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아세안쿼터, 장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이번에는 조금 당연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결론이 매우 추상적이라 아쉽네요...

좀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링크 들어가서 읽으시면 가독성이 올라갑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261724&memberNo=6525744

[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2020시즌부터 K리그에 ‘동남아시아 외국인 선수 쿼터(이하 아세안...

 

 

 

2020시즌부터 K리그에 ‘동남아시아 외국인 선수 쿼터(이하 아세안 쿼터)’가 생긴다. 원래 3+1(아시아 쿼터)체제였던 외국인 선수 규정을 2020시즌부터는 3+1(아시아 쿼터)+1(아세안 쿼터)로 바꾸게 된다. 프로축구연맹은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해 이러한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굉장히 좋은 정책이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매우 크다. 아세안에 가입된 10개국의 인구는 6억 2천이 넘어간다. 물론, 날이 갈수록 인구 규모는 커지고 있다. 시장 규모 자체가 엄청나게 크다는 뜻이다.
 
또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축구열기 역시 굉장히 크다. 동남아시아는 축구 인프라가 완전히 뿌리 내리지 못했음에도 적지 않은 관중들을 동원한다. 2017시즌 기준으로 말레이시아 리그의 평균관중은 6757명이고, 베트남 리그의 평균관중은 8614명이다. 같은 해 인도네시아 리그는 이보다 높은 8885명의 평균관중을 기록했다. 2017시즌 대한민국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의 평균관중이 6576명이었고, 이는 2018시즌까지도 대동소이 내지는 오히려 더 감소했음을 고려했을 때, 동남아시아 리그의 축구열기는 분명 적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태국의 경우 평균관중이 4604명으로 기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태국 리그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나면서도 돈을 많이 쓰는 리그다. 축구에 대한 관심이 결코 적지 않다.

동남아시아 축구 관중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축구 수준은 우리보다 한 수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에, 실력적으로 대한민국 K리그는 동남아시아 선수들과 팬들에게 동경의 대상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실제로도 1984년 태국의 축구 영웅 피아퐁이 럭키 금성 황소에 입단한 이후 2010년대 들어 베트남의 쯔엉과 콩푸엉이 K리그에 진출한 바 있고, 그에 대한 마케팅 측면에서의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한 아세안 쿼터와 같은 정책들은 환영받아 마땅하다.
 
다만, 중요한 건 이러한 정책을 길게 밀고 나가느냐의 여부다. 냉정하게 판단할 때, 아세안 쿼터를 도입한다고 1년 만에 동남아시아 선수들이 K리그에 이전보다 ‘월등히’ 많은 관심을 가질 확률은 적다. 또한, 어느 정도의 관심이 생기더라도, 더 이상의 노력이 없다면 관심은 다시 식어버릴 것이다. 그렇기에, 아세안 쿼터 정책은 장기정책으로서 프로축구연맹이 밀고 나가야 한다. 또, 아세안쿼터 하나만으로 동남아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 K리그와 동남아시아 축구
 
K리그는 독자적인 성향을 가진 축구 리그다. 축구 전술 및 선수들의 개인 기량 측면에서 봤을 때, K리그는 다른 아시아 리그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강한 압박’이다. 일본의 J리그는 패스를, 중국의 슈퍼리그는 공격을 중시하는 반면, K리그는 압박을 중시한다.
 
대체 어떤 이유로 이러한 차이가 생긴 것일까? 그 정답은 ‘피지컬’과 ‘재정 상태’에 있다. 일본 선수들은 대체로 키가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가장 작아 피지컬 측면에서 약점을 가지기 때문에, 공을 빠르게 연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중국의 경우, 자국리그 내의 스타 용병들을 십분 활용하기 위한 공격축구를 추구한다. 실제로 2019시즌만 해도, 탈리스카, 파울리뉴, 오스카, 헐크, 하미레즈 등의 엄청난 선수들이 중국 슈퍼리그를 휘젓고 다녔다. 반면 한국의 K리그는 선수들의 키가 매우 커서 피지컬이 동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히면서도, 재정 상태는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강한 몸싸움을 통해 상대가 하고 싶은 축구를 못하게 하는 쪽으로 축구를 발달시켰다. 또한 재정적 지원이 타 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화끈한 공격보다는 피지컬 면에서의 우위를 통한 강한 압박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너무 거칠어서 카드가 나올 때도 많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K리그가 가진 성향은 오히려 동남아시아 선수들에게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동남아시아 선수들은 키가 매우 작다. 아세안 국가들 중 축구를 가장 잘한다는 베트남과 태국만 해도 키가 너무나 작다. 지난 동남아시안컵 명단을 기준으로 보면,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들 중 단 10명만이 180cm이상이다. 또, 네 명은 170cm 미만이다. 태국도 정확히 똑같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160cm 미만의 송크라신(158cm) 선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우는 다르다. K리거 위주로 선발된 지난 동아시안컵 명단으로만 봤을 때, 180cm이상이 12명이라는 걸 알 수 있다. 170cm 이하의 선수들은 아예 없다. 이러한 준수한 키 때문에 K리그에는 피지컬 위주로 승부하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 물론, 키가 크다고 해서 피지컬이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키가 커도 무게중심이 제대로 잡히지 못한다면, 피지컬이 좋다고 할 수 없다. 반면에 키가 작아도 무게중심이 바로 잡혀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피지컬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K리거 들은 축구 교육을 받으면서부터 몸싸움을 통한 압박 및 탈압박에 대해 매우 익숙해졌다. 또한 몸싸움의 환경이 동아시아 내에서 가장 험한 곳에서 뛰고 있다는 점 역시 피지컬에서의 우위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K리그에 피지컬 면에서 K리그보다 대체적으로 열위에 있는 동남아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겠느냐의 문제다. 180cm의 쯔엉(중앙 미드필더)과, 168cm의 콩푸엉(공격수)이 K리그에서 실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K리그의 경우, 선수 대부분이 180cm를 넘고, 중앙수비의 경우 190cm 이상인 선수들이 즐비하며, 몸싸움의 정도가 굉장히 강하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 선수들은 대부분 몸싸움을 기초로 한 압박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도 아세안 선수들의 성공을 어렵게 만든다. 동남아시아 축구선수들은 몸싸움보다는 순간적인 스피드를 이용한 개인기나 드리블에 익숙해져 있다. 또, 몸싸움을 하더라도 대부분이 동남아시아 리그 내에 소속되어있기 때문에, 몸싸움의 수준이 K리그보다 약하다. 아무리 빨라도 기본적인 피지컬 싸움에서 밀린다면 그 빠른 속도를 활용할 수 없고, 아무리 패스 센스가 좋아도, 기본적인 피지컬 싸움에서 밀린다면 그 좋은 센스를 활용할 수 없다. 또한, 180cm 이상의 선수라 하더라도, 몸싸움을 기반으로 한 강한 압박을 견뎌내지 못한다면 그 키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렇게 축구 내적인 부분을 살펴보았을 때, 대한민국 K리그는 결코 동남아시아 선수들이 적응하기 쉬운 리그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세안쿼터를 신설한다고 해서 동남아 시장이 쉽게 개척되지는 않을 것이다.
 
 

 #. 동남아시아 선수들은 비싸다. 
 
또한, 동남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은 비싸다. 정확히는, K리그 시세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그들의 몸값은 실력에 비해 높은 게 사실이다. 실제로 베트남 축구 ‘스타’ 콩푸엉의 경우, 2019시즌에 연봉을 줄여가면서까지 인천 유나이티드로 임대 이적한 바 있다. 콩푸엉의 연봉은 약 1억 3500만원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수치는 2019년 K리그1 평균 연봉인 1억 9800만원보다는 적은 수치다.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에 있어서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2019시즌 선수 평균 연봉은 1억 30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1억 3072만원). 그런데 콩푸엉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평균연봉보다 더 높은 연봉계약을 했음에도 8경기에 나와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물론, 적잖은 베트남 팬들의 관심을 모아 마케팅 측면에서의 성과도 있었지만, 연봉 1억 3500만원이라는 금액을 생각한다면 콩푸엉의 활약은 아쉬웠다.

콩푸엉

 

베트남 축구의 특급 ‘유망주’ 쯔엉의 경우, 2015시즌 3800만원의 연봉을 받는 조건으로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로 임대 이적을 결정했다. 굉장히 적은 액수였다. 그리고 이 ‘가성비 영입’의 결과는 ‘본전’이었다. 쯔엉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1년 간 단 네 경기를 뛰었지만, 결과적으로 인천에게 ‘본전’을 안겨줬다. 그라운드 위에서의 실력과 베트남 팬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측면에서의 이득을 합친다면 연봉 3800만원은 그리 큰 금액이 아니었다. 이후 쯔엉은 강원에서도 1년간 단 두 경기 출장에 그치는 아쉬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베트남 및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평창 올림픽 홍보에 있어서 ‘강원도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마케팅 측면에서의 이득을 안겨다주기도 했다. 결국 쯔엉은 2년간 K리그에서 단 여섯 경기를 뛰는 것에 만족한 채 귀국해야 했다. 잦은 u-23 및 A대표 차출과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에서는 많이 볼 수 없었지만, 홍보에 있어서는 괜찮은 결과를 불러왔다.

쯔엉

 

결과적으로, 동남아시아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동남아시아의 에이스를 영입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동남아시아의 유망주를 영입하는 것이다. 물론, 혹자는 마케팅용 선수를 영입하는 경우도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할 테지만 마케팅용 선수도 결국에는 팀에서 로테이션 정도의 위치는 되어야 한다. 결국 고려해야 하는 것은 그 선수가 어떤 위치의 선수냐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떤 위치의 선수든, 본전 이상을 뽑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콩푸엉과 같은 베트남의 ‘스타’가 K리그를 방문한다면 본전을 뽑기 위해서 주전은 아니어도 주전 경쟁에는 꾸준히 참여를 해야 한다. 그러나 그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선, 냉정하게 볼 때 현재 동남아시아의 축구 스타들 중 K리그에서 주전을 하리라고 확답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주전 경쟁 역시 힘들 것이다. K리그의 강한 압박을 견딜 선수는 없어 보인다. 또한 스타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그 선수가 스스로 몸값을 깎아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유망주를 영입하든 스타를 영입하든 매한가지지만, 팀의 마케팅 방향이 확실해야 한다. 이른 바 ‘뽕을 뽑’아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선수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베트남의 축구스타 레콩빈이 J2리그 콘사도레 삿포로에 도전했으나 그곳에서마저도 실패했다(9경기 출전). 동남아시아 축구선수들에게 그래도 편한 J리그에서도 실패를 경험하는 스타들이 많은데, K리그라고 다르겠는가.
 
유망주를 뽑아도 문제다. 유망주를 뽑게 된다면 즉시전력감으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또한 유망주의 경우, 연령별 대표팀을 포함해 귀국의 국가대표팀으로 차출되는 빈도가 매우 높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끼리 열리는 연령별 국가대항전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실제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유럽에 진출한 한국의 유망주가 경기에 나오지 못한다면, 그 팀에 대한 관심도 식어버릴 게 뻔한 걸 생각해본다면, 결코 유망주 영입이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 그럼에도 아세안 쿼터가 필요한 이유, ‘중계권’
 
이쯤 되면 아세안쿼터는 굳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 정도로 그 효과가 미미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쿼터를 만들어봤자 K리그에서 잘 할 확률이 다른 리그에서 잘 할 확률보다 낮으며, 쿼터를 만들어봤자 구단이 이익을 볼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 아스날이 박주영을 영입했다고 해서 아시아 팬들이 대폭으로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아세안 쿼터의 미래가 밝아보지만은 않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아세안쿼터가 필요한 이유는 중계권에 있다. 2019시즌 기준으로 지상파 채널에 판매하는 K리그 중계권 가격은 60억 원이었다. 이마저도 국가대표팀 경기와 함께 묶어서 파는 것이다. 국가대표 중계권료 120억에 K리그 중계권료을 얹어 팔기 때문에 그래도 60억 원의 중계권료를 각각 지상파 3사로부터 벌어들일 수 있는 것이다. 중계권료만 2000억이 넘는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를 생각해 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이다. 중계권이 가장 큰 수익이 되는 스포츠 업종에서 이러한 모습은 실망스럽다.

관중은 많아보여도 중계권료는 헐값이다.

 

여기에 K리그는 2019시즌의 관중증가를 바탕으로 2019년 12월 6일,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입찰 형태의 중계권료 책정을 실시했다. 최소입찰금액은 250억원. 국가대표팀 경기에 K리그를 얹은 형태인 건 변하지 않았지만, 중계권료 협상의 형식과 그 금액이 달라졌다는 건 어느정도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유찰. 2020년 1월 13일에 다시 한번 중계권료 공개입찰을 진행하게 되었다. K리그의 현실이 이렇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K리그는 여러 개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돌파구들 중 하나가 바로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이다. 옆나라 일본 역시 동남아시장 개척을 통해서 영국 퍼폼사가 운영하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DAZN으로부터 10년간 2조 1000억 원에 달하는 중계권료를 따낸 바 있다. 물론, 천문학적인 중계권료가 모두 동남아시아 시장개척 덕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J리그가 가진 경제적 건전성과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의 성과를 퍼폼사에서 높이 평가한 것은 분명하다. J리그가 동남아시아 시장개척을 통해 태국의 방송채널 ‘트루’에도 중계권을 팔아 2017시즌부터 J1리그와 J2리그를 태국 방송을 통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일본은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을 통해 233억에 달하는 우승상금을 책정하게 되었다. K리그 최강팀 전북현대의 총연봉 158억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실제로 인천이 콩푸엉을 영입한 후 첫 경기에 베트남 관중만 수백 명이 입장했다. 또한 네이버는 V SPORTS 채널을 통해 인천의 경기를 중계하기도 했다. 콩푸엉이 나온 인천과 청주CITY(K3리그 어드밴스. 4부리그 격)와의 경기는 누적조회수가 41만을 넘겼다. 분명 의미가 있는 수치다. 동남아시아 선수가 어느 정도의 활약만 해준다면 충분히 아세안 쿼터를 통한 중계권 계약이 이루어질 수 있다.

베트남 팬들의 열기. 우측 하단 조회수를 보라.

 

또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이끌며 거둔 호성적을 통해 베트남과 한국 사이의 축구 커넥션이 더 적극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뿐만 아니라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고, 정해성 감독은 호치민 시티의 사령탑으로 2019시즌 베트남 V리그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러한 면들을 보면 동남아시아 선수들의 눈은 자연히 한국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한국에 와서 성공을 하는 건 그 다음 문제겠지만, 중요한 건 더 많이 올수록 성공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중계권 입찰 역시 쉬워질 것이다.
 
 

#. 결국 중요한 건 다양한 방식의 접근
 
사실 동남아시아 시장개척을 위한 K리그의 움직임이 이게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에는 직접 베트남까지 가서 K리그 올스타팀을 데리고 베트남 U-23 국가대표팀과 친선경기를 한 적도 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0대1 패배. 리그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에 황선홍 감독이 K리그 클래식 팀당 두 명의 선수를 선발해 급조한 올스타팀이 좋은 모습을 보일 리 없었다. K리그 올스타팀은 수비가담을 최소화한 채로 체력을 안배하면서 나섰지만, 베트남 U-23 대표팀은 진지하게 경기를 나섰다. K리그는 베트남에 어떠한 매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망신만 당했을 뿐이었다. 일명, '하노이 대참사'였다.

하노이 대참사 당시 사진

 

무턱대고 접근하면 위와 같은 꼴이 난다. 무턱대고 동남아시아 선수를 영입해도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동남아시아 선수라고 돈이 될 거라 생각해서 무턱대고 영입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단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하고 1년도 못 채운 상태에서 팀을 나갈 것이다. 일본 J리그도 차나팁 송크라신(콘사도레 삿포로) 이전까지는 동남아시아 선수들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크지 않았다.
 
일본 J리그의 경우, 태국, 미얀마, 싱가폴, 캄보디아, 베트남 리그와 제휴를 맺어 서로 간의 상생을 도모한 바 있다. 물론, 그 진짜 목적은 동남아시아로의 시장개척일 것이고 ‘상생’은 포장일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정도의 지원과 이미지 메이킹이 있어야 아세안 쿼터가 장기적으로라도 빛을 발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박항서, 정해성, 신태용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단순한 올스타전으로도 부족하다. 좀 더 체계적이고 또 다양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일본의 정책들을 배울 필요도 있겠지만, 동시에 일본을 넘어설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한민국 내 동남아시아인들에 대한 마케팅이 필수적이다. 대한민국 내 외국인 인구가 236만 명을 돌파했다(일본 260만). 동남아시아인 대한민국 내 베트남인은 총 17만명이 조금 넘는다. 태국인의 경우에는 20만명이 조금 안되고, 인도네시아인의 경우 5만명이 조금 안된다. 필리핀인의 경우, 6만명이 조금 넘는다. 물론, 이 수치도 일본을 완전히 앞서지는 못한다. 태국인을 제외하면 일본에 동남아시안인들이 더 많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양이 아니라 질이다. 이들을 향해 K리그가 앞장서 좀 더 체계적인 CSR(사회공헌활동)을 한다면, 이는 국가 이미지 발전 뿐 아니라 K리그에 대한 매력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 존재하는 인종차별이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면,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자연히 K리그를 더 좋아할 것이다. 마치 우리가 안정환의 차를 개박살 내놓은 이탈리아의 페루자를 싫어하고, 전범기를 버젓이 올리는 리버풀을 싫어하며, 전범기에 대해 확실히 사과해온 뮌헨은 미워하지 않는 것처럼.(물론 뮌헨도 팬들의 전범기 사용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었지만)
 
 
앞으로 동남아시아 선수들이 K리그에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물론 그들을 통해 K리그가 중계권을 판매할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K리그도 분명 동남아시아 시장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장기적이고 또 통합적인 관점에서 아세안쿼터가 운영되었으면 한다.

댓글 13

알도반도남궁도 2020.01.11. 12:34
각 국에 축구 스타일이 정말 체격조건 때문에 결정된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신박한데.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20.01.11. 13:05
 알도반도남궁도
물론 다른 것들도 영향을 미쳤겠지만...일본이나 동남아 같은 경우에는 기타 아시아 국가들과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북유럽국가들도 비슷한 맥락에서 축구의 기본적인 스타일이 체격조건에 의해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체격조건 하나만으로 모든 게 결정된다는 생각은 금물이겠지요!
댓글
알도반도남궁도 2020.01.11. 13:11
 아시아챔프케리그
실제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프로필 한 번 비교해봐. 생각보다 차이 안나. 경기를 풀어나가는 이상적인 방향, 파울이나 거친 플레이에 대한 생각, 이런 부분들이 더 크게 작용하는 면이 있어.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은 사회문화적인 배경이 많이 작용하는 편이고. 블로그 보니까 칼럼 진지하게 써보려고 하는 거 같은데, 미리 정해놓은 편견으로 썰 푸는 거 도움 안된다. 유럽에서 이런 식으로 썰 풀었으면 인종주의자 소리 들었을 거다.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20.01.11. 13:30
 알도반도남궁도
우선, 키에 있어 차이가 난다고 하는 건 인종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사회문화적 배경이라 함 역시 분명 플레이스타일에 작용했을거라고 봅니다. 다만, j리그가 패스축구를 중심으로 발전하게 된 건 단순히 요즘 일이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J리그가 패스 위주의 축구를 양성한 건 최소 30년 전부터입니다. 그 당시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작은 키의 선수들이 많았고, 동아시아에서도 선수들의 프로필을 보면 키가 작은 선수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 점에서 일본의 패스 위주 축구가 출발한 게 맞구요.
댓글
알도반도남궁도 2020.01.11. 13:41
 아시아챔프케리그
30년 전이면 한국도 마찬가지였어. "우리는 체격과 기술이 안되니 많이 뛰는 거로 승부하겠다"는 고정관념이 생긴 거도 그 무렵이고. 한국 선수들이 피지컬적인 우위를 무기로 아시아 무대에 부딪히던 것은 2000년대 접어 들어서부터 였다구. 예를 들어 동남아 애들이 피지컬이 안좋은 건 문화적으로 소식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측면이랑, 체계적으로 피지컬 관리하는 방법을 모르는 면도 있어서 그래. 일본에서 패스 축구를 강조하는 건, 걔들이 그런 축구를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그런 면이 컸어. 인종주의적인 생각은 아니라고 말하는데, 2014년 월드컵에서 유럽 캐스터가 "한국...? 키가 작겠군요?"라고 했다가 해설자한테 "얘네가 평균신장 4위인데요?"라고 한 마디 들은 적이 있는데, 너가 하는 소리도 딱 그 수준이라는 이야기야. 그리고 신장 면에서 아시아 팀과 비교해서 우위를 점한다고 보기 어려운 남유럽, 남미 국가, 특히 아르헨티나 같은 팀 애들이 거친 축구를 팀 컬러로 활용하는 건 어떻게 생각함? 동남아 팀들이 그렇다고 패스 축구를 강조하나? 딱히 그렇지도 않아. 신체능력을 강조하는 팀들이 기술을 경시하는 것도 아니구. 그렇기 때문에 더 이야기해봐야 큰 의미는 없을 거 같다.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20.01.11. 14:06
 알도반도남궁도
답변을 일일이 드리자면,

1. 30년 전 - 1990년대부터 대한민국 선수들은 동아시아 내에서 체격이 좋았습니다. 2000년대부터는 확연히 좋아졌구요. 물론, 전세계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아니었다는 건 인정해야겠지요. 또, "우리는 체격과 기술이 안되니 많이 뛰는 거로 승부하겠다"는 건 고정관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만 해도 기술을 체계적으로 익히기 어려웠고, 체격도 동아시아라는 울타리만 넘어선다면 결코 큰 편이 아니었으니까요. 다만, 동아시아 내에서는 당시에도 우리는 힘으로, 높이로 부딪히면서 축구를 해왔습니다.

2. 결론적으로 동남아 축구가 피지컬이 안좋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을 하네요. 그게 문화적인 측면에서 기인했든 아니든지요.

3. 일본의 축구가 패스 위주로 발전한 게 그들의 문화적 이상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크게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일본의 문화 및 축구 원로들의 철학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건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문화와 철학들도 결국에는 동아시아 내에서마저 피지컬 면에서 밀리다 보니 생긴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일본이 축구를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시작한 1990년대까지도 일본 선수들은 우리나라 선수들보다도, 그리고 일본 주변의 나라들의 선수들보다도 체격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결국 패스 축구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구요. 어느 하나를 정답으로 찍긴 어렵습니다만, 전 둘 다 정답으로 찍고 싶네요. 그리고 두 요인이 서로 연관되어있다고도 보구요.

4. 2014년 월드컵에서 유럽 캐스터가 "한국...? 키가 작겠군요?"라고 했다가 해설자한테 "얘네가 평균신장 4위인데요?"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편견이자 인종주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일본 축구, 그리고 1990년대 일본 축구는 대한민국보다 제공권 측면에서 밀리는 게 엄연한 사실입니다. 일본의 타게터, 키 큰 중앙수비가 부족한 것도 그 측면에서 볼 수 있겠지요. "베트남은 국가 전체적으로 문화적이고도 기술적 측면에서 키가 크기에는 불리한 조건이다"라고 말한 게 인종주의가 아닌 것처럼, 사실과 편견이 구분이 되어야겠지요.

5. 남유럽, 남미 팀들이 거친 축구를 팀 컬러로 활용한다는 것에 비로소 문화적이고 경제적인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글에서도 중국 슈퍼리그가 공격축구를 한다는 것에도 체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처럼요. 그들은 아시아 국가들보다 선수 풀 자체가 크고, 축구를 접하는 환경도 매우 용이합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축구가 나오는 것이구요. 스페인 정도를 제외하면 남미나 유럽의 프로팀들은 국가에 상관없이 다양한 축구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 이 부분은 반론의 여지가 없지 않겠지만, 아르헨티나, 브라질, 남유럽 국가들의 축구 체계 자체가 아시아 국가들과는 비교가 안되니까요

더 이야기해봐야 큰 의미가 없다고 말씀하시면 저도 드릴 말은 이제 없습니다. 다만, 일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보다 체격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어왔다는 걸 인정을 안하시는 것부터가 대화의 통로가 뚫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20.01.11. 13:33
 알도반도남궁도
또, 지금도 일본 축구 선수들과 한국 축구선수들의 키를 비교해보면 '월등한' 차이는 아니지만, 한국 축구선수들이 더 큽니다. 물론 이렇게 '선수 간에' 키 차이가 나는 게 완전히 직접적으로 한국인의 키가 커서 그런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전체적인 풀을 보았을 때 한국인의 키가 더 크다는 것은 세계적인 조사에서도 나타나있고, 이것이 축구의 스타일과 축구 선수들의 체격에 직간접적인 영형을 미친 건 충분히 합리적인 추리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20.01.11. 13:36
 알도반도남궁도
또, 사회문화적인 배경 역시 영향을 미쳤겠지만 과연 일본 선수들의 키가 30년 전부터 대부분이 180cm를 넘겼더라면, 그리고 지금도 한국만큼 키가 크다면, 과연 그래도 패스 위주의 축구를 했을지는 의문입니다. 사회문화적 배경+동아시아 국가들끼리 축구로 부딪히면서 현실에 대해 자연스럽게 해답을 찾아간 것 = 일본의 현재 축구 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20.01.11. 13:40
 알도반도남궁도
마지막으로 키에 대한 이야기가 인종주의로 연결되는 맥락이 궁금합니다. 분석을 위해서는 각 국가 국민들의 체격 특성과 그 국가 축구선수들의 체격 특성을 모두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꾸바레볼베르 2020.01.12. 00:56
개축에도 홈그로운이 필요한 이유. 물론 아마에서 무슨 반대가 있을지는 가늠하기조차 힘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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