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4라운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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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 그대로 퍼온 글이라 말투가 딱딱합니다)

 

3전 2무 1패, 0득점 1실점. 3라운드까지 인천의 성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PK 1실점을 제외하면 실점이 없었고, 수비적으로 탄탄해졌다는 부분을 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 있었다. 다만 수치상으로 득점이 없었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제대로 된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부분을 생각하면 좋다고 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특히 비슷한 전력의 상대라고 여겨졌던 성남전에서 무승부를 거두고, 그 다음 수원전에서 패배를 거둔 이후에는 공격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더욱 커졌다. 수원이 죽 쑤고 있으니 분명 수원을 만만하게 본 사람들도 적지 않으리라.

임완섭 감독과 코치진도 이 목소리를 의식했을 것이다. 특히 4라운드는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였기 때문에 승점을 가져와야 한다는 부담도 컸을 터. 포항전의 선발 라인업은 공격에 대한 임완섭 감독의 고민이 드러나는 구성이었다.

 

 

인천으로 이적 후 세 경기를 치르면서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뛰었던 김준범이 중앙 미드필더, 김도혁의 짝으로 출전했고 김호남과 송시우가 모두 선발로 나왔다. 이준석이 명단 제외된 상황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U22 자원은 김준범이 유일하다시피 했고, 그 상황에서 송시우와 김호남을 동시에 기용하기 위해서는 중앙 미드필더 중 한 명이 빠져야 했다. 임완섭의 선택은 김도혁이었고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공격 상황에서의 변화:

이 날 인천의 공격 방식은 이전 경기와는 조금 달랐다. 이전 경기들에서 양 윙백이 전진하지 않고 내려앉으면서 사실상 백5의 모습이었다면 이 날 양 윙백들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전진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김호남의 위치였는데, 지난 수원전 후반전에 김호남이 측면으로 위치를 옮겼을 때 조금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 힌트가 되었는지 이 날 김호남은 좌측 측면으로 넓게 위치한 모습을 보였다. 포항이 볼을 가지고 있을 때는 무고사와 송시우의 사이로 들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수비에 가담해주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기본적으로 김호남의 위치는 좌측 윙포워드 자리였다.

반대편 측면에서 송시우는 김호남만큼 넓게 벌리지는 않았지만 우측 윙포워드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무고사 원 톱에 좌 우 윙포워드를 둔 3-4-3 형태의 포메이션이었다. 이전까지 인천의 공격이 3-5-2(혹은 3-4-1-2)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는데, 중원에서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격에 힘을 쏟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김호남과 송시우의 위치와 더불어 김성주와 정동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다 보니 이전 경기와는 다르게 인천의 공격 숫자가 늘어났고 슈팅까지 연결되는 횟수가 많았다. 실제로 이 날 인천은 11번의 슈팅을 기록하면서 이번 시즌 최다 슈팅을 기록했고 시즌 첫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골 과정은 세트피스 과정에서 흘러나온 볼을 김호남이 개인능력으로 때려 넣은 것이기 약속된 패턴의 공격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무고사의 슈팅을 강현무가 선방한 상황 등은 인천의 공격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었다.

인천은 공격할 때 다섯 명의 공격수를 두었다. 김성주-김호남-무고사-송시우-김준범(혹은 정동윤) 다섯 명이 양 측면과 양 하프스페이스, 그리고 중앙의 공간을 점유하면서 공격 과정에서 공간의 효율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김호남과 김준범은 수비 시에는 중원에서 싸워주고 공격 시에는 좌우로 벌리면서 공격에 가담하는, 메짤라와 같은 움직임이었다. 중원의 김도혁은 밸런스를 잡기 위해 경기장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면서 볼 탈취와 전개에 집중했고 김성주와 김준범, 정동윤이 이를 도와주었다. 백3의 수비라인도 3선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평소보다 전진한 모습이었다.

무너진 밸런스, 미흡했던 세부 전술:

하지만 공격에 무게중심이 쏠리다보니 중원과 수비 쪽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수비진의 실수로 인해 16분만에 두 골을 실점하게 된다.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밸런스가 깨지게 된 건지, 혹은 밸런스가 깨지게 되면서 실점을 하게 된 건지 모를 정도로 이른 시간이었지만, 두 골을 실점하기 전부터 인천에겐 위기가 찾아오고 있었다. 밸런스가 무너진 데에는 여러 복합적인 원인들이 있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중원에서의 숫적 열세였다.

이 날 김준범은 전방으로 자주 올라감과 동시에 중원을 자주 비우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때문에 김도혁이 홀로 중원에 남아 싸워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준범이 우측 측면으로 전진해서 올라가게 되면 정동윤이 올라가지 않고 자리를 지켜주기는 했지만, 중원 싸움을 적절하게 도와주지는 못했다.

위의 그림은 인천의 빌드업 상황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그림인데, 김도혁의 좌측 공간이 비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김성주도 중원으로 좁혀들어와 김도혁의 중원싸움을 도와주며 빌드업에 가담하는 모습이 있기는 했다. 정동윤이 김성주와의 2대1 패스를 통해 측면으로 침투하면서 전방의 공격 숫자를 늘려주는 상황이 단적인 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중원이 우측으로 쏠려 있었고 간혹 김도혁이 홀로 중원에 남고 김준범과 정동윤이 모두 전방으로 올라가 있는 상황도 발생했다.

다섯 명의 선수들이 전진하면서 공간을 효과적으로 점유하면서 상대 수비보다 수적으로 우위를 가져가는 것이 이 전술의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측 공간에 한 명이 추가되다 보니, 즉 무고사 우측 공간에 송시우, 김준범, 정동윤이 같이 위치하다보니 공간을 비효율적으로 점유하게 된다. 과유불급이 된 것이다. 김도혁이 많은 활동량으로 고군분투하지만 혼자서 포항의 세 미드필더를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전방부터 무너진 밸런스는 중원의 과부하를 불러일으키고 더 나아가 수비라인에게도 부담을 가하게 된다.

김도혁 홀로 남은 중원은 무고사를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했고, 무고사는 고립되었다. 양 측면에서 넘어오는 크로스는 무고사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간혹 김성주가 김도혁을 도우러 중원싸움을 해줄 때는 김호남과 무고사의 공간이 많이 벌어지는 모습도 눈에 보였다. 결국 김준범이나 김성주, 정동윤의 위치에 대한 세부적인 전술이 미흡했던 상황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잠깐의 희망, 하지만:

김준범의 부상으로 인해 이우혁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투입되었는데, 오히려 이우혁의 투입으로 인해 인천의 중원 밸런스가 잡히는 모습이었다. 이우혁은 전방으로 침투를 자제하고 중원에서 많은 활동량과 볼 배급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 덕분에 후반 초반 인천은 중원에서 나쁘지 않은 장악력을 보여주었다. 문지환도 후반에는 좀 더 전진해서 중원 싸움에 도움을 주었다. 3-2-5 혹은 2-3-5 형태의 공격이 짧은 시간동안 효율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었다.

이전 라운드까지 공격 전개에 있어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던 김도혁은 이 날 나쁘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특히 지적받았던 부분인 과도한 템포 조절도 보이지 않았고, 이전 경기와는 다르게 패스미스도 훨씬 줄어든 모습이었다. 원래 활동량이 좋은 선수다 보니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개인의 폼도 이전 경기보다 올라오기도 했고.

하지만 포항은 인천이 무리하게 올라오면서 생기는 그 공간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초반 인천의 공격을 잘 막아낸 포항은 본인들의 페이스를 찾으며 인천을 서서히 압박했다. 전반보다 밸런스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결국 두 명의 미드필더로는 최영준과 팔로세비치, 이승모 세 명의 미드필더를 막을 수 없었고 이승모에게 추가 실점을 하게 되면서 인천은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후반 막판 송민규가 추가골을 넣으면서 경기는 1-4로 끝나게 되었지만, 정산의 세이브가 아니었다면 점수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 외:

후반 막판에는 김정호를 최전방으로 올리면서 한 골이라도 더 넣겠다는 임완섭 감독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비 상황에서 잦은 실수로 인해 집중력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 김정호는 전방에서도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호남과 송시우가 기동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최범경과 이호석을 투입하지만, 이 두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마무리: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임완섭 감독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수비에 신경쓰자니 공격이 풀리지 않고 공격을 신경쓰자니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이 드러난다. 긍정적인 부분을 찾자면, 수비적으로낙 공격적으로나 실마리는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3라운드까지 보여주었던 단단한 수비와 4라운드에 보여주었던 공격의 실마리를 어떻게 조합시키느냐가 인천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총평:

아직까지는 시행착오라고 볼 수 있지만, 빠르게 시행착오에서 벗어나야 반등할 수 있다.

 

https://blog.naver.com/sjk101/221986918037

3전 2무 1패, 0득점 1실점. 3라운드까지 인천의 성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PK 1실점을 제외하면 실...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축구는 비전문가, 하지만 철학은 전공자?! 철학하는 사람들이 축구를 말한다, FC철학! 축구에 대한 시각을 ...

 

그리고 히든인천(결방)

 

댓글 10

준아맘 2020.06.02. 01:48
 준아맘
그리고 히든인천, 결방
댓글
Mourinho 2020.06.02. 01:50
초반 실점이 매우 뼈아팠어...
댓글
이광재 2020.06.02. 01:59
전력차를 냉정하게 말하면 다른 팀들은 인천한테 3점 따내야 본전이고, 인천이 이런 심리싸움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생각. 초반 3경기동안 임완섭 감독이 이 부분을 잘 이용해 차근차근 수비부터 열심히 다져나가는 것 같았는데 포항전에는 기행에 가까운 전술이 아니었나 싶음요. 강등 경쟁팀인 부산과 광주 상대로도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가면 안되었을건데 우째서 포항을 상대로...
댓글
심PD 작성자 2020.06.02. 09:02
 이광재
3경기 무득점이라는 부담에 홈경기다보니 무리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굳이 무리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였는데 말이죠. 다음 경기 강원-전북인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긴 하네요.
댓글
심PD 작성자 2020.06.02. 09:02
 Bandiere
항상 감사합니다!
댓글
Rexoarh 2020.06.02. 10:15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결국 공격과 수비 모두를 잡을 수 없는 스쿼드라면 당연히 수비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팬들도 그 점은 좀 인지하면서 비판했음 좋겠네요.
댓글
달리 2020.06.02. 10:37
확실히 실마리를 조금씩 찾는거같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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