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99년생 2선 플레이어 TOP5 - 1편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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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부르크 정우영

 

바이에른 뮌헨 B팀에서 성실한 훈련태도와 리그 활약을 인정받아 분데스리가 1.의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다.

정우영의 당시 이적료로 봤을 때 주전입지를 보장받는 듯한 액수였고,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부족함은 있었지만 나름 괜찮았다.

하지만 프라이부르크는 계속해서 선수를 영입했고 정우영이 프리시즌에서 당한 부상에서 돌아왔을 때 팀은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며 상위권에 안착해 있었다.

더불어 피지컬적으로 아직 1부에서 뛰기에는 부족하다는 내부평가가 잇따랐고, 정우영은 이번에는 프라이부르크 B팀 경기에 간혹 출장해야 했다.

첫 시련이었다. 정우영은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몸과 마음 모두 쳐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폼은 엉망이 되어있었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정우영은 엘리트코스를 밟아오긴 했지만 김정민, 엄원상, 조영욱 등 다른 99년생 선수들과 비교하면 탑티어급으로 인정받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고교리그에서는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팀을 여러차례 우승으로 이끈 전세진이 앞서 있었다.

하지만 정우영의 장점은 윙어로서 툴이 다양하다는 것이었다(뮌헨이 정우영의 포지션을 윙어로 바꿨다는 설은 잘못됐다. 정우영은 고1, 고3 때 보두 이미 윙어로 뛰고 있었다. 고2 때 중앙미드필더로 뛰었지만 김진야 등 다른 선수에게 밀린 것이 아니라 중앙미드필더 포지션에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임중용 당시 대건고 감독이 그를 이 포지션에 기용했던 것이다).

드리블 기술, 패스, 스피드, 활동량, 슈팅, 크로스 등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여러 툴이 장착되어 있었고, 오프더볼 움직임에서도 얼핏 재능을 보였다.

그리고 정우영의 가능성에 믿음을 주는 요소는 힘들 때 한발 더 뛰고, 밀릴 때 한번 더 도전하는 그의 멘탈구조와 독한 훈련태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99년생 선수들이 과도기를 겪고 있듯이 정우영도 프로레벨에서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그 과도기에 들어갔다.

K리그를 정복하고 넘어간 구자철과 초엘리트로서 일찍이 EPL무대부터 경험했던 지동원조차도 적응기간이 필요할 정도로 높은 레벨의 무대란 걸 감안하면

사실 그 선수들이 진출했을 때보다 더 어린 나이인 정우영이 이런 시련을 겪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정우영이 독일에서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 전에 이미 바이에른 뮌헨에서 정우영은 발전해 왔다. 눈에 띄는 발전이라고 할 순 없지만

수비력, 퍼스트터치, 오프더볼 움직임에서 향상됐고, 무엇보다 중앙에서의 플레이가 고교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

오늘 김학범 감독이 기자간담회에서 정우영이 한국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좋은 플레이를 가졌다고 했는데

갠적으로 보기에도 한국에 있을 때와 비교해 '상황인식 - 퍼스트터치 - 패스'로 이어지는 일종의 기술적 루틴에서 독일스타일의 간결함을 익힌 모습이었다.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작년 6월 타커뮤니티에 이미 이야기한 바 있음(http://cafe.daum.net/ASMONACOFC/gAVx/552994)

 

기술적인 수준만 놓고 봤을 때 분데스리가 1부와 국대각이 슬슬 잡혀간다고 보긴 했지만

아직 체력적인 회복력, 몸싸움능력, 침투움직임을 실행할 때의 기세 면에서 부족함이 있다고 봤기 때문에 내심 2부에서 시작하길 바랬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일을 너무 잘했던 것 같고, 정우영의 축구를 대하는 태도 때문에 다소 독일쪽 스텝들 사이에서 고평가된 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정우영은 이동준이나 엄원상처럼 자신이 가진 스피드를 드리블 돌파에 십분 활용하는 유형은 아니다.

속도를 죽이고 아슬아슬하게 상대의 발을 피해 돌파해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또한 선수들 중에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른 볼컨트롤 기복이 적은 선수(기성용, 이청용)와 기복이 비교적 크게 나타나는 선수(손흥민, 이근호)가 있는데

정우영은 후자쪽이고 따라서 정우영은 최상의 컨디션과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노하우가 필요한 선수가 아닐까 싶다.

 

이번 AFC 챔피언십에서

프라이부르크로 50억 이상의 이적료로 이적해 간 선수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더불어 정우영은 독일에서 익힌 기술을 마치 전부 잊은 것처럼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마무리에서도 서둘렀다.

처음 나선 경기에서는 공격을 나가야할 지 수비를 해야할 지, 공간으로 움직여줘야 할 지, 패스를 받아줘야 할 지조차도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

당연히 팬들의 부정적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은 정우영과 정우영을 돕는 사람들은 이상을 좇는 사람들이지만 현실인식도 분명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우영은 프라이부르크에서 기회를 줄 것을 기대하지 않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선택이었음에도

확실하게 뛸 수 있는 바이에른 뮌헨 B팀으로 임대를 추진했다.

올림픽대표팀 합류를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경기감각과 자신감 회복을 위해 발빠르게, 과감하게 움직인 것이다.

뮌헨 체제를 이해하고 있고, 이미 뛰었던 팀이었기 때문에 적응기간도 따로 필요없을 것이다.  

정우영의 이 승부수가 앞으로 6개월 여간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10

쑨양 2020.01.30. 16:57
넘모긴데 집가서봄
댓글
고철타카 2020.01.30. 16:58
멘탈관리랑 컨디션유지에 대한 노하우만 쌓인다면 훨씬 좋은 선수가 될것이라 예상된다는 글이군요
댓글
신객 작성자 2020.01.30. 22:25
 고철타카
달릴 때나 몸싸움할 때나 암튼 몸 쓰는 것도 더 파워풀해져야죠. 97년생 이동준이랑 99년생 엄원상도 결국 이 차이인데 어쩔 수 없이 시간이 필요합니다.
댓글
넴팩이 2020.01.30. 16:59
그러고 보니 LG 정우영도 99년생이네
댓글
신객 작성자 2020.01.30. 22:30
 모짜르트
권창훈은 산전수전 다 겪고 유럽에서 이미 주전경쟁 이겨내고 나름 좋은 기량 인정받았던 선수라 당장 차이가 있다고 봐야할 거 같아요.
저도 정우영이 올대에 합류 못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말씀대로 어차피 다음 아시안게임 세대니까 너무 조급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올대에서 잘하는 선수들도 전부 97년생 선수들이니까요.
댓글
shunske,boucha 2020.01.30. 23:13
김대원이 왼쪽에서 메크로하는꼴을 보면 새로운 선수를 뽑지 않는 이상 정우영은 그냥 올림픽본선에 가게 될겁니다 정우영은 김대원보다 직선 인사이드 가릴거 없이 다양한 공격패턴 밸런스를 갖고 있다는게 아주 크다고봄 오늘 김학범 기자회견에서도 동작얘기를 한걸 생각하면....
댓글
신객 작성자 2020.01.30. 23:18
 shunske,boucha
기자회견보니 정우영에 대한 미련이 좀 남는 느낌이긴 했는데 폼 좀 올리면 그래도 희망적이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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