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성남의 김동준 이적이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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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김동준의 이적설이 굉장히 진하게 나오고 있다. 전북, 울산 이적설이 이미 있었던 선수이기도 하지만, 이번 이적설이 충격적인 것은 행선지가 K2라는 것이다.

이 이적에 대한 성남 팬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갈리고 있지만, 아쉽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 같다.

 

김동준 선수의 이적이 충격적인 이유 중 하나는 아마 김남일 신임 감독의 인터뷰(http://osen.mt.co.kr/article/G1111283555)와 타 기사를 통해 밝혀진 김동준의 10억을 넘는 바이아웃(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468&aid=0000610432)에도 불구하고 이적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전북, 울산이라는 막강한 구단이 영입을 시도한다고 했을 때 성남 팬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보내줄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절대적이었는데, 이 이적설을 잠재우는 것이 김 감독의 인터뷰와 바이아웃 금액이었던 것이다.

 

이후 서보민의 재계약, 주현우의 선수단 소집 등 필수 선수들을 지켜내는 모습을 보이며 성남 팬들은 김동준, 주현우, 서보민이라는 팀 핵심 전력을 잔류시킨 것에 대해 크게 만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며칠 뒤 전지훈련 소집에서 김동준이 보이지 않으며 다시 논란은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2부리그로 갈 수 있다는 루머도 나왔다. 끝내 락싸에서도 김동준의 대전행이 점쳐졌고, 스포츠니어스의 오빠 어디가에서 대전과 제주가 경합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꽤 많은 팬들이 생각하듯 본인도 김동준의 이탈이 팀의 전력에 큰 누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성남은 전통적으로 튼튼한 골키퍼를 보유해왔으며, 써드 골리로만 뛰었던 양한빈, 정산마저 1부리그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것을 보았을 때 성남의 골키퍼라인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젊은 나이에도 안정적인 실력을 보유한 전종혁 선수가 2선발로 버티고 있고, 잔뼈굵은 김근배도 재계약하였으며 올림픽 대표로도 뽑혔던 허자웅의 입단 소식도 들려오니 전력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는 전력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축구에 조금이라도 애정을 갖게 된다면 이제 선수와 팀의 정통성, 관계에 큰 의미를 두게 된다.

 

김동준이 어떤 선수인가. 풍생고등학교에서 든든한 골키퍼를 맡고 2016년에 입단하여 첫 해부터 선발자리를 맡아온 성남의 성골 유스이다. 황의조를 잇는 정통 풍생 라인, 성남 팬들의 자부심과 같은 선수다. 김동준은 실력이면 실력, 멘탈이면 멘탈, 팬서비스까지 성남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온 선수인 것이다. 비교적 약체 팀으로 분류되는 성남에서 국가대표에 가장 근접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선수가 팀을 나간다. 유럽도, 일본도, 그나마 이해 가능한 전북/울산도 아닌 2부리그를 향한다고 한다.

 

성남 팬들은 12년 이후 성남의 에이스들을 타팀에게 줄곧 뺏겨왔다. 역시 풍생 출신 성골 유스였던 홍철을 라이벌팀 수원에게, 든든한 주장 김성환을 울산에게, 14년 FA컵 우승 주역인 김태환을 울산에게, 자랑스러운 센터백 라인 윤영선-임채민을 각각 울산, 강원에게. 홍철은 이후 국가대표 풀백이 되었고 김태환은 탑클래스 선수로 인정받았으며, 임채민은 국가대표에 뽑혀도 이상하지 않은 정상의 위치에 서있다. 하지만 김동준의 이적은 단순히 이러한 이적으로 보기 힘들다.

 

2015년 전성기를 보내고 2016년 강등을 맞이한 황의조에게 국내외에서 굉장히 많은 오퍼가 들어왔었다. 젊은 나이의 황의조에게는 더 높은 위치로의 한 발자국이 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황의조는 비록 반 시즌이더라도 성남에 남아 성남의 승격을 돕고자 하였다. 이 모습에 성남 팬들은 황의조와 사랑에 빠졌다. 이제 황의조가 성남을 욕하는 일이 있지 않는 한 황의조는 성남의 레전드 선수로 남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의 황의조가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뒤 성남 팬들의 자부심은 김동준이 되었다.

 

단순히 팀의 에이스가 다른 팀으로 간다는 것에 실망하는 것이 아니다.

성남의 자부심이자 성남 팬들의 애정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인 김동준이 충성을 다하겠다고 했던 팀인 성남을 굳이 저버리고 2부리그로 간다는 것이 실망스럽다. 프로 선수에게 돈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우리는 당장 임채민을 보고도 알 수 있다. 당장 황의조도 거액의 오퍼를 마다하고 성남에 남았었다. 김동준에게 무조건적인 충성과 잔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성남 프런트가 대체 김동준에게 어떤 제안을 했길래, 계약기간이 2년 남은 현 상황에서 2부리그를 가겠다고 하는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위에 길게 늘어놓은 두서없는 글을 요약하자면, 성남의 자부심이자 상징인 김동준의 이적이 일어나게 한 프런트에게 너무나도 큰 실망감이 생긴다. 물론 대전/제주가 매력적인 제안을 했을 수도 있지만, 성남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인 선수가 1부리그를 벗어나 2부리그를 가기까지에는 그저 돈의 문제만 있었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기에 이 이적이 아직도 납득되지 않는다.

 

동준이형 남아줘ㅜㅜ

댓글 4

yabukinako 2020.01.06. 21:05
지금이야 정신차렸지만
홍철,황의조와 함께 풍생유스 멘탈레기 잔혹사에 포함시켜야 할듯싶다 쩝...

그래도 홍철은 나중에 성남팬 다시 챙기고 황의조는 본문에있는대로 강등에 책임지는 자세라도 보여서 다행인데

김동준은 ..... 하 .....
한번만 이런일 더 터지면 진짜 유스 정안준다이제
댓글
고정닉 2020.01.06. 21:07
그래, 가지마라. 모냥이 안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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