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수프 vs 아산 개간단 경기후기

경기 결과만 보면 읭? 하겠지만 사실 모재현 골 나오기 전까지는 수프가 밀리는 모양세였음.

후방에서 빌드업할 때 이상하게 패스미스가 많이 나왔고, 아산도 중앙 간격 잘 좁히면서 수프가 파고들어갈 틈을 주지 않았음. 가장 좋은 찬스도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아산에서 나왔을거임.

근데 모재현의 개뜬금 중거리포가 터지고 나서 흐름이 완전 수프쪽으로 넘어옴. 아산이 성급해지면서 균열을 내기 시작했고, 수프는 조유민의 패스와 말로니를 필두로 그 공간을 잘 공략해 들어갔고. 간격 넓어진 아산을 잘 공략한 장면이 마사의 2번째 골과 안병준의 3번째 골이 아닐까 싶음.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도균 감독은 한정우를 빼고 송수영을 투입했는데, 이게 제대로 먹혀들어감. 송수영은 꾸준히 후방-중앙으로 들어가며 중원 싸움에 힘을 불어넣어줬고, 수프가 후반 내내 반코트 경기를 할 수 있게 함. 아산이 측면으로 빠져나가도 양 윙이 수비가담을 잘해주면서 막아냈고. 아산은 이에 대한 마땅한 파훼법을 찾아내지 못했음.

밑은 선수평점. 방식은 에펨식.

유현: 7.0 

- 개인적으로 현재 유현의 기량을 신뢰하지는 않는 입장인데, 오늘은 유현의 최고 장점인 킥 능력을 톡톡히 보여준 경기였음. 사실 뭐 오늘은 별 위기상황도 없어갖고 유현 입장에서는 편안한 경기가 아니었을까 싶은. 다만 전반전 프리킥 때 다이빙 안 뛴 건 좀 불안하긴 했다 ㅎㅎ;;

박민규: 7.2

- 대전전에서 강신명이 안드레한테 영혼까지 털린 후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고 있는데, 공격적으로 적극적인 부분이 너무 맘에 듬. 공격 시 거의 윙처럼 플레이하니까 양 윙이 중앙에서 숫자싸움을 맘 놓고 해줄 수 있음. 근데 변속기어는 좀 달아줬음 하는 마음 ㅎㅎ;;

조유민: 7.9

- 우리 유미닝... 스토퍼 역할 잘 해줬고 전반 중후반부터 패스도 매끄럽게 풀어나왔음. 보면 볼 수록 저 패스의 출발점이 조금만 더 위였다면 어땠을까 싶더라. 사랑해 종신해 뽀뽀 쪽

이한샘: 7.9

- 울 주장님. 역시나 무난무난하게 수비 잘 해주심. 세트피스 때도 가담 잘 해주고.

최종환: 7.7

- 베테랑의 품격이 이런 거구나 싶더라. 체력이 떨어질 법한데도 끝까지 열심히, 또 꾸준히 뛰어줬음. 적어도 풀백 고민은 한시름 던 것 같아서 다행.

한정우: 6.9

- 45분 교체 아웃. 순간순간 번뜩임은 있는데, 아직은 자기 플레이만 하고 팀에는 잘 융화되지 못하는 느낌. 약간 17시즌에 뛰었던 브루노가 생각나기도 하고. 잔발질도 언젠가는 안먹힐 때가 올 텐데 그 때가 당장이 아니길 바랄 뿐. 그래도 수고해쪙 히히

말로니: 10

- 브라질에서 내려온 축구의 신. 조율이면 조율,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진짜 혼자 중원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함. 작년에 백성동이 맡았던 역할을 이 선수가 했다면 지금도 김대의 얼굴 봤을 거라 생각하니 지금 와준 게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 진짜 수비가 3명이 붙어도 녹여내고 패스를 넣어줌. 무엇보다 무리한 플레이를 안하는 게 너무나도 이쁨.

김건웅: 7.7

- 말로니 존재감이 너무 커서 그렇지 오늘은 김건웅도 잘해줬음. 말로니와 꾸준히 스위칭하면서 후방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관여해줬고, 부담감 없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준 느낌. 김건웅은 울 스쿼드에서 정말 중요한 선수니만큼 이렇게 폼이 올라온다는 건 팀적으로도 긍정적인 신호.

모재현: 8.8

- 내가 알던 그 무색무취 모재현이 맞나? 진짜 가슴이 웅장해진다... 측면으로 나왔지만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기회를 엿봤고, 결국 흐름을 바꾸는 시발점이 된 중거리포를 성공. 그 외에도 정다훤과 꾸준히 부닥치면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줌. 피지컬적으로 많이 좋아졌드라.

안병준: 7...8...9...으악 미터기가 터졌어요!

- 56분 교체 아웃. 제가 어찌 감히 신을 평가하리오...

마사: 9.6

- 안산 있을 때 그렇게 마사 마사 노래를 불렀었는데 그 기대에 잘 부응해줬음. 오랜만에 제대로 된 크랙이 나온 느낌. 두 번째 골은 정말 마사의 개인능력으로만 만들어낸 골. 2선 전체 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최고의 장점.

송수영: 8

- 45분에 한정우와 교체 투입. 눈에 띄는 모습은 없었지만 꾸준히 종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주면서 중원 장악에 큰 도움을 줌. 다닐로의 5번째 골을 어부지리로 어시스트. 대의강점기를 많이 겪지 않아서 정말 다행인 선수...

아코스: 6.8

-  56분에 안병준과 교체 투입. 볼터치가 그리 많지는 않았음. 힘은 합격, 스피드는 불합격. 근데 스피드가 그런데 자꾸 측면으로 빠지는 게 조금은 불안하긴 함... 아직은 보류

다닐로: 7.5

- 74분에 모재현과 교체 투입. 얼떨결에 데뷔골 적립. 지난 안산전에는 워스트 중 하나였으나 오늘은 수비가담도 꾸준히 해주고 팔팔한 모습을 보여줬음. 다시금 수프 윙이 뎁스가 정말 좋다는 걸 느낌.

김도균: 8

- 오늘 경기는 정말 대만족. 안산전에서 맘에 안들었던 교체카드 운용도 오늘은 좋았음. 아산이 자멸해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간 것도 있지만, 그런 조급함을 활용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라고 생각. 그래서 박배종은 어디있나요 감독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