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화끈했던 불금의 '검빨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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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5월 22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포항과 서울의 K리그 3라운드 ...

포항 대 서울 리뷰입니다!

열심히 썼는데, 재밌게 봐주신다면 영광일 것 같아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링크 방문 많이 해주세요~~~!

 

 

 

 

 

 

 

5월 22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포항과 서울의 K리그 3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검정-빨강의 팀 컬러를 가진 두 팀의 '검빨더비'였다. 경기결과는 원정팀 서울의 2대1 승리. '세로검빨' 서울이 '가로검빨' 포항을 눌렀다.

비록 승패는 갈렸지만, 양 팀은 모두 화끈한 축구를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재밌게 했다. 불타는 금요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이행하는 축구팬들에게 포항과 서울의 '검빨더비'라는 선물이 찾아온 셈이다.

 

 

 


#. Before the match

포항의 김기동 감독은 늘 하던대로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고, 서울의 최용수 감독도 늘 하던대로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다만 서울의 경우 고요한을 최전방에 기용했다는 것이 이례적이었다. 고요한은 과거 윙어 포지션을 소화하기도 했으나, 2019시즌부터는 주로 미드필더 내지는 측면 수비수 위치에서 뛰었다. 2018시즌 후반기동안 황선홍 당시 서울 감독에 의해 몇 번 공격수로 기용된 적이 있기는 했으나, 그것도 잠깐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용수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로 고요한을 택했다. 이는 최용수 감독이 페시치, 아드리아노, 윤주태, 조영욱 등 다른 공격수들(박동진은 포항전 이후 입대이므로 제외)보다 '본 포지션이 공격수가 아닌' 고요한을 더 신뢰한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포항 선발라인업

서울 선발라인업

 

이 경기는 다섯 선수의 입대 전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다. 포항의 김용환, 심상민, 허용준, 서울의 박동진, 정원진이 이 경기를 끝으로 군에 입대하게 됐다. 다섯 명의 선수들 중 입대 전 마지막 경기 선발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심상민과 김용환 두 명이었다. 후반 막판(후반 37')에는 박동진이 투입되며 서울 선수도 입대 고별전을 치를 수 있었다.

다섯 명의 선수 모두 상주 상무에서 열심히 축구하고, 전역할 때에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팬들에게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한다.

 


#. Critical Moments

1. 포항의 선제골, 그 뒤엔 전방압박이 있었다.

전반 4분, 서울의 중앙수비수 김남춘의 치명적인 실책이 포항 일류첸코의 이른 시간 선제골로 이어졌다. 포항은 이른 시간 선제골을 득점함으로서 경기를 좀 더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어냈다.

 

포항의 선제골 장면을 찬찬히 분석해보면, 단순히 김남춘의 실책때문에 골이 터진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포항의 선제골은 포항의 조직적인 전방압박이 만들어낸 값진 골이었다. 다시 말해, 경기시작부터 송민규-일류첸코-팔로세비치-팔라시오스로 구성된 포항의 공격진이 전방압박을 시도한 덕분에 포항이 이른 시간부터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포항의 전방압박은 조직적이면서도 빨랐다. 서울은 포항의 전방압박으로 인해 공을 후방에서 전방으로 원활하게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렇다면, 포항의 전방압박이 어떻게 선제골로 이어졌을까? 그 과정은 위 그림과같다. 우선 포항의 오른쪽 윙어 팔라시오스가 김주성에게 전방압박을 가했고, 김주성은 공을 뺏기지 않고자 후방의 김남춘에게 패스를 했다. 그렇게 공이 김주성의 발을 떠난 순간, 일류첸코와 송민규(이상 포항)가 각각 김남춘과 황현수(이상 서울)에게 쇄도하며 또 한 번 전방압박을 가했다. 방향 전환을 시도하려던 김남춘은 순간적으로 모든 선택지가 막히는 상황을 맞이했고, 결국 걷어내는 것도 아니고 패스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볼 터치를 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애매한 볼터치'는 포항 일류첸코의 골로 이어졌다.

2. 박주영은 박주영이다.

포항은 선제득점 이후 매우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미드필더 최영준이 후방에서 자유자재로 방향을 전환했고, 수비수들은 서울의 전방압박을 쉽게 벗겨냈다. 공격 쪽에서는 팔로세비치가 고군분투하며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오스마르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그러나 서울엔 박주영이 있었다. 전반 34분, 서울은 박주영의 코너킥으로 기어이 흐름을 반전시켰다. 박주영이 왼쪽 코너에서 올린 코너킥이 황현수의 머리를 맞고 들어간 것. 하창래와 최영준이 황현수의 헤더를 방해했으나, 박주영의 코너킥은 황현수의 머리를 향해 절묘하게 휘어졌다. 황현수는 자신있게 공을 골대로 꽂아넣었다. 

 

 

축구는 팀 스포츠라고들 한다. 대체적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무조건 맞는 말은 아니다. 개인이 큰 변화를 이끌어낼 때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는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개인, 서울의 레전드, 박주영이 있었다.

3. 이광혁의 교체투입, 김기동 감독의 초강수

서울이 동점골을 득점한 이후, 포항은 밀리기 시작했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더욱 저돌적으로 포항을 압박했고, 포항은 더이상 짧은 패스와 방향 전환으로 서울의 압박을 벗어날 수 없었다. 결국 포항의 수비수들은 공을 걷어내기에 급급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김기동 감독은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바로 전반 40분의 이른 시간에 오른쪽 윙어 팔라시오스를 빼고 해당 자리에 이광혁을 투입한 것.

팔라시오스는 전반전동안 공을 여러 번 뺏겼고, 후방에서 얻어낸 공격기회들을 날렸다. 또한, 포항은 전반전동안 '팔라시오스가 중앙으로 돌파한 후 일류첸코에게 연결하고, 일류첸코가 다시 압박이 느슨해진 오른쪽 측면의 김용환에게 연결'하는 패턴을 자주 이용했다. 하지만, 서울의 백3는 포항의 이런 패턴을 쉽게 방어했다. 김한길, 김주성이 각각 팔라시오스와 김용환을 압박한 게 유효했다.

결국 팔라시오스는 그리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고, 빠르고 저돌적이며 감각적인 볼 터치를 가져갈 수 있는 이광혁과 교체됐다.

 

이광혁(출처 : 프로축구연맹)

 

팔라시오스의 교체아웃은 분명 그 이유가 충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경기가 반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용병 선수를 벤치로 불러들인다는 것은 파격이자 모험이었다. 온라인 상으로 경기를 관전하던 포항팬들도 김기동 감독의 도전적인 선수교체에 놀랐고, 또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김기동 감독은 확신이 있었고, 모험을 택했으며, 그 모험으로 포항은 좋지 못한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었다. 포항은 달라진 흐름으로 전반전을 마쳤고, 후반전도 우세한 흐름 속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4. 한찬희의 부상과 주세종의 투입, 그리고 전화위복

포항은 후반전 20분 경까지 서울을 압도했다. 왼쪽 윙어 송민규의 활약이 두드려졌다. 송민규는 특유의 저돌성을 이용해 서울의 측면을 완벽하게 허물었다. 서울은 송민규를 필두로 한 포항의 공격에 크게 움츠러든 모습으로 일관했다.

 

송민규(출처 : 프로축구연맹)

 

하지만, 포항은 기회를 결실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송민규, 일류첸코, 이광혁, 김광석 등이 좋은 찬스를 맞이했으나, 골은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포항의 기세는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 그 구체적인 계기는 주세종의 투입이었다. 서울의 미드필더 한찬희는 전반전동안 좋은 모습을 보이며 서울의 균형추가 됐다. 그러나 문제는 체력과 수비력이었다. 한찬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원에서의 턴오버(공을 뺏김)를 종종 기록했다. 최용수 감독으로서는 번뜩이는 한찬희 특유의 센스를 믿을지, 교체를 할 지 고민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한찬희의 부상으로 최용수 감독으로서는 선택지가 없어졌다. 그렇게 한찬희는 후반 22분 주세종과 교체됐다.

 

주세종(출처 : 프로축구연맹)

 

당연히 한찬희의 부상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한찬희의 부상은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 하지만, 경기 내용만 본다면 서울로서는 주세종의 이른 투입이 역전의 불씨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주세종의 투입 이후 서울은 반격에 착수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주세종은 호쾌한 중거리슈팅과 끈질긴 압박을 보여주면서 서울에게 큰 힘을 실어주었다. 주세종의 노련한 모습 덕에 서울은 좋은 공격기회들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 한승규의 저돌적인 돌파가 날카로웠다.

5. 역전골, 결국 해답은 세트피스에 있었다.

결국, 후반 27분 서울의 역전골이 터졌다. 교체투입된 주세종의 코너킥을 오스마르가 골로 연결시켰다.

포항으로서는 뼈아픈 실점이었다. 수비가 아쉬웠다. 오스마르를 마크하던 오닐이 순간적으로 전방으로 쇄도하는 오스마르를 놓치고 말았다. 오닐은 마지막 순간까지 오스마르를 막기 위해 헤더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점을 막지는 못했다. 

 

서울의 득점으로 경기 흐름은 서울의 것이 됐다. 백3에 기반한 끈끈한 수비를 자랑하는 서울은 포항의 공격을 끝끝내 막아냈다. 포항은 미드필더 오닐을 빼고 공격수 심동운을 투입하며 동점공을 노렸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세트피스에서의 두 골이 서울을 살렸다. 그리고 세트피스에서의 두 골이 포항을 울렸다.



#. BEST PLAYER

양 팀 통틀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로는 포항의 최영준을 꼽고 싶다.

최영준은 경기 내내 포항의 수비라인을 지켜냈다. '영일만 캉테'다웠다. 아니, 캉테가 '런던 최영준'이었다. 서울은 포항의 미드필더를 압도하기 위해 한찬희와 한승규를 2선에 기용하고, 미드필더 고요한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그러나 최영준을 뚫기란 어려웠다. 코너킥 두 개만 아니었다면, 서울은 최영준에게 꽁꽁 묶였을 것이다.

물론, 수비만 잘해서 최영준을 'BEST PLAYER'로 선정한 건 아니다. 모라이스 감독이 최영준보다 신형민을 기용했다는 이유로 적젆은 축구팬들은 최영준의 좌우 전환 능력과 템포 조절 능력에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서울전에서 보여준 최영준의 방향 전화 및 템포조절 능력은 놀라웠다. '영일만 모드리치'라는 새로운 별명이 붙어도 놀랍지 않은 그런 경기력이었다.

최영준(주장 완장)(출처 : 프로축구연맹)

 

경기는 서울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최영준은 그 와중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포항으로서는 정말 아쉬운 패배였다. 원활한 빌드업, 유기적인 전방압박 등 김기동 감독이 원하는 모습이 모두 나왔으나, 아쉬운 세트피스 수비가 포항의 발목을 잡았다.

서울로서는 다행스러운 승리였다. 최근 리얼돌 사태로 곤혹을 치렀는데, 그러한 곤혹이 경기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정말 다행스러웠다. 서울은 '서울답게'경기를 치렀다. 백3에 기초한 끈끈하고도 답답한 '욘스나치오'가 또한 번 빛을 발했다. 그렇게, 최용수 감독은 또 한번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출처 : 프로축구연맹)

댓글 7

킹울과황울 2020.05.24. 10:59
칼럼추
박주영은 박주영이다 부분에 득점시간이 전반인데 후반으로 표기된 오타 하나 있습니다

이른 교체로 들어온게 이광혁이 아니라 심동운이었다면 결과는 또 모를수도 있었던 경기였던것 같네요
댓글
김석박사 2020.05.25. 09:47
전 이광혁 교체수 좋게 봅니다. 결과를 보여줘야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결과가 안따라줘서 감독에게 질타를 던진다면 할말은 없지만..

결론적으로 골결정력의 문제인 경기였다고 생각함.

쉬운 찬스가 몇번 있었고 그걸 살리면 동점을 넘어 이길 수도 있었을텐데..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20.05.25. 10:50
 김석박사
저도 동감입니다. 이광혁 선수의 교체투입으로 수비가담도 늘었고, 공격 시 정확성도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김광석 선수가 둘 중 하나만 넣어줬더라면... 결과는 또 몰랏겠죠??
댓글
김석박사 2020.05.25. 10:52
 아시아챔프케리그
그쵸.. 김광석 선수가 특히나 상심이 클것 같아요. 근데 팔라시오스가 부산전때는 잘했는데 그 이후로 계속 호흡에 문제가 있는지 영 좋지 않은 모습을 계속 보이네요.. 걱정입니다.
댓글
아시아챔프케리그 작성자 2020.05.25. 10:54
 김석박사
아직 3라운드니까... 또 적응하면 잘하겠죠!! 전북 상대로도 골을 넣은 선수인데... 믿고 기다려주면 되지 않을까요?!
댓글
김석박사 2020.05.25. 10:55
 아시아챔프케리그
맞아요. ㅋㅋ 오닐 팔라시오스 둘다 이번시즌에 이적한 선수들이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팀에 녹아들거라고 생각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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