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울산x포항=동해안대담] 2-3. 동해안 더비 4차전 리뷰, 상대 팀의 부러운 점

첫 편부터 보기: [동해안대담] 1-1. 언성 히어로

 

 

 

동해안 대담②: 2019시즌 동해안 더비

4. 동해안 더비 4차전(12월 1일, 38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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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블루: 자 그럼 마지막 라운드 이야기를 해볼까?

 

푸른치: 마지막 라운드로 넘어가자.

 

시안블루: 마지막 라운드에 울산은,

 

푸른치: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어.

 

시안블루: 경고누적으로 못 나온 선수가 믹스랑 김태환. 믹스랑 김태환이 못 나온다는 걸 알았을 때, 아 너무 기쁘더라고. ‘야, 이거는 됐다!’

 

푸른치: (빠진 선수들이 너무) 주력자원이었지.

 

시안블루: 응, 얘네 둘만 없으면 우리 할 수 있다.

솔직히. 그 전 경기까지는 더비라는 특수성에 의존해서 ‘우리보다 전력이 앞서지만 (정신력 무장 잘하면) 비빌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얘네 둘이 안 나오면 전력차도 줄어들기 때문에, 더더욱 할 만하다. 그래서 희망찬 마음으로 원정을 갔었지. 비 맞으면서 응원도 하고.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왔지. 그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였어. 울산 우승 못하게 하고, 우리는 대구 제치고 4위까지 올라가고.

 

푸른치: 나는 마지막 경기 때 코칭스태프들에 대해서 실망한 점이 되게 많았어.

그 전 경기랑 전전 경기가 서울전, 전북전이었단 말이야? 서울전 때도 정상적인 공격전개가 안됐고, 전북전 때도 안됐어. 그러면 뭔가 대책을 내놨어야 했는데, (그런 게 보이질 않았어.)

심지어 포항전에는 그 공격전개의 중추가 됐던 믹스가 못 나와, 그럼 ‘중앙에서의 공격전개가 어렵다’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는 거잖아? 코칭스태프보다 축구 모르는 일반 팬 입장에서도 울산에서 믹스가 빠졌다. 라는 상황이면, 아, 중앙만 파기보다 다른 공격 루트를 노려야 하겠구나, 라는 판단을 할 수 있잖아? 근데 그대로 나왔어.

박주호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공격적인 패스에 있어서 믹스처럼 유려함을 보이는 선수가 아니란 말이야? 그럼 중원장악력의 부재를 인정하고, 측면이나 롱 킥을 활용한 공중전 같은 플랜B를 꺼냈어야 했는데, 그냥 박주호를 믹스 자리에 놓고, 원톱은 그대로 주니오를 세웠어. 주니오 공중 볼 진짜 못 받거든. (시안블루: 응 맞어.) 그러니까 공격 전개에 대한 준비를 하나도 안 한 거야.

숏 패스로 전개하는 건 믹스가 없으니 안돼, 롱 패스로 전개하는 건 주니오가 나왔으니 안돼. 그런 상황에서 포항을 맞이했는데,

첫번째 실점은 윤영선의 실수가 컸지. 빌드 업 과정에서 볼 키핑 미스가 나면서, 그걸 팔로세비치가 끊고,

 

시안블루: 팔로세비치가 송민규한테 주고, 송민규가 슛 했던 게 불투이스 맞고 굴절되면서 완델손이 득점한 (장면이었지).

 

푸른치: 응, 그렇게 어이없게 실수에 의한 선제골이 나왔지만, 동점골 넣었을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절망적인 느낌까진 아니었어.

근데 이 동점골도 주목해야 할 점이, 울산이 매우 잘 만들어서 넣은 골이 아니고,

 

시안블루: 김광석이 미끌어지면서.

 

푸른치: 응, 비 오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실수가 나오면서 넣을 수 있었던 골이었다는 거야.

그래, 여기까지는 둘 다 실수 한 번씩 하면서 동점으로 전반전 끝냈다고 쳐. 그럼 전반전을 봤잖아, 눈 뜬 장님도 아니고, 중원에서 안 풀리는 장면도 봤고, 그래서 중원 생략하고 롱 패스로 때렸더니 (공중 볼 싸움이 안 돼서) 계속 연결이 안되는 장면도 봤으면, 과감하게 교체를 했어야 했어. 믹스가 없으니까 안되면, 아예 주민규를 넣어서 롱 패스 위주로 가든가. 근데 그러질 못했지.

그냥 전반전 끝나기 전부터 너무 평범한 교체를 했어. 저번 경기처럼, 박정인을 빼고 황일수를 넣고. 그렇게 후반전을 나섰다가 일류첸코한테 실점하지.

심지어 실점 장면이랑 비슷한 장면이 전반전에도 있었어. 주니오 동점골 직후에. 골 취소가 되었어도, 그렇게 위협적인 장면을 겪고 하프타임이 됐으면 세트피스 수비를 수정해서 나왔어야지!

슛을 세 번이나 내주면서 우왕좌왕에, 슛 코스에 몸도 못 대보고...

 

시안블루: 첫 골은 울산 팬들도 알다시피, 윤영선의 실수였고. 그 실수는 뭐, 2부리그 팀이 와도 그 상황에서는 골을 넣을 수 있었을 거야.

근데 두 번째 골은 진짜, 전반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고, 131201에도 그랬고, 세트피스 혼전 상황에서 세컨드 볼을 누가 따내느냐 싸움인데, 그건 집중력 문제가 제일 큰 것 같아.

 

푸른치: 맞아, 집중력 문제가 제일 컸어. 3번 연속 슛 허용은 진짜…

 

시안블루: 처음에는 정재용이 헤더를 했고, 골대를 맞고 나와서 전민광이 슛한 건 김승규가 진짜 동물적으로 잘 막았어, 근데 세번째까지는 안 되더라고. 일류첸코가 넘어지면서 툭 찬 게 먼 쪽 포스트로 들어가면서 2:1이 됐었지.

 

푸른치: 그 이후에도 교체 상황을 보면 기가 차. 실점 3분 후인 59분에,

 

시안블루: 김성준 넣었었나?

 

푸른치: 아냐, 박주호를 빼고 주민규를 넣어. 공미 자리에 있던 김보경을 중미로 내리고, 주민규 주니오를 투톱에 세우는 거야. 뭐 나름대로 공격에 힘을 싣는 교체였는지는 몰라도,

중원이 X털리는 데다가, 이 날 포항이 울산 윙어들에 대한 대비를 잘 해왔거든. 그래서 다 막히니 김인성을 빼고 김성준을 넣어. 다시 김보경을 윙으로 올리고 계속 크로스 플레이.

‘어떻게든 골문 앞으로 붙여라’ 하는 식으로 플레이를 하다가, 마음이 급해진 김승규가 ‘그 스로 인’을 하면서, 허용준한테 3:1로 벌어지는 골을 먹히고…

 

시안블루: 그래도 김승규는 런 안 했으면 욕을 안 먹었을 것 같아.

 

푸른치: 런한다는 기사 나기 전까지만 해도 울산 팬들은 다, 타 팀 팬들이 ‘그 스로 인’이라면서 놀릴 때, 승규 커버 쳐주고 그랬는데…

 

시안블루: 맞아. 어쨌든 그렇게 허용준이 후반기 포항 임대기간 중 첫 골을 넣었고, 3:1이 됐었지.

2:1 시점부터 울산은 라인 한참 올려서 롱 볼로 계속 전방에 투입하고, 포항은 그냥 내려서서 계속 막는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또 한 골 도망가니까, 울산 선수들도 힘이 많이 빠진 느낌이 들었어.

 

푸른치: 그 이후에는, 사실상 정신적으로 무너지면서 아예 밀려버렸지. 그 실점 시점이 88분이었으니까.

 

시안블루: 그런 와중에도 포항은 계속 역습을 노리고.

그러다 완델손이 이명재한테 PK를 얻어내면서 경기를 끝내버렸지.

 

푸른치: 팔로세비치 PK골로 경기를 끝냈지.

결국엔 전술적인 패배야. 김기동 감독이 내놓은 전술에 대응을 애매하게 했다가 완전히 말아먹은 경기였지.

 

 

 

 

 

 

5. 상대 팀의 부러운 점

자존심을 내려놓고, 상대 팀의 부러운 점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았다.

 

 

 

푸른치: 다음은, 2부의 마지막인데, ‘상대 팀의 이 점은 부러웠다’.

2019시즌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이러이러한 이미지, 이러이러한 부분’같은 식으로 서로 부러운 점을 이야기해보자고.

 

시안블루: 포항 팬 입장에서 부러운 건, 일단 기록적인 부분.

울산도 프로축구 원년 팀이고 포항도 프로축구 원년 팀이니까, 같이 프로축구 역사 내내 경쟁을 해왔잖아. 최다승, 최다골 이런 기록부문에서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양 팀이란 말이야? 리그 최다 승은 포항이야. 근데 프로 경기 승수는 울산이 포항보다 앞서. 난 일단 거기에서 배가 아파. (푸른치: (웃음)) “우리가 저 자리여야 하는데, 왜 우리 라이벌 팀이 저기서 저렇게 1등을 하고 있나.” 그게 약간 부럽고. (고민) …솔직히 기록 말고는 울산이란 팀에 대해서는 크게 부러운 게 없어.

축구 외적으로 부러운 게 있다면, 이벤트. 울산은 경기 끝나고 뒤풀이마당 하잖아? 그게 부러워.

포항도 작년부턴가 재작년부턴가 ‘퇴근길’이라는 게 생겼어. 선수단 버스 타고 집에 갈 때, 선수들이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거 팬들한테 나눠주기도 하고… 팬 서비스는 되게 좋아. 근데 그건 말 그대로 퇴근길이지, 모여서 따로 시간을 할애하는 행사가 아니잖아.

 

푸른치: 맞아. 그건 퇴근길에 겸해서 하는 행사니까. 팬들이 경기 마치고도 자발적으로 기다려 주니까 하는 분위기지, “무슨 행사가 있습니다!” 하고 알리는 게 아니니까.

 

시안블루: 그치. 그런 행사, 특히 뒤풀이마당이 부럽더라.

 

푸른치: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하지, 그게.

 

시안블루: 응, 그렇게 두 개.

 

푸른치: 울산 팬 입장에서 포항에 부러운 건… 두 가지라고 해야 하나, 세 가지라고 해야 하나…

포항이 2010년대 초반부터, 그러니까 황새 있을 때? 그 때부터 패스 플레이가 아기자기하게 되는 팀이라는 팀 컬러가 생겼잖아? 그리고 나서 그게 쭉 이어져서, 황새가 최진철로 바뀌었다가, 최순호가 들어왔다가, 선수도 물갈이가 많이 됐는데, 그 컬러가 유지되는 팀이라는 게 부러워.

아무리 다이렉트한 축구를 지향한대도… 김기동 감독 같은 경우는 아기자기 하기보다 다이렉트한 축구잖아? 그런 축구가 돼도, 팀 컬러와 같은 패스와 움직임이 기반이 되니까. 그렇게 팀 컬러에 전술을 유연하게 녹일 수 있는 점이 부럽고.

또… 최순호 다음이 김기동이라는 거? 솔직히 최순호일 때는, 포항이 상대하기 쉬운 팀이었거든?

 

시안블루: 그치, 맞아. 전술이 좀 단순했거든.

 

푸른치: 타 팀들도 순호종신, 순호종신 하는 게 괜히 나온 말이 아니야.

 

시안블루: 맞아.

최순호가 2000년도에 감독 대행했고,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감독을 했었어. 그리고 포항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던 거잖아? 내가 2001년 때도 축구를 봤으니까 아는데, 그 때나 최근이나 전술적인 변화가 거의 없어. 축구 트렌드는 계속 변하고, 우리나라에도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들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이 사람은 그냥 고인물이야. 변하는 게 없었어.

참고로 나는 최순호가 최진철 후임으로 온다고 했을 때 반대했었어. 2000년대에 이미 이 사람의 축구를 경험해봤으니까. 경기장 직관 가도 졸리고 재미없었으니까.

근데 뭐, 최진철이 워낙 말아먹었다 보니까… 최순호가 결과적으로 포항에 부임해서 팀을 구해낸 건 맞거든? 무랄랴나, 룰리냐 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터져주면서.

특히 2018시즌에는 서울에서 데려온 이석현이나 K3 출신 김지민 등 영입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면서 꽤 순항한 편이었어. 그래서 나도 최순호에 대한 평가를 바꿔야 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2019년도 들어가니까 옛날 모습이 다시 오버랩 되는 거야.

 

푸른치: 재미없는 축구…

 

시안블루: 응, 재미없고, 부분전술 없고, 맨날 점유율 축구 한다고 하는데… 점유율 축구는 맞지, 뒷키타카 하니까.

 

푸른치: 점유율은 높지.

 

시안블루: 그치, 쓸 데 없는 점유율. 공격 지역에서는 유지도 못하는 점유율. 공격 자체가 안됐었으니까, 그 땐. 그래서 참 잘 자른 것 같아.

 

푸른치: 다시 돌아와서, 최순호가 있었을 때 포항이라는 팀이 어떤 느낌이었냐 하면, ‘우리만 잘하면 이긴다.’ 이런 느낌이었어. 그냥 우리만 잘하면 이길 수 있는 팀이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19년도에 최순호가… 자진사임이었나, 그게?

 

시안블루: 응, 겉으로 드러난 형식은.

 

푸른치: 어쨌든, 떠나고, 수석코치에서 김기동이 올라왔잖아? 김기동이 올라왔을 때, 뭐, 다른 데서 선임하는 것도 아니고,

 

시안블루: 그래, 똑같은 느낌이었지. 얘가 나가고 쟤가 올라온 느낌이었지.

 

푸른치: 최순호가 나가고 최순호 Mk. 2가 올라온 느낌?

 

시안블루: 어, 맞아. 포항 팬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어.

 

푸른치: 뭐, 다르기야 하겠어? 하면서 봤는데. 전혀 색깔이 다른 축구를 하는 거지. 선이 좀 굵어지고. 있는 자원을 잘 활용하는 느낌?

완델손이 그렇게 터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잖아? (시안블루: 맞아.) 완델손도 터뜨리고, 김승대를 주축으로 해서, 다이나믹한 축구를 구사를 했지.

 

시안블루: 응, 일단 템포부터가 좀 빨라졌어. 최순호 때보다.

 

푸른치: 응, 나도 (김기동이) 템포를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는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그런 축구를 하는 사람이 최순호 밑에 있었다가, 끌어올려진 거잖아.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도 아니니까 사실 돈도 많이 안 썼을 거란 말이야. 그런 식으로도 터뜨릴 수 있었던 점에서 (부러워).

그러고 보면, 김기동은 라이벌 팀이지만 대단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김승대 보내고 나서도, 한동안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다시 정상화했던 거 보면.

 

시안블루: 응, 외국인 새로 온 선수들, 일류첸코하고 팔로세비치가 터지면서.

 

푸른치: 응, 선수가 터진 것도 있지만, 감독이 터뜨렸다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런 안목과 활용 능력을 가진 감독이 있다는 점이 부럽네.

 

시안블루: 아까 그 포항 팀 컬러 이야기를 해서, 약간 부가적으로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이건 유스의 힘도 있는 것 같아. 포항 유스는 전통적 강호잖아. 울산 현대고도 지금 잘하고 있지만,

 

푸른치: 우리는 그걸 활용을 잘 못하지.

 

시안블루: 우리는 팀 컬러가 확고해 그 유스 단계부터.

특히 지금 포항 U18 감독이 백기태 감독인데, 이 분이 이동국이랑 포철공고 동기야. 부상 때문에 프로 생활이 길진 않으셨지만 포항에서 뛰었었고. U18감독이 되기 전에는 U12 감독도 했었어.

이런 식으로 우리는 웬만하면 포항 선수 출신을 유스 팀 감독으로 등용하고, 내부 승격을 시키는 경우가 많단 말이야?

 

푸른치: 아, 그러니까 그게 선순환이 되는 거구나.

 

시안블루: 그치, 여기서 팀 컬러가 유지가 돼.

 

푸른치: 우리는… 이게, 이야기가 또 김도훈 XXX로 넘어가는데, 현대고가 나쁜 유스가 아니잖아?

 

시안블루: 현대고 요즘도 잘하고 있잖아.

 

푸른치: 응, 손꼽힐 정도로 좋은 유스 팀이잖아? 최근에도 왕중왕전 우승했고, 재작년도에.

 

시안블루: 작년에도 광주 금호고랑 결승 올라갔었지?

 

푸른치: 응. 그러고 콩산하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결승권에 올라가는 걸 보면, 유스 팀이 탄탄한 건 분명한데, 문제는 A팀에서 이걸 활용을 못한다는 거야.

지난 시즌 김도훈 감독 전술을 보면, 공미 자리가 굉장히 중요해. 공미가 노련해야 돼. 왜냐면, 측면을 스피드스터들을 쓰다 보니까 측면에서 중앙을 도와줄 수가 없어.

보통 아기자기한 축구를 하는 팀들은, 측면에 반대 발 쓰는 윙어들을 세워서 중앙 쪽으로 움직이게, 가운데에 있는 플레이메이커에 쏠리는 압박들을 분산시켜 주고, 패스도 받아줄 수 있게 운용하거든? 근데 김도훈 감독은 윙어는 무조건 빨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아.

 

시안블루: 맞아. 이번에 영입한 정훈성도.

 

푸른치: 응, 정훈성도 클래식 윙어에 가까운 자원이고. 게다가 최전방 공격수의 포지셔닝도 고정적일 때가 많단 말이야?

 

시안블루: (가운데에) 박혀 있다고?

 

푸른치: 응. 박혀 있다고.

그러니까, 예를 들면 김승대처럼 측면으로 찢어주거나 침투를 하면 수비가 딸려 나가면서,

 

시안블루: 공미 쪽에 공간이 생기지.

 

푸른치: 응. 그런데 울산의 원톱은 박혀 있는 스타일로 운용이 되다 보니, 공미가 고생을 XX 많이 해. 도와주는 선수는 없고, 플레이 할 수 있는 공간은 좁고. 그러니까 진짜 노련해야 한단 말이야?

그런데, 현대고에서 올리는 자원들이 거의 공미들이야, 몇 년 동안. 이동경이나, 이상헌,

 

시안블루: 박정인도 요새 나오는 거 보면 2선으로 활용하고 있고.

 

푸른치: 응, 톱으로 쓸 생각은 없어 보이니까. 박정인도 공미에 가까운 위치에서 활동하는 자원이고.

그렇게 현대고에서 에이스 급이라고 끌어오는 선수는 다 공미인데, 그걸 A팀에서 활용을 못하는 거야. 김도훈 전술의 공미 자리는 노련해야 하니까. 공미의 개인 능력이 진짜 너무 중요하도록 전술을 짜 놨으니까.

그래서 다 전반전에만 잠깐 썼다가 빼 버리고. 후반전은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황일수 같은 윙어를 넣어서 베테랑 공미 갈아 넣는 전술로 다시 돌아오고. 그래서 김보경이 부하를 더 받은 것도 없진 않아 보여.

 

시안블루: 이근호를 자꾸 윙으로 돌린 것도 그런 이유였겠다. 공미에 창의적이고 노련한 선수를 쓰는 전술이다 보니까.

이근호는 중앙에 있을 때 훨씬 경기력도 좋았잖아? 근데 그렇게 안 쓰더라고, 김도훈은.

 

푸른치: (고민) …이게 표현이, 괜히 쫄보라고 하는 게 아니야. 이게, 주니오한테 한 방을 기대하는 것 같아.

 

시안블루: 주니오가 골을 잘 넣으니까, 그냥 골문 앞에 박아 놓고?

 

푸른치: 응, 골 결정력은 울산에서 가장 좋은 편이니까.

주니오가 아무리 체력이 떨어지고, 경기 중에 공격 전개 기여도가 그렇게 높지 않더라도, ‘혹시나 후반 막판에 한 골 넣어줄지 모른다!’ 이런 생각으로 안 빼는 거야.

그러니까 악순환이 계속 돌아가는 거. 주니오는 체력이 방전 나서 못 뛰는데, 교체를 안 하니까 경기 양상이 10 대 11이 되는 거지. 그래서 후반전에 계속 가패를 당하는 거고.

어쨌든 유스 팀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럼 쓸 자원을 뽑아가든지!

 

시안블루: 울산 유스의 문제점은 또 뭐가 있냐면, 해외로 자꾸 임대를 보내. 김규형, 김현우, 홍현석, 황재환, 안재준, 오인표, 박규현 이런 선수들이 다 외국에 나가 있잖아.

아니, 선수들 외국 보내는 건 좋아. 가서 더 좋은 인프라를 경험하고, 거기서 성장하는 건 좋은데,

이 임대 계약에서 울산이 이득을 보려면 그 선수들이 경험치를 먹고 돌아와서 잘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김현우 같은 경우에도,

 

푸른치: 이번에 완전이적 했지.

 

시안블루: 그니까! 왜 보내 그걸? 그냥 써도 되잖아, 지금 수비 다 빵꾸 났는데!

키워서 남 주는 꼴 같아.

 

푸른치: 맞아, 그리고 유스 출신 말고도, 신인 선수들도 마찬가지야. 안 써!

 

시안블루: 하긴, 이동원이나,

 

푸른치: 응, 이동원, 손호준, 이현승 이런 선수들 진짜 영입 해놓고 안 써! 왜 영입한 거야?

좋은 신인이 들어오는데, A팀에서 안 쓰고. 그러다 내보내고. 내보내면 밖에서 터지고. 이게 계속 반복되니까!

선수에 맞춰서,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의 단점을 전술이나 선수 조합으로 커버해줄 수 있는 감독만 있으면, 지금 이렇게까지 돈 안 써도,

 

시안블루: 맞아, 젊고 좋은 자원들이 많지.

 

푸른치: 응, 근데 그걸 활용할 감독이 없으니. 지금 이대로 가면, 현대고에서 좋은 물 퍼와서 다른 데 배급하고, 다른 데 배급하고, 이 꼴이 계속 반복되는 거. 이러니 팀 컬러가 생길 수가 있나! 안타까운 일이지.

또… 부러웠던 게, 유니폼 종류 다양하게 많이 냈던 거? 너네 작년만 해도 해병대 에디션 있었고, 홈 킷, 어웨이 킷에다가,

 

시안블루: 서드 킷까지 있었으니까.

 

푸른치: 응, 서드 킷까지 만들면서 시안블루 같은 유니폼의 전통을 지키고 있는 점? 우리는 체스판 됐던 적도 있었잖아.

 

시안블루: 아 맞아, 그 때 르꼬끄였지? 2010년돈가 그때?

 

푸른치: 응, 르꼬끄 넘어오고 갑자기 체스판 되고, 스트라이프 그 다음부터 사라지고.

 

시안블루: 난 그 유니폼 생각할 때마다 오르티고사가 떠올라. 정말 잘하는 선수였지.

 

푸른치: ???(당시에는 축구 안 봐서 모름)

 

시안블루: (멋쩍음) 뭐… 그랬었지.

 

 

 

 

 

 

내일 오후 7시~8시 사이, [울산x포항=동해안대담] 3. 2020시즌 프리뷰에서 계속...

댓글 5

시안블루 2020.04.27. 19:16
정리하느라 고생했음!! 다시 복기해도 재밌다...
댓글
푸른치 작성자 2020.04.27. 19:51
 시안블루
4차전 파트가 우리 첫째날 녹음 마지막 부분이었잖아
녹음파일 들으면서 녹취록 옮겨놨는데
난 술기운 오르고 넌 슬슬 피곤해가지고, 둘 다 서로 말하는데 거의 끼어들지도 않고 거의 웅변하다시피 자기할말만 했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먼저 경기 내용 시간순서대로 막 말하고 나니까 너도 경기 내용 시간순대로 읊고 있어 ㅋㅋㅋㅋㅋ
그래서 교차편집해봤다.
댓글
푸른치 작성자 2020.04.27. 21:24
 해시수안_
감사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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