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K리그2 데이터 공개합니다(안산)

안녕하세요. 지난 번 안산그리너스 분석관이라고 소개드렸던 김태호입니다. 올시즌부터는 안산 분석관이 아니니 앞으로 그냥 백수분석관이라 지칭하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장문의 글을 남기는 이유는 지난 번 아래와 같은 '개똥이'님의 댓글을 봤기 때문입니다. 

또, 데이터분석관이 꿈이라는 분들이 많이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이 데이터가 (제가 알기론 국내에서 활용하는 구단이 없는 걸로 압니다만) 참고가 될까싶어 올립니다.

아무래도 K리그2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합니다.

K리그2를 챙겨보시는 분들도 타 구단 정보를 얻기 어렵고, 구단관계자들도 선수이동이 잦고 신인, 중고선수들이 많아 잘 모르는 게 현실입니다.

안산은 이러한 점에 있어 최악의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팀 인지도도 낮고 선수 대부분이 프로 경력이 없으며 그동안 성적도 못냈으니 할 말 다했죠.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적어도 제가 있었던 지난 시즌의 안산에 대한 약간의 편견을 바꿔보고자 합니다.

우선, 19시즌 안산은 개똥이 님의 말처럼 극단적 수비, 안티축구, 수비적으로 내려서서 잠그고 있다가 역습위주 경기를 펼치는 팀이란 인식이 강합니다.

3백 혹은 5백을 쓰기도 하고 실제로 1위 광주(31실점) 다음으로 적은(42실점) 최소실점을 기록한 팀이죠. (3위 47실점-부산,전남,대전)

그리고 팬들에게 첫 안양 원정 경기에 대한 인식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전략적인 부분이었기 때문에 인정합니다 ㅎㅎ

* 이 글이 영향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데이터를 공개하기에 앞서 타 구단 전력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평소 데이터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어느정도 감이 오시리라 믿습니다.   

아래 자료는 시즌별과 2019시즌 분기별로 정리한 데이터입니다. 여러분들께 그리 낯선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위 자료로 제가 여러분께 어필하고 싶은 부분은 TSR, STR 값입니다.

TSR- 한 경기에서 나온 양 팀의 슈팅 수를 비교했을 때, 누가 더 많은 슈팅을 했는지 비율을 알 수 있는 데이터.

(예를 들어, 경기서 총 10개의 슈팅이 나왔는데, A팀-7개, B팀-3개면 A팀 TSR=0.700/B팀 TSR=0.300) 

STR- 한 경기에서 나온 양 팀의 유효슈팅 수를 비교했을 때, 누가 더 많은 유효슈팅을 했는지 비율을 알 수 있는 데이터.

(예를 들어, 경기서 총 10개의 유효슈팅이 나왔는데, A팀-7개, B팀-3개면 A팀 STR=0.700/B팀 STR=0.300) 

기존의 안산은 시즌 동안 47%정도의 슈팅비율과 43%정도의 유효슈팅비율을 가져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상대에게 더 많은 위기상황을 내줬다는 것이겠죠.

반면, 19시즌 안산은 시즌 결산인 4/4분기 기준 53%의 슈팅비율과 57%의 유효슈팅비율을 가져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상대에게 더 많은 위협을 가했다는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건 특정시기가 아니라, 2/4분기와 3/4분기에도 높은 TSR, STR 값을 보였고 오히려 시즌 말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래 괄호는 부문별 리그 순위를 의미합니다. 안산은 우승권 수준의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이 데이터를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보통 역습 축구를 펼치는 팀의 경우, 낮은 TSR값과 높은 STR값을 보입니다

그 이유는 점유율을 낮게 가져가며 상대의 공격이 끊긴 직후 위기상황에서의 찬스를 포착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K리그2의 경우 어느 한 팀이 경기를 지배하고 경기를 하기 보다 서로 치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제가 K1 자료를 선뜻 공개할 수는 없지만, 다른 K2의 역습축구를 펼치는 팀과 K1 역습축구 팀과 데이터를 비교해봤을 때 특징의 차이(역습축구팀이 생각보다 TSR값이 높은 부분)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게다가 이 데이터들을 보면 안산도 역습축구를 아예 안했다고 얘기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PDO나 결정력같은 부분만 봐도 알 수 있듯, 아무래도 객관적 전력에서 확실히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승격팀 광주(TSR-5위 0.501, STR-3위 0.548), 부산(TSR-1위 0.577, STR-2위 0.571)과 비교했을 때

안산의 위 데이터는 19시즌 안산이 수비만 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에 어느정도 힘을 실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역습을  잘 했던 팀이 맞을 것 같습니다.

또, 단순히 극단적인 수비로 적은슈팅과 피슈팅에서 얻는 데이터의 함정(약팀 수비수의 데이터가 좋듯이)이 아니라, 실제로 안산은 중위권 이상의 경쟁력을 보여주며 높은 유효슈팅율과 적은 피슈팅을 기록한 것을 위 표를 통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안산은 19시즌 슈팅과 피슈팅 부문서 큰 발전이 있었고 특히 리그 중위권 수준의 적지 않은 슈팅을 기록했습니다.)

2019 K리그2 리그 평균 점유율은 50%였고 47%였던 안산의 점유율이 리그 최하위였던 것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18시즌 리그평균-50%, 안산-8위 48.2%)

그리고 최종순위만큼 아주 뛰어나지는 않은 부분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점유율을 참고해 조정한 데이터 값입니다. 

-예를 들면 강팀(볼을 오래 점유하는 팀) 수비수의 태클 10개 성공과 약팀 수비수의 태클 10개 성공의 의미는 다르겠죠. 그래서 점유율로 조정했습니다.

분명 적은 슈팅은 시즌내 문제점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빌드업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했고 발전했습니다.

여러모로 부산은 넘사벽이었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렵지만, 광주와 안양의 결과와 비교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여러분들이 안산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 "수비만 한다", "노잼이다" 라는 부분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는 제가 드릴 수 있는 약간의 해명입니다.ㅎㅎ

자세한 정보를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이 정도라도 여러분들께 축구를 보는 또다른 재미가 되어봤으면 합니다 ㅎㅎ

그리고 또 "한국 분석관들은 그저 감독 시다바리다. 하는 것도 없다"라는 댓글도 봤었는데요. 

어려운 입지에서 노력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야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하는 실력있는 분석관들이 훗날 좋은 평가를 받으며 한국축구 발전에 힘쓸 수 있을 것이고 반면 낙하산, 시다바리는 프로무대에서 자연스레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한국축구를 위해 팬 여러분들이 도와주십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