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리뷰] 인천 유나이티드 20라운드 후기: 무실점의 성과, 무득점의 고민

  • 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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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https://blog.naver.com/sjk101/222090216810)

 

인천은 지난 라운드 최근 흔들리는 강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장거리 원정에서 거둔 승리이자 이번 시즌 리그에서 거둔 첫 다득점 경기였기 때문에 인천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수비 집중력 불안에 대한 지적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인천은 이 승리로 인해 11위 수원과의 승점차를 다시 3점으로 좁힐 수 있었다.

강원과의 승리를 뒤로 하고, 인천은 부산으로 긴 원정을 떠난다. 상주-강릉-부산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일정의 마지막이었다. 이 경기가 시작하기 90분 전에 먼저 킥오프한 슈퍼매치 결과에 따라 인천이 11위와의 승점차를 좁힐 수 있느냐가 결정되는 상황도 하나의 관전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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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자 구덕)

 

여담이지만, 구덕의 잔디는 아주 깔끔했다.

같은 전략의 인천, 위협적인 공격의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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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지난 강원전과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지언학을 미드필더 위치로 내리는 전술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부산의 미드필드진에게 밀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보였다. 또한 강원전과 마찬가지로 상대의 공격력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는데, 일차적으로는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라인을 올린 부산의 뒷공간을 노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기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인천이 의도한 방향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첫 번째로, 부산이 라인을 많이 올리지 않았다. 라인을 끌어올린 뒤 인천을 앞에서부터 눌러버릴 것이라 예상했던 부산은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최전방의 김병오, 김현, 이동준은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인천의 수비를 압박했으나 전체적인 라인은 높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부산이 빌드업을 시작할 떄, 최전방까지 올라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적지 않았다. 좌우 풀백 이상준과 김문환은 공격 과정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고 전방으로 자주 올라가지도 않았다. 김병오와 이동준은 풀백의 지원이 적다보니 공격 상황에서 인천의 수비진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가져가지는 못했다. 인천은 부산의 뒷공간을 노리려 했으나 라인이 낮은 상대로 뒷공간을 노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두 번째는 호물로의 존재였다. 강원전에 위치를 지키며 비교적 강원의 패스길을 잘 틀어막았던 인천의 중원은 이번에도 같은 전략으로 부산을 상대했다. 하지만 앞선에서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후방에서 위치를 지키는 방식이다보니 호물로와 이규성이 패스길을 여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특히 호물로는 본인에게 압박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을 잘 이용하면서 부산 공격의 활로를 만들어냈다. 후방에서 공격진을 향해 찔러주는 호물로의 패스는 경기 내내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호물로의 패스를 받은 김병오와 이동준은 각각 드리블과 속도로 인천의 수비를 공략했고 인천은 이를 막느라 고군분투했다. 강원을 상대할 때 김승대, 고무열에게 패스가 연결되지 않도록 패스길을 잘 틀어막은 인천이었지만, 부산을 상대로는 호물로의 킬러 패스에 애먹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김병오와 이동준의 골 결정력이 조금만 좋았더라면, 충분히 실점할 수 있는 상황들이 있었다. 인천은 이동준 방향으로의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전만 막판에는 김준범과 지언학의 위치를 바꾼다. 상대적으로 지언학이 김준범보다 수비적인 롤을 맡았기 때문에 감행한 시도로 보이는데, 전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의 변화였기 때문에 뚜렷한 결과가 나타나진 않았다.

그럼에도 인천은 실점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역습을 시도했다. 김도혁의 탈압박과 전진, 아길라르의 킬 패스, 측면 자원들의 오버래핑 가담 등 다양한 부분전술을 통해 부산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슈팅이 김호준 키퍼 정면으로 가거나 골문을 벗어나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신중한 경기 운영:

인천은 하프타임에 지언학을 빼고 송시우를 투입한다. 곧바로 3일 뒤에 주중경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언학의 체력을 관리해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고, 송시우를 통해 부산의 후방을 더 본격적으로 노리려는 의도도 눈에 띄었다. 송시우는 수비 상황에서는 좌측 메짤라 위치에서 부산의 중원을 견제했고, 공격 상황에서는 무고사와 투톱을 이루면서 부산의 뒷공간으로 침투를 자주 시도했다. 아길라르는 반 칸 정도 밑에서 송시우와 무고사에게 패스를 넣어주면서 공격진을 지원했다.

송시우의 투입 이후로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동윤과 이동준이 흘러나온 볼을 따내려는 과정에서 정동윤이 깊은 태클을 시도했고, 주심이 곧바로 레드 카드를 꺼내든다. 인천의 벤치는 곧바로 아길라르를 빼고 강윤구를 투입하면서 왼쪽 수비 위치를 메운다. 원정 경기인 데다가 수적 열세까지 마주하게 된 인천은 승점 1점이라도 지키기 위해 수비적인 운영을 하게 된다. 정동윤이 퇴장당한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부산의 김정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10대 10으로 균형이 맞춰지지만, 인천은 그대로 백5를 유지하면서 수비에 집중한다.

87분이 되어서야 인천은 김준범 대신 최범경을 투입하면서 전술에 변화를 준다. 우측 측면으로 최범경을 배치하면서 이 선수의 기술과 활동량으로 변주를 주려는 시도였고, 양준아를 김도혁의 짝으로 올리면서 백4로 전환한다. 송시우, 무고사, 최범경의 4-2-3(혹은 4-4-1) 형태로 전환한 인천은 짧은 시간 부산의 뒷공간을 노렸지만, 변화가 반영되기엔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았다.

결국 경기는 0-0으로 마무리되었고, 슈퍼매치에서 수원이 패배한 덕에 인천은 수원과의 승점차를 2점으로 좁힐 수 있었다.

그 외:

인천에겐 이렇다할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숙제가 남는 경기였다. 현재 인천은 과정보단 결과가 중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상대 수비를 마주했을 때 완벽한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인천은 상주-강릉-부산으로 이어지는 3연속 장거리 원정에서 1승 1무 1패를 거뒀다. 파이널 라운드 전까지 두 번의 홈 경기에서 얼마나 승점을 쌓느냐가 이번 시즌 생존과 강등을 가를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다.

 

 

https://blog.naver.com/sjk101/222090216810

 

팟캐스트 FC철학: http://www.podbbang.com/ch/1772853

 

그리고 히든인천

댓글 5

쿨찌 2020.09.15. 17:02
그래도 부산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
댓글
MasterKI 2020.09.15. 17:05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초반에 승점차가 3점으로 줄었다는 문장이 하나 있느느데 수원 17점/인천 15점으로 현재 두 팀의 승점차는 2점입니다
댓글
심PD 작성자 2020.09.15. 17:06
 MasterKI
아, 서두에 적은 문장은 강원전 이후의 상황을 서술한 문장입니다!
댓글
MasterKI 2020.09.15. 17:07
 심PD
아 앞글자가 승리였군요 ㅋㅋㅋㅋㅋ 인천이 승점을 계속 따는 일에 신나서 그만 글도 제대로 못 읽었네요. 죄송합니다 ㅠㅠㅠ
댓글
심PD 작성자 2020.09.15. 17:10
 MasterKI
ㅋㅋㅋㅋ아닙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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