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임완섭 감독, '달라진' 인천 만들 수 있을까

임완섭 감독 선임 관련 글입니다!

혹시 사진이 깨지면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446522&memberNo=6525744

[BY 센터서클] ‘이번에는 다르다.’ 매년 연초, 아니 매달 초일에 내가 친구들에게 하는 소리다. 이번...

 

 

 

 

 ‘이번에는 다르다.’ 
    
매년 연초, 아니 매달 초일에 내가 친구들에게 하는 소리다. 이번만큼은 여자친구를 만들겠다면서 술 또는 음료수(17살까지는 술을 안마셨다.)를 기울이며 나름의 로드맵을 보여준다. 복도에서 마주칠 때 인사, 상대가 속한 동아리 SNS 조사, ‘함께 알고 있는 친구’ 조사, 카톡, 문자, 페북, 전화... 모두가 나에게 ‘이 정도 노력이면 연애를 해도 열 번은 해야 한다'며 나를 치켜세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매번 실패해왔다. 군대를 가기 전 마지막 해인 이번 해도 예감이 좋지만은 않다.
    
그런데 이 소리,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도 프리시즌만 되면 하는 소리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인천은 매년 후반기에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며 ‘생존본능’을 증명해왔다. 특히 2016년 이후로는 시즌 막판 놀라울 정도로 믿기 힘든 호성적을 내온 바 있다. 스플릿 라운드로 인해 강팀과 만나는 횟수가 줄어든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시즌 내내 강등권에 있던 팀이 연승행진 또는 무패행진을 거듭하는 모습은 당연히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할 만 했다.(나도 매달, 매년 말에 운동 좀 하면서 다음 해, 다음 달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나와 비슷하게도, 바뀌는 건 없었다. 매년 인천은 팬들의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보기 좋게 저버리고 전반기 부진을 거듭해왔다. 그리고 후반기 들어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고, 그 감독이 인천을 강등의 불구덩이로부터 억지로 건져 올려놓아왔다. 이로써 인천은 ‘데자뷰’마냥 팬들에게 또 다시 ‘이번에는 다르다’는 기대를 걸게 해왔다.
    
    

무엇이 인천을 ‘이번에도 똑같게’ 만들었는가
    
그렇다면, 대체 왜 인천은 매년 똑같은 패턴 속에서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는가. 그 정답은 굉장히 복합적일 것이다. 시민구단이라 재정적 지원이 충분치 않았을 수도 있고, 팀 내에 비리가 있어 공정하고 효율적인 행정에 문제가 생겼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축구장 안’으로 시선을 좁혀본다면, 인천에 ‘부진-반짝 활약-생존’의 역마살이 낀 이유는 한 가지다. 그건 바로 ‘어설픈 공격축구’다.
    
인천은 매년 화끈한 공격으로 팬들을 만족시키겠다는 호언장담을 한다. 그리고 실제로 꽤 나쁘지 않은 공격진으로 시즌 초반을 맞이한다. 그러나 인천은 공격을 해야 한다는 선수들의 부담감 때문인지, 좀처럼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맞질 않는다. 그러다보니 실점이 잦아지고 패배도 많아진다. 당연하게도, 선수들의 사기와 체력은 타 팀보다 더 빠르게 저하된다. 그렇게 전반기를 다 보내면 뉴스에서 ‘인천, 이젠 정말 강등이다.’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보인다. 댓글엔 ‘이젠 정말 강등이구나.’라며 인천의 강등을 미리부터 슬퍼해주는 네티즌도 보인다.

 

 

인천의 공격축구가 가진 한계는 명확하다. 인천은 시민구단 특성상 선수층이 매우 얇다는 큰 단점을 가진다. 그 와중에 시즌 초반부터 밀어붙이는 축구를 하려다보니 수비형 미드필더를 포함한 수비진의 활동범위가 크게 늘어나고, 수비진들이 지는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감독이 로테이션을 통해 그들의 체력을 안배하고자 하면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패배가 늘어나게 되고, 그렇다고 체력 안배 없이 계속 기존 수비진들을 기용하면 부진의 늪에 빠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격은 두 번만 성공해도 성공이지만, 수비는 두 번 실패해도 실패다. ‘약팀’ 인천에게는 ‘실패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내용과 결과, 그 사이의 딜레마 
    
그러나 문제는 ‘공격축구를 통한 팬들의 주목’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인천이다.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다. 냉정하게, 2019년 생존에 성공한 성남FC의 수비축구보다는 2016년 강등당한 수원FC의 공격축구가 더 재미있었다.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게 프로축구의 목적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공격축구를 버리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물론, ‘내용’과 ‘결과’ 중 더 중요한 걸 고르라는 건 너무 가혹하다. 내용이 뒷받침되어야 팬들이 인천을 더 많이 찾는 법이다. 허구한 날 수비만 하면 팬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 내용도 결과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러나 그 말인 즉, 내용만큼이나 결과 역시 중요하다는 뜻도 된다.
    
K리그에는 승강제가 있다. 강등을 당하면 안 그래도 부족하던 팬들이 더 없어진다. 상대 팀 수준도 이전보다 낮아지고, 자연히 미디어의 관심도 덜해진다. 물론, 그 ‘개미지옥’같은 K리그2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선수들은 시즌 시작 전부터 1부 리그로 떠나려 할 것이고, 그걸 잡기도 쉽지가 않다. K리그에서 있었던 15번의 강등, 11번의 승격을 모두 분석했을 때, 1년 만에 K리그1을 밟은 경우는 단 세 번밖에 없었다. 2년 만에 K리그1을 다시 밟은 경우도 세 번이 끝이다.

 

기업구단 전남도 강등당한 이후 아직까지 승격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공격축구가 내용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 좋게 평가해봐야 리그 중위권인 공격자원들을 데리고 상위권 팀들이 하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주다간, 어설프게 공을 뺏겨 팬들의 속을 더 아프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인천이 주창해온 공격축구엔 적잖은 문제점들이 끼어 있다는 걸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나도 공격축구를 더 좋아한다. 차라리 강등당해도 화끈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그러나 인천이 강등당해도 승격을 확신하며 팀을 재정비할 만큼의 여유를 가지고 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함부로 고백을 했다가 걷잡을 수 없는 수치심을 겪을 바엔 천천히 기회를 노리며 자기정진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어 보인다.
    
    

 임완섭의 등장, 인천의 변화 
    
인천도 공격축구의 한계를 깨달았는지, 올 시즌의 시작은 뭔가 다른 듯 싶다. 인천은 유상철 감독의 추천을 받아들여 임완섭 감독을 선임했다. 임완섭 감독은 과거 대전 시티즌에서 유상철 감독을 보좌한 바 있는 지도자로, 작년에는 ‘없는 살림’ 안산을 데리고 K리그2에서 플레이오프 문턱인 5위 까지 올라간 감독이다.

 

 

임완섭 감독은 전형적인 ‘수비형 감독’이다. 그는 백3 전술을 토대로, 측면보다 중앙에 더 많은 선수들을 배치시켜 상대의 공격을 막는다. 때로는 윙백까지도 좁게 위치시키며 상대의 공격루트를 차단하기도 한다. 임 감독의 수비축구 덕에 2019시즌 동안 안산이 세운 ‘버스’는 뚫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또한 안산은 임완섭 감독의 지휘 아래 2019시즌동안 단 42실점만을 허용하며 K리그2 최소실점 2위 기록을 세웠다(1위 광주 31실점).
    
그렇다고 임완섭 감독이 매 경기마다 ‘안티 풋볼’ 수준의 축구를 하는 건 또 아니다. 2019 K리그2에서 중앙 지역을 가장 잘 활용한 감독 중 하나가 바로 임완섭 감독이다. 그는 공격 시에 구심점이 되는 공격형 미드필더 한 명을 필두로 짧고도 빠른 축구를 구사한다.
    
어쨌든 중요한 점은, 인천의 감독 선임이 이전과는 달랐다는 점이다. 비록 1년 계약이긴 하나, 인천은 공격 축구를 즐기는 김도훈, 이기형, 안데르센 감독이 아닌 수비축구를 중시하는 임완섭 감독을 선임했다.

 

 

어쩌면, ‘이번에는 다르다.’며 매 시즌마다 그랬던 것처럼 상위스플릿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인천은 이번만큼은 굉장히 현실적이고도 실용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매번 너무 큰 꿈에 부풀어 올라 내용과 결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보다는 인천이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게 더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임완섭의 전술 포인트1 : 백3
    
그렇다면, 임완섭 감독이 인천에 와서 심어줄 새로운 축구는 어떤 모습일까. 작년 안산을 지휘하면서 보여준 그의 모습을 토대로 임완섭 감독의 전술포인트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우선 첫째는 백3 전술이다. 사실, 임 감독의 백3는 별 게 없다. 세 명이 호흡을 맞추면서 상대의 공격을 적재적소에 끊는 게 임 감독의 백3 전술이다. 다만, 임 감독이 염두한 공격, 수비의 비율에 따라 윙백들의 움직임은 유동적일 수 있다. 물론, 이것도 백3 전술의 기초적인 요소인 건 마찬가지다.
    
인천은 올 시즌 중앙수비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문지환, 김연수를 각각 성남과 안산에서 영입했다. 이들은 이재성(주장), 부노자, 김정호와 함께 인천 백3의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연수

 

또한, 인천은 측면 수비 자원에 있어서도 변화를 가져갔다. 김진야를 서울로 보내고 곽해성도 부천으로 보냈으나, 대구로부터 김준엽과 강윤구를 영입했다. 이들은 정동윤, 김동민 등과 함께 인천의 윙백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임완섭의 전술 포인트2 : 공격형 미드필더 
    
임완섭 감독의 전술적 특징 두 번째는 공격 시 공격형 미드필더가 공격의 구심점이 된다는 것이다. 임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공격의 구심점으로 두고, 빠르고 정확한 숏 패스 위주의 중앙 역습을 노린다. 이는 공을 측면으로 전달하면서 전진하는 타 팀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전술이다. 2019시즌에는 안산의 장혁진이 공격의 구심점이 되었다.
    
아마 2020시즌에는 지언학이 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언학은 스피드와 피지컬 모두 준수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로 역습 상황에서 기동력을 높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다만, 임완섭 감독의 역습은 ‘정교함’이 생명이다. 그렇기에 지언학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는 좀 더 세밀한 축구를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임완섭의 전술 포인트3 : 케힌데 
    
인천의 케힌데를 보다보면 이 선수가 작년까지 안산에서 활약한 부산의 공격수 빈치씽코와 많은 점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두 선수 모두 큰 키와 준수한 헤딩 실력을 가지고 있다. 또, 두 선수 모두 큰 키에 비해 빠른 속도와 많은 활동량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모두 ‘악동’이다.

 

빈치씽코

 

수비적인 축구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수비가 견고해야 하면서도 역습의 성공률이 높아야 한다. 역습 성공률을 높일수록, 상대는 라인을 올리는 데에 부담을 느낄 것이다.
    
역습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플랜A 역습 전술이 체계적으로 짜여있어야 하면서도 다양한 공격옵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짧고 빠른 역습을 위주로 하는 팀이더라도 가끔은 변칙적으로 측면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선 굵은 축구를 보여주어야 한다.
    
‘악동’ 빈치씽코는 2019시즌 동안 임완섭 감독의 지시 아래 안산의 모든 공격전술을 능숙하게 수행했다. 때로는 전방으로 빠르게 쇄도하며 상대를 괴롭혔고, 때로는 최전방에서 크로스를 받아 골을 만들었으며, 때로는 측면으로 빠지며 상대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빈치씽코의 활약 덕에 2019년 안산은 K리그2에서 가장 수비적인 축구를 했음에도 총 득점 순위 6위(46득점)를 기록했다. 이 순위는 안산의 최종순위(5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를 볼 때, 2020시즌 인천의 공격에 있어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케힌데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임완섭 감독이 ‘악동’ 케힌데의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케힌데

 

뿐만 아니라, 무고사와 케힌데라는 공격수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역시 2020시즌 인천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안산에서는 빠른 스피드의 마사가 빈치씽코와 호흡하며 제 몫을 다했는데, 정통 스트라이커 무고사가 과연 케힌데와 함께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유상철 감독의 추천으로 감독 자리에 오른 임완섭 감독은 유상철 감독이 복귀하면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단한 의리이자 우정이다. 과연 임완섭 감독이 인천에게 새로운 축구를 입혀 팬들이 유상철 감독의 눈을 다시금 우러러보도록 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임완섭 감독과 인천의 위대한 도전을 응원한다.

댓글 4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20.02.07. 17:29
 CTID
앗 죄송합니다...ㅠㅠㅠㅠ 다시 수정을 하려하는데 저도 오류가 떠서 수정이 안되네요... 다음부터는 유의하고 올리겠습니다! 다시한번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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