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뒷북] 한자성어·속담으로 돌아보는 현대가 더비

한자성어 찾느라 늦었습니다...

학습만화같은 느낌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467925&memberNo=652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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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서클 | 서건 대표]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미래는 알 수 없기에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교훈을 담고 있는 한자성어다. ‘모사재인 성사재천’이라는 말도 있다. 일을 꾸미는 건 사람이되 이루는 건 하늘이라는 의미의 한자성어다. 두 한자성어는 모두 '미래(혹은 사람 일)는 알 수 없다'라는 세상의 이치를 담고 있다.
 
지난 15일 저녁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 2위 전북과 1위 울산의 ‘현대가 더비’가 열렸다. 울산은 최근 5경기에서 3승 2무를 기록 중이었고, 전북은 최근 5경기에서 2승 1무 2패를 기록 중이었다. 많은 축구팬들이 울산의 승리, 나아가 울산의 독주체제 확립을 예측했다.
 
결과는 전북의 ‘낙승’이었다. 전북과 울산의 99번째(리그 기준) ‘현대가 더비’는 전북의 2 대 1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전북(2위)과 울산(1위)의 승점격차는 2점으로 줄어들었다.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예상을 깨고 전북이 울산을 꺾었다. 역시 미래를 알 방법은 없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준비할 방법은 있다. 동양 최고의 철학자 공자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을 남겼다. 옛 것을 익혀 새 것을 안다는 뜻의 한자성어다. 지난 현대가 더비는 전북과 울산이 펼치는 뜨거운 우승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는 데 필요한 좋은 밑거름, 나아가 우리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훈을 제공했다.
 
과연 전북과 울산의 맞대결은 어떤 밑거름과 교훈을 만들어냈을까. 속담과 한자성어를 통해 두 팀의 경기를 돌이켜보자.
 
 

고육지책(苦肉之策)
 
전북의 선발 라인업을 가장 잘 표현한 한자성어는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고육지책.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내고자 자신의 몸을 상하게까지 하면서 꾸며내는 계책을 뜻한다.
 
전북이 발표한 선발명단에는 22세 이하 선수가 없었다. K리그 규정상 선발명단에 22세 이하 선수가 포함되지 않으면 교체카드가 한 장 줄어든다. 이를 소위 'U22룰'이라 한다.

 

출처 : 전북 현대

 

교체카드 한 장을 포기한 전북의 고육지책은 성공적이었다. 지난 20라운드 광주전에서 U22룰로 인해 선발 출전하지 못한 윙어 바로우는 울산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1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전북은 경험 많은 선수들의 '노련미'를 통해 울산의 공세를 시종일관 막아냈다.
 
다만, 전북의 전략은 엄밀하게 보자면 완벽한 고육지책은 아니었다. 고육지책은 '삼국지'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오나라의 도독 주유가 부장 황개에게 태형을 내려 조조로 하여금 투항한 황개를 신뢰토록 한 전략이 바로 고육지책이라는 성어의 유래다.
 
다시 말해, 고육지책은 '속임수'가 있어야 그 의미를 완전히 충족할 수 있다. 속임수를 쓰지 않은 전북은 '자신의 육체를 손상케 하면서까지 계책을 세웠'다는 점에서는 고육지책을 활용한 게 맞으나, 완전한 고육지책을 보여준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전북의 전략은 또한 고육지책이었으나 궁여지책(窮餘之策)은 아니었다. 궁여지책은 '궁한 상황 속에서 생각다 못해 짜낸 계획'을 뜻한다. 전북의 전략은 궁여지책이라 할 수 없었다. 전북엔 조규성, 이성윤, 이수빈 등 출중한 실력을 가진 U22 자원들이 포진해 있다. 궁한 상황이 아니기에 궁여지책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임진역장(臨陣易將)
 
울산의 선발 라인업 및 전술에서도 고육지책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익숙한 백4 전술을 포기하고 오랜만에 백3 전술을 시도했다. ‘전북 맞춤형 전술’을 준비한 것이다.
 
‘가짜 포메이션’, 즉 속임수도 사용했다. 울산은 실제 포메이션인 3-4-3포메이션이 아닌 4-1-4-1 포메이션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선발 라인업에서 우측 윙어로 표시된 이청용은 좌측 윙포워드로, 좌측 윙어로 표시된 고명진은 우측 윙포워드로 출전하는 등의 속임수가 있었다. 전북을 속이기 위한 울산의 책략이었다. 특히, 주로 우측 윙어 역할을 맡던 이청용이 좌측에 서게 된 건 전북을 속이기 위한 울산의 ‘고육지책’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다만, 경기가 울산의 패배로 끝나자 고육지책보다도 ‘임진역장’이라는 사자성어가 더욱 생각났다. 임진역장은 ‘전투를 앞두고 서투른 장수를 기용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울산은 전술선수기용 등 다양한 면에서 임진역장의 모습을 보였다시즌 초 FC도쿄와의 경기에서 단 ‘한 번’ 활용한 백3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의도는 좋았다. 양쪽 중앙 수비수의 공격가담을 통해 더욱 공격적인 축구를 전개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문제는 전북의 측면자원이었다. 한교원과 바로우로 이뤄진 전북의 양쪽 측면은 울산의 양쪽 중앙수비수를 흔들기에 충분히 빨랐다. 양쪽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불투이스와 정승현은 전북의 측면 침투에 대비하느라 공격적인 면모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울산은 전반 35분 경 백3 전술을 포기하고 백4 전술을 가동했다.
 
선수들이 평소 포지션과는 다른 위치에서 뛰게 된 것도 문제였다. 윙어 혹은 2선 공격수를 주로 소화하는 박정인은 전북전에서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다. 2선 미드필더에 익숙한 고명진은 우측 윙포워드로 경기를 시작했다. 우측 윙어에 익숙한 이청용은 좌측 윙포워드로 출전했다. 시즌 내내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온 원두재는 백3의 한 축을 맡았다.

 

원래 최전방 공격수로 나오던 K리그1 득점 1위 주니오가 U22룰로 인해 선발출전하지 못한 것 역시 경기 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발빠른 박정인이 최전방에서 주니오 대신 고군분투했으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결국 울산은 전반 25분 박정인을 빼고 주니오를 넣게 된다.
 
낯선 위치에서 뛰게 된 선수들은 제 기량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야말로 ‘임진역장’이었다.
 
 

Fortis Fortuna Adiuvat
 
미국 영화 ‘존 윅’의 주인공 존 윅의 등엔 ‘Fortis Fortuna Adiuvat’라는 글귀가 쓰여있다. 행운은 대담한 자를 돕는다는 의미의 라틴어 속담이다. 해당 속담은 ‘행운의 여신은 용감한 자를 좋아한다.’라는 속담으로도 알려져 있다.
 
위의 짤막한 라틴어 속담만큼 전북의 선제골을 담아낼 수 있는 절묘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바로우의 선제골 속에는 대담함이 담겨 있었다.

전반 1분 터진 바로우의 선제골은 마치 ‘행운의 골’처럼 보인다. 좌측면에서 올린 그리 빠르지 않은 크로스가 애매한 궤적을 그리다 울산의 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북의 행운은 대담함으로부터 기인했다는 걸 간과해선 안된다.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vod/index.nhn?category=kleague&tab=&listType=game&date=20200915&gameId=202009150501121&teamCode=&playerId=&keyword=&id=713919&page=2

바로우가 크로스를 올릴 때, 바로우 앞엔 이청용과 김태환이 있었다. 이들은 바로우의 전진을 막는 동시에 크로스 각도를 좁혔다. 공중으로 크로스를 올리기에는 김태환과 이청용의 몸에 맞고 굴절될 확률이 높았다.

 
뿐만 아니라 바로우는 크로스 말고도 다양한 옵션들을 가지고 있었다. 바깥으로 돌아 들어가는 최철순을 볼 수도 있었고, 중앙의 손준호에게 공을 연결할 수도 있었다. 후방으로 공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었다. 전반 초반부터 모험적인 선택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바로우는 크로스를 시도했다. 전방에서 침투하는 한교원을 믿고 대담한 선택을 한 것이다.

 

 

바로우가 크로스를 올릴 때, 한교원은 순간적으로 원두재를 제쳐내고 울산의 수비라인과 골키퍼 사이로 대담하게 침투했다. 울산의 조현우 골키퍼는 한교원의 슈팅에 대비해 각도를 좁히는 모습을 보였다.
 
침투해 들어간 한교원은 바로우의 크로스를 받아내지 못한 채 헛발질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한교원의 헛발질은 전화위복이 됐다. 한교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조현우는 공의 궤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바로우의 크로스는 그대로 골대 속으로 향했다.

 

 

만약 바로우가 크로스를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전북이 이른 시간부터 흐름을 가져가진 못했을 것이다. 만약 한교원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했더라면 바로우의 크로스는 조현우 골키퍼에게 막혔을 것이다.
 
‘Fortis Fortuna Adiuvat’. 행운은 대담한 자의 편이다.
 
 

고장난명(孤掌難鳴)
 
‘4번은 개인주의야!’ ‘4번은 팀워크가 없어!’ 최근 유튜브에서 방영된 UDT 훈련 체험 컨텐츠 ‘가짜 사나이’에서 나온 명언이다.
 
축구는 한 명이 알아서 다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축구는 11명이 만들어내는 ‘협동예술’과 같다. 그렇기에 UDT와 마찬가지로 축구도 ‘팀플레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지난 19-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메시를 보유한 바르셀로나를 8 대 2로 꺾을 수 있었던 것도 치밀한 팀플레이 덕이었다. 팀플레이는 UDT는 물론 축구에서도 중요하다.
 
울산은 전북 앞에서 팀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김진수가 알 나스르로 이적한 후 전북은 줄곧 측면 수비에 있어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왼쪽 측면이 아쉬웠다. 김진수의 대체자 이주용이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이주용을 대신해 소방수로 기용된 최철순은 본 포지션이 오른쪽 수비수인지라 왼쪽 수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팀플레이를 통해 전북의 좌측면 수비를 뚫어낸다면 울산은 전북을 충분히 꺾을 수 있었다.
 
울산이 전북의 좌측면을 뚫어낼 수 있는 기회는 분명 적지 않았다. 전북이 공격을 할 때 최철순은 계속해서 오버래핑을 하며 뒷 공간을 노출했다.
 
그러나 울산은 최철순을 넘지 못했다. 울산이 공을 빼앗아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전북이 압박을 하자 공이 울산 진영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역습으로 가는 체계적인 움직임이 부족했다. 그 대표적인 상황이 전반 16분 경 나왔다.

 

이후 원두재의 걷어내기는 바로우에게 막히고 만다

 

지공 상황에서도 울산은 팀플레이에 있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김태환-고명진으로 이뤄진 우측면과 홍철-이청용으로 이뤄진 좌측면은 찬란한 개인 능력과는 반대로 아쉬운 합(合)을 보여줬다. 김태환과 홍철이 양쪽으로 넓게 퍼진 상태로 공격하는 일반적인 공격패턴이 통하지 않았다. 김태환과 홍철에게 공간이 생기지 않자 울산의 공격이 막혔다.

이청용의 활약 역시 아쉬웠다. 이청용은 윙포워드로 출전했으나 중원싸움에 가세하는 희생정신을 보였다. 그러나 동료 선수들과의 합은 아쉬웠다.
 
‘고장난명’. 한 손으로 박수를 칠 수는 없다. 혼자서는 일을 이뤄낼 수 없는 법이다. 울산의 모습에서 볼 수 있었던 교훈이었다.
 
 

금성탕지(金城湯池)
 
‘금성탕지’. 직역하면 ‘쇠로 만든 성과 끓는 물로 채워진 연못(해자)’를 의미한다. 난공불락의 요새를 뜻하는 한자성어다.
 
울산을 상대한 전북의 모습은 마치 금성탕지였다. 전반 1분 리드를 잡자마자 수비적인 경기운영을 시작했다. 윙어들(바로우, 한교원)이 측면 수비수 위치까지 내려오며 수비에 가담했고, 스트라이커 구스타보도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6-3-1 포메이션으로 금성탕지를 구축해낸 전북 앞에서 울산을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았다. 모라이스 감독에게서 무리뉴가 보였다. 무리뉴의 축구는 때로 팬들에게까지 비난을 받을 만큼 수비적이었다. 승리를 위해 극단적인 수비를 마다하지 않던 무리뉴의 특징을 그의 오른팔인 모라이스가 K리그에서 보여준 것이다.
 
 

재조지은(再造之恩)
 
대한민국에서 ‘재조지은’이라는 한자성어는 부정적 의미로 쓰일 때가 많다. 재조지은은 ‘나라를 다시 만들어준 은혜’ 혹은 ‘거의 망하게 된 걸 구해준 은혜’를 뜻한다. 깊은 은혜를 의미하는 이 아름다운 한자성어가 부정적 의미로 쓰이게 된 건 병자호란과 관계가 깊다. 병자호란 당시 조선의 조정 대신들은 명나라에 입은 ‘재조지은’에 보답해 청나라와 싸우자는 입장을 고수했고, 기어이 청나라와 전면전을 치르게 된다. ‘재조지은’을 갚으려던 조선은 결국 청나라에 굴욕적으로 패배한다.
 
시간이 흘러 광해군의 중립외교가 재평가를 받음에 따라 재조지은이라는 한자성어는 당대의 사대외교를 비꼬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다만, 한 번 정도 병자호란 당시의 상황을 배제하고 ‘재조지은’을 생각해봤으면 한다. ‘거의 망하게 된 걸 구해준 은혜’. 정말이지 뜻 깊은 단어다. 이런 한자성어를 굳이 부정적인 의미로만 사용하는 건 아깝다.
 
재조지은이라는 한자성어가 긍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바로 지난 현대가 더비에서의 송범근이다. 송범근은 현대가 더비에서 숱한 실점 위기들을 막아냈다.

 

출처 : 전북 현대

 

모라이스 감독의 축구가 가진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가 실점 후 경기 템포를 다시 올리는 데 애를 먹는다는 것이다. 만약 송범근이 전반 27분 윤빛가람의 프리킥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전반 46분 불투이스의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전북은 울산을 꺾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거의 망하게 된 걸 구해준 은혜’였다.
 
 

등고자비(登高自卑)
 
유교의 사서(四書) 중 하나인 ‘중용’엔 ‘등고자비’라는 한자성어가 등장한다.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일엔 순서가 있다는 의미로 쓰이는 한자성어다.(지위가 올라갈수록 스스로를 낮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현대 축구의 ‘후방 빌드업’은 한자성어 등고자비와 일맥상통한다. 낮은 위치에서부터 침착하게 공을 공유하며 높은 위치로 올라오는 것이 후방 빌드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후반 17분 터진 전북의 두 번째 골은 후방 빌드업의 중요성즉 등고자비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골이었다.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vod/index.nhn?category=kleague&tab=&listType=game&date=20200915&gameId=202009150501121&teamCode=&playerId=&keyword=&id=713985&page=1

하이라이트를 보면 전북의 두 번째 골은 바로우를 향한 김보경의 패스에서 시작한다. 김보경은 쿠니모토에게 패스를 건데고, 쿠니모토는 침투하는 바로우에게 그림같은 스루패스를 찔러준다. 공을 받은 바로우는 김태환의 마크 속에서도 한교원을 향해 여유 있는 컷백 크로스를 올린다. 바로우의 명품 크로스를 받은 한교원은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든다.
 
하이라이트가 나무라면, 하이라이트를 포함한 빌드업 과정은 숲이라고 할 수 있다. 쿠니모토가 공을 받기 전까지의 과정을 보면, 쿠니모토, 바로우, 한교원 뿐 아니라 다양한 전북의 선수들이 전북의 두 번째 골에 기여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전북은 후반 16분 55초에 이용이 울산의 패스를 끊어낸 후 후반 17분 52초에 쿠니모토가 공을 받을 때까지 총 22개의 패스를 했다. 끊김이 없이 부드러웠다.
 
울산은 전북의 후방 빌드업을 막기 위해 압박을 시도했다. 그러나 전북은 강했다. 홍정호의 움직임이 특히 좋았다. 후방에서 공을 잡은 홍정호는 주변까지 내려온 손준호에게 패스를 건넨 후에 앞으로 전진하며 2 대 1패스를 만들어냈다. 신진호와 윤빛가람이 손준호를 막고 있었고, 홍철과 불투이스가 각각 한교원과 쿠니모토를 막고 있었기에 홍정호가 패스를 받지 못했다면 공을 빼앗길 수 있었다.

 

 

홍정호는 손준호에게서 공을 받은 후에도 빛났다. 윤빛가람, 홍철, 불투이스, 김인성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침착하게 쿠니모토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후 홍정호는 울산이 압박의 강도를 낮추자 다시 후방으로 내려갔다.

 

 

홍정호 외에도 이용, 김민혁, 손준호, 김보경, 구스타보 등이 공을 돌리며 공격권을 유지했다. 덕분에 전북은 울산으로부터 2 대 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전북의 두 번째 골은 등고자비의 원리를 엿볼 수 있는 골이었다.
 
 

전거지감(前車之鑒)
 
전북은 지난 9라운드에서 울산에게 2 대 0 승리를 거두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9라운드 종료 이후 2위 울산과의 승점 격차는 4점이었다. 2020시즌도 전북이 우승컵을 가져갈 것이라는 예측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전북은 이후 펼쳐진 3경기에서 2무 1패를 기록하며 3전 전승을 기록한 울산에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만다. 이 때 내준 선두 자리를 전북은 지금까지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전북 입장에서는 아찔한 명언이다. 그러나 새겨 들어야할 명언이기도 하다.
 
전북은 울산을 꺾었으나 아직 2위에 머물러 있다. 이제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전거지감’이라는 한자성어를 깊이 새겨야 한다. ‘전거지감’은 앞 수레가 엎어지면 뒤따르던 수레는 그것을 교훈으로 삼는다는 내용의 속담에서 유래한 한자성어다. 앞서 있었던 실패를 교훈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전북은 앞서 행했던 실수를 교훈삼아 앞으로의 경기들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전거지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 3

괴즐케사 2020.09.17. 11:34
진지하게 모쌀이 전략적으로 섹도시훈 이긴경기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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