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부산전 생중계로 못본 싹 난 감자가 새벽에 뒤늦게 녹화본 보며 쓰는 부산전 감상평 - 후반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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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분 고무열 - 정석화 교체를 전후한 전술변화 

(1) 후반 초반 6분여간의 짧은 시간동안 김병수 감독은 전반전과 반대로, 왼쪽의 신세계를 윙백처럼 끌어올리면서 김영빈-임채민-채광훈 백쓰리가 가능한지 테스트하는 모습

(2) 신세계의 공격 자체는 문제가 없었으나 이와 반대로, 채광훈 쪽의 3선 커버(강원FC 기준으로는 3선의 오른쪽 앞)가 잘 안되면서 몇 번의 역습 기회를 내줌

(3) 고무열이 최전방으로 올라가고, 김지현이 오른쪽으로 빠져 한국영이나 이현식이 수비 커버를 위해 내려갈 경우 연쇄적으로 비는 오른쪽 중원 공간을 장악하며 수비 밸런스를 맞추는 역할을 수행

(4) 고무열 역시 평가와 별개로 사이드로 빠져 공을 잡아주는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역습 상황에서는 고무열이 오른쪽으로 빠지고 중앙으로 김지현, 왼쪽으로 조재완, 김지현 밑에 김승대랑 이현식이 올라오는, 최근 2대1로 승리한 전북전과 비슷한 형태의 역습 공격을 꾀했던 것으로 보임

 

고무열 투입 후 수비 상황에서의 강원FC 포지셔닝

강원수비 - 복사본 (3).jpg

 

 (1) 이현식이 전천후로 뛰어줬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현식이 볼란테까지 내려가고 김승대(또는 조재완) - 한국영 - 김지현의 3중미가 가동되는 모습이 많았다. 이 경우 조재완이 사이드로 빠지면서 4-1-3-2에 가까운 모습.

 (2)고무열은 맨 앞에서 공을 잡아주고, 뒤따라오는 3인방 중 빈 곳에 공을 넘겨준 후 김지현이 중앙으로 파고들 때 우측으로 빠져들어가며 수비를 끌고다니며 좁은 지역에서 숫적 우위를 극대화

 

56분, 저렇게 수비 상황에서 팀 중원이 두터워짐과 동시에 부산의 미드필더진은 강원을 공략하기 위해 슬금슬금 올라와야 했고, 그렇게 쌓인 스택이 선제골로 터진다. 최순호가 왜 김승대를 중미로 썼던건지 알 수 있는 장면. 최순호 갓동님, 당신이 옳았습니다.... 에펨08에서는 감자 데리고 6강 플옵 진출하시길....

 

[SHANA]GIF 2020-09-17 오전 3-56-11.gif

 

움짤 시작 지점에서 한국영의 패스를 원터치로 리턴 주는 선수가 김승대다. 도대체 저렇게 중원에서 유연한 패스플레이가 가능한 선수가 왜 공격수로 뛰는것인가? 정작 공격수로 나와서 18경기 12슛팅 2득점 중인데?

 

김승대 특유의 급가속이 가능한 부드러운 움직임이 빛을 발하며 리턴패스를 통해 부산 아이파크의 중원 라인을 통째로 들어냈고,

이에 그치지 않고 3선 수비중이었던 박종우의 눈을 피해 뛰어들며 이현식의 왼쪽에 출구전략을 모색, 공을 받자 반 템포 빠르게 이현식에게 리턴패스,

이후 다시 상대 마크맨을 끌고 박스 안으로 내려오며 전체적인 오프사이드 라인을 붕괴시키는 움직임까지,

올시즌 김승대가 보여준 움직임 중 가장 좋은 장면이 이 경기에서 나왔다.

 

이현식이 오른쪽 하프스페이스로 올라오자 왼쪽으로 움직이며 부산 수비진을 최대한 횡으로 벌려놓고 김승대의 침투를 확인한 후 쉐도우로 빠지는 대신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라인을 붙잡고 늘어졌던 고무열과 오른쪽으로 빠져나오며 이현식에 가해지는 압박을 분산시키고 진로를 최대한 열어준 김지현까지, 모두의 역할이 빛난 아주 의미있는 골장면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전반전 리뷰 마지막에 공격 작업에서 주연이 필요하다고 썼었고, 오랜 기간동안 모두가 조연만 맡으려는 총체적 난국 상황에서 오랜만에 박스 근처에 가담한 5명의 선수들이 각자 확실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과감하게 뛰어들었기에 만들 수 있었던 골장면이 아닌가싶다.

 

동점골이 금방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길게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실점 이후 부산이 올라오면서 맨 위에 올려놓은 선발 포메이션대로 조재완이 왼쪽 중미처럼 수비 가담, 김승대가 기존 포지션보다 더 올라가 최전방에 우선적으로 침투하며 장점인 빈공간 침투 움직임을 보여주고자 하는 전술 변화 역시 잘 풀리는 병수볼의 전형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다.

 

 

(1대1 동점 이후 상황)

 

동점 상황이 생각보다 금방 만들어지는 바람에 실점 직후 강원FC가 몇 번의 위기를 맞았으나 김병오의 보은으로 다행히 위기를 넘겼고, 이후 볼 점유를 통해 정신을 차리면서 0대0이던 전반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복귀

 

다만 정석화가 위치하던 오른쪽 측면의 자리는 김지현이 채우고 오히려 최전방에 고무열이 위치하는 모습. 그 외에는 중미 승대나 이현식 박투박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차이가 있었던건 김승대의 체력 부분인데, 다행히 온더볼 상황에서 패스미스를 하는 모습은 거의 없었으나 공을 전환시키고 최전방까지 올라오는 속도나 타이밍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 70분 넘게 20~30미터를 꾸준히 스프린터로 주파했으니 김승대가 체력이 약해 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한국영같이 나이 40먹고도 13km씩 뛸 것 같은 양반이 아니라면 원래 90분 내내 쓰기 힘든 역할인게 정상.

 

 

강원수비 - 복사본 (2).jpg

(이영재 투입 전후의 전술 변화)

 

 

성실히 뛰는 것에 비해 생각보다 채광훈 체력이 약한건가? 이 때를 전후해 이현식이 김승대, 채광훈이 수비가담 할 자리를 본인이 담당하며 조금 더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하는 모습. 이현식 역시 체력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 무리는 없었지만, 채광훈이 오른쪽 측면으로 올라가고 김지현, 고무열이 중앙에 집중하면서 어느 지점부터는 사이드로 길게 빼주는 형태의 공격 빈도가 늘어남.

 

자연스레 김승대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고, 이런 상황에서는 역시 킥 한 방의 정확도와 창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찌되었건 이영재의 필요성이 늘어났다. 평소처럼 중미 이영재를 쓴다면 역전골 얻어맞고 병무룩하는 패턴이었겠지만 오늘은 이현식의 존재 덕분에 이영재의 수비 부담이 평소보다는 줄어든 상태였던 것 역시 이영재 투입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2대1로 달아나는 골장면. 아 시원하다 이게 중거리지 ㅋㅋ)

[SHANA]GIF 2020-09-17 오전 4-33-40.gif

 

전술적으로 주목할 움직임은 크게 없다. 부산이나 강원이나 악으로 뛰어다니는 상황에서 킥이 장점인 선수를 투입했고, 그 선수가 킥으로 조져버렸을 뿐.

 

다만 골장면 외적으로, 이현식이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면서 부산의 수비진과 3선 전체에 지속적으로 맨마킹에 대한 혼란을 줬는데 이래서 이현식이 강원팬들한테 인기가 좋다. 작년에도 저렇게 시골 똥개처럼 뛰어다니며 상대 찢는게 이현식 하나였다. 한국영은 좀 더 후방에서 세탁기 돌리듯이 공 달달달 돌리니깐 역할이 조금 다르고.

 

무튼 늦은 시간대에 터진 골이었기 때문에 이후 경기는 급해진 부산의 실수 + 이를 이용한 강원의 시간끌기로 전형적인 중하위권 팀들끼리의 팬티레슬링처럼 끝났다.

 

 

강원팬 입장에서의 총평

 그동안 강원FC의 주연은 감독 김병수거나 미드필더 한국영이었다. 꿈은 꿈이고 해몽은 해몽이지만 공격진에서 주연이 없었다는건 그만큼 플레이나 전술이 승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고, 이로 인해 연봉으로보나 기대치로보나 주연이 되어야 정상인 김승대 고무열이 감자팬들한테 안까인 축구커뮤가 없었다. 4연패 때도 좋은 말만 나오던 구단 인스타조차 두 선수 비판이 보이기 시작하는 상황이었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김승대와 고무열이 분위기 잘 살리는 조연으로 역할이 확립되고 조재완과 김지현이 본인들이 주연으로 뛰어야 한다는 자각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공격이 잘 마무리되는 빈도가 늘어나는 모습이 인천전 후반전부터 보였음. 포항전도 스코어는 0대3이었지만 강현무 아니었으면 그래도 한 2대3으로 질 수 있지 않았나...싶었으니.

 

 정확히는 인천전 순식간에 무사고한테 헤트트릭 내주고 눈 돌아갔을 때부터 선수들이 지 역할이고 뭐고 일단 다 뛰어들어서 뭐라도 하나 해야한다는 절박함으로 뛰던 묘한 분위기가 있었음. 선수들이야 당연히 항상 절박했겠지만 그게 4연패 이후부터 경기장 안에서 나왔어야 했다는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인천이랑 강등 경우의 수 따지기 전에 나왔으니깐 그런대로 넘어가고, 오늘 부산전은 그게 승점까지 이어진 경기인 점에서 만족스럽다.

 

 최순호가 중미 승대를 쓴 이유가 있었네;; 물론 저것도 간파당해서 다음 경기 수원전 때 누구 하나가 김승대 물고 늘어지면 파훼될 수 있는 변칙이지만, 강원FC같이 선수 하나가 막혀도 거치고 거쳐 다시 목표한 지점으로 공을 옮겨놓을 수 있는 팀이 김승대가 상대 사이에서 요리조리 공을 돌리고 공격 방향으로 팀을 돌려놓을 수 있는 선수라는걸 이제야 깨닫고 사용하다니 리그 절반 손해봤자너 ㅋㅋ;;

 

 오랜만의 승리라 기분이 매우 좋다. 수원전도 결과만 볼 것 같아서 붓산전은 생중계로 보려고 했는데 이걸 새벽 2시에 보고 있누ㅋㅋㅋ

댓글 8

부산빠순구 2020.09.17. 05:09
김승대를 한칸 아래에 둔 게 진짜 신의 한 수였고
이런 유연한 전술 변화는 조덕제에겐 환생에 환생을 거듭해도 자신은 물론 남이 쓸꺼라곤 상상생각망상도 못 하는 거였음
댓글
신객 2020.09.17. 06:08
선수들 특징 잘 살고 조화도 좋았던 경기같음
댓글
모쌀겐네 2020.09.17. 07:02
긍까.. 뒤에서 한국영이 공돌리고 앞에서는 김승대가 공돌리고 나는 김병수가 그럴줄 알았지 하
박스로 공이 공급이 제대로 안되는데 김승대를 앞에 박아놓다니 그게 먼 소용이여...
씨즌초부터 외쳤자나 강원은 비싼 미드필더가 필요한 팀이고 김승대라도 그렇게 써야한다고
웃기지만 어제는 슈팅도 병맛이었어도 두차례(세차례가 아니라 안타깝군 ㅋ)했어요ㅋㅋ. 포항 스타일상 공잡고 주고받고 찢어 올라오는 템포를 타고 슈팅하는 게 더 익숙할 거임
댓글
고무열동력기 작성자 2020.09.17. 07:15
 모쌀겐네
2슛팅 2유효슛... 두 장면 모두 역설적으로 김승대가 수비라인 시선 뒤에서 올라올 때 나온...
댓글
모쌀겐네 2020.09.17. 07:28
 고무열동력기
한국영이랑 김승대랑 둘이 서로 화들짝거리면서 '니가쏴 ㅅㅂ아' 할때 폭소 터졌음 ㅋㅋㅋㅋㅋ
(슈팅에 마음의 병이있는 두 환자가 왜 하필 골문앞에서...)
댓글
와룡이나르샤 2020.09.17. 08:17
결국 타팀들에게 김승대 사용법만 알려주고 보내는 건가.....
그리고 현식이도 확실히 이제 저 롤에 어울리는 선수가 됬네
올려쓰는게 낫지 않나 했었는데 말이지
댓글
고무열동력기 작성자 2020.09.17. 08:21
 와룡이나르샤
이미 순호초이가 한 번 보여줬지만 그 이후 모쌀과 벵수가 그렇게 쓰지 못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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