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내맘대로 조축 쇼트프리뷰_5편 수원 FC

* 내용이 매우 부족할 수 있습니다. 축알못이 자기가 보이는 대로 막 쓴 글이라 생각하시고 '이 글은 그냥 심심풀이 땅콩이야' 라는 주문을 되뇌이면서 읽어주시길! 왜 쇼트라면서 계속 길어지냐고 물으시면 그건 쓰는 놈 머리가 나빠서...

K리그2 팀들이 흔히 그렇지만, 이 팀은 시즌별 스쿼드 변동폭이 크다. 이 팀의 리즈시절을 꼽자면 3위로 챌린지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승격권을 거머쥔 2015년일 텐데 당시 선수들 중 남은 건 박배종(개명 전 박형순)과 배신영밖에 없다. 그마저도 15시즌 이후 각각 군복무로 인해 아산 무궁화/상주 상무에 다녀와서 공백기간이 있다. 그렇다고 안산이나 부천, 충남아산 등 변화가 많은 다른 팀들처럼 재정적으로 뛰어나지 못해서 선수가 자꾸 갈리냐면 그건 아니다. 오히려 K리그2 팀 중 상위권의 예산을 써왔고 이는 과거 시시와 백성동, 가빌란 등 이름값이 높은 선수를 영입하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계속되는 변혁의 결과는 좋지 못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 강등된 2016년 이후 이 팀은 승격권은커녕 플레이오프권에도 한 번을 들어갈 수 없었고 6-7-8위라는 하락세를 겪었다. 많이 바꾸는 방법 자체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실패했는데 변화를 덜 줄 수는 없는 법. 수원 FC는 한 번 더 대개혁을 선택했다. K리그2에서는 모라이스와 이임생에 비견될 만한 종신감독이었던 김대의 감독과 이관우, 김성근 코치 등 수원 삼성 출신 스태프들이 전부 팀을 떠났다. 대신 울산 현대 유스팀 총괄부장으로 일하던 김도균 감독이 같은 유스팀 스카우터로 있던 김영삼 코치와 함께 왔다. 원클럽맨이자 팀 역사의 산 증인 박배종의 자리에는 무려 세 선수가 영입됐다. 지난해 수원과의 FA컵 4강에서 대활약을 펼쳐 국내축구 팬들에게 눈도장을 받은 이시환, 전남의 백업 골키퍼로 있던 박대한, 내셔널리그부터 K리그 클래식 우승팀까지 파란만장한 축구인생을 펼치다 일본 무대에 진출한 유현이 그들이다. 골키퍼가 한 번의 이적시장에서 두 명 이상 영입되는 경우 자체가 흔치 않은데 나름의 경험을 가진 선수가 세 명 들어온데다 팀에는 이미 주전이 있다. 최소 두 명이 장갑을 얻지 못할 구도를 만든 게 옳은 일이었다고 기억되려면 신입 셋 중 하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수비진은 기존의 박대한-장준영-이한샘-조유민-김주엽 라인에 깊이를 더했다. 대전 임대 당시 주전을 차지하고 좋은 모습을 보였던 FC서울 출신 레프트백 박민규와 인천의 상징 중 하나였던 최종환이 측면 수비를 지원한다. 또다른 수비자원으로는 측면에 펨네인들에게 익숙할 '인천 No.3' 이지훈, 중앙에 1부경험이 많은 왼발잡이 센터백 이용이 있다. 전 소속팀에서 주전경쟁에 실패하거나 불안한 모습을 보여 기량에는 의문부호가 붙지만 K리그1과 일본 무대 경험이 있는 연제민과 최규백은 중앙에서 상대를 저지한다. 역시 한 포지션 평균 2: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선수가 풍부하다. 경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진 건 장기일 수밖에 없는 리그 레이스에서 분명한 도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원 두께도 쌓았다. 울산 현대고 출신이어서 감독과 수석코치가 잘 파악했을 것 같은 김건웅이 수비라인을 보호한다. 다수의 1부 팀 생활을 거친 정선호는 그 위를 책임진다. 2년만 빨리 왔으면 호호브라더스를 재결성할 수 있었는데 아깝다 구단 최초의 외국인 10번 말로니도 중거리슛과 정확한 패스를 통해 지원사격에 나선다. 김한원과 백성동 등 상징적인 선수가 거쳐간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지, 시즌이 시작되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주전급으로 뛰었던 장성재와 데뷔하자마자 20경기를 넘게 소화한 U22 자원 황병권, 승격 멤버 중 박배종과 함께 유이하게 남은 배신영이 기존 미드필더 자원이다. 분명 두꺼운데다 리그에서 경쟁력도 있다. 전방 또한 신입 비율이 높다. 외국인 선수를 전원 교체(북한 국적의 안병준은 외국인 쿼터에 안 들어간다)했고, 이들 중 셋이 공격수다. 아코스와 다닐로는 모두 큰 키를 가지고 있다. 이 중 아코스는 193cm라는 상당한 피지컬로 중앙을 맡고, 다닐로는 스피드도 겸비해 센터와 라이트를 전부 맡을 수 있다. 다른 한 명인 마사는 안산에서 검증된 1급 아시아쿼터다. 주로 윙이나 처진 공격수를 소화하는 그는 지난 시즌 9골 1도움으로 공격포인트 10개를 채웠다. 수원에서 적응만 잘 한다면 리그 베스트도 노릴 자원이다. 기존 자원으로는 지난 시즌 8골을 기록하며 치솜과 함께 몇 안 되는 경쟁력 갖춘 공격수였던 안병준과 조규성의 대학 시절 멘토였던 모재현이 있다. 2016년 경남의 날개로 좋은 모습이었던 송수영도 재도약을 준비한다.

키 플레이어 : 마사

모든 포지션이 두껍다. 그러나 이건 내내 순위가 나빴던 최근 몇 년 동안도 그랬다. 애초에 수원 FC의 문제는 두께가 아니었다. 결국 많은 선수들을 잘 살리지 못하는 코칭스태프가 문제였고 정작 확실한 선수는 몇 없는 스쿼드가 이를 악화시켰다. 오군지미부터 아니에르까지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 중에는 위협적인 선수가 잘 없었고, 1부에서도 이름을 날리던 몇몇 국내선수들은 벤치를 지키다가 팀을 떠났다. 그 많던 선수들 중 정작 '상수'는 잘 보이지 않았다. 변수였던 선수들은 주로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갔다. 마사는 영입 선수들 중 가장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K리그2에서 뛰어본데다 첫 번째 시즌에 적응을 완전히 마쳐 상대가 두려워하는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몇 년을 있다가 이적했다면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게 큰일로 비칠 수 있지만, 리그와 팀을 전부 옮긴 첫 해부터 잘한 선수가 팀을 한 번 더 옮겼다고 갑자기 하락세를 탈 가능성은 마냥 높아보이지 않는다. 쓰임새도 지금의 수원에 적합하다. 장성재와 정선호, 배신영, 황병권 등 기존의 미드필더들은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순 있지만 단독 공격형 미드필더나 섀도우로 뛰는 선수들은 아니다. 아코스와 다닐로, 안병준 등 풍부한 공격수들에겐 킬패스가 필요하다. 중원과 전방 사이의 공간을 날카롭게 긋고 때론 자신이 해결하는 마사는 현 스쿼드의 공격력을 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수원에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필요하다. 마사는 상수가 될 수 있는 선수다.

예상 순위+한줄평 : 5위

"매년 많이 영입했다, 중요한 건 '확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