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19라운드 후기: 강원을 잡은 인천의 전술 변화

  • 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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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https://blog.naver.com/sjk101/222084286809)

 

상주를 상대로 무기력하게 패배한 인천은 수원과의 승점이 6점으로 벌어지게 된다. 수원은 부산과의 맞대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모습이었기에 인천 입장에서는 이 패배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하지만 19라운드에서 상주는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여 수원에게 승리를 거뒀고, 인천에게는 승점차를 다시 3점으로 좁힐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 인천은 강릉으로 원정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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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자 강릉)

 

경기 시작 전부터 쏟아지던 비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세기만 달라졌을 뿐 경기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전날 K3리그, 강릉시청축구단과 화성FC와의 경기 여파로 인해 잔디의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원래 안 좋았다는 소문이 있던데, 비까지 내리는 터라 양 팀 모두에게 그렇게 썩 좋은 환경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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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세부 전술:

선발 라인업은 지난 경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성주 대신 정동윤이, 송시우 대신 아길라르가 선발로 나왔다. 다만 시트로 공개된 포메이션은 지난 경기와 차이가 있었다. 지언학이 윙포워드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면서 수원전과 같은 3-5-2 포메이션이었다.

여담이지만, 조성환 감독의 부임 이후, 인천의 선발 포메이션은 꽤 정직(혹은 정확)하게 공개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멀티 플레이어 지언학이 있었는데, 수원전 킥오프 전 공개된 선발라인업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지언학의 중앙미드필더 기용에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지언학은 그 날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활약을 보여주면서 인천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상주전에는 지언학이 윙포워드에 위치한 포메이션이 공개되었는데, 수원전과 같은 전술일거라 예상했지만, 이번에도 지언학은 공개된 위치 그대로 우측 윙포워드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지난 상주전에서 박용우를 필두로 한 3명의 미드필더에게 중원을 장악당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간 인천이었기에 이 날은 다시 한번 세 명의 미드필더를 두는 전술을 택한다. 김도혁이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김준범과 지언학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강원의 빌드업 차단에 힘쓴다. 세 미드필더 모두 활동량이 좋기 때문에 밀고 올라오는 강원의 중원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김준범은 지난 경기 후방에서 불안한 모습들이 보였는데, 이 날은 전 경기 대비 한 칸 앞에 위치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소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본인의 단점을 줄일 수 있었고, 본인의 장점인 활동량과 전진성, 드리블을 통해 역습 과정에서도 인천의 중원에 큰 도움을 주었다. 김준범의 전진은 왼발잡이인 김도혁의 빌드업 방향과 정동윤의 오버래핑 등과 함께 인천의 좌측 공격에 활발함을 불어넣어주었다.

전반전 지언학은 상대적으로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인천이 전반적으로 강원에게 점유율을 내주고 경기에 임했고, 특히 전반에는 그러한 모습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지언학과 김준엽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무게를 두고 경기에 임했다. 이는 김경중의 오버래핑과 김승대의 침투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였다. 김경중의 전진을 김준엽이 견제하고, 김승대에게 들어가는 패스를 중원에서부터 잘라내기 위한 대응 전략인 것이다. 고무열이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고 연계하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이 경기에서 고무열과 김승대의 존재감은 적었다.

김도혁은 메짤라, 8번 롤 뿐 아니라 6번 롤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많은 활동량과 스프린트를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을 잘라내고, 세컨 볼이 떨어지는 위치로 뛰어가 볼을 탈취해 공격 방향으로 패스를 뿌려준다. 간혹 본인이 직접 볼을 달고 올라가서 슈팅까지 때리는 등 공수 양면으로 중요한 활약을 보여주었다. 시즌 초 본인의 단점으로 불리던 과감성이나 전진성 부족은 더이상 눈에 띄지 않고 있으며, 주장으로서 중심을 잡아주는 모습까지. 11라운드 상주전 이후로 9경기 연속으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는 김도혁은 현재 인천의 중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수비 보호:

세 미드필더가 공통적으로 가진 제1의 목표는 '수비 보호'였다. 김준범과 김도혁, 지언학 모두 인천의 백3가 강원의 공격진과 1대1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수비 앞선에서 강원을 방해했다. 김경중-김승대-고무열-정석화-신광훈 5명의 공격진을 상대로 인천은 백5 형태로 내려앉았고 세 미드필더들이 그 앞에 위치했다. 인천의 최후방 수비진과 강원의 공격진이 1대1이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세 명의 미드필더들은 패스길을 차단하거나 강원 선수들에게 미리 붙어 압박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정석화나 (후반 투입된)김지현, 조재완의 개인 능력으로 수비 대열이 무너지는 상황이 보이기도 했다. 혹은 인천의 수비 과정에서 위치를 잘못 잡거나 반응이 늦어 강원의 공격진에게 볼이 투입된 다음에 견제를 들어가는 모습도 눈에 보였다. 하지만 이 세 명의 미드필더들은 최대한 본인들의 역할에 충실하며 인천의 승리에 기여했다.

균열을 만든 PK, 그리고 무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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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의 양상을 뒤집은 것은 VAR 판독 끝에 선언된 PK였다. 후반 시작한지 5분만에 골을 허용하자 강원의 수비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인천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밀고 올라온 강원의 뒷공간을 계속해서 노렸다. 두 번째 골 장면에서도 이런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장면애서 지언학의 스프린트와 마무리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강원의 크로스를 '인천의'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잘라낸 지언학은 곧바로 스프린트를 시작했고 '강원의'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드리블하며 밀고 올라간다. 평소 세밀함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던 지언학의 크로스는 완벽한 궤적을 그리며 무고사에게 전달되었고, 무고사는 헤더로 이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킨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밝혔듯, 무고사의 헤더는 바운드를 의도한 영리한 슈팅이었다.

이미 두 골을 넣고 자신감이 올라온 상황에서 무고사는 해트트릭을 완성시킨다. 발뒷꿈치로 해트트릭을 완성한 무고사는 인천에서의 41번째 골을 성공시켰고, (연맹 기준)인천 구단 역사상 최다 골을 기록하게 된다. 유병수의 40골(리그+리그컵) 기록을 깬 무고사는 남은 경기에서 더 큰 기록을 세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 외:

후반으로 이어질수록 양 팀 벤치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강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병수 감독은 구두경고를 받았고, 인천의 최영근 수석코치는 옐로카드를 받게 된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양 팀의 벤치가 모두 흥분할 만큼 혼란스러운 경기가 이어졌고, 이러한 싸움 끝에 결국 인천이 승점 3점을 가져가게 된다.

경기 후 조성환 감독은 무고사와 아길라르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의 수비 가담(활동량)을 칭찬하며 경기의 포인트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 날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호석도 강릉을 찾았는데, 조성환 감독이 마지막까지 김대중과 이호석을 두고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성환 감독은 날씨를 보고 김대중을 급하게 소집했다고 밝혔다. 조성환 감독이 지난 상주전, 폭우 속에서 타겟형 플레이를 할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인천은 다시 11위와의 승점차를 3점으로 좁혔다. 무고사의 폼이 살아나기 시작함과 동시에 '가을 인천'의 기운이 올라오고 있다.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https://blog.naver.com/sjk101/222084286809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히든인천멤버들 스케쥴로 인한 휴방

댓글 5

공격축구 2020.09.09. 11:03
임완섭 감독 있을때 보다 무고사가 볼 잡는 빈도가 많아보이더라구용 이전에는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었던거 같은..
댓글
쿨찌 2020.09.09. 11:29
이기면 다 좋아~ 아이좋아~
댓글
인유맨 2020.09.09. 11:36
또다시 빛나는 전술천재 조성환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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