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축구 인문학] 우리에게 축구란 무엇인가
- 아시아챔프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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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사화 된 삼례여중 축구부에 관한 글입니다.
여러분들의 의견교환을 바랍니다.
어저면 민감한 주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https://footballers.tistory.com/34?category=827506
우리에게 축구란 무엇인가. 냉정하게, 대한민국에 있는 대다수 축구팬들에게 축구는 단지 ‘공을 차는 행위’일 뿐이다. 그것 말고는 더 이상 어떤 의미도 없다. 미안한 말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축구는 문화도 아니고 감동도 아니며 열정도 아니다. 잘하는 선수 몇 명을 보고는 환호하면서, 어두운 면을 보면 너무도 차갑게 외면해버리는 우리 대한민국의 대다수 축구팬들에게, 축구는 아무것도 아니다.
삼례여중이 삼례중학교와 통합되며 삼례여중의 축구부가 해체수순을 밟게 되었다. 사실상 유일했던 전라북도 내 중학교 여자축구팀이 사라지게 생겼다. 운동장, 편의시설, 합숙소가 마땅치 않아 학부모들이 해체 결정문을 보냈고, 학교 측에서 이를 덥석 받아들여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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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 그 외의 수많은 유럽국가들이 적자를 감수하고도 여자축구에 투자를 하는데, 그 이유를 자꾸만 돈으로만 생각하지 마시라.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중요한 건 국제대회 성적도 아니고, 유럽 진출도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만, 적어도 진로에 있어 최소한의 길은 열어주자는 것이다. 길을 넓히자는 이야기도 아니고, 특정한 길로 인도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어떠한 길이든 맘만 먹으면 그 길을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삼례여중 축구팀은 전라북도 지역 내의 유일한 여자축구팀이다. “수요가 적으니 공급을 과도하게 늘릴 필요는 없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진정한 복지국가라면, 적어도 있는 수요만큼은 지자체가 공급을 충족시켜야 한다. 축구나 공부나 똑같은 자기계발이고 성장이다. 최근 한 인터넷 강사가 용접공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서 비난을 받았다. 비난의 강도에 대한 논의는 배제하더라도, 그 비난의 원인도 결국 직업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 아니었는가? 축구선수도 직업이다. '여자 축구선수'라는 꿈이 대한민국에서 '인기가 부족하니 포기하고 취미로 즐겨라'는 말을 들을만한 직업인가? 남성이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면, 여성도 축구선수가 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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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분명한 건, 축구인이라면 남자 축구 뿐 아니라 여자 축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안/못하는 게 남녀 차별이든 아니든, 축구인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여성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즉, 축구인들은 전북 삼례여중 축구팀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여성들 사이에서 축구문화가 꽃피도록 만드는 첫걸음이자 반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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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축구란 무엇인가. 나는 축구가 문화이자 열정, 그리고 감동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으면 한다. 성별에 관계없이 축구를 할 수 있고, 축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수 있으며, 그 열정에서 감동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 한국축구의 밝은 면을 보고 기뻐했다면, 어두운 면을 보고 나서는 분노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740724&memberNo=6525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