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18라운드 후기: 상주의 에너지레벨은 높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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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자 상주)

 

대구 원정에서 시즌 첫 승을, 홈으로 수원을 불러들여 631일만에 2연승을 거둔 인천은 11위 수원과의 승점차를 3점으로 좁히며 강등권 탈출의 희망을 바라보았다. 수원전 승리와 함께 경기 후에는 전 직원과 팬들, 선수들까지 전달수 대표이사의 퇴진을 말리는 등 구단이 점점 하나가 되어간다는 인상을 많은 팬들에게 안겨주었다. 경기 전날에는 이번 시즌 인천을 팔로잉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비상2020' 3화가 공개되면서 팬들이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여러 기대를 안고, 인천은 (아마도 마지막이 될)상주로 원정을 떠난다.

경기 시작 전에 쏟아지던 비는 킥오프 두 시간 전부터 서서히 멎기 시작했고, 킥오프를 앞두고는 해가 들기 시작했다. 햇빛이 보임과 동시에 비가 내리는 기묘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운동장 너머로는 집중호우가 눈에 띄게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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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변수를 안고, 상주와 인천과의 경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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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적인)전술적 패인:

인천은 이 날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다. 선발 라인업이 공개되었을 때, 직전경기 수원전과 비슷하게 김준범과 지언학을 양 메짤라로 활용하는 3-5-2가 아닐까 예상했지만, 이 날 인천은 시트에 나온 것과 다르지 않은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인천은 초반부터 지언학과 김준엽을 활용해 상주의 측면을 공략하려 했다. 우측 윙포워드로 출전한 지언학은 김준엽과 호흡을 맞추면서 측면으로 침투를 하기도,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직접 들어가기도 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이 과정에서 김준범과 김도혁을 이용한 패스, 부분 전술이 눈에 보이기도 했었다. 이 플레이는 무고사의 만회골을 통해 성과를 볼 수 있었다. 김준엽이 높은 위치에서 심상민을 압박해 볼을 탈취했고 무고사에게 연결해주었고, 무고사가 좋은 슛 스킬로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김준엽의 활동량과 공격적인 능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준엽을 전진시킨 선택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 날 상주의 쓰리톱 문선민, 오현규, 정재희를 인천의 수비라인 김연수, 양준아, 오반석이 1대1로 마크하는 장면이 눈에 자주 띄었는데, 직전 수원전과는 다르게 인천의 수비진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김연수는 문선민과의 일대일에서 문선민에게 자주 돌파를 허용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리그 내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속도를 가진 김연수이지만, 문선민은 이미 리그 탑 급 공격수로서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단계 위의 클래스를 보여주었다. 김준엽이 내려와서 김연수를 도와주는 장면이 있긴 했지만, 이미 위치 자체가 공격에 무게가 실려있었기 때문에 수비 커버가 늦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인천은 측면에 무게를 실은 것에 비해 중원을 김도혁, 김준범 두 명의 미드필더로만 구성했다. 활동량 좋은 두 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함으로서 중원에 활력을 돌게 하려는 의도로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이 조합은 상주 세 명의 미드필더들에게 숫적인 열세를 보이며 중원 장악에 실패한다. 측면 위주의 공격을 생각한다면 중원장악은 크게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측면 공략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원지역까지 열세에 몰리다보니, 인천은 상주의 페이스에 말려 제대로 된 플레이를 구사하지 못했다.

상주의 에너지 레벨에 밀리며:

이 날 상주는 본인들이 원하는대로 플레이하는, 이번 시즌 상주가 지향하는 '즐겜'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그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체력이었다. 전반적으로 상주 선수들의 몸은 가벼워보였고, 피치 위에서 보여주는 에너지 레벨은 인천의 그것보다 훨씬 높아보였다. 상주는 직전 경기에서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던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고, 인천은 직전 두 경기에서 혈투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상주에 비해서는 체력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김태완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인천이 직전 두 경기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쥐어 짜내며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인천이)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고, 김태완 감독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후반전에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양 팀 선수들 모두 체력적인 부담을 가져갔지만, 쫓는 입장인 인천이 아무래도 더욱 무리해서 뛸 수밖에 없었고, 상주는 리드를 여유있게 지키는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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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승점 1점이 소중하기 때문에 함부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핵심 자원인 김호남과 마하지가 장기부상자로 분류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 더욱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김도혁은 지난 11라운드 상주전 이후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데, 이 날은 후반에 체력적으로 힘겨워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남은 두 장거리 원정(강원-부산)에 이어 주중경기까지 소화해야 하는 인천에게 체력 관리라는 또 하나의 과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경기이기 떄문에 신체적인 피로는 금방 회복할 수도 있겠지만, 벌어지는 승점차에 대한 멘탈적인 피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인천은 승점을 쌓지 못했고, 수원은 부산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다시 11위와의 승점차는 6점으로 벌어졌다. 상주전 패배는 인천에게 다시 한번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2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파이널 라운드 전까지 정규 리그는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https://blog.naver.com/sjk101/222077739684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히든인천

댓글 4

Rolfes 2020.09.02. 09:23
안그래도 날씨도 습하고 더워서 선수들이 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거기서 폭우도 와버리니 ㄷ ㄷ
댓글
심PD 작성자 2020.09.02. 09:43
 Rolfes
폭우가 쏟아지는 시점에서 경기를 뒤집기는 쉽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미 벌어져있던 체력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게 눈에 보이더라구요ㅋㅋ...
댓글
세상은거칠다마하지 2020.09.02. 09:57
ㅠㅠ 상주야 리그 상위권이니 어쩔 수 없죠..
제발 파이널라운드까지 가야되는데ㅠㅠ
댓글
인유맨 2020.09.02. 10:47
후반에 상주진영에 물쌓인게 얄밉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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