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전북 울산 전반전 리뷰

요약: 원두재 백3 기용의 대실패

원두재를 백3 중앙에 세우면서 구스타보를 견제하고 정승현, 불투이스로 양 윙포워드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이용은 최전방까지 올라가서 크로스를 올리기보단 비교적 적게 올라간 뒤 얼리크로스를 올리는 타입인 데다가, 최철순은 이용에 비해서도 공격 가담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비에서 수적 우세를 가져갈 수 있겠죠

문제는 선제골 실점 과정에서 바로우의 얼리크로스를 중앙수비 중 아무도 차단하지 못했다는 점이고... 

근데 중원에서 원두재가 빠지다보니 손준호, 쿠니모토, 김보경 셋이 압박을 덜 받으면서 개인기술로 쉽게 중원을 장악했고(쿠니모토 개인 폼은 차치하더라도), 측면으로 볼 전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면서 한교원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울산이 공격할 때는 원두재 대신 불투이스나 정승현이 올라가면서 중원에 가담해주고 빌드업에 도움을 주는데, 이 두 선수가 발밑이 좋다고 하더라도 원두재보다는 못한 것이 사실이고 오히려 중앙수비수가 올라가서 생기는 뒷공간을 전북이 이용하게 됩니다. 울산이 수비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려는 의도가 무너지는 행위였고, 전북의 세부전술이 조금만 더 세밀했더라면 더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 수 있었을 거에요

원두재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위치가 낮아지다보니 윤비트, 신진호 두 선수가 아래로 내려옵니다. 2선과 공간이 벌어지니까 이청용이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게 되고 최전방과의 거리가 다시 멀어지게 되죠. 악순환입니다.

전북 입장에선 후방에서부터 여유있게 볼을 돌리면서 천천히 전진해도 중원에서 저지하는 선수가 없고 최전방 쓰리톱에게 볼을 연결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원두재가 구스타보와 1대1을 붙을 때 완벽하게 이겨내지를 못해요. 구스타보가 이겨내기만 하면 골문 앞 바로 1대1 상황이 나올 수 있는지라 굉장히 불안해보였습니다.

35분쯤부터 원두재를 올리니까 문제점들이 연쇄적으로 해결됩니다. 다만 쫓아가야 하는 울산 입장에서 느끼는 부담감이 변수가 되겠네요. 공격 상황에서 홍철-고명진 활용법도 그렇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