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김병수와 이장관, U리그 감독 중 유독 회자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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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PNG

U리그 감독계의 양대산맥으로 회자되는 영남대 김병수와 용인대 이장관.

 

김병수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영남대를 이끌었고,

이장관은 2011년부터 2020년인 현재까지 용인대를 이끌고 있다.

이장관은 2008년 중반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선수생활을 정리하고 곧바로 용인대에 합류,

그렇게 2010년까지 코치로서 우선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으니 용인대에서만 10년을 훌쩍 넘겼다.

 

사실 두 사람이 대학무대에 감독으로 데뷔한 이래

모든 트로피를 거의 양분하다시피 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명성에 비하면 그들이 들어올린 트로피의 갯수는 빈약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대학감독 중 왜 김병수, 이장관 두 사람만이 유독 이야기되는 것일까?

 

전통적인 탑티어급 대학은 고려대, 연세대, 숭실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그 다음이 홍익대, 동국대, 단국대, 성균관대, 경희대, 광운대, 중앙대 정도다.

당연히 이 대학들은 고교 선수 스카우팅에 있어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고 할 수 있고,

실제로 청대급 선수들을 매년 수급한다.

 

그에 비하면 영남대와 용인대는 두 감독이 부임할 때만 해도

축구부의 존폐 자체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대학축구계의 불모지였던 곳이다.

 

대학선수들의 기량이 그동안 많이 평준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상위티어급 대학 선수들과 최하위권 대학의 선수들 간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

 

연고대를 맡아 우승을 하는 것과 영남대, 용인대를 맡아 우승을 하는 것에는

그만큼 난이도 격차 역시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김병수는 2009년 춘계대학연맹전과 전국대학축구대회 8강에 오른 걸 시작으로

2010년 춘계대학연맹전 우승, 2012년 추계대학연맹전 우승,

2013년도는 비수도권 대학 최초로 권역우승과 왕중왕전 우승을 동시에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정점을 찍었던 2016년. 이때 김병수는 춘계대학연맹전, 추계대학연맹전, 전국체전, U리그 권역우승을 거두며

전무후무한 4관왕 타이틀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장관.

이장관은 2년 차였던 2012년 권역 2위를 시작으로

2013년 전국대회 준우승, 2014년 1,2학년  춘계대학축구 우승을 만들어 내며 가시적인 잠재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2015년에는 마침내 권역 1위와 U리그 왕중왕전 우승이라는 성과로 명실공히 대학 최강팀임을 증명해 냈고,

2018년 U리그 왕중왕전 우승, 2019년에는 수도권 권역 최초 5년 연속 권역우승이라는 성과를 일궜다.

권역우승.PNG

김병수와 이장관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순히 우승트로피를 두, 세 번 들었다는 거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축구가 평준화되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포지션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 2선 포지션에 있다고 하겠다. 특히 윙포지션에는 각 대학마다 빠르고 기술 좋은 선수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이유로 선수비-후역습 컨셉으로 일시적인 돌풍을 일궈내는 건 가능하다.

쉽진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다소 부족한 팀이 청대급 선수들이 소속된 우승권 전력의 팀을 상대로

경기를 장악하고, 주도한다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런 다른 차원의 미션을 해낸 것이 바로 김병수와 이장관 두 감독인 것이다.

 

고려대, 연세대, 숭실대가 전통의 강호임에도 최근 성과나 경기력으로 보면 다소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김병수와 이장관 두 감독은 다 년 간 전력을 유지했다는 점에서도 역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두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입소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영남대와 용인대도 꽤 좋은 고교 선수들, 팀철학에 적합한 선수들을 영입하기 전보다 수월해 졌을텐데

처음 감독직을 시작하고 일정 궤도에 올리기까지 2~3년의 시간이 소요됐다는 걸 생각해 보면

덕분에 두 감독은 기존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고 신입생들을 받더라도

6개월 정도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게 가능해 졌다고 할 수 있다.

 

이걸 K리그로 비유하면 어떨까.

 

지난 시즌 리그2 최하위팀이었던 서울이랜드를 맡아

2~3년 만에 리그2 우승 또는 리그1 승격, FA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4~5년 차 정도에는 전북, 울산 등 강팀들을 상대로 경기를 주도하고 장악하는 경기력을 만들어 내는 한편,

리그1 우승과 FA컵 우승을 동시에 들어올리며 전성기를 열었다. 그리고 이후 3~4년 간 그 전성기를 유지했다.

 

이 정도의 성과로 비유할 수 있을까.

 

프로레벨에서는 대학무대처럼 이런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어쨌든 그들이 대학무대에서 일궈낸 성과의 체감은 이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프로레벨에서는 과연 통할까, 혹은 과연 놀랄만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따를텐데

프로는 대학과 달리 '돈'이라는 요소가 선수수급과 선수의 동기부여에 크게 작용하고,

선수들도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들인만큼 어느정도 자신만의 축구철학이나 습관이 고착화됐다는 걸 감안하면

이들을 감독들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마냥 바꾸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김병수와 이장관 감독은 대학무대라고는 하지만

감독에게 필요한 핵심적인 자질을 나름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3년 정도의 고난을 스스로 버텼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냈으며, 차별화된 축구스타일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팀과 선수는 모두 업그레이드 됐고

그러고도 그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그 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랜시간 안착시켰다.

 

특히 자신들의 축구스타일을 관철해 내면서

장기간 이끌었다는 부분, 두 지도자를 거친 선수들의 호평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확고하게 다져진 축구관과 디테일한 지도력, 축구에 대한 열정,

그리고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이끌어 내는 리더십 등

감독에게 필요한 여러 덕목을 증명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김병수, 이장관의 대학무대 성과는 다른 감독들의 성과와는 그 의미가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두 감독에 대한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언급은 이런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김병수의 축구가 지난 시즌 강원FC의 경기를 통해 어느정도 알려진 것과 달리

이장관의 축구는 김병수의 축구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만 무성하고 축구팬들에게 알려진 부분이 적은데

 

어설프나마 다음 편에서는,

이장관의 축구스타일에 대해 그 대강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장관.PNG

댓글 5

아방뜨 2020.04.19. 13:56
칼럼탭 가셔도 될 듯 잘 읽었슴니다..
댓글
Hunt_K 2020.04.19. 15:06
이장관도 알게모르게 찬양 많고, 새로 축구 배웠다는 선출 형 얘기도 직접 들었는데
댓글
김석박사 2020.04.20. 11:42
김병수의 아이들. 김승대, 이명주, 손준호, 신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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