올림픽과 도쿄 올림픽 예선 겸으로 치러지는 ‘AFC U-23 축구 선수권대회’ 역시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세계최초로 올림픽 남자축구 종목 본선 8회 연속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대한민국이, 그 기록을 9회 연속으로 늘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아시아 및 세계에서 우리 U23 대표팀이 가진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그 여부도 궁금해진다. 특히, 제 5회 ‘AFC U-23 축구 선수권대회’의 경우, 2020년 들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가장 먼저 참가하는 국제대회이기에 그 중요성이 크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중국, 우즈베키스탄, 이란과 함께 C조에 배정되었고, 이 대회에서 16팀 중 3위 이내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윤종규가 추가 발탁되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2020년 한국 축구의 첫 도전이라고 할 수 있는 ‘AFC U-23 축구 선수권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과연 이번 U23 대표팀은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을까?
 


 
#. 강점1 : 지난 대회보다 더 풍부한 프로 경험
 
2016년 카타르에서 열린 ‘AFC U-23 축구 선수권대회’와 비교할 때, 이번 대한민국 U23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카타르 대회의 대표팀 선수들보다 프로 경험이 더 많다는 게 특징이다. 이번에 뽑힌 총 23명의 대표팀 명단 중 22명이 2019시즌동안 프로의 자격으로 그라운드를 바 있다. 지난 카타르 대회 명단에서 2015시즌에 2018년에 프로에 입단한 선수는 19명이었던 걸 고려하면, 세 명이 증가한 수치다.

 

 

물론출전 시간 및 출전 기회 역시 증가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 중 지난 2019시즌에 프로팀에서 20경기 이상을 뛴 선수는 총 18명이다. 18명이 적어도 프로팀 준주전 자리를 차지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K리그에 존재하는 U23룰 덕분인 측면도 없진 않지만, 프로 경험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이다. K리그에는 지난 2015시즌에도 동일하게 U23룰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지난 2016년 카타르 대회 대표팀 명단에서 2015시즌동안 프로에서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8명에 불과했다. 이렇게 비교한다면 적지 않은 발전이 이뤄진 셈이다.

 

 

단순히 출전에 그치지 않고 의미 있는 결과를 낸 선수들도 적지 않다. 특히, 송범근(전북 현대)이나 정승원(대구FC), 김대원(대구FC)은 시즌 내내 상위 스플릿 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했고, 송범근의 경우 2019시즌 K리그1 베스트 GK 후보가 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진규(부산 아이파크), 오세훈(상주 상무, 2019시즌 아산 무궁화), 조규성(FC안양),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이유현(전남 드래곤즈), 원두재(울산 현대, 2019시즌 아비스파 후쿠오카), 안준수(가고시마) 등의 선수들은 비록 2부 리그에서 뛰었지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이동준과 조규성은 2019시즌 K리그2 베스트11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동준은 여기에 13골 7도움을 기록하면서 K리그2 MVP라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동경과 윤종규의 경우, 비록 완전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상위 스플릿 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
 
지난 대회 대표팀 선수들보다 이번 대회 대표팀 선수들이 더 많은 프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들이 2부리그인 K리그2로 내려가 더 많은 출전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2019시즌동안 프로로 뛴 22명의 선수들 중 12명이 2부 리그에서 뛴 바 있다. 이는 지난 대회 대표팀 선수들 중 단 두 명(구성윤, 송주훈)만이 2015시즌 동안 2부 리그에서 뛴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대표팀은 풍부한 프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더 노련한 경기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약점1. 뛰는 무대가 낮아졌다.
 
그러나 상술한 강점이 되려 약점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K리그1과 K리그2의 격차든, J1리그와 J2리그의 격차든 간에, 1부 리그와 2부 리그의 격차는 분명 존재한다. 그렇기에 냉정하게 보자면, 지난 대회에 비해 선수들이 뛰는 무대의 질 자체는 낮아진 게 사실이다. 이번 대회 명단에서 2019시즌 동안 1부 리그에서 뛴 선수는 10명이다. 그러나 지난 카타르 대회에서 2015시즌 동안 1부 리그에서 뛴 선수는 17명이다. 이러한 변화는 눈여겨볼 만 하다.

 

 

물론, ‘수준은 약간 낮더라도 더 많이 뛸 수 있는 곳에서 경기를 하는 것’과 ‘덜 뛰는 한이 있더라도 더 수준 높은 상대와 겨룰 수 있는 무대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후자의 단점이 있는 만큼, 전자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1부 리그 경험이 줄어들었다는 것은올림픽에서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의 대처능력을 약화시킬 염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김학범 감독의 경우 경기장 안에서 전술적으로 유연한 대처를 하는 것에 있어 약점이 있는 감독이다. 그렇다면, 강한 상대에게 맞불을 놓는 경기를 하게 된다면, 우리 대표팀은 불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 강점2. 준수한 공격력
 
우리 대표팀의 두 번째 강점은 날카로워진 공격력이다. 이번 대표팀은 공격적으로 출중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선 및 윙포워드와 최전방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 대부분이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우선, 김진규는 부산에서 없어서는 안 될 2선 자원으로 발돋움한 선수다. 김진규는 뛰어난 연계능력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패스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또한 저돌적인 쇄도를 통해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힘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재능을 바탕으로 지난 2019시즌 김진규는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비록 화려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부산에서 공격이 답답할 때 공격을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부산의 승격을 도왔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진규는 공격형 미드필더만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까지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김진규는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김학범호의 공격전술에 역동성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동경은 2019시즌 동안 울산에서 윙어로 많이 기용되었지만, ‘정통 윙어’보다는 ‘중원싸움에 더 많이 개입할 수 있는 측면자원’에 속한다. 이동경의 최대 장점은 측면에서 중앙으로의 연계다. 이동경은 측면에서 중원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중원싸움에 힘을 불어 넣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2019시즌 동안 울산에서 김보경이 보여준 모습과 유사한 모습을 U23 대표팀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동경은 U23 연령대에서 뛰어난 득점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해 3월에 열린 AFC U-23 축구 선수권대회 예선 세 경기에서 이동경은 6득점을 기록하면서 이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 중에서 최다 득점자가 된 바 있다. 또한 이동경은 A대표팀에도 소집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두 번의 A매치 출장은 이동경에게도 U23 대표팀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구FC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정승원은 윙백과 미드필더, 윙어까지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정승원은 굉장히 터프하게 축구를 한다는 점에서 그 장점을 찾을 수 있다. 적극적인 중원싸움 및 강한 전방압박을 해야 할 때 정승원을 2선 내지는 윙에 배치하는 것은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2019시즌 동안 정승원은 주로 윙백으로 기용되었고, 이러한 점에서 공격옵션으로서의 효과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승원의 경우, 김진규와 마찬가지로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김학범호의 공격전술에 역동성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윙백과 미드필더, 윙어가 모두 강하다는 점은 김학범호가 좀 더 유연하게 플랫3와 플랫4를 오갈 수 있다는 점을 뜻하기도 한다.


인천 대건고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프라이부르크로 적을 옮긴 정우영은 현재 U23 대표팀의 유일한 유럽파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정우영은 챔피언스리그 및 분데스리가에서의 경험을 통해 공격에 신선함을 더할 수 있는 선수다. 정우영은 섀도우 스트라이커 및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등 많은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유럽 경험이 풍부한 선수인만큼 정우영의 역할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프라이부르크에서 경기를 나오지 못하고 있고, U23 대표팀 경기에서 팀 전체의 템포와 자신의 템포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은 아쉽다.


광주FC의 ‘엄살라’ 엄원상은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선수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할 수 있는 스피드를 가진 엄원상은 윙어로서 김학범호의 속도를 높여줄 수 있는 선수다. 또한 엄원상은 1999년생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열린 U20 월드컵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그 결과,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허물어뜨리는 능력까지 가지게 되었다. 다만, 올 시즌 엄원상은 광주FC에서 주전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엄원상은 올 시즌 16경기에 출전했고, 그 중 10경기는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는 엄원상이 좀 더 세밀해져야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산 아이파크의 윙어 이동준은 2019시즌 K리그에서 13골 7도움을 기록하면서 K리그2 베스트11에 선정되고, 나아가 K리그2 MVP까지 수상한 부산의 에이스다. 이동준은 엄원상과 유사하게 엄청한 스피드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이 스피드를 바탕으로 이동준은 2017시즌부터 지금까지 부산 공격에 역동성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2019시즌에는 스피드 뿐 아니라 센스까지 완벽히 겸비한 선수로 자라나게 되었다. 과거에는 빠른 스피드만으로 상대를 요리했다면, 이제 그는 순간적으로 속도를 줄였다가 올리는 등, 상대방이 읽기 어려운 공격패턴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선수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2019시즌의 이동준은 측면드리블과 침투, 대각선드리블이 모두 가능한 선수로 성장했다. 측면 드리블은 속도의 변화를 자유롭게 줄 수 있다 하더라도 그 경로가 측면 깊숙한 공간으로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그러나 이동준은 측면 드리블 뿐 아니라, 순간적으로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에도 능하다. 이는 상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되었다. 또한 이동준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운반하는 대각선 드리블이 가능해지면서 상대 수비를 몰아 공간을 동료에게 만들어주는 게 가능한 선수가 되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동준은 이번 대회 대한민국 대표팀의 희망이다.


대구FC의 공격수 김대원은 2019시즌 K리그1의 정상급 공격수들인 세징야, 에드가와 함께 ‘대-세-가’라인을 구축한 선수다. 그만큼 김대원은 대구FC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로 꼽힌다. 김대원의 장점은 최전방에서 굉장히 적극적이고 저돌적으로 상대를 제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전방에서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슈팅을 가져가는 능력을 가졌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다. 그러한 김대원의 능력은 2019 K리그1 2라운드 대구와 제주의 경기, 그리고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대구와 광저우 헝다의 경기에서 잘 나타난다. 김대원은 정적으로 흘러가는 경기에서 동적인 흐름을 가져가며 상대 수비를 완벽히 흔들 수 있는 선수다. 이러한 재능은 라인을 내리며 물러서는 팀을 상대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수비 집중력과 골결정력의 경우 조금은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울산에서 아산 무궁화로 임대되어 2019시즌을 보낸 '전 서울시장(?)' 오세훈은 잊을 수 없는 한 시즌을 보냈다. 그는 K리그2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스트라이커로서의 재능을 보여주었다. 또한 U20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전과 일본전에서 골을 넣는 등 대한민국의 결승 진출에 크게 일조했다. 오세훈의 가장 큰 장점은 포스트플레이다. 오세훈은 193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들과 싸워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경기 경험을 쌓아가면서, 순간적으로 2선까지 내려와 공을 연계해주는 능력도 익혔다. 지난 11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첫 번째 평가전에서 대한민국이 기록한 세 번째 골장면을 보면 오세훈의 연계능력을 알 수 있다. 자신이 김신욱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한 만큼 오세훈은 김신욱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그는 김신욱과 동일하게 대표팀에 장신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라는 좋은 옵션을 제공 중이다. 다만, 상주 상무로 입대를 한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물론, 대회 기간에는 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대회에 집중할 수 있지만, 이후 다시 군사훈련을 재개하고, 상주 상무라는 새로운 호한경에 응해야한다는 점은 김학범호에게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오세훈의 선택이고, 약속이기에, 오세훈이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격자원은 FC안양의 스타 공격수, 황의조를 쏙 빼닮은 조규성이다. 조규성은 2019시즌 K리그2에서 14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팔라시오스, 알렉스와 함께 조규성은 시즌 내내 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을 허물어뜨렸다. 조규성의 장점은 ‘저돌성’이다. 공이 올 때면 수비수들의 움직임에 개의치 않고 공을 소유하고 또 슈팅으로 연결한다. 조규성은 188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피지컬 싸움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조규성의 저돌성이 가지는 효과를 배가시킨다. 물론, 조규성에게 저돌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규성은 공을 잡았을 때 동료에게 공을 연결해주는 능력 역시 빼어나다. 이러한 조규성의 모습은 성남FC 시절 황의조의 모습과 굉장히 유사하다. 실제로 조규성을 보면 과감한 슈팅과 과감한 쇄도, 피지컬을 이용해 등을 진 상태에서 동료에게 공을 연계해주는 플레이 등 수많은 모습들이 황의조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그렇기에 적잖은 팬들이 조규성이 황의조와 같은 선수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골문 앞에서의 침착성을 더 기른다면, 득점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2선에서 연계를 통해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김진규, 정우영, 이동경, 터프한 플레이로 상대를 높은 위치부터 찍어누를 수 있는 정승원, 빠른 스피드를 통해 측면을 허무는 엄원상과 이동준, 민첩하고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김대원,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오세훈, 정통 스트라이커 조규성 등 정말 많은 공격자원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김학범호가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기대된다.
 
 

#. 약점2. 아쉬운 수비조직력
 
다만수비조직력 부분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게 사실이다. 김학범호는 지난 우즈베키스탄과 치른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3실점을 기록했다. 또, 두바이컵에서는 네 경기 4실점을 기록했다. 물론, 심각한 실점기록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경기 내용면에서 살펴볼 때, 총 여섯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수비진은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현재 대한민국 U23 대표팀에 뽑힌 중앙수비 자원은 정태욱(대구FC)김재우(부천FC 1995)이상민(나가사키)김태현(서울 E랜드, 2019시즌 대전 시티즌)이다. 원두재도 중앙수비를 볼 수는 있지만, 김학범호에서는 중앙수비가 아닌 곳에도 줄곧 기용되는 실정이다. 위 네 명은 피지컬 면에서는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다른 부분에서도 출중한 모습을 보이는, 분명 좋은 선수들이지만, 아쉬운 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정태욱의 경우, 느린 발이 문제가 된다. 대구FC에서도 느린 발 때문에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적이 많다. 특히 상대의 인터셉트에 당할 때가 많다. 김재우의 경우, 올 시즌 오롯이 중앙수비수로 활약하지 못했다. 그는 공격수와 측면 수비를 보면서 부천을 도왔다. 이는 김재우가 중앙수비를 볼 때 센스가 부족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태현의 경우, 대전 시티즌에서 중용되지 못했고, 경험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드러난다. 이상민은 J2리그에서 16경기에 나섰는데 4개의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네 경기 당 한 개 꼴로 경고를 받은 셈인데, 이는 결코 좋은 수치가 아니다.
 
물론, 선수들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방법도 있다. 정태욱의 느린 발은 100m를 11초만에 달리는 김재우의 빠른 발로 보완할 수 있다. 김재우의 포지션 변경 경험은 오히려 플랫3 전환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 수비리딩에 일가견이 있는 정태욱과 호흡을 맞춘다면 충분히 김재우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 김태현의 경우, 경기경험 부족은 훈련으로 보완할 수 있다. 이상민의 과하게 거친 플레이는 정태욱의 수비리딩을 통해 보완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부분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 리우 올림픽 예선에서는 당시 팀 내 확실한 에이스라 불린 연제민(한일전에서 무너졌지만)이 다른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모양새였음에도 수비 불안정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현재 대표팀 중앙수비진 내에는 확실한 에이스라고 볼 수 있는 ‘완성형’ 선수도 찾기가 어렵다. 이 점은 김학범호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할 점으로 보인다. 합이 조금이라도 맞지 않는 순간우리 수비진은 무너질 수 있다.
 
 


#. 강점 3. 김학범 감독
 
김학범 감독은 자신만의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의 우위를 통해 경기를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철학과 빠른 공수전환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철학이 대표적이다. 확실한 철학은 확실한 팀 컬러를 만드는 법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김학범 감독의 철학은 분명 대표팀의 팀 컬러를 확실히 해줄 것이다.

 

 

또한 김학범 감독은 굉장히 많은 경험을 했다. K리그 감독과 코치는 물론, 중국 슈퍼리그 감독도 맡은 바 있고, 연별병 대표팀 코치와 감독 역시 역임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K리그 3연패와 FA컵 우승도 경험했고, 시민구단 최초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분명 김학범 감독은 경험이 많고, 또 신뢰를 보낼 만한 감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학범 감독은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델파이방법을 활용한 축구 훈련방법에 관한 내용분석'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단순히 실무경험 뿐 아니라 이론적인 측면에서도 풍부한 경험을 한 감독인 것이다. 오늘도 김학범 감독은 학구파 감독으로서 끊임없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 약점 3. 김학범 감독
 
그러나 상술한 김학범 감독의 장점은 외려 단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은 선수선발과 전술운용에 있어 유연하지 못한 대처로 이어질 수 있다.
 
선수선발의 경우, 이번 대회에서도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다. 바로, 한찬희(전남 드래곤즈)와 이수빈(포항 스틸러스) 등이 명단에서 제외가 된 것이다. 물론, 선수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기에 김학범 감독을 이해해야 한다. 또, 제외의 이유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 짐작컨대 한찬희와 이수빈의 경우, 체력적인 문제점과 공격속도에서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외되었을 공산이 크다. 김학범 감독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공수전환을 추구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김 감독은 한찬희와 이수빈이 이러한 축구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한찬희

이수빈

 

그러나 이 두 선수가 가진 장점이 확고하기에, 두 선수의 제외는 아쉽다. 한찬희는 공격전개에 있어 빼어난 창의성을 가지고 있고, 좌우 전환 역시 동연령대에서 최고로 꼽힌다. 이수빈의 경우, 터프한 수비능력과 2000년생 같지 않은 탈압박 능력이 돋보인다. 물론, 정확한 롱패스도 이수빈의 장점이다. 만약 상대가 중원에서 강한 경합을 가져간다면, 좌우 전환 및 노련한 탈압박이 스피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두 선수는 모두 K리그1에서 주전으로 뛰어본 적이 있는 선수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두 선수의 제외는 정말로 아쉽다.
 
전술운용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굉장히 체계적으로 전술을 짜는 감독이다. 그러나 90분 동안의 경기 안에서 전술을 바꾸는 데에는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이는 김학범 감독이 가진 강한 철학과 관련이 있다. 김학범 감독은 4-2-3-1에 기초를 두고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의 공을 탈취하고, 또 빠르게 전진하는 전술을 애용한다. 그러나 이 전술은 우리가 앞서고 있을 때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토너먼트와 같은 녹아웃 스테이지에서는 득점 이후에는 상대의 힘을 빼놓고, 팀을 재정비 한 후에 공격을 전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득점 후 상대의 전방압박이 거세지고, 우리 선수들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기에,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선제골을 득점한 직후에 공격을 계속 전개하는 것은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김학범 감독의 전술운용에 염려가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 우리 U23 대표팀은 내일(1월 3일) 호주와 비공개 평가전을 치른 뒤에 1월 9일부터 대회를 치른다. 중국과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8강 진출을 위한 조별리그를 치르고, 이후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한다. 과연 9연속 올림픽 축구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연초부터 대한민국 축구팬들에게 희소식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6

Soreg 2020.01.02. 01:48
잘 읽고 갑니다

확실히 한찬희 이수빈을 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될지는 지켜 봐야겠져

그리고 연별병 -> 연령별
댓글
부산빠순구 2020.01.02. 04:29
이강인 백승호가 오기 전까지 진규가 확실히 자리 잡아야 되는데 ㄷㄷㄷ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정보/기사 2025 FA예정 명단 18 김태환악개 5161 31
츄르토토 국내축구갤러리 츄르토토 규칙 + 국축갤 토사장 명단 42 Lumine 5165 27
정보/기사 2024 시즌 K리그1-K리그2 유니폼 통합정보 10 뚜따전 6538 11
자유 2024년 국내 축구 일정(K리그1~K4리그) 11 미늘요리 14972 36
에펨/로스터 국내축구갤러리 FOOTBALL MANAGER 로스터 공지 (7월 7일 베타업데이트) 120 권창훈 27494 57
가이드북 K리그1 가이드북 링크 모음집 13 천사시체 16634 39
자유 ❗이것만 있으면 당신도 프로 플스인! 개축갤 뉴비들을 위한 필독서 모음❗ 31 뚜따전 41866 45
자유 국내축구갤러리 2024 가이드 7 권창훈 30239 27
인기 개좆앰뒤씹기새끼들땜에 깸 1 애빙 18 1
인기 기상 이슬쿠니 7 0
인기 여름 어디갔냐 김병지의꽁지머리 13 0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안양스피런 83 0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19 4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Nariel 90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31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안양스피런 65 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38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도움이필요한동혁 162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럭키금성황소 172 1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41 6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안양스피런 97 4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감자감자감자 183 11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3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6 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4 1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Nariel 140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52 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55 3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고독한아길이 149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와룡이나르샤 119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안양스피런 9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