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10라운드 후기
- 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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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자 문수)
지난 9라운드 서울전을 마지막으로 임완섭 감독은 인천을 떠난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임중용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고, 지난 수원FC와의 FA컵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상대가 로테이션을 돌린 2부리그 팀인 데다가 승부차기 끝에 결과를 가져오지 못햇다는 점은 인천에게 분명 불안요소이지만, 이전까지 비판 받던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수원을 상대로 보여준 전술 변화가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FA컵을 뒤로 한 채 인천은 리그 우승을 노리는 울산의 호랑이굴, 빅크라운을 찾는다.
이 날 아길라르는 오피셜이 뜬지 3일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8라운드 부산전에서 부상을 입었던 무고사도 이 경기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른다. 지난 FA컵에서 120분 풀타임을 뛴 이준석, 문지환, 김준엽이 이번에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정동윤이 우측 윙으로 기용되었다.
수비 상황:
인천은 수비 시 4-4-2 두 줄 수비 형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수원fc와의 fa컵에서 보여주었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라인을 좁게 형성하면서 울산의 강력한 중원을 막아내려는 의도로 보였다.
하지만, 이 날 인천의 수비는 전혀 단단하지 못했다. 네 번의 실점 과정에서 보여준 패스 미스, 클리어링 미스, 헤더 미스 등을 모두 제외하고 봐도, 전혀 단단하지 못했다. 양 풀백을 전진시키는 과정에서 김준엽과 이재성 사이의 공간, (울산 기준)좌측 하프스페이스 지역이 계속해서 노출되었고 이상헌과 김인성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중원의 문지환과 이우혁이 수비까지 내려와 커버해주는 모습이 보이긴 했으나, 중원에서의 커버였을 뿐 하프스페이스 지역을 커버하지는 못했다. 간혹 이우혁이 중앙수비 사이로 내려와 백3 형태를 만들어주면서 빌드업에 관여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차라리 수비 상황에서도 이런 식의 대처를 통해 하프스페이스를 커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외엔 크게 할 말이 없다. 패스 미스, 헤더 미스, 클리어링 미스, 소통 미스 등 수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실수는 모두 보여주었는데, 이 실수들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며 주니오에게는 해트트릭을, 김인성에게는 어시트릭을 안겨주었다.
(무관중 속에 울려퍼진 잘가세요)
아길라르, 아길라르, 아길라르!
이 날 인천의 공격은 아길라르에서 시작해서 아길라르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82일만에 인천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선 아길라르는 팀에 합류한지 3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11명의 선수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아길라르가 성공한 58개의 패스는(73개 시도) 팀내 최다 패스 성공이었고, 이 중에서 전진패스 성공은 18번(29번 시도)이었다.
인천의 다른 선수들도 아길라르에 대한 신뢰가 대단한 것으로 보였다. 아길라르가 볼을 잡고 있을 때 "아길!"을 외치면서 뛰어들어가는 공격수들의 모습에서 그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길라르는 그에 부응하듯 공격수들에게 질 좋은 패스를 꾸준히 넣어주었다. 울산의 압박이 강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한두명 상대로는 피지컬과 기술을 활용해 탈압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승현에게 걸렸지만 위협적인 중거리 슛도 보여주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성주 외에 다른 옵션이 생긴 점도 인천에게는 긍정적인 일이다.
아길라르가 투입됨으로 인해 인천은 무고사에게 집중되는 견제를 덜어줄 수 있는 선수를 보유하게 되었다. 아길라르 또한 본인에게 들어오는 압박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다만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는데, 제주에서 출전이 적었던 만큼 발전의 여지가 있다.
대패한 경기에서 인천이 가질 실낱같은 희망은 아길라르의 존재였다. 이 아길라르의 존재감이 더욱 발휘되기 위해서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는 무고사의 폼 회복이 급선무이다.
부상, 그놈의 부상:
인천은 이번 라운드에도 두 명의 선수를 부상으로 교체해야 했다. 이번 시즌 인천이 경기 중 부상으로 선수를 교체한 횟수는 2라운드 김준엽, 3라운드 케힌데, 4라운드 김준범, 5라운드 최범경, 7라운드 부노자, 8라운드 무고사, 9라운드 이호석과 지언학, 10라운드 이준석과 김호남으로 총 10번이다. 10명의 선수를 경기 중에 잃었고, 예상치 못한 교체카드를 10번이나 사용했다는 것이다.
경기 도중 부상이 벌어진 상황에 대해 누군가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불운한 부상이다. 다만 갈 길 바쁜 인천에게 부상까지 겹치는 상황은 이제 피해야 한다.
마무리:
인천은 수비진에서 있었던 실수들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었고,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승리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데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참 어렵다. 다음 라운드는 11라운드이자 한 싸이클의 마지막 경기이다. 인천은 한 싸이클 안에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https://blog.naver.com/sjk101/222023272413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히든인천
댓글 12
그 외엔... 경기장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보니 저는 불운한 부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이 정도로 부상자가 많은 상황이면 코칭스태프도 책임을 피하기 힘들겠죠.
이번주 히든인천 하시나요? 인천팬은 아니지만 잘 듣고 있는지라..
아니면 너무 혹사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