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닥공’ 돌아온 전북, 그리고 'blacklives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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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센터서클] [센터서클 | 서건 대표] ‘닥공(닥치고 공격)’이 돌아왔다. 지난 6일 서울웓드컵경기장에서...

오토가 너무 많아서 재업로드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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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닥치고 공격)’이 돌아왔다지난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5라운드에서 원정 팀 전북 현대가 홈 팀 FC서울을 4대1로 꺾었다. 이로써 전북은 하루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전북은 원정경기였음에도 시종일관 서울을 두들기며 매서운 모습을 보였다. 슈팅 수 19 대 5, 점유율 61.5 대 38.5의 압도적이고도 일방적인 경기였다.

답답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던 모라이스 감독의 전북은 서울전 대승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또한 전북은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서울과의 K리그 통산전적(리그+리그컵)에서 33승 25무 33패로 동률을 이루게 됐다. 여러모로 전북에게 큰 의미를 부여해준 경기였다.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 최보경송범근의 짬에서 나오는 수비력’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직전 경기(4라운드 성남전)에 선발 투톱으로 출전한 박주영과 고요한을 과감히 선발에서 제외했다. 대신 골 냄새를 잘 맡는 아드리아노와 빠르고 저돌적인 조영욱에게 서울의 최전방 공격을 맡겼다. 노련한 공격보다는 빠른 움직임을 더욱 강조한 선발 라인업이었다.

 

서울 선발라인업

 

서울의 노림수는 전반 초반부터 빛을 발했다. 조영욱과 아드리아노는 라인을 올린 전북의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전북은 퇴장 징계로 출전하지 못한 중앙수비수 홍정호 대신 그 자리에 김민혁을 기용했는데, 김민혁은 속도 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며 서울의 공격진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김민혁이 뚫리자 전북은 몇 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전북에는 최보경과 송범근이 있었다. 최보경은 김민혁의 뒤를 충실히 커버하면서 상대의 연계 플레이를 잘 막아냈다. 아무리 최보경이 가끔씩 정신줄을 놓는다고 해도, 최보경은 최보경이었다. K리그 통산 177경기 출전을 기록하고 있는 최보경에게는 ‘짬에서 나오는 수비력’이 있었다. 그는 아드리아노를 향한 조영욱의 패스, 그리고 조영욱을 향한 아드리아노의 패스를 날카롭게 잘라냈다.
    
다만, 그런 최보경도 서울의 공격을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했다. 특히, 전반 30분에는 조영욱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1대1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전북에는 송범근이 있었다. 송범근은 K리그 3년차의 골키퍼로, 6월 6일 서울전 출전으로 K리그 54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였다.(이 기록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비록 나이는 아직 23살(1997년생)이지만, 경력은 넘쳐난다. 송범근은 조영욱의 1대1 찬스를 포함해 총 세 개의 유효슈팅을 안정적으로 막아내며 서울의 공격을 완벽히 차단했다. 또한,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휘슬이 불리지 않아 나온 김진야의 슈팅 역시 송범근에게 막혔다(이후 김진야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어 유효슈팅은 인정되지 않았다.).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이 전반 초반 서울의 끈끈한 수비때문에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면, 최보경과 송범근의 '짬에서 나오는 수비'가 전북의 승리를 이끈 주춧돌이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 무릴로의 투입, ‘닥공’의 본격화
    
전반 초반 동안 전북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데는 성공했으나 제대로 된 공격기회는 거의 얻지 못했다. 이에 전북은 전반 40분 조규성을 빼고 무릴로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조규성은 본 포지션인 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라 왼쪽 윙어로 기용됐고, 윙어로서 아쉬운 모습을 수차례 드러냈다.

 

전북 선발라인업

 

전북의 과감한 선택이 빛을 발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투입 2분만인 전반 43분 무릴로는 득점에 큰 기여를 해내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올 시즌 2라운드가 끝나고 ‘공을 잡지 않았을 때 움직이지 않는 전북’을 비판하는 글을 썼었는데, 무릴로는 이번 5라운드 서울전에서 공을 잡지 않았을 때에도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창출해냈다.

 

무릴로

 

전반 43분 동점골 상황, 무릴로는 왼쪽 측면에서 김보경과 2대1 패스를 통해 깊숙한 곳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왼쪽 측면 깊숙한 곳에서 정확한 크로스을 올려 이동국에게 헤더슛 기회을 제공했다. 완벽한 노마크 기회를 맞은 이동국은 헤더슈팅을 시도했으나, 슈팅은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결국, 한교원이 세컨볼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아쉽게도 무릴로의 도움은 날아갔지만, 선제골에 있어 무릴로가 차지하는 지분이 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선제골 이후에도 무릴로는 계속해서 패스 후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며 여러 차례기회를 만들어냈다. 서울은 백3를 가동하며 촘촘한 수비를 했으나 무릴로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막지 못했다. 또한, 무릴로가 움직이자 잠잠했던 김보경 역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무릴로의 적극성이 전북의 공격력을 살린 셈이다.
    
    

#. 초여름 더위 날려준 이승기의 원더골
    
전북은 선제골 직후 박주영(전반 44분 아드리아노와 교체투입)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대1로 전반전을 마쳤다. 그러나 서울의 동점골은 오히려 전북에게 자극제가 되어 돌아왔다. 전북은 동점이 되자 계속해서 서울을 몰아붙였고, 서울은 후반전 들어 계속 두들겨 맞았다. 만약 1대0으로 전반전이 끝났다면, 전북은 후반전 들어 십중팔구 집중력을 잃고 서울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전북의 공격은 후반 2분 터진 이승기의 원더’ 결승골을 통해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승기는 하프라인 위 부분에서 알리바예프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한찬희를 제친 후 왼발로 중거리슛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 중거리슛은 골대 왼쪽 상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원더골이었다.

 

올 시즌 이승기는 다른 시즌들보다도 유독 많은 중거리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강원과의 경기에서 이승기는 두 번의 위협적인 중거리슈팅으로 강원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러한 이승기의 중거리슈팅 발사는 답답한 공격력을 꿇어내기 위한 전북의 전략적인 공격 방식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이제 그 공격방식이 유효한 것을 확인한 전북의 상대는 분명 뒷공간을 노출하면서라도 이승기의 슈팅을 막으러 튀어나올 것이다. 튀어나오지 않는다면, 영점이 잡힌 이승기의 슈팅을 보고만 있어야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이승기의 골은 이청용의 골에 밀려 ‘오늘의 골’로 선정되지 못했다. 그러나 예상컨대 이승기의 원더골은 올 시즌 최고의 골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그만큼 이승기의 골은 호쾌했다.
    
    

#. 이동국과 한교원, 닥공의 핵심
    
2대1로 앞서기 시작한 전북은 계속해서 서울의 헐거워진 수비를 노렸다. 서울은 전북을 다라잡기 위해 라인을 올렸으나, 그에 따라 수비 간격이 벌어지는 등 역효과가 나타났다. 결국, ‘한교원 도움 -> 이동국 골’이라는 전북의 ‘닥공 패턴’이 두 번이나 나오면서 스코어는 4대1이 됐다.
    
한교원과 이동국이 합작해낸 두 골은, 한교원이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받아 중앙의 이동국에게 패스하면 그걸 이동국이 호쾌한 슛으로 마무리하는 패턴의 골들이었다. 즉, 두 선수의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매끄럽게 이뤄졌다는 뜻. 이는 ‘닥공’을 통해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내야 하는 전북에게 귀한 선물과 같았다.
    
물론, 이동국과 한교원이 골장면들에서만 빛난 것은 결코 아니다. 이동국과 한교원은 서울과의 경기에서 각각 최전방 공격수와 윙어로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자랑했다.

 

이동국(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우선, 이동국은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되어 전방으로의 롱 패스를 받아내 주변 선수들에게 연결하며 타겟형 스트라이커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한, 이동국은 슈팅 각도가 생기면 지체하지 않고 과감히 슈팅을 때리며 서울의 수비진을 긴장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이동국은 경기 중간중간 측면과 후반으로 움직이며 팀의 공 배급을 돕기도 했다. 도무지 1979년생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7번의 슈팅들 중 단 두 개만 들어갔다는 점은 아쉬웠다. 만약 영점이 조금만 더 제대로 잡혔다면, 서울은 ‘역대급 스코어’로 무너졌을 것이다.
 

한교원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교원은 경기 내내 매서운 드리블 능력을 뽐냈다. 한교원의 종횡무진 드리블에 서울의 김진야와 김주성은 고전했다. 속도에 감각적인 센스가 더해지니 한교원을 막을 선수가 없었다. 한교원은 완벽에 가까운 활약으로 1골 2도움을 기록했고, 양 팀 통틀어 최고의 평점(7.6)을 기록하며 경기 MVP에 선정됐다.
    
    

 #. 이동국의 ‘blacklivesmatter' 
    
이동국은 첫 번째 득점(전북의 세 번째 골) 직후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의 세레머니를 보여줬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이른 바 blacklivesmatter 캠페인)에 동참한 것. 이동국은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일이고, 저도 외국 생활을 할 때 그런 차별을 느낀 적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미래 세상에는 그런 것들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라며 세레머니의 이유를 밝혔다.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흑인이든 동양인이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특히 축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축구는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다. 그라운드에서 백인과 동양인, 그리고 흑인은 없다. '축구선수'가 있을 뿐이다. 그게 바로 '스포츠맨십'이다. 그렇기에 축구라는 스포츠는 현재 불거지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통로로서 기능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K리그는 현재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몇 안되는 프로축구리그 중 하나다.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인종차별 관련 시위를 여는 것은 결코 안전하지 않으면서도 참여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축구장에서의 인종차별 반대 세레머니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인종차별 문제는 결코 남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인종차별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고, 외국에서도 동양인 및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매우 심각하게 자행되고 있다. 이동국의 세레머니가 의미가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흑인도 백인도 아닌 동양인이 한쪽 무릎을 꿇는 세레머니를 했기 때문이다. '동양인' 이동국의 세레머니였기에, 단순히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닌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자행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가 해당 세레머니에 더욱 진하게 담길 수 있었다.
    
인종차별 앞에서 우리는 연대해야 한다. 함께 공감할 때, 인종차별을 줄여나갈 수 있다.
    
    
현충일 펼쳐진 전북과 서울의 K리그1 5라운드 맞대결은 전북의 4대승으로 끝났다이로써 전북은 서울에게 10경기 연속 무패(8승 2)를 기록하게 됐다이야깃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았던 전설더비’, K리그에는 새로운 스토리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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