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유독 베트남에서 손흥민 선수에 대한 저평가 댓글이 많이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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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중국 네티즌들과 일본 네티즌들은 손흥민 선수를 찬양하는데 베트남 네티즌들은 꽝 하이가 기술적으로 더 낫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요. 사실 생각해보면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죠. 예전부터 콩 푸엉이 손흥민 선수보다 훌륭하다, 한국 선수들은 베트남 선수들보다 기술이 떨어진다는 식의 베트남 반응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유독 베트남에서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베트남에도 FC코리아처럼 평소에는 자국 리그에 관심도 없다가 국대 경기만 조금씩 챙겨보는 FC베트남이 많기 때문입니다. 흔히 베트남은 축구열기가 뜨거운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축구열기가 뜨겁다고 하려면 축구가 그 나라 국민들의 일상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베트남은 자국 리그에 대한 관심도가 엄청 낮습니다. 어느정도냐면 평균관중이 K리그보다 적은 수준이에요.
https://www.transfermarkt.com/v-league-1/besucherzahlen/wettbewerb/VIE1/plus/?saison_id=2018
이 숫자가 보이십니까? 남딘FC를 제외하면 그 어떤 팀도 평균관중 1만을 못 넘겼습니다. 심지어 리그 1강이라고 불리는 하노이FC도 말이죠.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K리그는 어떨까요?
https://www.transfermarkt.com/k-league-1/besucherzahlen/wettbewerb/RSK1/plus/?saison_id=2018
표에서 보이다시피 평균관중 1만명을 넘기는 팀이 3팀이고 리그 전체의 평균관중도 8천명입니다. 야구와 배구에 밀린다고 걱정하는 K리그인데 축구열기가 뜨겁다고 알려진 베트남의 V리그보다 상황이 낫습니다. 이 정도면 V리그의 인기가 얼마나 없는지 이해가 되시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V리그의 상황은 K리그의 상황보다도 훨씬 심각합니다. 일단 베트남은 인구가 9천만명이라서 우리의 2배 정도입니다. 그런데 평관은 오히려 밀리고 있죠. 그리고 K리그는 그나마 손흥민 선수처럼 잘하는 선수들은 해외에서 뛰고 있으니 스타 플레이어가 부족하다는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만 V리그는 대표팀 골키퍼 당 반 럼을 제외하면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이 자국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을 할까요? 당연히 어쩌다 한번씩 열리는 '대표팀 경기'를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손흥민 선수는 솔직히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그렇게 잘하지는 못하잖아요. 그런데 꽝 하이는 베트남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꽝 하이는 베트남 대표팀을 캐리하는데 손흥민은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영 시원치 않네? 그럼 꽝 하이 > 손흥민" 이런 식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어버리는 것이죠.
물론, 우리 대표팀이 상대하는 팀과 베트남 대표팀이 상대하는 팀은 수준이 다릅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사람들은 'FC베트남'입니다. 우리나라의 FC코리아 수준 아시죠? 본질적으로 FC코리아랑 비슷한 존재인데 그런 디테일을 감안할 지능이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대표팀 경기만 보는 사람들은 축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거든요. 그런데 은근히 숫자는 많죠? 그래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가 베댓을 먹게 되는 거에요.
그렇다면 이런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자국 리그에는 신경도 안 쓰다가 대표팀 경기만 챙겨보는 나라가 베트남만 있는 것은 아닐텐데 왜 베트남만 이러는 것이냐?
그 이유도 간단합니다. 바로 베트남 대표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해외파가 많지 않다면 그 나라 대표팀의 수준은 자국 리그의 수준과 비슷하기 마련입니다. 자국 리거들로 대표팀을 꾸릴테니까요. 그러니 자국 리그가 덜 발달한 나라들은 대표팀 성적도 안 좋을 수 밖에 없는데요.
그런데 베트남은 자국 리그의 수준과 대표팀의 성적이 기형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AFC 리그 순위는 태국은커녕 말레이시아보다도 낮은데 정작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4강, 아시안컵 8강 등 아시아의 중간보스급 성적을 내고 있으니까 선수들의 수준도 아시아 상위권이라는 착각을 하게 되는 거에요. 실제로는 선수 개개인의 부족한 실력을 조직력으로 매꿔서 이 정도 성적이 나온 것인데도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베트남을 싸잡아서 욕해도 되느냐?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FC베트남'은 'FC코리아'와 비슷한 존재이고 '진정한 축구팬'들의 생각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FC코리아가 한 짓을 생각해봅시다. 신태용 감독이 연대라인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리지 않나, 좌표를 찍고 여론을 조작하지 않나, 특정 선수 안 썼다고 벤투 감독 경질하라고 하지 않나.... 그런데 이런 FC코리아의 만행만 보고 "역시 한국인들은 미개하구나"라면서 싸잡아 욕한다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아니죠. 왜냐하면 '진정한 축구팬'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잖아요.
베트남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헛소리나 지껄이는 FC베트남이 많기는 하지만 '진정한 축구팬'들은 오히려 "꽝 하이를 손흥민에게 비비다니 미쳤냐"며 이들을 비판합니다. 또한, 베트남 언론들 역시 손흥민 선수를 아시아의 NO.1이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베트남 내에서도 '꽝 하이 > 손흥민'이라는 생각은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거죠. 어디까지나 정제되어있지 않은 댓글란에서만 통하는 거지, 조금만 격식있는 자리라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3줄요약)
결론1: 꽝 하이를 손흥민 선수에게 비비는 사람이 있긴 있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축알못 'FC베트남'이다
결론2: '진정한 베트남 축구팬'들은 손흥민 선수를 높이 평가하며 FC베트남을 미친 놈 취급한다
결론3: 'FC코리아'의 만행만 보고 우리나라를 싸잡아 욕할 수 없듯이 'FC베트남'의 바보짓만 보고 베트남 축구팬 전체를 싸잡아 욕하지는 말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3
동남아 후진국들 종특인지 지들보다 별 잘날거 없던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위세부리고 다니는거 질투한단 인상도 좀 있음