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에쎄이]시도민구단과 보이지 않는 무언가

시도민구단과 보이지 않는 무언가

--숫자로 말해야 하는 부분은 찾기 귀찮아서 명시 못함--


시도민구단에 항상 따라다니는 이야기는 세금이다.
나는 시도민구단이 세금낭비하는 밑 빠진 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현재 시도민구단의 모습들이 건강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 시도민 프로구단은 사실 광역시나 특례시, 혹은 도단위 동네에서 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은 규모의 도시는 그 해당 도시내에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그 기업들에게 어느 정도 후원을 받을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작은 규모의 도시가 축구단을 소유하면 안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K3리그이하 세미프로 리그들도 존재한다.
'아 운영비 못 줘, 구단 해체해' 라고 하는 것보단 하부리그에서라도 팀이 굴러가는 것이 훨씬 나으니까 말이다.

하여튼간에 이러한 내 생각을 중심으로 평소에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

 

첫번째, 세금으로 축구단을 굴리는 건 안되는 것인가? 세금으로 굴린다고 욕하면 안되는 것인가?

 

축구팬과 축구팬이 아닌 사람, 또 축구팬이지만 K리그팬이 아닌 사람 그리고 언론들 모두가 국내 축구단을 나누는 표현이 있다.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

 

사실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은 크게 다를게 없다.
애초에 대한민국 스포츠에서 자체적으로 이득을 내면서 구단을 운영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고 (사실 자체적인 이익을 내는 것이 스포츠단의 1차목적은 아니다)
결국 돈 나올 구멍 하나는 확보해서 운영을 하게 되는데 기업구단은 모기업이 있는 것이고, 시도민구단은 지자체가 돈 나올 구멍이라는 것이다
이거 말고 큰 차이는 없다. 
선거철이나 정치인들 입김에 따라 시도민구단에 영향이 가는 것은 

기업구단의 모기업에서 내부적으로 투자를 늘리니 줄이니 구단을 매각하니 마니하는 것과 똑같다.
그냥 운영 주체의 특성일 뿐이다. 기업구단이면 해체/매각 안하고 계속 굴러가는가? 그건 아니라는 것을 다들 잘 알 것이다.
 

축구단은 그냥 돈있으면 굴릴 수 있다. 
구단주 개인돈으로 굴리던 회사가 굴리던 지자체가 굴리던 어차피 축구단은 독립 법인이고, 돈 나올 구멍 있으면 굴러간다.

 

세금으로 구단 굴리는게 맞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할 수 있겠다.
위의 이야기는 단순히 지자체가 운영하는 축구단은 기형적이라고 하는 것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돈 나오는 구멍에서 나오는 돈에 관해 이야기 해보겠다.
 

세금.... 지자체 예산......

 

야 내가 낸 세금으로 난 보지도 않는 축구단 운영하는게 말이냐 빵구냐?
맞는 말이다
난 우리 고장을 대표하는 축구단이 너무 자랑스럽고 너무 좋다.
이것도 맞는 말이다.

 

우리가 피땀 흘려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잘 쓰이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의견을 내는 건 우리 모두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하지만 깔꺼면 알고 까고, 실드치려면 또 알고 실드 쳐야 하지 않겠나?

 

어지간하면 도시마다 XX축제는 한두개쯤 있다. 
불꽃놀이로 퍼퍼펑 날리는 축제도 있고 마당놀이 한바탕 하고 전국 장돌뱅이들 모이고
뭐 겨울에 강 얼었는데 그 밑에 빙어 잡아먹으라고 터 잡아놓고, 뭐 농산물, 백제 신라 가야 문화 느끼기 어쩌고 저쩌고.......
마지막 날엔 가수들 불러서 '야 오늘 홍진영옴 ㅋㅋ' 카톡 보내게 만드는 그런것들..

 

이 모든 것들은 어떻게든 우리동네 사람들 좀 즐길거리 주고, 또 딴 동네 사람들 불러오고...
그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서 돈 좀 쓰게 만들어서 동네에 돈이 좀 돌게 만들고...
 

하여튼간에 우리 동네에 사람들 좀 모아보려는 지자체의 노력들이다. 
규모는 저마다 다르지만 여러분 생각보다 돈이 훨씬 많이 나가며
이것들 또한 세금을 쓰는 방식이다.

 

축구단에도 비슷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한달에 두어번 정도 몇 천명 단위 사람들을 특정 지역에 모으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동네 상권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것도 생각보다 크다. 
손익을 따지면 역시 까고 싶은 사람들은 깔 수 있는 부분이다.
그 돈으로 그 정도 효과를 내는 게 낭비가 아니라고???????????????라고 말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내 고장을 대표하고, 이기나 지나 우리에게 여러 감정을 주며,
몇 천명의 사람들이 다 같이 고장의 이름을 외치는 모습과 굳이 축구 때문에 우리 동네를 찾아온 원정팬들.
또 경기 소식이 매주 각종 언론에 실리는 것들은 일반적인 축제에서 얻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XX축제같은거 존나 큰 축제 아니면 언론에 실으려고 용써봐야 지역신문외에는 실리기 어렵다)
이런 가치를 어떻게 받아드리냐, 혹은 어떻게 금전적으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이것은 개같이 깔 수도 혹은 존나게 실드 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분명히 보이지 않는 무언가는 있다. 난 축구장의 낭만을 아는 사람이다. 보이지 않지만 가슴으로 느껴지는 건 분명히 있다.
 

뭐 아니라면 사실 까도 할 말 없다. 나도 시도민 프로구단을 완전히 옹호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하하

 

 

두번째, 프로 시도민구단과 세미프로 시도구민구단

 

축구의 시도민구단은 프로팀도 있고, 현 K3급 전 내셔널리그급 세미프로구단도 있고, 과거 K3A 이하같은 세미프로/아마추어 같은 구단도 있다.
뭐 다른 스포츠는 말 할 것도 없다. 진정한 '프로' 스포츠는 대한민국에 축구 야구 밖에 없다.
농구 배구는 아주아주 엄밀하게 말하면 세미프로리그이다. 이건 찾아보면 알 수 있다. 난 찾기 귀찮다
하여튼간 프로리그 4개 밖에 없는데 나머지 종목은? 
거의 대부분 지자체에서 운영하며 축구로 치면 컵대회 몇번 정도 하는 느낌으로 경쟁을 하게 된다.
물론 킹갓 전국체전이 가장 중요한 것임은 말 할 것도 없다. 얘들도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된다.

 

근데 이들에 대해 세금으로 스포츠 굴리네~~ 세금 낭비네~~ 같은 이야기 거의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렇지 않나?

김해시청 축구단이랑 대구FC랑 뭐가 다른가? 리그가 다르고 규모가 다를 뿐 똑같다.
말이 대구FC지 대구시청 축구단이라고 해도 다를 게 없다.

 

근데 그러면 단순히 돈 더 쓰기 싫어서 K리그2 미만급의 시도구민구단(FC남동때매 써준다)들은 프로 전환을 안하는 것일까?
지금은 리그 성적으로 승격하는 것이 아닌 돈만 있으면 프로팀 갈 수 있는, 
마치 사재기한 가수들이 돈 써서 차트 진입하는 걸 합법으로 인정해주는 
그런 축구적 관점에서 개쌉이득인 시기인데 왜 안 올라 가는 걸까?

 

왜냐고? K3 이하에 있으면 돈도 덜 들고, 전국체전도 나갈 수 있고, 언론에 오르락 내리락 할 일도 적으니까.
 

근데 웃기지 않은가. 언론에 구단 소식들 실리면서 홍보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건 구단 내부적인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지자체, 공무원 집단들은 잘한 일이 알려지는 것보다 못한 일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당연한 것이다 '공'적인 집단은 다 그렇다. 
좋은거 알려져봐야 크게 좋을 것 없지만 안 좋은거 알려지면 개 좆빤다.
뭐 횡령하고 배임하고 감독과 선수 구단 어쩌고 그런 불법적인건 이야기 하지 않겠다. 난 모른다. 찾기 귀찮고 걍 생각하기 싫다.
하여튼 뭐 알려지는 거 존나 싫어하는게 '공' 특이다.

 

그리고 꼭 말해야 하는 거.. 전국체전.
이건 진짜 여러분 상상 이상의 코리안 올림픽게임이다. 지자체들 스포츠단 전부 전국체전 때문에 굴린다.
만약 창원시청축구단이 프로화 된다면, 창원시는 전국체전을 위한 창원 대표 축구팀을 또 구해야 할 것이다.
존나 귀찮고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잘 돌아가는거 왜 바꿈? 
'공' 입장에서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왜 세미프로급 이야기를 하느냐하면 이건 한국 축구 디비전 시스템과 큰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K리그1부터 K4리그까지 승강이 진행된다고 생각을 해보자.
또 시도민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지자체가 구단 운영에 난색을 표한다고 상상해보자.(상상아니지만)
대전 하나시티즌처럼 큰 기업에 매각되면 다행이지만 거의 이럴일은 없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해보겠다.

A구단의 지자체가 운영비 XX억에 난색을 표하며 매각을 검토하고, 매각이 안될 시에는 해체를 생각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예산을 줄여서 시즌을 치르면 된다. 줄인 예산으로 살아남으면 기적이고 또 스폰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강등된다고 해서 해체되는 것은 아니다. 강등은 서포터들와 구단에겐 큰 아픔이지만 해체와는 비교할 수 없다.

예산이 줄고 줄어 K4급 예산만 편성가능하고, 또 구단도 K4에서 리그를 치르게 된다 하더라도
이건 축구라는 것에서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일이고 구단은 언젠가 다시 반등 할 수 있다.
 

축구를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어디라도 축구를 하고 있는 내 팀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세금 이야기로 항상 돌림노래를 부르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세미프로급 구단을 굴리는 것에는 크게 반응이 없다.
적어도 축구 안에서는 하우스푸어 카푸어보다는 
반지하에 살더라도 자기 분수에 맞는 지출을 하는 구단이 되어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꼬우면 금수저로 태어나던지.


이야기를 마치며

 

상주와 상무 축구단의 계약 만료 소식과 함께 이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
 

상주라는 도시가 시민 프로 축구단을 굴리기에 작은 도시인 것은 자명하긴하다.
시 예산이 얼마고, 그 예산의 몇 퍼센트를 쓰니 마니는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누구 맘대로 피같은 세금 고작 축구에 쓸 것 인가? 라는 의견도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상주가 시민 프로 축구단을 굴리지 말아야 한다고 확정 지어 말 할 수는 없다.
상주가 프로구단을 굴리기위한 노력들을 하고, 또 결국 해낸다면 상주시민도 아닌 내가 어찌 논의할 여부가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무 축구단이 상주와 계약을 했을 때.
앞으로 몇년간 상무 축구단이 상주의 축구 기반을 다지고 상주의 시민구단전환을 약속 했을 때.
그리고 계약 만료를 말하며 전환을 촉구하는 지금.
난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인 것을 알면서도 사채를 쓰게 만드는 그런 사람 같이 보이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연맹은 자기 밥그릇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그런 약속을 걸고 연고지를 찾았으며,
해당 연고지는 그 약속을 받아 드렸으므로 연맹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약속 했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나는 차후 상주시민축구단과 관련해서 
창단 후 예산 부족, 구단 해체논의, 구단 매각논의 등등 안좋은 소식이 들릴까봐 걱정이 너무나 된다.
다른 시민구단이 그래왔듯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상주는 K3급 클럽을 운영하는게 좋아보이지만 K3는 프로연맹과는 상관없는 리그이므로 어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던 이야기들 마냥 디비전 시스템 빨리 정착 되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디비전 시스템을 빨리 정착시키려고 무리한다면 안하는 것 보다 못할 것이다.
100년 넘게 공차는 유럽을 따라가려면 분명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짧든 길든 간에. 
그래도 뭐 내 죽기 전엔 어떻게든 되겠지 싶다.

 

(사실 시도민구단 굴리면서 그 동네 축구인들 일자리 만들어주는걸 이야기하기도 한다.
근데 느그들도 알다시피 경남FC 감독 경남맨들만 쓴다고하니까 개지롤하는 사람들 있었잖아? 의미없다.
느그 동네 유스들도 느그 동네 앵간한 기업구단 아니면 공 좀 찬다는 촌놈들 전부 수도권 간다. 의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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