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전북, 패배 속에서 본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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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전북의 연승 행진이 결국 막을 내렸다. 전북은 5월 30일 열린 20...

전북 시점에서 강원과의 경기를 리뷰해봤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링크도 많이 들어와주세요~~!

 

 

 

 

 

 

 

 

전북의 연승 행진이 결국 막을 내렸다. 전북은 5월 30일 열린 2020 K리그1 4라운드 강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고무열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0대1로 패했다. 올 시즌으로만 따지면 K리그 3연승, 지난 시즌까지 따지면 K리그 4연승을 거두던 전북이었기에, 강원전 패배는 너무나 아쉬웠다.
 
그러나 전북은 분명 패배 속에서 '희망'을 보았다. 올 시즌 치러진 그 어느 경기보다도 공격 작업이 매끄러웠다. 전북은 지난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기는 했으나,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모라이스 감독이 추구하는 ‘중앙에서의 세밀한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공격의 속도가 빠르지도 않았다. 즉, 골을 넣어도 ‘억지로 우겨넣는’ 그런 축구를 한 셈이다. 그래서 전북이 강원과의 경기에서 본 희망은 꽤나 고무적이다.

 

 

 


#. 홍정호의 퇴장, 벨트비크의 교체아웃
 
강원과의 경기는 단 하나의 변수로 인해 굉장히 특이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바로 전반 15분만에 전북의 수비수 홍정호가 퇴장을 당한 것. 홍정호는 상대의 전방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미드필더 손준호의 백패스를 받아내려다 퍼스트터치를 너무 길게 가져가고 말았다. 결국 홍정호는 강원의 공격수 조재완에게 공을 탈취당했고, 1대1 단독 찬스를 막기 위해 조재완을 잡아당겼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퇴장이었다. 강원의 김병수 감독은 겨드랑이 땀을 드러내며 강력히 항의했다.

 

 

홍정호의 판단 미스였다. 퇴장은 한 골보다도 더욱 큰 무게를 지닌다. 빠른 시간에 당한 퇴장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수적 열세에 몰리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전술적으로도 매우 치명적이다. 또한, 홍정호의 다이렉트 퇴장으로 전북은 다음 두 경기에서 홍정호라는 분데스리가 출신 주전 수비수를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 역시 전북에게는 큰 타격이다. 한 골을 내주고 퇴장을 면하는 게 오히려 나은 선택이었다.
 
뿐만 아니라, 홍정호에게 패스를 건네는 선택을 한 손준호 역시 아쉬웠다. 손준호가 최보경의 패스를 받았을 때, 손준호 근처에는 딱히 마크맨이 없었고, 전방에서는 쿠니모토가 자유롭게 있었다. 그러나 후방의 홍정호 곁에는 조재완이 하이에나처럼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 글을 쓰는 나의 경우, 동아리 축구에서조차도 전방으로의 방향전환을 못해서 매번 선배들에게 혼이 난다. 다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공을 잡고 전방으로 방향을 바꿔 쿠니모토에게 패스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결국, 홍정호는 퇴장을 당했다. 홍정호의 퇴장으로 모라이스 감독은 전반 17분만에 최전방 공격수 벨트비크를 빼는 초강수를 뒀다. 벨트비크를 대신해서는 중앙 수비수 김민혁이 들어갔다. 벨트비크는 분명 좋은 공격수지만, 활동반경과 수비력 측면에서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였기에, 모라이스 감독은 벨트비크를 불러들였다. 아쉽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위한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결국 벨트비크는 선발출전 17분 만에 다시 벤치로 돌아와야 했다. 벨트비크의 K리그 첫 선발 출전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벨트비크의 교체아웃은 전반전동안 매우 수비적인 축구를 할 것이라는 모라이스 감독의 의지가 돋보인 선택이었다. 그 의지대로, 모라이스 감독의 전북은 홍정호의 퇴장 이후 4-4-1 형태의 포메이션을 구축해 ‘두 줄 수비’로 강원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사실상의 ‘반코트 게임’이 펼쳐졌다.

 

 

모라이스 감독의 목표는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마치고 후반전부터 팀을 재정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었으리라. 그러나 그 목표는 전반 36분 터진 고무열의 선제골로 허사가 되고 말았다. 강원의 윙어 김경중이 오른쪽 측면에서 스텝오버를 한 후 전방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전방으로 쇄도하는 고무열이 김경중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골을 만들었다. 비록, 골은 김경중의 완벽한 크로스와 고무열의 깔끔한 헤더가 만들었으나, 골의 과정에는 ‘수적 우위’를 강조하는 ‘병수볼’의 특징이 녹아들어있었다. 신광훈과 이현식의 전방 쇄도, 김경중의 스텝 오버 등 수많은 ‘1인 다(多)역’의 교란작전 끝에 강원이 선제골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렇게 강원은 승기를 잡았다.

 

 

 

전북으로서는 뼈아픈 실점이었다. 195cm의 장신 벨트비크를 빼는 ‘고육지책’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 이수빈을 빼고 이승기를 투입한 전북
 
전북은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이수빈을 빼고 이승기를 투입했다. 3선 내지는 중앙에 위치하는 미드필더 이수빈을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이승기를 투입한 모라이스 감독의 선택 뒤에는 동점골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수빈은 2020 K리그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아쉬운 모습들을 보여줬다. 강원의 빠른 템포를 따라가지 못했고, 공을 자주 탈취당했다. 공격강화에 대한 고민을 차치하더라도, 변화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승기의 투입으로 전북은 180도 달라졌다. 손준호-이승기-쿠니모토로 이루어진 중원은 매우 탄탄했다. 수적 열세에 몰려있음에도 이들은 전방으로의 정확하고도 빠른 공 전개를 해나갔다. 지난 1, 2, 3라운드에서 전북은 공격전개에 애를 먹었다. 세밀하지도 못했고, 빠르지도 못했다. 그러나 강원전은 달랐다. 센스 있는 세 명의 빌드업은 빠르고도 정확했다. 동점골에 대한 ‘절박함’이 전북의 능력을 끄집어낸 셈이었다.

 

 

4-3-2의 포메이션을 형성한 전북은 미드필더들의 매끄러운 공격전개를 통해 최전방 투톱 무릴로와 김보경에게 계속해서 공을 배급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전북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진출하는 모습을 수 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벨트비크와 같이 결정을 해줄 수 있는 공격수가 그라운드에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차라리 홍정호 퇴장 직후 이수빈을 교체로 뺏으면 어땠을까... 하는 ‘결과론적인’ 아쉬움도 남았다. 또한, 한교원이 벤치에서 출발한 탓에 그라운드에 빠른 윙어가 없던 전북은 중앙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측면 공간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 한교원의 투입, 달라진 전북
 
결국 전북은 후반 17분 경 윙어 한교원을 투입하면서 또 한 번 변화를 꾀했다. 모라이스 감독의 빠른 선택 덕에, 전북은 한교원의 활약 속에서 더욱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줄 수 있었다.
 
한교원이 들어오자 전북의 포메이션은 3-3-1-2(또는 3-3-3) 형태로 변화했다. 우선, 좌측면 공격을 위해 김진수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다. 반면, 이용은 상대 윙어 조재완을 막기 위해 중앙수비수들과 같은 높이에서 움직였다. 다만, 이용 역시 오버래핑을 수 차례 시도했다. 여기에 한교원이 투입되며 김보경이 위치를 조금 내렸고, 오른쪽으로 치우친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게 됐다. 우측면을 공략하기 위한 매우 공격적인 변화였다.

 

 

한교원의 투입은 전북에게 크게 두 가지 공격루트를 선사했다. 첫 번째는, ‘한교원의 드리블 돌파를 통한 측면 공간 창출’이었다. 한교원이 측면에서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자 상대 수비수들이 한교원에게 달라붙었고, 이로 인해 한교원의 위치보다 더 깊숙한 측면에 공간이 만들어졌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보경은 그 깊숙한 측면 공간으로 침투하면서 기회를 노렸다. 한교원과 김보경의 '스위칭 플레이'였다. 이러한 전북의 공격 패턴은 상대팀 강원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었다.

 

 

전북의 두 번째 공격루트는 ‘손준호와 이용의 측면 진출’이었다. 아마도 홍정호의 퇴장이 아니었다면 보기 힘들었을 극단적인 모습이었다. 손준호와 이용은 계속해서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했고, 그 때마다 김보경과 한교원은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들어가 골을 노렸다. 손준호가 중원을 지킬 때는 이용이 매우 깊숙한 곳까지 올라왔고, 이용이 조재완을 막기 위해 내려가 있을 때는 손준호가 측면으로 진출했다. 물론, 골이라는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매우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준 전북이었다.

 

 

전북의 공격루트 두 개는 분명 의미가 있었다. 한교원의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김보경은 더 많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손준호와 이용의 측면 진출로 김보경과 한교원 등의 선수들이 페널티박스 안쪽까지 들어가서 기회를 노릴 수 있었다. 특히, 만약 여름이적시장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급이 된다면, 손준호를 활용한 측면 플레이가 더욱 용이해질 것이라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전북은 강원전에서 꽤나 역동적인 모습들을 여러 번 보여줬다. 수적 열세에 처했음에도 그러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준 것은 실로 놀라웠다.
 
다만, 경기 중간에 모라이스 감독이 퇴장을 당한 것은 안타까웠다. 모라이스 감독은 판정에 대한 계속적인 항의로 인해 후반 33분 경에 퇴장을 당했다. 물론, 감독은 선수들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때로는 흥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감독의 흥분이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을 때는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 강원과의 4라운드 경기가 그런 경우였다. 모라이스 감독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경기에 임해야 했다.

 

 

지난 요코하마전에서 모라이스 감독은 징계로(2019시즌 상하이전 퇴장) 인해 벤치에 앉지 못했고, 전북은 무기력하게 1대2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 점을 생각하면 모라이스 감독의 퇴장은 이후 좋지 못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전에 전북에 대해 이대로면 언젠가는 막힌다라는 내용의 글을 썼었다그리고 드디어(?) 막혔다그러나 전북으로서는 차라리 잘 된 셈이다요한 크루이프가 그랬다. ‘과정이 없는 결과는 지루하다전북의 지난 세 경기가 딱 그랬다과정이 없었다개인 능력에 의존했다그러나 강원과의 경기에서 전북은 분명히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제 전북은 오는 6월 6일 토요일에 서울과 맞대결을 펼친다비록주전 수비수 한 명이 결장하고 감독 역시 벤치에 앉지 못하겠지만마음가짐과 공격전개는 이전과 달라질 것이다전북이 강원전 패배를 통해 어떻게 변화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5

최희원 2020.05.31. 10:40
퇴장 당하고 경기력이 이번시즌 경기력중 가장 좋은게 코미디
댓글
좋은인연 2020.05.31. 10:57
선추천, 후감상
좋은 칼럼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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