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지난 수원 vs 포항 경기 숨은 MVP.txt
- 꼬꼬방
- 130
- 6
- 11
장호익, 안토니스 등과 함께 수원의 오른쪽을 잘 지켰습니다. 송민규와 팔라시오스 등이 왼쪽 측면 깊숙한 곳에서 여러 차례 돌파할 기회를 엿보긴 했지만 사이드라인 쪽으로 깊숙하게 붙어 있는 김태환, 45도 각도를 막은 장호익, 후위를 막는 안토니스가 구성하는 트라이앵글에 둘러싸여 직접적인 드리블 돌파를 거의 해내지 못했습니다. 전반 팔라시오스의 크로스에 이은 일류첸코의 헤더가 유일했던 직접 돌파가 아닌가 싶네요.
사실 김태환이 직접 송민규와 팔라시오스 등의 공을 가로채는 장면은 많지 않았습니다만(최종 수비 마무리는 장호익이 주로 담당) 팔로세비치와 같은 패서가 송민규와 눈을 맞추면 김태환 역시 송민규의 동선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따라가는 등 패서가 배후로 공을 투입하지 못하도록 미리 봉쇄하는 영리함이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직접 맞닥뜨릴 때도 괜찮은 신체 조건을 이용해서 쉽사리 밀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후반 들어서 우려했던 뒷공간이 뚫리는 상황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크로스와 같은 최종 공격 기회를 두세차례 정도 허용하긴 했지만 상대의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여 결론적으로 봤을 때는 잘 막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이 경기는 김태환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장점이 나온 경기이기도 했는데 그 장점은 바로 김태환의 양발 사용 능력이었습니다. 아직까지 김태환은 팀이 후방에서 빌드업을 할 때 볼을 전방으로 열어놓고 받는 퍼스트 터치가 미숙하긴 합니다만 그것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꽤 괜찮은 왼발 패스의 정확도입니다. 이 경기에서의 경우 그런 왼발을 이용해서 최전방의 김건희를 향한 정확한 전진 패스가 두 차례 정도 나왔습니다.
급작스런 상대의 견제 상황에서는 패스 미스 등의 미숙한 면이 아직 많긴 하지만 풀백이 최전방 공격수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넣어주는 것은 아주 커다란 메리트이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시야, 그리고 고른 양발 사용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 점과 관련하여 향후 김태환을 더욱 기대케 하는 대목입니다.(후반 중반 그 왼발로 홈런을 날린 건 모른 척 해줍시다)
더욱이 그에 따라 김태환은 상대의 하프 스페이스를 침투하는 언더래핑 런을 자주하는 인버티드 풀백으로서의 잠재성 역시 지니고 있으며(이번 경기에서 전반 초반에 좋은 언더래핑 런 장면이 있었지만 볼이 투입되지는 못했습니다) 그에 따라 안쪽으로 파고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관련해서 반대발을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이 김태환의 잠재성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몇 차례의 괜찮은 오버래핑 런 역시 보여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경기는 김태환이 프로페셔널 경력을 시작한 이후 잠재력을 가장 잘 보여줬던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본래 포지션인 오른쪽 풀백/윙백으로서의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김태환이 언더래핑 런을 잘한다는 점 역시 그를 공격수로 투입하는 이유(큰 이유는 아니지만) 중 하나로 생각됩니다만 여전히 김태환이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단연 오른쪽 풀백/윙백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시즌 잔여 기간 동안 좀 더 진득하게 이 위치에 투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댓글 6
유사점이 많은 신세계 이상으로 수원의 오른쪽을 잘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