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슈퍼매치 리뷰] 득점 장면으로 보는 수원의 전술 -1편-
- 돼지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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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의 선발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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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수원이 잘한 패턴이 여실히 빛난 득점 장면이었다.
이전 칼럼 (https://www.flayus.com/58567834) 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번 시즌 수원의 주 공격 방향은 왼쪽이다.
경기장의 왼쪽 좁은 공간에 선수들을 몰아넣고, 수적인 우위를 이용해, 패스 삼각형을 만들어 '툭 툭' 압박을 풀어낸다.
첫 번째 골 장면에서, (움짤에는 일부 생략되었지만) 타가트로 패스가 이어지기 전까지, 수원은 좁은 공간에서 성공적으로 압박을 풀어내어 공격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하였다.
수원 공격의 첫 번째 키워드가 '왼쪽' 이라면, 두 번째 키워드는 '속도' 이다.
압박을 풀어내는 데 성공한 수원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상대 수비진영까지 공을 운반하였다.
특히 고승범과 박상혁은, 압박을 풀어내는 듯 하자, 전속력으로 뛰어나갔다.
상대 수비진이 정돈되기 전, 공격진형에 도착한 고승범과 박상혁 덕분에, 수원은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결국 고승범 칭찬을 안 할 수가 없다.
고승범은 이 날 경기에서, 체력이 다하던 70여 분 전까지, 미친 듯한 활동량을 보여주었다.
움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고승범은 3선 - 한승규 뒤에서 출발했지만, 어느새 최전방 김건희 옆까지 달려나갔다.
고승범의 이러한 공격가담 덕분에, 오스마르와 김진야는 고승범에게 끌려올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박상혁이 공을 잡게 되는 그 공간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첫 번쨰 과정에서 칭찬 받을 다른 선수는 김건희와 박상혁일 것이다.
이 날 경기를 통해, 김건희가 가진 모든 장점이 빛났다고 생각하는데, 첫 번째 장면에서 김건희는 최전방 공격수 임에도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크로스를 올릴만큼 가속력과 발기술이 뛰어난 선수임을 보여주었다. (김건희 등 수원의 왼쪽 공격에게 지속적으로 약점을 노출한 김원식은 결국 전반 종료 후 교체되고 말았다.)
박상혁 역시, 특유의 낮은 무게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루즈볼을 잡아내었고, PK 를 얻어내는데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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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K리그1 정도의, 수준 높은 리그에서 득점은 정말 ‘한 끝 차이’로 결정난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으로 서울의 공격을 막아내던 수원이었지만, 사소한 실수와 사소한 탁월함이 모여 초래한 실점이었다.
후방에서 패스가 박주영에게 넘어왔을 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던 이종성의 반응 속도가 아쉽다.
물론 그 반응 속도는, 정말 찰나에 가깝게, 미세하게 늦은 것이라 아쉬워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종성의 그 사소한 실수가 결국 박주영으로 하여금 2번째 터치, 곧 패스를 할 여유를 주었다.
물론 이종성 선수 개인을 비난하고자 할 생각은 없다. 그냥 이종성이 그런 유형의 선수라는 것이다. 이종성은 고승범만큼 수비 상황에서 ‘눈 뒤집고 달려들 수 있는’ 유형은 아니고, 대신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공격 방향을 짚어줄 수 있는 선수다.
여하튼, 박주영은 다시 오스마르에게 패스를 찔러주는데 성공했고, 오스마르와, 이어 공을 받은 한승규는 ‘사소한 탁월함’으로 득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수원의 사소한 실수와, 서울의 사소한 탁월함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상황을 실점장면으로 만들었다.
- 좋은 연계 장면과 2:1
수원판 티키타카! 이종성과 양상민이 공을 소유한 후에, 김민우 – 고승범 – 김민우 - 김건희 – 김민우로 이어지는 빠르고 짧은 터치들로 인해 서울의 뒷공간을 완전히 허무는데 성공했다. 앞서 언급한, ‘왼쪽’ 과 ‘속도’ 가 잘 드러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2번째 득점 장면에서, 이러한 연계를 경계한 서울은, 연계하려 내려온 김건희에게 강하게 붙어주었다. 김진야와 김원식 모두, 수원의 연계를 끊고자 김건희에게 압박을 가하였다. 이 과정에서 서울의 오른쪽 뒷공간이 노출되었으며, 고승범이 해당 공간으로 침투, 박상혁의 슈팅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역시 박상혁의 안정적인 터치와 슈팅이 돋보였다.
움짤 용량 관계로 2편으로 나눠서 쓰겠습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s://www.flayus.com/59588844
감사합니다!
김건희가 흐름 안끊고 이어주는거 지렸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