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나라 클럽 - 悖入悖出, 도리(道理)에 어긋나는 일을 하여 벌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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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일, J리그는 JFL 소속 나라 클럽의 J리그 백년 구상 클럽 자격에 조건부 실격을 선고한다고 발표했다. 탈퇴 사례는 있어도 실격 선고는 J리그 백년구상 클럽이 만들어진 이후 사상 최초의 사례다. 과연 이들은 왜 실격 처리 됐을까? 오늘은 나라 클럽의 역사와 나라 클럽 관중수 조작 사건에 대해 알아보자.

 

1. 나라 클럽의 역사

 

1991년 토난 클럽을 창설한게 나라 클럽의 모태다. 이후 2008년 팀 이름을 나라 클럽 으로 개칭, '파랑'과 '빨강'을 클럽 컬러로 삼았다.

 

2010년 유소년 팀을 설립했고 클럽의 지원 체제 확립을 위해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가 대표적인 예시인 '소시오' 제도를 발족시켰다.

 

이렇게 J리그 참가를 위해 착실히 준비하다 2013년 9월 17일, 드디어 J리그 백년구상 클럽 구성원이 되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15일 나라 클럽 홈 경기장인 나라시 고노이케 육상 경기장이 J3리그 클럽 라이센스 경기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J3리그 가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일본 축구 리그(JFL)도 가입 신청을 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어찌저찌 2014년 12월 10일 일본 풋볼 리그(JFL) 이사회에서 JFL 가입이 승인됐다.

 

2018년 11월 26일 새 시즌을 위한 새로운 체제를 발표했다. 운영 모체를 신설한 "주식회사 나라 클럽"에 이관하고 대표이사에 클럽 스폰서 나카가와 준 상점 회장인 나카가와 준이 취임한다.

 

 

한국에서는 날짜가 없는 J1리그 입장권 'Undated Ticket' 을 판매한다는 소식으로 소소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에는 보지 못했던 특이한 유형의 마케팅 방식이어서 축구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여기까지만 보면 J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어느 작은 팀으로만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 엄청난 검은 양이 숨어 있었다.

 

2. 나라 클럽 관중수 조작 사건 ㅡ 悖入悖出

 

 

발단은 11월 29일, SNS에서 관중석의 사진과 함께 관중 부풀리기가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JFL에서는 그 후 조사를 진행했고, 12월 7일, 나라 클럽이 의혹을 인정하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하며 사실임이 밝혀졌고 또한 2015년 JFL에 참가할 때부터 5년 간에 걸쳐 부풀리기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조작이 이뤄진 관중수에 대해서는 2015년과 2016년은 자료가 남아있지 았았지만, 2017년 이후는 "관중으로 인정되지 않는 사람을 집계하고, 최종적으로는 집계된 수를 부풀려 공식 관중수로 발표했다" 고 했다. (※2017년 498명, 2018년 444명, 2019년 567명 부풀림) 관중 수를 조작 이유는 J3리그 참가 조건 중 하나가 평관 3천명이기에 이에 맞추려고 했기 때문에 관중 부풀리기가 일상화된 것. 결국 JFL은 12월 29일 벌금 100만 엔을 부과하고, J리그는 1월 30일 나라 클럽을 J리그 백년구상 클럽에 조건부 실격시켰다.

 

3. 그 이후

 

자격 박탈 결정 이후 나라 클럽 측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성명서를 발표했다.

 

 

 

 

 

 

항상 나라 클럽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년 12월 7일(토) 나라 클럽의 관중 수 조작이 발각되어, 오늘 1월 30일 (목) 일본 프로축구 리그(이하 J리그로 표기)로부터 백년구상 클럽 자격이 조건부 실격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건에 관하여 팬 서포터, 파트너 기업, 관계자 여러분께 막대한 폐와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죄 드립니다.

 

J리그의 이번 결정을 엄숙히 받아들이고 새 사장 하마다 미츠루가 취임하는 2월 1일부터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철저히 하고 규정에 따른 운영에 힘쓰겠습니다. 또, 관리 강화를 도모하는 것과 동시에, 임직원 및 관계자, 스탭 전원의 컴플라이언스(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관련 법규를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시스템)의식을 높여 재발 방지 및 신뢰 회복에 노력해 가겠습니다.

 

대표이사 나카가와 준 배상

 

 

 

 

 

징계 이후 나카가와 준 대표이사는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새 대표이사 하마다 미츠루가 취임하는 2월 1일부터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나라 클럽은 이 사건으로 클럽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썼다.

 

나라 클럽이 다시 일본 축구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단을 척도인 관중수를 발표하며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스폰서, 팬, 서포터의 신뢰를 얻은 것을 감안하면 JFL, 더 나아가 일본 축구의 신뢰를 실추시킨 셈이다.

 

더군다나 나라 클럽이 2021시즌 J3리그 클럽 라이선스를 신청하려면 2020년 6월에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실격이 해제되어야 한다. 그나마 이게 가장 빠른 방법인데다 바로 풀어준다는 보장도 없다. 몇년 일찍 J리그 일원이 되려다 부정한 방법을 써서 구단의 염원이 되려 몇년 더 늦게 이뤄지게 된 셈이다.

 

명문 구단이 되는 것에 왕도는 없다. 하지만 정직하지 못하고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는 클럽은 아무리 성적이 좋고 돈이 많다 하더라도 결코 명문 구단이 될 자격이 없다.

 

나라 클럽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성하여 더욱 더 성숙한 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J리그 백년구상 클럽에 들어오려는 JFL 이하 팀들, K리그에 편입하려는 K3리그 이하 팀들도 이번 나라 클럽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길 바란다. 정직이 구단 운영의 기본이자 필수라는 걸 말이다. 서로가 부정한 방법을 쓴다면, 자국 리그는 쇠퇴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