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병수볼의 오프더볼 무브먼트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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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했듯이 이번 편에서는 라인 포지셔닝의 또다른 장점과

병수볼의 오프더볼 무브먼트의 3번째 특징에 대해 살펴보겠다.

 

포지셔닝2-0.PNG

 

뒷걸음질 치며 윗쪽 공간으로 들어가는 이 움직임은

상대 미드필더(박용우)를 유인하고,

공간에 미리 들어가 있을 때보다 상대 센터백들의 견제로부터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자연스럽게 전방을 향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상대보다 먼저 속도를 붙힐 수 있다라는 점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포지셔닝2-1.PNG

오른쪽 측면에서 왼쪽측면으로 강원이 반대전환을 시도하는 장면이다. 

이영재는 이 장면에서도 상대 미드필더 라인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포지셔닝2-3.PNG

발렌티노스가 볼을 가지고 전진하자 이영재는 윗쪽 공간으로 뒷걸음치며 들어간다.

박용우가 이영재를 빠르게 마크하고자 한다.
 

포지셔닝2-4.PNG

이동경의 위치를 보면,
이영재에게 향할 수 있는 패스길에 대해 박용우가 확실히 견제를 한 상황인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인지
이동경 역시 이영재를 견제하려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덕분에 발렌티노스가 윙포워드 김현욱에게 편하게 패스할 수 있을만큼 패스공간이 넓게 열렸다.
 

포지셔닝2.gif

움짤에서 이영재를 보면 뒷걸음질 치며 자연스럽게 몸을 전방으로 열고,, 이후 속도를 붙혀 뛰어간다는 걸 알 수 있다.

작은 차이지만 결국 이런 차이가 하나씩 하나씩 모여 결과를 바꿔놓기도 한다. 이 지론은 김병수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밝힌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라인포지셔닝과 뒷걸음치며 공간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은 온더볼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점을 제공한다.

 

시그니처1-1.PNG

한국영이 삼각대형을 하나 더 만들어 내기 위해 전방공간으로 뛰어들어 간다.
그러자 울산의 공격수 주민규도 자연스레 같은 방향으로 따라 움직이게 된다.
 

시그니처1-2.PNG

주민규가 한국영의 움직임에 반응한 덕분에 이제 조지훈에게 공간이 생겼다.
 

시그니처1-3.PNG

조지훈에게 볼이 연결되자 울산 믹스를 중심에 놓고 다른 삼각대형이 만들어 진다.
한국영과 울산 센터백들 사이의 거리도 만들어 져있고, 한국영은 볼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방으로 몸을 열며 움직인다.
 

시그니처1-4.PNG

한국영이 패스를 받으면서 역시나 속도를 붙혀 드리블을 시전한다.
울산 이명재는 이현식을 견제할 수밖에 없고, 사이드의 강지훈이 프리가 되려는 찰나다.
 

시그니처1.gif

이 움짤이 완벽한 예시가 아닐 수도 있지만 한국영이 전방을 바라보고 좀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이라는 건 알 수 있다.
조금이라도 먼저 속도를 붙힐 수 있다면 공격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더 빠르게 돌파를 시도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패스의 속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
이 역시도 작은 차이일 수 있겠지만 공격의 확률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3. 3자 움직임
3자 움직임이라 하면 A와 B, 그리고 C라는 선수가 있을 때
패스를 주는 A, 패스를 받는 B 이외의 선수, 즉 C의 움직임에 관한 것이다.
A가 B에게 패스를 하는 과정에서 C가 어떤 움직임을 취해주는지에 따라 다음 플레이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보통 아마추어도 그렇지만, 선수들 역시도 A의 패스를 B가 받는 것을 확인한 후 움직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A가 패스를 하는 시점, 또는 B가 패스를 받기 이전 시점에
C가 주변에서 미리 움직임을 취해준다면 B가 원터치패스라던지 좀더 간결하게 C에게 패스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런 점에서 이 3자 움직임이야 말로 수비수들의 예상을 힘들게 하면서 축구의 템포를 간결하게 하고,
더 빠른 공격을 가능케 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3자움직임1-1.PNG

오범석을 기점으로 상주의 김민혁을 사이에 두고,
한국영과 김지현이 삼각대형을 만들고 있다. 여기서도 김지현이 상대 미드필더의 라인 상에 위치하고 있는 게 보인다.
 

3자움직임1-2.PNG

오범석이 백패스를 할 것 같은 동작을 취하자 상주의 김민혁이 좀더 전진해서 다가가고자 하는데
이때 김지현은 의외로 더 앞쪽 공간으로 뒷걸음질 치며 전진하려 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김지현의 움직임에 윤빛가람이 끌려들어가고 이로 인해 상주 김민혁과 윤빛가람 간의 간격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3자움직임1-3.PNG

그리고 이때 오범석이 백패스를 하지 않고, 다시 전방으로 볼을 향한다. 그리고 넓게 벌어져 있는 패스길(하얀선)을 확인한다.
 

3자움직임1-4.PNG

그리고 이 패스길의 끝에는 정조국이 위치하고 있었다.
이때 패스를 주는 A(오범석)과 패스를 받는 B(정조국)아닌 제 3의 플레이어인 C(김지현)의 모습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오범석의 패스가 정조국에게 도달하기 한참 전에 김지현은 이미 공간으로 뛰기 시작한 것이다.
 

3자움직임1-5.PNG

정조국은 김지현의 침투 움직임에 맞춰 간결한 스루패스를 시도한다.
 

3자움직임1.gif

이 시도는 실패했지만 병수볼에서의 3자 움직임이 어떻게 실행되는지 알 수 있다.
 
다른 장면으로도 확인해 보자.

3자움직임2-1.PNG

정승용이 헤딩을 통해 정조국에게 패스를 연결하려는 상황이다.
 

3자움직임2-2.PNG

정조국이 패스를 받으려는 찰나 이현식과 김지현 모두 뛰기 시작한다는 걸 알 수 있다.
 

3자움직임2.gif

이번에도 공격시도가 실패했지만 김지현이 빠르게 스타트를 끊고, 타이밍에 맞춰 침투해 들어가려 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김지현이 먼저 달렸기 때문에 수비수들은 김지현의 스피드를 따라 잡을 수 없었다.
덜 숙성되긴 했지만 얼핏 김병수의 제자 중 일인인 라인브레이커 김승대의 움직임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최전방으로의 침투 움직임 뿐만 아니라
아까 살펴봤던 이영재의 라인 포지셔닝, 그 이후로 연결되는 움직임 역시 이 3자 움직임의 형태가 녹아있다고 할 수 있다.
 
1편에서 봤던 경기장면을 다시 살펴보면,

포지셔닝1-3.PNG

발렌티노스의 패스가 빌비야에게 향하는 순간 울산의 모든 선수들이 멈춰서 있지만
미드필더 라인에서부터 침투를 시작한 이영재만큼은 이미 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김병수 감독의 3가지 오프더볼 무브먼트의 특징.
- 지속적인 삼각대형의 형성
- 라인 포지셔닝
- 3자 움직임
 
사실 이 특징들은 일련의 과정으로 병수볼 안에 녹아들어 있다.
 
지속적인 삼각대형은 수적우위를 위한 포석이고
라인 포지셔닝은 옵션을 다양화하면서 패스길을 열기 위한 행마다.
그리고 3자 움직임은 공격의 속도를 높이는 한편, 선수들을 더 자유롭게 만들어 줌으로써
기량이 열세일 경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워주고,
기량이 강세일 경우 그 기량의 차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3가지 특징이 시스템 안에서 결합되어 작용하는 것이다.
 
지방의 이름 없는 축구대학이었던 영남대가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이 소속되어 있는 명문대학들을 상대로
경기를 주도하는 한편, 우승이라는 성과까지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비밀도 여기에 숨겨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전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더 깊이 숨겨져 있는 내용들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의 이런 부분들만 더 세밀하게 다듬어도 그 자체로 선수들의 기량이나 팀의 전력이 강화될 수 있을 거라는 건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5-4-1 수비포메이션에서 공격 시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해
상대의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려던 2019시즌 김병수 감독의 축구는
사실 김병수 감독의 정형화된 축구는 아닐 것이다.
대학 시절부터 서울이랜드 시절까지 김병수 감독은 더 다양한 포메이션을 근간으로 한 전술을 실험하고 구사해 왔다.
그래서 개성있는 선수들 위주로 선수보강이 활발히 이뤄진 2020시즌을 쉽게 예상할 수는 없다.
 
올해는 용병 공격수 없이 시즌을 치뤄야 한다는 점.
그리고 커진 기대감과 보강된 스쿼드만큼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당면과제도 안고 있다.
지난 시즌 호평을 받았지만 아직 병수볼이 무언가를 확실히 증명해 냈다고는 할 수 없다.
지난 시즌 약점이었던 상대의 전방압박 시 빈도높게 발생되는 실수, 그로 인한 다수의 실점은 특히 해결해야 될 부분이다.
프로무대는 대학시절 성과와는 완전 별개다.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2020시즌 선수들이 얼마나 더 완성도있게 병수볼을 구사해 낼 지, 성적 면에서도 과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음편에서는 번외로
김병수 감독의 제자들이
이런 병수볼의 특징을 K리그 무대에서 각자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댓글 4

노빠꾸임생 2020.04.15. 17:53
병수볼과 영남대 끝나면 이장관과 용인대로 넘어가주세욥
댓글
신객 작성자 2020.04.17. 23:19
 노빠꾸임생
이장관 축구ㄱㄱ
댓글
신객 작성자 2020.04.17. 23:20
 김석박사
기동볼은 올시즌에 스타일이 좀 제대로 나올 거 같아서
같이 경기보면서 차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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